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15 토
허남임 엄니 母係의 이종사촌여동생을 만나러 가는 전철 안.
노량진역에서 방금 '급행타고와서 내려 노선을 갈아탄 후 1호선으로 환승'했다.
홍천 내면 갔던 그 이튿날부터
내리는 겨울비가 오늘까지 사흘을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량진역, 양주행을 기다리며]
아우는 처음 약속장소였던 '종3'을 파기하고 도봉산역에서 만나 송추로 가자고 전화를 해왔다. 차를 갖고 오겠다믄섬. 나이 3년차의 감수성 차이를 느끼면서 아우의 새제안을 수령했다.
현재시간 11:23,
'도봉산역'
1번출구로 나가서 이종사촌여동생 둘을 만나고
아우의 차를 타고 송추로 이동,
손끝이 차갑다.
금숙이의 그옛날의 곱던 얼굴,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하였었는데 세파에 시달린 흔적이 얼굴.손가락에 표가나서 짠했다.
바깥엔 눈이 내리고 높은산은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형제들은 오랜 별리의 시간을 메워보려고 수선을 피우며 잔을 부딪지만 따로따로 자란 서먹함은 말이 끊길때마다 표가 났다.
송추의 '강경불고기' 에서 중식
다른 땅에서 자라난 이종사촌,
손을 잡아보면 섬 출생인 너의 객지 생애가 슬프게 드라마로 펼쳐진다.
옵빠휴가나와서 신천리에 나 면회왔었자나요, 기억해요?
정원이가 잊혀진 기억을 끄집어 냈다~ 녀석의 원래 이름은 금숙이.
그옛날 신천리에는 유명한 국제상사라는 신발공장이 있었는데 나는 어떤 누군가를 만나러 가던 길이었다. 그 길에 아마도 옥희누나가 언질해줘서 외사촌동생도 겯들여 면회를 갔었는가 보았다.
다른사람을 얘기하는줄로 알았다. 까마득히 잊힌 기억에 조금씩 채색을 입히니까 싹이 돋고 생명이 살아나고 있는게아닌가.
마두령(말머리고개) 라이브 카페에 오다.
추가열을 생각나게 하는 장흥계곡, 카페여가수의 미끈한 음색, 그러나 소울이 없어 미진하다. 트럼펫 연주자에게는 만원 협찬했다.
커피.감자전(만칠천)에 소주 한잔.
[섹소폰 열연]
눈덮인 마두령을 떠나
장암역 향. 아우는 궂이 울대고개를 또 넘어서 간다ㅎ 나는 그려려니 한다.
아우와는 장암역에서 헤어지고 정숙이네는 도봉산역에서 갈라졌다.
졸면서 왔다.
구로쯤에서 자리를 양보하고 [싸움의 기술1.2]를 보았다.
일진 쌈꾼 상구의 부리부리하면서 거친 언어와 귀족적 면모가 내 과거에 만났던 한 남자의 불량함을 떠올리게 했다.
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