작은 것이 주는 기쁨!

[경당 (이윤애교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70년대의 트로이카였던 영화배우 윤정희!

이 유명한 예술가들은 결혼 이후가 더 영화보다 아름답게 사는 것으로 세인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그들의 명성과 달리 한적한 프랑스의 시골 마을에서 아주 평범한 삶을 추구하는 모습으로 세인들의

시선을 부럽게 하는 사람이다.

그들이 선택한 아름다운 삶이란 과연 무엇일지, 아무도 알 수 없으나,

일단 눈에 보이는 것들만으로도 우리들은 그들을 부러워할 수 밖에 없다.

몇 해 전부터 백건우씨는 그의 아내와 같이 곳곳마다에 그림같이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섬들을 찾아다니면서 바다를 배경으로 컨서트를 여는 것으로 우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위도에서, 울릉도에서 백건우씨가 바다를 배경으로 스타인웨이 피아노 한대만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물들게 하는 장면을 보면서 큰 감명을 받았다.

그런데, 그 유명한, 세계적인 연주자인 그가 주민 수가 32명 정도 되는 작은 섬(사량도 부근의 수우도라고 하는 섬)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피아노가 어떻게 생긴지도 모른다고 하는 마을 주민들!

그들은 폐교가 된 시골학교의 마당에 평상 세 개를 놓고, 함께 모여 앉아서 피아노를 치는 백건우씨를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이들이 피아노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연주자 본인도 잘 알고 있겠지만,

그는 와이셔츠 바람의 평범한 모습으로 쇼팽의 야상곡 등,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려주고 있었다.

그들이 피아노에서 흘러나오는 선율을 잘 이해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피아노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그들에게  피아노는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하는 것을 알게 해주는 모습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문득, 시골교회를 맡아서 목회에 전념하고 있는 우리 목사님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도시생활밖에 모르던 우리들!

그리고 도시 목회에만 익숙했던 우리가, 어느 날 시골 교회를 맡게 되었다.

우리들이 찾아온 이곳은 정말 벌판에 교회만 있는 그런 곳이다.

그렇게 궁벽진 산골은 아니어서, 차량이 빈번하게 오고가지만,

마을과 멀리 떨어져 있어서 엄청나게 조용한 시골 마을이다. 

부임하자 마자, 꺼져버린 십자가에 불빛을 밝히는 대공사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마을 주민들은 동네 입구를 환히 밝혀주는 십자가에 대해서 고마움을 표해주기도 한다.

아무튼  젊은이들이 다 떠나버린, 이곳에는 믿음이  있는 몇 분 노인들이 교회를 지키고 있다.

목회자들이 길게 남아 있지 못하고 그냥 왔다가 떠나가버린 그런 곳에,

아름다운 교회가 있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은혜가 되는지.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쉽게 고향을 떠날 수도 없는 노쇠한 노인들이 습관적으로, 교회를 찾아오신다.

그들 중에는 글자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성경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정말 하나님의 역사는 이런 분들에게서 나타난다는 사실을 깨닫고 감격하기도 했다.

글자를 전혀 모르는 이 분들이 어떻게 찬송가를 따라 부르는지.

얼마 전이다. 시찰 대항 찬송가 가사 외워부르기 대회가 있었다.

우리 교회는 포기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목사님은 용기를 갖고 광고를 냈다.

그리고 하나님의 기적이 일어났다.

믿음이 좋으신 75세의 노인께서 자신이  찬송가 445장을 3절까지 곡과 가사를 외워서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연습은 딱 한 번했다.

그리고 이 노인은 당당히 찬양대회에 나갔고, 한 소절도 놓치지 않고 완창을 해서, 3등상을 타게 되었다.

이 기적같은  장면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내가 백건우씨의 수우도 연주를 보면서 눈물을 흘린 것은, 우리 목사님의 설교 때문이다.

목사님의 설교 때마다, 열심으로 아멘을 하시는 그들의 믿음과 달리

내 기도는 얼마나 교만한 것이었던가! 

노인들이 알아 듣건, 못 알아듣건, 상관없이 목이 터져라고 외치는 그 말씀들이

혹시나 허공을 치는 소리가 되지 않게 되기를 기도했던 내 믿음 없음이 깊이 반성되었기 때문이다.

피아노의 연주가 잘 되었느니, 못 되었느니, 곡이 아름답다느니, 어쩌다느니,

설교에 은혜를 받았다느니, 못 받았다느니, 나 들으라고 꼬집는 설교를 한다느니 등등.

무엇을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에게서 받은 상처보다는,

무조건 말씀이 좋다고 아멘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에게는,

설교 내용은 아무 문제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깊은 반성의 눈물을 흘린 것이다.

작은 것에도 감사와 감격이 있는 아름다운 모습!

주님 보시기에 가장 아름다운 것을 보게 하심을 찬양한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e루디아]

댓글에 스팸이 있어서 삭제 했어요...
그렇습니다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해서 하는것이 청지기적인 사명이겠죠.. 마음에 와 닿는 글 잘 읽고 갑니다...승리하시길요..^^

[경당 (이윤애교수)]

댓글에도 스팸이 생기네요. 애쓰셨네요. 더위에 건강관리 잘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