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나는 미국의 주요대학들과 신학대학들을 함께 비교하면서 살펴보려고 했으나,
예정했던 대학을 아직 둘러보지 못한 상태이고, 비교보다는 구별하여 살펴보는 것이 보다 더 유익할 것으로
판단되어 먼저 신학대학과 목회자 양성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볼까 한다.
미국의 신학교육은 우리나라와 비슷해서 이해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종교와 국가의 엄격한 분리가 미국 국가건립의 기초이기 때문에 주립대학이나
공립학교에는 신학과가 없고 모든 신학은 사립대학에서 맡고 있다.
미국의 세계적인 명문대학들(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은 그 설립배경이 기독교지도자 양성이었으나
한국의 미션대학들과 같이 지금은 많이 퇴색되었고, 특히 목회자 양성은 교단신학교나
작은 규모의 신학대학에서 거의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독일은 아직도 모든 대학의 설립이념을 나타내는 단과대학에 1번을 부여하는데 신학대학이 있는
모든 국립(주립)대학은 모두가 1번(개신교 아니면 가톨릭)이 신학대학이며 지금도 이에 대한 긍지와
전통을 유지하고 있고, 목사는 행정고시 이상의 어려운 시험을 거쳐 목사로 임직되면,
급여를 비롯해 고시를 합격한 고급 공무원 이상의 대우를 받으며, 상황에 따라 변호사가 하는 공증이나
난민 및 범죄자를 보호할 수 있는 권한도 가지고 있는 매우 존경받는 자들이다.
그래서 미국에는 학술적 학위를 모두 통일해서 신학도 철학박사(Ph.D.)로 표시하지만
독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학박사(Dr. Theol.) 학위를 유지하고 있다.
신학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박사라고 하면 정식 학술학위 외에는 없기 때문에
독일에서는 박사에 대한 긍지와 사회적 신뢰가 높아 문패에 기록하기도 한다.
미국의 대학은 국가통제가 아니라 자율에 맡기기 때문에 교육도 시장의 기능에 따른다.
즉 학문적 대학의 효시는 독일 베를린의 훔불트(Humbolt)대학으로서 고등학교까지 13학년을 마치고
대학에 입학하여 대학과정을 마치면(이때도 일률적인 학기제가 아닌 개인 능력에 따라 수업연한이 달라짐)
학사(Bachelor)가 아니라 학술적 석사학위(Magister)를 취득한다.
이 제도를 도입한 미국은 시장수요에 맞추어 학사와 석사로 나누어 대학과 대학원과정으로 나누어
운영하면서 수많은 사람이 대학을 다니게 되는 보편적 교육방식으로 만들어
지금까지 동일연령자 가운데 대학진학률 세계최고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것이 신학교육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박사과정도 여러 개로 나누어 시장수요에
맞추어 목회학박사(Dr. Min.), 선교학박사(Dr. Miss.), 철학박사(Ph. Dr.)를 운영한다.
이것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중세대학의 출발이 신학, 법학, 의학이었고, 현재까지 법학은 로스쿨을 통해
변호사, 의학은 의학전문대학원을 통해 의사(모두 박사가 아니지만 닥터라고 부름)로 활동하며 명예와
부를 누리고 있으나, 신학만은 오늘날 이에 상응하는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목사도 쉽게 박사가 될 수 있는 여러 학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목사가 어찌 학위와 명예를 추구해서 그리스도의 뒤를 바르게 따를 수 있겠는가?
그러나 현실은 한국 가짜박사의 대부분이 목회자들인데, 이들은 한국에서 수업을 받고 마지막 몇 주간만
미국에서 공부하고 받은 학위로서 미국이나 한국에서 인정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국대학이
박사타이틀을 간절히 열망하는 한국 목회자를 이용해 만든 학위사업에 불과한 가짜 상품이다.
심지어 미국에서 한국어로만 목회학, 선교학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학교들이 여러 곳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1D6836504796DE1A)
[1990년대 중반 한국인 목사(침례교 제임스 송)가 미국에 세운 최초의 대학이라는 Midwest University-미주리주 St. Louis 근교 Wentzville 소재]
Midwest University는 한국어로만 수업하며 여러 석사학위와 목회학박사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전주대 강사를 지원한 한 선교사도 이 학교 학위를 제출한 바 있는데 마지막 1년간만 이 곳 학교에 와서
수업하면 통신으로 목회학박사 학위취득이 가능하다.
내가 아는 또 다른 대학은 Grace대학(인디아나주 Winona Lake 소재)으로서 한국어로 수업하여 선교학
박사학위 취득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서 ‘2012년 시카고 한인세계선교대회’에 부스를 만들어 열심히 홍보하고
있었고, 지금도 수십 명의 한국학생이 한국어로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오고 있었다.
시카고에 있는 동안 신문기사를 보니 미국에 사는 한국인 가운데 영어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다고 하는 사람은 30%에 불과한 실정이니 그럴 만도 하지만, 그래도 목사나 선교사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학문적 탁월성이 없음에도 꼭 박사나 미국유학이라는 타이틀이 필요할까?
그래도 위 학교들은 사정이 훨씬 나은 편이다.
이곳 남가주의 로스앤젤레스 [미주중앙일보 2012-13 업소록]에 올라온 엘에이 지역의 각종 신학교만
40개에 달하고 있었는데, 미국 전체에는 또 얼마나 더 많이 있겠는가?
예를 들면, 미서부침례신학교, 미주개혁신학대, 미주대한신학대, 미주성결신학대,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미주총신대 신학대학원, 칼빈성서대학교 대학원, 페이스신학대학 대학원 .... 등
한국에 산재해 있는 각종 신학교와 꼭 같은 형태의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목회자를 배출하고 있다.
최근 [Forever 21]로 미국에서 패션사업의 성공신화를 기록한 한인기독교인이 재정적 어려움에 빠진
풀러신학대학(Fuller Theological Seminary, LA근교 Pasadena 소재)에 거액을 기부하여 화재가
되었는데, 이곳 재학생의 40%가 한국인이고, 미국에서 한국어 책을 가장 많이 보유한 대학으로서 캠퍼스 안에 Stephan Hall이 있는데 이곳은 한국학생을 돕는 writing center를 운영하고 있다.
풀러신학대학은 한국의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가장 많이 공부한 곳이고, 지금도 여전히 선교학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대학이어서 한국인 지원자가 많고, 이에 부응하기 위해 한국어로 선교학 박사학위(Dr. Miss,
선교학전공 Ph. D. 학위와 구분됨) 과정이 개설되어 있어서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635E34504797852A)
[Fuller 대학을 상세히 소개해주신 한국인 학부장이자 선교학교수이신 박기호목사님, 필리핀에서
십 수년을 선교사로 일하셨고 아시아선교협회 공식저널인 “Asian Missions Advance”발행 책임자]
![](https://t1.daumcdn.net/cfile/cafe/127EB833504797E721)
[새로 지은 도서관에 한국어 책이 가득 소장되어 있고, 한국 대학원생이 사서보조를 맡고 있다]
미국의 선교학 박사학위 때문인지는 모르나 가끔 교회의 초청을 받아 갔을 때 강사로 나를 ‘선교학박사’라고
소개할 때 고민이 되기도 한다.
미국의 선교학박사는 목회학 박사와 마찬가지로 학술적 학위가 아니어서 학문적 Quality가 낮다.
내가 독일에서 선교신학을 공부하고 받은 학위는 신학박사이지 선교학박사가 아닐뿐 아니라
독일의 신학박사학위는 전공에 상관없이 공히 그 과정이 철저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고전어(라틴어 2학기 640시간, 헬라어 2학기 640시간, 히브리어 320시간)만 오로지 집중하여
한 번도 시험에 떨어지지 않고(떨어질 경우 단 한 번의 기회만 주어지고 그 후엔 전공을 할 수 없음)
5학기(2년 반이 소요)를 이수하여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정식 학위의 논문을 쓸 수 있고,
신학의 모든 분야에 대한 리고르즘(엄격한 구두시험)을 거쳐야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9251B4D504798BE0B)
[필자가 공부한 독일 함부르크대학의 신학대 도서관, 선교학 특성화로 관련자료가 아주 많다]
물론 미국의 신학교육이 모두 Quality가 낮다는 것이 아니라, 대학설립과 운영이 자율이고
시장의 수요에 맞추기 때문에 다양한 요구에 맞는 학위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선교사와 목회자 양성이
필요하고, 또한 탁월한 신학자와 목회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
가령, 휘튼대학(Wheaton College)은 빌리 그래함을 비롯하여 지금까지 탁월한 선교사와 목회자를
많이 배출하고 있는 대학으로 유명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2727D4950479AC517)
[1966년 휘튼세계선교대회, 1988년이래 4년마다 한인세계선교대회 장소가 되고 있는 휘튼대학]
무디신학대학(Moody Bible Institute)은 미국에서 수준 높은 목회자양성기관으로 이름나 있는데
학교에 입학한 모든 재학생이 장학생으로서 엄격한 과정을 거쳐 목회자가 된다.
특히 무디라디오(Moody Radio)는 미국전역에 수백 개의 채널로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복음을 전하고
있으며, 본관 현관로비에는 세계로 파송된 선교사들이 명단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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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신학교출신 선교사가 한국보다는 일본에 더 많이 파송되었음을 알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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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신학대학을 자세히 안내해준 안내자와 무디박물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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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전역에 수백 개의 채널로 복음전파에 힘을 쏟고 있는 Moody Radio]
전주대학교 대학원에 2013학년도부터 신학박사과정이 개설되었다.
지금까지 박사과정 개설기회가 있었지만 미루기도 하였고, 여건이 충분치 않아 못한 적도 있다.
결국 박사과정이 개설되었기에 문제는 박사학위과정을 얼마나 충실하게 하느냐가
사회적 인식은 물론 앞으로의 경쟁력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올바르게 행해야 하는 제자들이기 때문에 박사과정에 입학을 원하는
지원자들은 하나님 앞에서 개인적인 경건은 객관적 검증이 어렵기 때문에 신앙양심에 맡기더라도
학문적 수월성(excellence)은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우리는 학위과정을 수요자의 욕구에 따라 학위사업을 한다거나
개인적 친분을 내세워 학문적 수월성을 눈감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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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신학 이신형교수가 공부하고 학위를 받은 미국 루터란 신학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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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신학 현경식교수가 공부하고 학위를 받은 시카고 신학대학]
미국의 명문대학교들이 기독교정신으로 설립된 미션학교를 포기하고 세속적 학문에 매몰된 것을 우리
전주대학교가 일반 기독교대학으로서 미션학교의 진정한 모범(sample)을 보여주는 대학이 되고 탁월한
목회자와 선교사를 배출하여 세계로 파송하는 꿈을 제가 미국 남가주에서 꾸어보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
혼자 꾸는 꿈은 일장춘몽이 되기 쉽지만
함께 꾸는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명언을 되새기며 이 꿈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부럽기도 하고 저도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남은 여정도 주님과 함께 은혜로운 시간들이시길 기도합니다.
이목사님,반갑습니다. 2학기 유익한 대학원 세미나를 위해 기도합니다.
ㅎㅎㅎ
우리 나라는 역시 안되는 것도 되고 되는 것도 안되는 이상한 나라입니다
그러나 미시시피에 살던 엘리스는 날아 오지 않는 나라지요
올여름에 강풍으로 피해만 있는 나라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독교는 발전을 해왔다는 생각을 합니다
교육의 중요성을 잘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도 우리 전주대의 발전을 위하여서는 진정한 모범을 보여주는 대학으로 거듭나야 된다는 생각...
많은걸 배웁니다 교수님 휴가 중이시면서도 이렇게 좋은 정보를 통하여 공부 할 수 있게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이제는 얼마 남지 않았네요 남은 기간 더욱 유익하시고 몸 관리도 잘 하셔서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전도사님, 반갑군요. 내글로 공부를 많이 하게 되었다니 보람이 있군요. 곧 기쁘게 만나길 기대하며.... 엘에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