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선수 이덕희와 음악가 베토벤은 청각장애를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스위스 스포츠 전문사이트 'BLICK'은 이덕희를 소개하면서
테니스계 베토벤이라 칭했다.
이덕희 선수 쪽에서는 청각장애선수로 보는 대신 그저 테니스하는 오롯한 선수로 봐주길 바라고 있다. 테니스를 성실하게 해서 투어 생활하는
선수로 여겨주길 바라고 있다.
스위스의 'BLICK'에 기고를 한 하인즈 군타르트 기자는 이덕희의 올해 활동과 경기 동영상을 보면서 이덕희를 '테니스 베토벤'으로
명명하고 그에게 성공적인 투어 선수가 되는 것은 시간만 남았을 뿐이라고 결론지었다.
평생 음악을 듣지 않고 작곡을 한 베토벤처럼 경기장의 소음과 상대 타구음 없이 자신의 테니스 세계를 그려내는 선수로 이덕희를
평가했다.
아래는 하인즈 군타르트 기자의 이덕희에 대한 기사.
태어난 후 이덕희의 주위 세계는 정적이 감돌았다. 7살때부터 테니스를 배운 이덕희는 사촌인 우충효 코치와 테니스대회에 출전하고 현재는
ATP 143위에 올라있다. 200위내 선수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다. 한국에서는 정현(104위) 다음으로 높은 세계 랭킹을 갖고 있다.
이덕희는 아직 청각 장애인 스포츠에는 도전하지 않고 있다. 테니스 하는데 제일 중요하다고 하는 공소리를 듣지 못하는 대신 심판의 수신호와
라켓을 통해 손으로 느껴지는 특정 진동으로 게임을 풀어나간다.
이덕희는 루드비히 본 베토벤처럼 천재인가? 테니스에서 소리는 음악의 소리와 비교했을때 덜 중요할 수도 있다. 소리보다는 빠른 눈이 테니스를
하는 데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리는 상대에 관한 제 1 정보다. 자신에게 오는 공을 보기 전에 상대가 라켓과 볼 임팩트때 나오는 소리가 먼저 전달된다.
뉴욕타임스는 국립건강연구소의 연구를 토대로 '사람들은 시각의 자극보다 청각의 자극에 더 빠르게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테니스의 전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는 US오픈에서 경기장을 지나는 항공기의 소음에 의해 경기를 방해 받았다고 했고 최근의 선수들도 대회장의
항공기 소음에 불편을 호소했다. 프로 선수들은 빠르게 반응하는데 소리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경기에서 다른 선수보다 예민한 태도를 보이는 세계 1위 앤디 머레이는 "우리는 귀뿐만 아니라 눈을 사용한다. 귀마개 또는 헤드폰이
경우에 따라 테니스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덕희는 경기장내 여러 잡음에 의해 방해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이덕희는 상대나
관중의 소리, 항공기 소음 때문에 경기에 방해를 받지 않는 대신 아주 빠른 눈의 능력을 키우게 됐다.
사람들은 귀를 통해 음악을 듣고 휴식을 취하기 마련이다. 테니스 선수들은 스스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휴식을 취하는데 소리보다 시각적인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입장에 있다.
이덕희는 청각의 불편함을 핸디캡이 아닌 장점으로 승화시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는 한국 최고 랭킹 보유자 이형택의 세계
36위를 넘어서고 싶어한다. 부모는 자신의 맏아들이 독립적으로 자라기를 원하기 때문에 수화를 배우지도 않았고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보냈다.
스스로 테니스를 통해 경제 생활을 하는 사회인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테니스 베토벤에게는 모든 것이 시간의 문제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