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he’를 ‘자’로 읽는 일본인을 다룬 게시물이 돌았음.
한국인인 우리는 왜 일본인이 뜬금없이 ‘the’를 ‘자’로 읽는지 아리송할 뿐.
그래서 한번 풀이해 보기로 함.
무엇보다 사람들이 닿소리(子音)에서 가장 큰 황당함을 느끼기 때문에
왜 일본인들이 ‘ㅈ’으로 닿소리를 내는지를 파헤쳐 보겠음.
그러면 먼저 닿소리가 어떻게 나는지부터 알아야 하는데…
우리는! 우리 킹갓 세종대왕님이 남긴 한글로써 쉽게 알 수 있음
즉 닿소리란 이나 혀, 입술 따위가 숨의 흐름을 막으면서 만들어진다는 것.
다만 위 그림에서 살짝 현대 이론과 다른 점이 있는데,
대왕님은 ㄴ, ㄷ, ㅌ을 혓소리로 나누시고 ㅅ, ㅈ, ㅊ을 잇소리로 나누시었지만
사실 모두 다 이와 잇몸 사이에서 나는 잇몸소리(치경음)라 함.
그러면 다 같은 잇몸소리인데 ㄴ, ㄷ, ㅌ, ㅅ, ㅈ, ㅊ로 갈리는 까닭은 무엇이냐?
바로 소리를 내는 방식이 다른 까닭인데,
이를테면 ㄴ은 숨을 코로 내보내면서 나는 소리(비음)이고,
ㄷ, ㅌ은 혀와 잇몸으로 숨을 막았다가 터뜨리는 소리(파열음)이고,
ㅅ은 혀와 잇몸 사이로 숨을 새게 해 비비는 소리(마찰음)이고,
ㅈ, ㅊ은 혀와 잇몸 사이로 숨을 막았다가 터뜨리면서 새게 해 비비는 소리(파찰음)임
그러니까 일단은 적어도 우리 세종대왕님 시절에 ‘ㅈ/ㅊ’은 ‘ㅅ’와 ‘ㄷ/ㅌ’의 중간 정도 느낌으로
‘ㅈ/ㅊ’와 ‘ㄷ/ㅌ’는 서로 꽤나 비슷한 소리였다는 거임
그리고 이들을 국제음성기호로 쓰면 「ㄷ = /t/」, 「ㅌ = /tʰ/」, 「ㅅ = /s/」, 「ㅈ = /ʦ/」, 「ㅊ = /ʦʰ/」 임
(국제음성기호도 ㅈ이 ㅅ와 ㄷ의 중간 소리임을 보여줌)
그런데,
왜 내가 방금 ‘적어도’라고 했는가 하면
오늘날은 우리가 ㅈ, ㅊ를 더는 그렇게 발음하지 않기 때문임
옛날 옛적 어느날 잇몸소리가 입천장소리가 되었고,
요즘 우리는 그것을 일컬어 입천장소리되기(경구개음화)라고 부름
다시 말해, ‘ㅈ/ㅊ’가 혀와 잇몸 사이로 숨을 막았다가 터뜨리면서 비비는 소리에서
혀와 입천장 사이로 숨을 막았다가 터뜨리면서 비비는 소리로 바뀌었다는 것임
심지어 ‘ㄷ/ㅌ’도 ‘ㅣ’랑 만나면 ‘ㅈ/ㅊ’가 되었는데 (굳이[구지], 같이[가치])
야인시대에서 평안북도 출신인 시라소니가 좋디~ 맞디~ 아니디~ 하던 것은
이 경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은 평안도 사투리를 표현한 것임
아무튼 우리는 세종대왕님이 글씨를 이룬 뜻을 어기며 소리를 바꾸었으니
국제음성기호로는 「ㅈ = /ʨ/」, 「ㅊ = /ʨʰ/」로 씀
“어, 잠깐! 근데 ㄷ, ㅌ가 어떻게 다르고 ㅈ, ㅊ가 어떻게 다른지는 설명 안 했는데?”
“그리고 왜 ㄷ의 음성기호가 /t/임? /d/여야 하는 거 아님?”
이라고 하실 분들이 있음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 t는 ㅌ로 읽고, ㅌ을 영어로 쓰면 t라고 생각하니까
이에 답하자면 첫째로, ㅌ와 ㅊ는 저마다 ㄷ와 ㅈ보다 숨을 더 거세게 뿜으면 나는 소리임
덧붙여 ㅋ와 ㅍ도 ㄱ와 ㅂ보다 숨을 더 거세게 내서 만드는 소리임
그래서 ㅋ, ㅌ, ㅍ, ㅊ 얘네들 이름이 거센소리인 거임
예사 소리 | ↔ | 거센 소리 |
ㄱ | ↔ | ㅋ |
ㄷ | ↔ | ㅌ |
ㅂ | ↔ | ㅍ |
ㅈ | ↔ | ㅊ |
둘째로, ㄷ의 음성기호가 /t/인 이유를 말하자면 좀 긴데
결론적으로 외국에서는 숨을 더 거세게 내든 말든 구분하지 않고,
주로 울림소리와 안울림소리, 그러니까 성대를 더 울리느냐 마느냐로 소리를 구분하기 때문임
“울림소리”?
학창 시절에 몇 번 들어 봤을 거임
우리말에는 ㄴ, ㄹ, ㅁ, ㅇ밖에 없으니 ‘노란양말’이나 ‘나라마음’으로 외우고
소리가 맑게 들리므로 시에 많이 쓴다고….
(기억 안 나면 넘어가자)
아무튼 외국에서는 이 ‘울림소리’와 ‘안울림소리’로 소리를 가름해서
아래와 같이 소리를 나눔
울림 소리 | ↔ | 안울림 소리 |
g | ↔ | k |
d | ↔ | t |
b | ↔ | p |
z | ↔ | s |
v | ↔ | f |
ʤ (j) | ↔ | ʧ (ch) |
한데, 공교롭게도 영어에서 안울림소리를 낼 때 숨을 더 세게 넣어 발음하는 바람에
우리한테는 ‘울림소리 ↔ 안울림소리’ 구분이 ‘예사소리 ↔ 거센소리’ 구분처럼 들리게 되고,
우리말에는 ‘울림소리 ↔ 안울림소리’의 대립이 없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예사소리고 거센소리고 다 그냥 안울림소리로 들리게 됨
그래서 외국인이 우리말을 처음 할 때에
‘ㄱ’을 울림소리인 ‘g’보다 안울림소리인 ‘k’으로 듣고 소리 내게 되는 것임
우리가 영어를 처음 들었을 때 b–v, p–f를 구분하기 빡셌던 것처럼
그들은 ㄱ–ㄲ–ㅋ, ㄷ–ㄸ–ㅌ, ㅂ–ㅃ–ㅍ 구분이 빡셈
울림 소리 | 한국인이 듣는 것 | ↔ | 안울림 소리 | 한국인이 듣는 것 |
g | ㄱ | ↔ | k | ㅋ |
d | ㄷ | ↔ | t | ㅌ |
b | ㅂ | ↔ | p | ㅍ |
z | ㅈ | ↔ | s | ㅅ |
v | ㅂ | ↔ | f | ㅍ |
ʤ (j) | ㅈ | ↔ | ʧ (ch) | ㅊ |
예사 소리 | 미국인이 듣는 것 | ↔ | 거센 소리 | 미국인이 듣는 것 |
ㄱ | k | ↔ | ㅋ | k |
ㄷ | t | ↔ | ㅌ | t |
ㅂ | p | ↔ | ㅍ | p |
ㅈ | ʧ (ch) | ↔ | ㅊ | ʧ (ch) |
여기서 발음 기호를 보고 눈치 챈 사람들도 있겠지만
안울림소리 ‘ch(/ʧ/)’도 우리말의 ‘ㅊ(/ʨʰ/)’과 조금 다름
ㅊ이 입천장소리라면 ch는 뒷잇몸소리임…
말하자면 조선시대의 잇몸소리 ‘ㅊ(/ʦʰ/)’와 오늘날의 입천장소리 ‘ㅊ(/ʨʰ/)’ 사이 어디쯤…?
이쯤에서 갑자기 의문이 드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임
“g가 ㄱ이 아니라고? ㄱ을 울림소리로 낸다고?”
“난… 늘 g를 ㄱ으로 소리 냈는데?”
“심지어 ch는 울림소리 문제도 아니고 그냥 ㅊ이랑 다른 소리라고?”
맞음. 그동안 김치맨으로서 틀린 소리를 내고 있던 거임
줄리엔이 “쾅수!” 하듯이…
그러면 또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음
“아무리 들어도 j는 그냥 ㅈ이고, ch는 ㅊ인데? 구라치지 마셈”
이건 우리 뇌의 슈퍼 울트라 보정 기능이 작용하는 탓인데,
모르는 소리를 우리의 뇌가 알아서 우리가 아는 소리로 들어 주는 것임.
비슷한 예로 우유에 보리차를 타 먹으면 커피우유 맛이 나는데
뇌가 고소한 맛을 가진 아는 맛을 찾아서 인식하기 때문.
물론 소믈리에처럼 훈련이 되어 있는 사람들은 바로 보리 맛을 알아차림(스펀지 143회 참조)
돌아 돌아 드디어 본론임
일본에도 ‘ㄷ’ 발음이 있는데 왜 ‘ㅈ’으로 내는 걸까?
첫째로, 영어의 th는 두 가지 발음으로 나는데
하나는 그 유명한 뻔데기 발음 /θ/이고 다른 하나는 /ð/임
영어를 조금 배워 보면
뻔데기 발음 /θ/는 살짝 메롱하듯 혀와 이 사이로(잇소리) 숨을 새게 해 비비는 소리(마찰음)라는 것을 알려 줌.
그러면 /θ/와 /ð/의 차이는 무엇이냐?
바로 안울림소리와 울림소리의 차이임.
/θ/는 안울림소리, /ð/는 울림소리.
그리고 THE의 발음기호는 /ðə/.
둘째로, 일본어에서 the를 나타낼 때 소리는 ザ로서
ザ의 닿소리는 혀와 잇몸 사이로(잇몸소리) 숨을 막았다가 터뜨리면서 새게 해 비비는(파찰음) 울림소리임
쉽게 말해 세종대왕님 때의 ㅈ(/ʦ/)를 울림소리로 내면 ザ의 닿소리와 같음.
그래서 ザ의 발음기호는 /ʣä/.
(d와 z 사이에 있는 소리)
덧붙여 우리말 ‘더’의 발음기호는 /tʌ/.
자, 그럼 이제 이들을 위아래로 늘어놓고 견주어 보면…
언어 | 글씨 | 소리 | 소리 나는 곳 | 소리 내는 법 | 성대의 울림 |
한국어 | ㄷ | /t/ | 혀와 잇몸 사이로(잇몸소리) | 숨을 막았다가 터뜨리는(파열음) | 안울림소리 |
영어 | th | /ð/ | 혀와 이 사이로(잇소리) | 숨을 새게 해서 비비는(마찰음) | 울림소리 |
일본어 | ザ | /ʣ/ | 혀와 잇몸 사이로(잇몸소리) | 숨을 막았다가 터뜨리면서 숨을 새게 해서 비비는(파찰음) | 울림소리 |
뭔가 우리의 상식과는 다른 것을 발견할 수 있음
우리말의 ㄷ/t/과 영어의 th/ð/는 음성학적으로 닮은 구석이 거의 없고
오히려 일본어의 ザ/ʣ/가 th/ð/와 더 닮아 있음
소리가 나는 곳은 똑같이 다른데
소리 내는 법이 더 비슷할뿐더러
같은 울림소리임
“이게 뭔 일이다냐…”
“그러면 대체 우리는 왜 일본어 ザ가 영어 the와 그토록 다르게 들리는 거야?!”
그것은 바로, 다시 한 번 등장하는 우리 뇌의 슈퍼 울트라 보정 기능 탓임
우리말에는 ザ/ʣ/ 소리가 없으니까
대충 비슷한 소리로 알아듣는데 그게 바로 ㅈ/ʨ/임
언어 | 글씨 | 소리 | 소리 나는 곳 | 소리 내는 법 | 성대의 울림 |
한국어 | ㄷ | /t/ | 혀와 잇몸 사이로(잇몸소리) | 숨을 막았다가 터뜨리는(파열음) | 안울림소리 |
영어 | th | /ð/ | 혀와 이 사이로(잇소리) | 숨을 새게 해서 비비는(마찰음) | 울림소리 |
일본어 | ザ | /ʣ/ | 혀와 잇몸 사이로(잇몸소리) | 숨을 막았다가 터뜨리면서 숨을 새게 해서 비비는(파찰음) | 울림소리 |
한국어 | ㅈ | /ʨ/ | 혀와 입천장 사이로(입천장소리) | 숨을 막았다가 터뜨리면서 숨을 새게 해서 비비는(파찰음) | 안울림소리 |
바꿔 말해, 우리는 소리 내는 법이 같은 ‘잇몸소리 ザ/ʣ/’를 ‘입천장소리 ㅈ/ʨ/’로 들으면서
‘잇소리 th’와는 엄청 먼 소리로 듣게 되는 거임
우리는 잇몸소리 ‘ㄷ’(우리가 알아듣는 th)와 입천장소리 ‘ㅈ’(우리가 알아듣는 ザ)는 또 귀신같이 구별하니까.
마지막으로 간추려 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엄두가 안나서 그만둠
궁금하면 부디 쭉 읽어 보시길.
결론은 놀랍게도 닿소리 면에서 일본의 ‘ザ’가 우리의 ‘더’보다 더 ‘the’와 가깝다.
덧.
그럼 홀소리는 어떠냐는데
사실 홀소리도…
‘더(/tʌ/)’, ‘the(/ðə/)’, ‘ザ(/ʣä/)’로 다 다름
‘ㅓ(/ʌ/)’는 혀가 목구멍쯤에 중간보다 조금 낮은 높이로 위치해 소리 나고
‘e(/ə/)’는 혀가 입과 목구멍 가운데쯤에 중간 높이로 위치해 소리 나고
ザ의 /ä/는 혀가 입과 목구멍 가운데쯤에 바닥 높이로 위치해 소리가 남
혀 높이로 따지면 ㅓ가 e에 가깝고 혀의 앞뒤 위치로 따지면 ザ가 e에 가까움…
…이라고 적고 나니, 우리가 왜 ‘/ð/’를 ‘ㄷ’으로 듣는지를 안 썼고,
또 실제로 미국인은 어떻게 듣는지가 나도 궁금해져서 찾아봄
먼저 우리가 왜 ‘ㄷ’으로 듣는지부터.
앞서 우리말은 여느 말들과는 다르게도 예사소리–된소리–거센소리를 가름한다고 했음
그리고 미국인들 스스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지만
실제로 그들은 안울림소리(k, t, p, s, f, ʧ, θ)를 우리말로 치면 거센소리 또는 된소리로 발음하기 때문에
우리와 미국인의 인식이 아래처럼 다르다고도 했음
울림 소리 | 한국인이 듣는 것 | ↔ | 안울림 소리 | 한국인이 듣는 것 |
g | ㄱ | ↔ | k | ㅋ |
d | ㄷ | ↔ | t | ㅌ |
b | ㅂ | ↔ | p | ㅍ |
z | ㅈ | ↔ | s | ㅅ |
v | ㅂ | ↔ | f | ㅍ |
ʤ (j) | ㅈ | ↔ | ʧ (ch) | ㅊ |
예사 소리 | 미국인이 듣는 것 | ↔ | 거센 소리 | 미국인이 듣는 것 |
ㄱ | k | ↔ | ㅋ | k |
ㄷ | t | ↔ | ㅌ | t |
ㅂ | p | ↔ | ㅍ | p |
ㅈ | ʧ (ch) | ↔ | ㅊ | ʧ (ch) |
그러다 보니 같은 ‘ㄱ’ 소리를 놓고도 우리는 ‘g’와 가깝다고 생각하고 미국인은 ‘k’와 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됨
뻔데기 발음인 [θ]–[ð]에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함
우리는 어느 정도 된소리이냐(후두 근육의 긴장도)
그리고 어느 정도 거센소리이냐(숨이 센 정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우리의 잇몸소리(ㄴ, ㄷ, ㅌ) 가운데에 ‘ㄷ’이 ‘th(/ð/)’와 가장 비슷한 거임
애초에 ㄴ은 콧소리가 들어가서 너무 다르고.
한편, 안울림소리인 ‘th(/θ/)’를 우리는 주로 ‘ㅆ(/s/)’로 듣는데
일본인들이 [ð]를 [ʣ]로 인식하는 것과 거의 같은 논리 구조임
‘th(/θ/)’와 ‘ㅆ(/s/)’는 소리 나는 곳이 좀 뒤로 갈 뿐 소리 내는 법이 비슷함
언어 | 글씨 | 소리 | 소리 나는 곳 | 소리 내는 법 | 성대의 울림 |
한국어 | ㅅ | /s/ | 혀와 잇몸 사이로(잇몸소리) | 숨을 새게 해서 비비는(마찰음) | 안울림소리 |
영어 | th | /θ/ | 혀와 이 사이로(잇소리) | 숨을 새게 해서 비비는(마찰음) | 안울림소리 |
일본어 | ザ | /ʣ/ | 혀와 잇몸 사이로(잇몸소리) | 숨을 막았다가 터뜨리면서 숨을 새게 해서 비비는(파찰음) | 울림소리 |
영어 | th | /ð/ | 혀와 이 사이로(잇소리) | 숨을 새게 해서 비비는(마찰음) | 울림소리 |
자, 그러면 미국인들은 이런 우리의 소리를 어떻게 들을까
하는 궁금증이 남아서 찾아봄
오, 킹무위키…
th 방언의 실현이라…
대강 추리면 이런 내용임
1. 가장 흔한 [θ]–[ð]의 방언은 [f]–[v] 또는 [t]–[d] 또는 [s]–[z]
2. 영어권 화자에게 주로 보이는 방언은 [f]–[v] 또는 [t]–[d]
3. 독일, 프랑스, 중국 같은 비영어권 화자에게 주로 보이는 방언은 [s]–[z]
4. 그래서 영어권 화자는 [s]–[z]보다 [f]–[v] 또는 [t]–[d]를 [θ]–[ð]에 더 가깝다고 여기지만 잘못된 낙인이라는 것
여기서 우리가 알고 싶은 정보를 쏙 빼내자면,
첫째로, 영어권 화자에게는 우리가 ‘ㄷ’을 울림소리로(t → d) 낼 줄 알면
[z] 또는 일본어의 [ʣ]보다 쉽게 알아들음!
(야호!)
물론 울림소리–안울림소리 구분이 없는 우리는 조금 노력을 해야 함
둘째로, 뻔데기 발음이 없는 비영어권에서는 th(/ð/)를 [z]로 듣는 게 흔한 일임
우리가 [θ]를 [s]로 듣는 것과 일본이 [ð]를 [d]와 [z]의 중간인 [ʣ]로 듣는 것도 마찬가지.
일본은 [t], [d] 발음이 있음에도 [s], [ʣ]로 들음
셋째로, 우리가 [θ]를 ‘ㅆ’로 소리 내거나 일본인이 [ð]를 ‘ザ’로 소리 내면
영어권 화자는 알아듣기 어려움
나아가 넷째로, 영어권 화자가 [s]–[z]보다 [f]–[v] 또는 [t]–[d]를 [θ]–[ð]에 더 가깝게 느끼는 것 또한
소리값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임
한편, 뇌의 인식 문제에 관련하여 여기서 찾은 또 한 가지 신기한 현상은
영어권 화자들은 [θ]–[ð]와 [f]–[v]가 가깝다고 생각하고
다섯 살이 안 된 어린이들은 [θ]–[ð]와 [f]–[v] 사이의 차이를 배우기 어려워한다는 것!
“ㅆ(한국인이 듣는 /θ/)와 ㅍ(한국인이 듣는 /f/)를 구분 못하고, ㄷ(한국인이 듣는 /ð/)와 ㅂ(한국인이 듣는 /v/)를 구분 못한다고?”
“대체 어떻게 들어야 ㅆ… ㅍ… 그게 구분이 안 되냐…?”
“ㄷ… ㅂ… 는 또 왜 구분이 안 되고…?”
이유는 이제까지와 비슷하게 우리에게는 ‘비치찰 마찰음’이라는 소리 내는 법이 없는데,
소리 내는 곳은 달라도 /f/–/v/, /θ/–/ð/ 모두 ‘비치찰 마찰’이라는 같은 방법으로 소리를 내기 때문.
아까 옛날 우리나라 ㅈ 발음이 잇몸소리 /ʦ/이었다는 점에서 떠올려
조선시대 조상님은 어떻게 th/ð/를 읽으셨는지 찾아본 것으로 마무리함
정약용 선생님의 아학편.
1908년 지석영 선생과 전용규 선생이 영어를 추가하면서
ㅈ를 쓰시고 왼쪽으로 ㅇ를 덧달아 구분하셨음
첫댓글 영어가 지역마다 다른데 대략적으로 모음 25개 자음 25개 입니다. 영어는 우리보다 발음도 훨씬 많고, 이중에서 비슷한 것은 있지만 한글과 겹치는 발음은 단 한개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상 학원에서 영어발음강의 했다가 망한 사람이 글한번 써봅니다.
ㅜㅜ
호카손이 생각나는구만 ..
와 논문수준인데요
과찬입니다. 고맙습니다.
와우 내용은 모르겠고. 교육수준 아주 낮은 미국인들 th를 d 로 발음하는 경우 있죠. 그래서 작가들이 표기도 de 나 duh 이렇게 쓰고. 자 보다는 백번 낫지.
뭐 맨날 일본 발음 얘기 나오면 기를 쓰고 한국이나 일본이나 어차피 원어민 못 알아듣는다느니 거기서 거기라느니 그러는데.. 그럴 정도는 아님.
저도 누가 일본 발음이 더 낫다고 하면 개처럼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데, 거꾸로 우리 발음이 영어 발음에 꽤 가깝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제법 많기도 하고, 소리가 인식 기준에 따라 다르게 들린다는 점이 흥미로운 것인지라 써 봤습니다. ‘왜’를 알아 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프리자
후리자
매끄로나르도
마이쿠로 쟉슨
타쿠시 처음 들었을때 충격과 공포 였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냥 일관성없는 영어발음임 ㅋ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ㅎ ㅏ.. 숨막혔다..
미국살았던 네이티브 동생은 더가 가까운발음 맞다는데요. 아무리 지가 생각해도 자음 ㅈ이라고 인지가 안된다는데...
이새끼 미국 촌동네 살아서 그런건가 ㅋㅋㅋㅋㅋ
결론이 두 번 나오는데, 1. 음성학적으로는 z가 가깝다. 2. 근데 논네이티브들은 주로 z를 더 가깝게 보는데 반해, 미국인들은 d를 더 가까운 소리로 받아들인다. 라는 것입니다.
와 이거 참 재밌네요 감사합니다 이정도 발제 실력이면 대학원으로...오시는게
고맙습니다. 그나저나 누구를 악의 구렁텅이로 빠뜨리시려고…
이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자주 올라오는지 어이가 없음
일본어 보다 the를 더 비슷하게
발음한다고 우월한건가? 유치하게
어차피 원어민한테는 미묘한차이로
외국인이 하는
발음으로 들릴텐데
그리고 정작 미국에선
영어 발음 지적 잘못하면
인종차별로 미춰져서
못알아먹을 정도가 아니면
그리 따지지도 안는다는데.
영어발음 잘하는게 세계적 자랑꺼리도
아닌거 같은데...
옛날 가치관같음
'헤르미온느'도 영어발음과 비슷하다
우길 기세같음
같은 취지에서 올린 글입니다. 그리고 실제 소리가 어떤지 우리의 인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따져 보는 게 재미가 있어서 올린 글입니다. 대충 뭉뚱그려서 우리말이나 일본어나 50보 100보라 하니 믿는 사람도 없고 반발만 심해서 제대로 따져 봤습니다.
말씀처럼 어느 언어가 영어에 더 가까운 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어차피 다른 나라 말인데 말이죠. 그리고 왜 하필 또 영어일까요. 아무튼 이걸로 누가 더 우월하고 말고 하는 건 정말 말도 안 됩니다.
@임시니네임
죄송합니다
솔직히 게시글을 제대로 안보고
댓글 썼어요. 게시글이 넘 길어
대충보고 썼어요.
다시 게시글을 보니
저와 비슷한 방향에 생각을 쓰신거군요.
@채어맨 괜찮습니다. 오히려 같은 의견이라 편하게 댓글 달았습니다. 읽어 보지도 않고 일본어 구림 한국어 최고 하는 분들도 많은 걸요…
다필요없고 그냥 더가 영어권사람이들어도 가깝습니다 그냥 일본인들은 발음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소리가 그것밖에 없어 그리하는겁니다 마꾸도나루도라고 하고싶어서가 아니라 그나마 그게 편하니까 하는거조
그래도 기껏 열심히 찾아 썼는데 다 필요없다뇨... 본문에서도 영어권 사람들은 d를 가깝게 듣고 비영어권 사람들은 대개 z를 가깝게 듣는다고 썼구만... 다 필요없다는 식이면 ㅈ이 지금의 소리로 변하는 과도기에 정약용 선생이 쓴 영어책에서 th를 ㅈ으로 적은 건 대체 어떻게 설명이 될까요. 그때도 우리는 ㄷ이 있었는데요. 그리고 일본어에서 가까운 소리가 그것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일본어에는 t, d가 다 있습니다. 우리는 t밖에 없지만요. 아라수 님 말씀대로라면 일본인은 the를 だ(/dä/)로 들어야 합니다. 인식 기준에 따라 실제로 가까운 것과 인식상 가까운 게 다르다는 것이 글의 요지입니다.
아이고, 이렇게 공들여 만든 수준높은 게시물을 다 필요없다는 한마디로 후려치시다니요...
정말흥미롭네요. 제대로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좋은다료 감사합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퍼온글인줄 알고 글쓴이 최소 언어학 박사. 이런 댓글 쓰려고 했는데 직접 쓰신거라니 ㄷㄷㄷ
잘 읽고 갑니다~ 직접 소리 내보면서 다 읽었네요 ㅎㅎ
고맙습니다! 진짜 박사님들은 돈 받고 하셔야지 이런 거 작성 안 하시죠ㅎㅎㅎ
정말 재밌고 유익했습니다
길고 어려운 내용도 있어서 읽는데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매우 유익한 글입니다 ^^
여기에서만 공개하기엔 너무 아쉽습니다
나름 안다고 생각했는데 몰랐던걸
많이 배워갑니다.
이런 수준의 글을 직접 쓰셨다면
최소 국문학 석박사 이상 아니면 시도조차 불가능할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런 수준의 글이 엽사의 도배식 게시글과 같이 있는게 아까울 뿐입니다
고맙습니다! 평소에 블로그 글감으로 생각하고 있던 주제라 큰 품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직접 쓴 것이다 보니 뒤로 밀려서 다시는 보이지 않는 글이 되는 게 못내 섭섭하지만, 스크랩 되고 떠돌지 못하는 걸 보면 온라인에서 그만한 가치가 있지 못한가 봅니다.
대박!
와이프 보여줘야겠네 이해 못하면 존내 놀려야지 똥박사라고 ㅋㅋ
수업들은 거 생각나네요. 모르는 소리를 우리의 뇌가 알아서 우리가 아는 소리로 들어 주는 것임--> 교수님이 이걸 음성학적 mapping이라고 설명하면서, 그러니까 들려야 발음할 수 있다라고... 강조강조강조. 수준높은 게시물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영국 코크니 방언 보면 th→v,f로 많이 바뀌죠 brother가 bruv 같이
고맙습니다! 이렇게 정말로 배우신 분이 댓글을 달아 주시니 살짝 낯이 부끄러워집니다.
@임시니네임 학부때 아주 살짝 기초만 배운거 ㅋㅋㅋ 다 까먹었습니다
저는 노래하는 사람이라 발음에 관심이 많았지만 모음위주로 생각했었는데 자음으로 들어가니 또 다르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백번 다시 읽겠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3.22 19:29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3.22 22:41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3.22 23:50
댓글에서 보고 들어왔는데 엄청나네요! 잘 봤습니다.
훌륭한 글이네요
나중에 다시보기
「한국의 The 발음을 신기해하는 일본인」 해설 + 외국인의 인식 + 조상님
댓 보고 왔는데 시간 가는줄 몰랐네요 ㅎㅎ
재밋게 잘보았습니다. 영어발음
너무 좋은 자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