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를 갔다온지 며칠이 훌쩍 지나버렸다. 1주일간 교육과 연속된 순례이후 사무실에 출근하니 일이 잔뜩 쌓여 있었고, 푹푹 찌는 날이지만 허울좋은 에어컨은 작동할 기미를 보이지 않은채 지친 선풍기가 더운 바람을 힘겹게 불어대고 있었다. 오늘은 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 그리고 휴식같은 여유가 찾아왔다. 이제는 흐려져 버린 기억을 되살려 지난 토요일로 돌아가 보자...
순례의 첫날, 아침 날씨가 화창하다. 집을 나설때부터 더운공기가 나를 감싸오지만, 한 줄기 바람이 설레임을 가져온다. "나를 보게 하소서"라는 주제로 전남 보성 대원사 순례에 참석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과연 나를 볼 수 있을까...
대전고속터미널에서 9시쯤에 경은, 공공, 그리고 청주에서 처음 오신 프로그램님을 만나 고속도로를 달려 광주에 들렀다. 빛고을... 광주의 하늘은 맑았고, 그로 말미암아 찌는듯한 더위를 품고 있었다. 광주는 이 날이 처음이었고 아주 낯선 느낌처럼 다가올거라 생각되었지만, 역시 사람사는 곳은 거의 비슷하다. 문을 열고 나서면 열린 세상과 만나게 된다.
점심식사를 하고 프로그램님이 쏘신 시원한 캔커피 한잔... 광명법우님과 연락해서 만나기로 했다. 대원사에 가기 전에 주몽촬영지와 운주사에 들러보기로 한다.
반가운 광명법우님을 만났다. 달마시인님도 함께 계시네. 막 일을 끝마치고 오신 듯, 피자에 요구르트에... 무엇인가를 주시기만 하신다. 부끄럽군, 나는 드린게 없는데... 하지만 "고맙습니다."라는 말씀은 드린것 같다.^^
부산팀도 도착하여 주몽촬영지로 출발이다. 광주에서 1시간정도 걸려 나주의 삼한지 테마파크에 도착했다. 바로 주몽 촬영지다. 대강 건축물 몇개 있을 줄 알았는데 사뭇 웅장하다. 입장료 3천원, 주차료 1천원. 사실 주몽을 잘 보지 않아서 의미있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여느 관광지 못지않게 테마를 잘 살렸다고 느껴진다. 저 목책산성뿐만 아니라 모든 구조물이 실제로 사람이 올라가고 이용할 수 있는 실제 건축물이다.
드라마속의 연타발 집을 지나니 처마너머로 솟대가 보인다. 솟대는 삼한시대에 신을 모시던 장소인 소도에서 유래한 것으로 새의 모양을 한 것은 하늘을 날아다니며 하늘의 명령을 전달하는 존재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숭배의 대상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장간으로 향했다. 갑자기 리안님이 본색을 드러내며 모팔모 모드로 전환 ^^
부여성에 입성했다. 산의 경사를 이용해서인지 자금성과 견줄만큼 웅장하게 느껴진다.
주몽 활쏘기 체험인데 10발에 3천원. 화살촉이 무뎌서 위험하지는 않고, 과녁은 스티로품으로 되어있다.
대소왕자 모드^^, 비장감이 느껴진다. 폼도 좋고 잘 쏘기 까지 하시네. 쏴본다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신녀와 만나다...
주몽촬영지 여행은 여기까지가 되겠다.
부여성에서 바라보면 이런 풍경이 된다. 자 이제 운주사로 가자.
화순의 운주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송광사의 말사이다. 창건에 관한 이야기는 도선이 세웠다는 설과 운주가 세웠다는 설, 마고할미가 세웠다는 설 등이 전해지나, 도선이 창건하였다는 이야기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때 법당과 석불, 석탑이 많이 훼손되어 폐사로 남아 있다가 1918년에 중건하였다. 1942년까지는 석불 213좌와 석탑 30기가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석탑 12기와 석불 70기만 남아 있다.
운주사의 천불천탑은 우리 국토를 배로 파악한 도선이 배의 중간 허리에 해당하는 호남이 영남보다 산이 적어 배가 기울 것을 염려하고 이곳에 1,000개의 불상과 불탑을 하룻밤 사이에 조성하였다고 한다.
크고 작은 불상이 투박하면서도 친숙하다. 이런 불상이 초입부터 쭉 나열되어 있다.
운주사 와불님을 뵙기 위해서 높은 곳에 올랐다. 옆에서는 그 형체가 나타나지 않을만큼 크다. 이 와불은 천불천탑 중 마지막 불상으로 길이 12m, 너비 10m의 바위에 나란히 누워 있는 모습의 조각이다. 이 불상을 일으켜 세우면 세상이 바뀌고 1,000년 동안 태평성대가 계속된다고 한다. 실은 운주사에 꼭 들르고 싶었던 이유가 와불을 보기 위해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풍경달다라는 시를 접하고 나서, 시는 내 마음의 풍경이 되고 기억이 되어 나를 운주사로 이끌고 있었다.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저녁 6시쯤에 대원사에 도착했다. 대원사는 전남 보성군과 화성군의 경계를 이루는 천봉산 품안에 자리잡고 있다. 백제 무녕왕 3년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되었다는 대원사는 봄에는 벚꽃길로, 여름에는 7개의 연못에 심은 수련과 연꽃의 생태공원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대원사에는 극락전이 있다. 극락전은 본존은 서방 극락세계에 살면서 중생에게 자비를 베푸는 아미타불로 무량수불, 무량광불이라고도 한다. 아미타불의 광명은 끝이 없어 백천억 불국토를 비추고 수명 또한 한량없어 백천억 겁으로도 헤아릴 수 없다. 그래서 이 부처를 모신 전각을 무량수전, 보광명전이라고도 한다. 아미타불의 좌우 협시로는 중생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또는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을 둔다.
하지만 극락은 중간에 들러는 휴게소 정도 되겠다. 최종 목표는 존재 자체가 소멸하여야 하는 열반에 이르러야 한다. 부처님의 발자국 방향이 그런 의미로 다가온다.
대구팀이 도착해 있네. 보살님이 저녁공양시간이라고 일러준다. 감자... 저녁공양은 감자가 되겠습니다. 약간 짜지만 간만에 먹는 통감자라 아주 맛있다.
대원사에는 특이하게 의미있는 글귀들이 여기저기에 있다. 그중에 하나가 시선에 들어온다. "번뇌와 죄업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나를 사랑하듯 남을 사랑하는 길 하나뿐이다."... 하지만, 사랑을 찾으려고는 하였으나, 나 자신을 사랑한 적이 있었을까...
연지문에서...
밤이 지나갔다. 그리고 새벽 4시에 예불... 오늘 아침은 죽이다. 108배로 허기가 차서인지 아주 맛있다.
울력, 잡초들이 많이 자라나서 풀을 뽑고 있다.
울력이 끝나고 현장스님이 대원사의 여기저기를 돌며 설명을 해 주셨다. 연꽃과 수련의 차이 등등, 아주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신다. 금종루, 킴벨루인가? ^^
왜, 그런날 있지 않는가? 희미해진 옛사랑이 떠올라 가슴 설레이는... 살며시 연꽃이 피었으니...
인도음악을 들려주시는 분, 물론 한국분이다. 인도에 오래 사시면서 인도 음악도 배웠단다. 은은한 음률이 평화롭다. 눈을 감으면 한적한 오래된 숲속에서 부드러운 바람을 느끼고 이국적인 향을 가진 아리따운 여인이 몇발자국 앞에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듯 한 느낌이 다가온다. 내가 그렇게 하고자 하지 않아도 음률이 그렇게 만들고 있다.
연꽃을 담으려다가...
티벳박물관에서...
대원사 순례를 마치고 회향, 다음은 보성의 녹차밭으로 가보자.
18번 국도를 따라 보성 녹차밭으로 향했다. 수킬로미터에 걸쳐 키높은 메타세콰이어가 장관을 이룬다. 잠시 멈추어서 프레임속으로 담고 싶지만...^^
대한다업의 녹차밭에 도착했다. 아름드리 삼나무 숲길과 푸른 차밭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영화, 드라마, CF의 배경장소로도 곧잘 활용된다고 한다. 녹차 향기가 솔솔... ^^
대충, 대경, 광주전라... 자 웃으세요.^^
우리는 대충 대충... ^^ 녹차밭을 거닐다.
녹차밭을 둘러보고 바로 밑에 있는 찻집에 들렀다. 광명법우님이 전라도라는 이유하나로 고생이 많으시다.^^ 그윽하고 진한 녹차향이 느껴진다.
이번 순례의 주제가 "나를 보게 하소서" 였던가... 이번 순례에서 나를 보지는 못했지만 "나를 보게 하소서"를 본 것은 확실하다.^^
합동 순례를 준비해 주신 자운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우리 경은님이 짐을 덜었네요.^^ 법우님들 모두 안녕히 돌아가셨겠지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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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역시나......감동~!!!....후기란에도 올리면 좋겠군요. 많은이들이 작품감상하게.ㅎㅎ
감사합니다.^^
저도 찬성입니다. 그때의 좋은 추억이 떠오르는 군요. 킴벨님 화이팅....()...
적극적인 활동 기대됩니다. ^^
멋찐 후기 잘 봤습니다~ 부끄럼쟁이 킴벨법우님~^^ 제가 후기란으로 옮겼습니다~~~
잘하셨습니다. 법우님을 대충행동대장으로 임명합니다......()......
지역방 카운트 올려야 하는디...^^
친절한... 킴벨법우님.. 순례를 다녀 온 듯한 기분이네요 좋은 사진에 설명까지 너무 감사드려요
^^
멋진 후기네요. 사진찍고 잘 나온 사진 분류하고 작업해서 올리고 쉬운작업이 아닌데 고생하셨네요.
^^
내고향 화순과 이웃인 보성,나주를 돌아보아서 아주 뜻깊었습니다,사진 좋네요 ㅎㅎ
^^ 잘 돌아가셨겠지요...
진짜 멋지게 만드셨군요~ 두번 순례를 다녀온듯한 느낌이 드네요 항상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정말 감사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ㅎㅎ 이번엔 후기가 좀 늦으셨네요???안 올라 오나~~ 궁금해서 여러번 들락 날락 했었는데.... ^^좋은곳 다들 잘 다녀 오셨네요~~~
^^, 진리님의 압박이 계속 느껴져서...
참석하려다 일이 생겨 못갔는데 덕분에 순례 다녀온것처럼 느껴지네요 운주사는 전에 가본곳이라 웅장한 와불이랑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대원사랑 녹차밭은 언제 가봐야겠습니다 후기 잘읽었습니다..항상 행복하세요~
^^
이제서야 봅니다.....그야말로 친절한 킴벨씨~~법우 고마워요~~
^^ 반갑습니다.
내가 아끼는 작가 중의 한 명...이번에도 멋진 사진 감상 잘했네, 좋은 활동 앞으로도 주욱 기대함세~~
DSLR의 위력을 보여주게^^
사진이랑,글들이 아주 여유로와 보여요~ 멋지네요... 후기는 대충이^^
반갑습니다. 언제 또 뵙게 되겠죠^^
진짜 멋지네요..파노라마처럼 순례기억이 나를 감싸고 흘러요..감사합니다 킴벨님^^
^^ 건강하세요
넘 멋진 후기네요.... 감동 백배입니다. *^^*
^^
이번 순례 참석 못해서 서운했었는데, 잘 봤습니다. 수년전에 보성차밭과 운주사에 다녀 왔었는데 그때 기억에 새록새록...감솨
^^
같이 못간게 너무나도 아쉽게 느켜지는 후기구먼... 역쉬나 킴벨이군...^^
사바화 모델이 없어서 많이 아쉬웠다는 얘기... ^^
이제야 봤네요.. 늘.. 님의 작품보고 느끼는 거지만.. 방송국에서.. 일하시는분 같아요.. 보면서 늘 추억과의 감동입니다.
놀고 먹습니다. ^^
킴벨님 기대치가 자꾸 올라가고 있습니다...^^
^^
멋진 사진과 거기에 사연이 너무 좋네요. 건강하시고 담 순례때도 밝은 모습으로^^
녹차캔디가 맛있었네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