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 이동활의 음악정원 ♣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詩가 있는 풍경, 자작시 스크랩 모시이불 - 조길성
흑곰탱이 추천 0 조회 50 10.06.10 19:09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모시이불/조길성

 

 

석유등잔이 흔들릴 때마다

할머니는 춤을 추는 것 같았다

모시이불을 깁고 계시던 할머니

밤의 고요는 너무나 단단해서

바늘로 찌르고 깁고 홀쳐보아도

골무를 뒤집어 쓴 채 꼼짝도 안했다

미국에 간 아버지는 몇 년 째 소식이 없고

할머니와 내가 취로사업에서 돌아 온 밤 이었다

- 나 없으면 어떻게 살래 -

모시이불 하얀빛이 서러워 돌아누운 등 뒤로

서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서리를 밟는 것 같았다

 
다음검색
댓글
  • 10.06.11 22:47

    첫댓글 참..애잖한 글입니다..
    모시 이불..삼베 이불을 너무나 좋아해서
    이제 곧 풀을 빳빳이 먹여 준비할까 하는데..
    그 풀내음에서 엄마의 손길을 느끼고
    유년의 풍경도 수를 놓곤 하는데..
    서리를 밟는 것 같은 서걱거림에..
    괜시리 울컥해지는 마음입니다..

  • 작성자 10.06.11 22:58

    예 그러셨군요
    할머니 손에서 자라서인지
    어릴 때 추억이 참 많습니다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