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렸습니다.
서울에 첫눈이 온다는 소식이 핸드폰 메세지에 가득 쌓입니다.
나에 안부를 물어주는 고마운이들이 있어 마음이 따뜻해져옵니다.
강원도 강릉에 출장갈때만 해도 햇볕이 좋았던 날씨가 원주에서 춘천가는 중부고속도로를 타자
흰눈이 흩날리기 시작합니다.
가을이 서서히 물러나는게 아니라 일시에 겨울과 자리이동을 해버리는것 같습니다.
요즘은 정말 위기극복을 위해 맨발로 뛰어다닐 정도입니다.
바쁘면 바빠서 몸이피곤하고 어려우면 어려워서 백방으로 뛰고...
이래저래 산다는게 고단해집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이런 고달픈 일상을 한꺼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비법이 있다는 것,
님들도 잘아실겁니다. 잠시 마음의 여유를 갖고 풍경에 젖고 추억에 젖어 행복을 이야기하면
고단함은 일시에 날아가버린다는 사실.
![](https://t1.daumcdn.net/cafefile/pds102/16_cafe_2008_11_22_00_58_4926d9c3b9844)
춘천행 출장을 끝내니 오후 8시입니다.
의암터널 지날때쯤 제법 눈꽃송이다운 눈이 차창 밖으로 휘날립니다.
의암댐옆 삼악산 중턱 삼악산장에서 춘천호에 떨어지는 휜눈을 바라보며
따뜻한 모과차 한 잔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지만 내일 업무를 위해
무리한 일정은 잠시 접어두었습니다.
나와함께 있는 파트너 성일국 (탤런트 송일국과 혼돈하셔도 괜챦습니다) 과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 일국! 첫눈오는데 약속잡아놨어?"
" 저말입니까 (군대 제대한지 얼마안돼서 아직도 짬밥베인게 몸에 기생하고 있음) ?"
"그럼 이 차안에 우리말고 누가 더 있어"
" 없습니다 (아주 큰 소리로)"
"자랑이다."
"아니 어떻게 그 좋은 나이에 애인도 없어 그리고 이런날은 친구들과 추억만들기도 해야되지않어?"
사실 저는 서울에 올라와서 공부한답시고 정말로 그 좋은 시절을 제대로 한번 놀지도 못했기에
열혈청년시절의 한 페이지에 기록된 추억이 없어 그만했던 나이의 청년을 보면
아름다운 추억꺼리를 많이 만들라고 이야기 합니다.
" 좋아 2008년 첫 눈오는날은 내가 추억을 만들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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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올라가는 빠른길을 포기하고 북한강자락을 끼고 도는 구도로를 달렸습니다.
양수리를 지나 정약용묘소를 지나 아담한 초가지붕과 마당에 피워놓은
모닥불이 있는 봉쥬르를 찾아갔습니다.
서울근교에 자리한지라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고 분위기도 좋아 즐겨 찾는곳 중에 하나 입니다.
아마도 울 카페 회원님중에 이곳에 나와함께 동행해서 찾았던 분이 꽤나 있을것 같은데...
만약 나와함께 온 기억이 없다면 그건 아마도 더 가까워져야 하지 않을까요.
울 동창생,울 동생, 울 동인회원, 울 가족,울 친구들...
참 많이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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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쥬르 뜨락에 앉아 바라보는 세상은 참 아름답습니다.
한강이 앞에 놓여있고 우측으로 운길산 정면으로 검단산 2시 방향에 팔당댐
그리고 거기에 더해 오고가는 기차의 행렬과 기적소리를 들을 수 있고
또 거기에 더해 달빛,별빛이 쏟아져 내릴것 같은 하늘과 개구리,여치 등
자연의 소리가 하나되어 어우러지는 운치있는 테이트 공간입니다.
우선 허기진 배를 달래려고 비빔밥을 주문했습니다.
이곳의 메뉴는 도토리묵,파전,감자전,비빔밥,수제비 등 주메뉴는 한식으로 꾸며져 있고
최근들어 광릉숯불고기처럼 참나무숯 돼지불백이 추가되어 식욕을 더욱 자극합니다.
음식평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어는 광고의 문구를 카피하겠습니다.
"귀하가 어떤 것을 선택하셔도 후회하지 않을것입니다"
놋쇠그릇에 담겨나온 비빔밥만 하더라도 제 입맛에 아주 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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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afefile/pds102/11_cafe_2008_11_22_00_58_4926da11909d0)
밥을 다먹고 차 한잔과 카프리를 주문해 식당박으로 나가 모닥불옆에 앉았습니다.
밥먹고 웃어주면 보약이지요 그래서 썰렁개그 풀어놨습니다.
"일국,내가 너에게 좋은경치보여주고 좋은 음식을 많이 사줬는데 너는 어떻게 할래
답을 말하기전에 네가 마시는 맥주가 뭐냐"
" 카프리 (갚으리)인데요"
"그래 네 입으로 갚으리 했으니 꼭 갚어라"
썰렁~~
![](https://t1.daumcdn.net/cafefile/pds102/7_cafe_2008_11_22_00_58_4926da1ede444)
평일인데도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 남자커플은 우리뿐입니다.
의심의 눈초리들이 장난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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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을 지나올때 이곳에서 고구마를 구워먹으려고 호일과 고구마를 구입했는데
최근들어 이곳 모닥불에서 일체의 고구마굽기를 금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별도로 테이블에서 군고구마를 주문하면 따끈한 군고구마를 먹을 수 있게 해놓았네요.
군고구마 2인분 ( 1인분에 2.000원 수량은 2개) 주문하고 불쏘시게 담당님에게
갖은 아첨의 따발총을 발사해서 준비해간 고구마 몇개를 구워달라고 부탁하는데 성공.
모락모락 김이나는 고구마를 호호불며 먹는재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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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를 느낄 수 있는 모닥불과 좋은 음악이 흐르는 봉쥬르에서
2008년 첫눈오는날의 추억을 새겨보았습니다.
님들은 첫눈 오는날 무엇을 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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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afefile/pds102/2_cafe_2008_11_22_00_58_4926da6f8b9f0)
팔당댐에서 구도로를 타고 조안면방향으로 향하다보면 정약용유적지 약 1km못미쳐 봉쥬르 입간판이 크게보임.
중간에 삼대장어구이집과 시인과도둑, 그 유명한 시골밥상집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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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오는날 천하주유
첫댓글 첫눈빨 치던날 큰조카랑 거리를 히히덕거리며 십대인양 발발거리고 돌아다녔습니다 조카와 이모란 관게를 초월한 친구로 지내는내가 남편말대로 철딱써니없는걸까요
일국씨 저리훤칠한 얼굴이 여친이없다는게 말이되요 오메참말로 만들어야제 오빠일 늘 함께 잘 해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