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이슬비가 부슬리고 있다. 아마도 지금 막 내리기 시작한 것 같다. 예보상으론 오늘 시작하는 비는 주말까지 추적거릴 것이란다. 오늘은 비날이 될 듯... 우산도 쓰지않고 밭을 시작으로 단지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오래된 버릇이면서 하루를 시작하면서 꼭 해야하는 버릇이다. 가을 채소들의 싱싱한 모습이 너무 반갑다. 이따금씩 주인장이 주는 물을 기다리거나 밤새 내린 이슬만 머금어 감질이 났을 텐데 비를 흠뻑 맞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겠는가? 요며칠 마치 여름날처럼 그렇게도 덥더니 아무래도 비가 내리려고 그랬었나 보다.
옛부터 이맘때 내리는 가을비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비라고 했었다. 생각컨데 이맘때는 좋은 햇볕에 곡식이 익어야 하고 또 과일이 익어가는 시기라서 그랬을 것이라 여겨진다. 다행히도 우리는 엊그제 잘익은 붉은고추를 따서 건조기에 말리고 있다. 한동안 여유가 있으니 비가 내린다고 해도 걱정이 없음이다. 오히려 가을 채소에게 물주기를 하지않아도 되는지라 반갑고 고마운 비가 아닐까 싶은데 너무 욕심이 많고 이기적인 촌부의 생각일까?
그런데 이상하고 무슨 징크스같은 것이 있다. 꽤 오래 전부터 우리고장 축제, 효석문화제가 열리는 시기에는 꼭 비가 내려 축제에 지장을 초래하곤 한다. 코로나19로 4년만에 열리는 축제인데 올해도 어김없이 또 이렇게 비날이 되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축제를 진행하는 관계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축제를 보러오는 관광객들도 불편할 테니까... 또 이기적인 생각에 사로잡히는 오늘 아침이다. 다행히 날씨가 좋은 어젯밤에 우리는 봉평읍내 일원에서 한창 열리고 있는 효석문화제에 가서 잘 즐기고 왔으니 하는 말이다.
지난번 청바지클럽 번개모임을 하면서 약속을 했었다. 우리도 우리고장에서 열리는 축제인데 한번 다녀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어젯밤을 약속 했었다. 아쉽게 학열 아우가 산에 갔다가 눈을 조금 다쳐 모임에 함께 못함이라 마음에 걸렸다. 우리가 갔을때 축제장에는 마당극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효석 선생의 메밀꽃 필 무렵을 국악과 함께 극화한 마당놀이였다. 농악대의 신명나는 농악과 함께 어우러진 아주 볼만한 공연이었다. 공연장옆에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먹거리 부스에 모여앉아 맛있는 음식과 함께 술도 한잔 하며 다들 웃고 떠들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축제장에 빠지면 서운하다는 단골이라고 할 수 있는 품바공연까지 잠시잠깐 구경을 하고 왔다. 오는 길에 막내 송이엄마가 모두에게 스카프를 선물하여 모두들 스카프를 목에 걸고 축제장을 나왔다. 단체사진도 찍었는데 누가 찍었을까? 늘 그랬듯이 모임의 마무리는 설다목으로 와서 둘째네가 운영하는 카페 '날으는 구름섬'에서 향긋한 커피를 마시며 뒷풀이를 하는 것이다. 어젯밤에도 그랬다.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첫댓글
효석
문화제가
크게 열였네요
덕분에 소식을 듣습니다.
모처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감사합니다.^^
가을비가 하루종일 추적추적 정답게 내립니다.
봉평 효석문화제
뜻깊은 행사에
벙개팅에 힘 입어
즐거운 시간 보내셨군요.
저무는 하루도
편안하세요.
마음이 맞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재밌게 축제를 즐겼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