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새로운 아침을 맞는다.
살림살이도 이제 적응이 되어가고 물건들이 있어야할 자리도 찿았다.
더이상 뭔가를 찿기 위해 이곳저곳의 서랍을 열지 않아도 되었고
말만하면 척척이다.
어스름이 질무렵 동네 스피커에선 반상회가 있으니 일곱시까지
마을회관으로 나오란다.
이곳에 정착한 후 첨있는 반상회지만
그녀와 그남자는 가지않기로 합의를 봤다.
오늘 그녀의 언니들과 엄마가 고구마며 땅콩을 수확하러 왔길레
고구마캐고 땅콩캐고 다캐 갈무렵 그남자는 숯을 피우고 그녀는 밭에 상추며 쌈나물을
한소쿠리 장만하여 손수담은 아직 덜숙성된 포도주랑 갈비살을
구워먹었더니 배도 부르고 이미 씻은 상태고 무엇보다 쌩얼 상태고 너무나 곤하였다.
그남자가 이웃 남자에게 그녀가 글쓰는것이 취미가 있다는것이 화근?이되어
이웃 남자가 그녀를 부르러왔다.
이웃 남자가 이끄는데로 따라갔더니 뒷집옆에 작가가 살고있다고 했다
그작가는 서울에 거처를 두고있고 그 남편은 이곳이 좋아 정착하고 있다고 했다
작가와 대화를 나눠보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않을까하는 친절한 배려였지만
그저 일기수준 호작질 수준인 그녀의 글솜씨는 작가여자 앞에선
한낮 부끄럽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생전 첨 그녀 앞에 꿈에 그리던 작가란 여자가 있다
작가도 그져 평범한 사람이였다
삐쩍 마른 왜소한 체격에 얼굴은 찌들어 보였고 안색은 칙칙하니 어두웠으며
윤기라곤 하나없는 푸석한 단발머리에 얇은 입술색은 검은빛이 돌았다
작가는 그녀의 베스트 셀러라며 친필싸인을 써주며 책한권을 읽어 보라며 권했다.
필체는 아주 좋았고 본명은 촌스런 김경숙이고 예명으로 김경원을 쓰고 있었다
표지 맨앞면에 작가의 이력과 사진이 있는데 지금 그녀앞에 있는 작가와는
생판 딴 사람이였다.
그야말로 화장빨이고 조명빨인것이 분명하였다
작가가 내민 베스트셀러라는 그책은 불행히도 그녀가 첨보는 책이였다.
한 십여분 대화를 나누다가 그녀는 무식이 들통날까?니깐게 뭘?하며 비아냥
거릴것만 같아 서둘러 그작가집을 나왔다
짧은 시간이였지만 새로운 정보와 많은 궁금증이 풀렸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조심스레 첨본 작가란 사람의 세계를 들여다 보았다
작가의 단편 소설은 아주섬세하고 절제된 표현들이 그녀가본 작가에 대한 환상의 세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것은 미지의 작가의 세계에서 눈에 빤이 보이는 경지에 이른 느낌이였다
그작가가 쓴 내용들을 볼라치면 뻔한 내용들에 그녀도 왠지할수 있을것 같은
무식한 용기가 생기기도 한다
참으로 뻔뻔스럽다.
그녀는 운전을 배우기 시작했다
오랜 장농면허를 세상에 내놓아야할 시점이 된것이였다
떨린다~~
그녀의 딸내미를 조수석에 앉히고 바짝 긴장된 꼿꼿한 자세로
핸들에 바짝 몸을 붙히자 그녀의 딸이 웃스워 죽겠다는듯 웃는다
첨도 아닌데 나이가 들수록 겁이 많아지고 무섭다
빨리 배워야 그녀의 삶이 여유로워지고 폭이 넒어질것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좋아지겠지? 그녀라고 못할이유가 무었일까??
동네 축구라더니 그녀는 우선 동네안을 다섯바퀴 돌았다
바뿐 운전중에 그녀는 그녀의딸에게 어!!저꽃 첨보는거네??
그랬다가 된통 혼이났다.지금 한눈팔 정신이 있냐고 ?
그건 그녀의 애완견이랑 산책할때나 보라고 심히 핀잔을 주었다
그녀는 바로 꼬리를 내려 그어떤 대꾸도 하지않았다
그져 운전대 잡은 손에 허리에 한껏 힘을줘야 할뿐 곁눈질은 허용되지 않은
매정한 그녀의 딸이였다.
삼일째 되던날 용기 백배가 된 그녀는 운전선생의 말을 귀담아 듣지않고
혼자맘 데로 건방을 떨다가 선생의 말을 무시하고 겁도없이 군다고
선생을 화나게했다.
말듣지 않으려면 이제 혼자잘해보라며 잔뜩 골이난 선생이 이제 알아서하라며
문을 쾅닫고 사라졌다.
성질머리 더러운 운전선생이다.
혼자 등줄기에 땀흐르는걸 느끼며 기다싶이 집에 무사히 왔다
이곳에 온이후 거의 보름만에 딸과함께 아침상을 마주하였다.
그녀의 딸이 원하여 준비한 찐 양배추쌈과 유일하게 먹는 생선인
갈치구이 세토막도 준비하였다.
그남자가 밭에서 캔 도라지가 쌉싸름하니 입맛을 자극했다
그녀는 쓴맛이 별로라 젓가락이 가질안는데 그녀의 딸은 그맛을 즐기는데 놀랐다
양배추 쌈을 싸 입에 넣어주고 갈치 뼈를 발라주며 그런것도 먹을줄 아나??하였더니
그녀의 딸은 엄마가 나에 대해서 아는것이 뭐가있노?하는것이다.
과연 그말은 틀리지 않았다.
23년이나 키운??아니 키운은 적절한 표현이 아닌듯하다
커준것이 맞는 표현이 아닐까??
그저 새끼라는 이유로 사랑하고 원하는것 채워주는것이 다인줄 알았는데
그녀 딸의 그한마디에 띠~잉하니 전율같은것이 머리에서 가슴께로 흐름을 느꼈다.
맘이 아프다..아프다..아프다..
누구나 자식 ,새끼만 떠올리면 눈물이 나고 목이 매이는데 늘 내팽겨쳐둔듯 방치한
그녀의 딸 앞엔 늘 미안한 맘이 드는 그녀였다
그나마 부모곁을 떠나기전에 함께 밥먹고 챙겨줄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생각이 많아진 그녀는 딸의 방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랐다
책꽂이를 살피며 딸의 일기장을 발견한 그녀는 서슴치않고 읽어 내려갔다.
떨리고 부끄럽고 놀라고 당황스럽다.
그녀의 딸은 그남자 처럼 좀처럼 속내를 들어내 놓지 않는다
그저 행복한줄 알았고 불평이 있을께 뭐가있냐?하는 맘이였는데...
그동안 못다한 어미의 도를 다하고자 다짐하며 눈물 그렁그렁 달고 일기장을 덥었다
눈물이 난다~~~
그냥 혼자 외로웠을 딸생각에~~~
밝게 맑게 자라준 그녀의 딸이 고마워 또 그렇게 눈물이 난다.
물찬 제비의 주인공 내외가 왔다
제비의 아내는 조글조글 늙어있었고 허리가 약간 굽은듯 늘씬하던 키가 제법 줄어들었다.
제비의 입놀림은 그녀집에 당도한 오후 3시부터 돌아가는 밤열시까지
개거품을 복닥거리며 잦아들줄 몰랐고
잠시끼어들 틈조차 허락하지 않는 대단한 말빨이 그녀를 질리게 한다
제비의 아내는 거의 3-4년만에 보는듯하다.그동안 많이 늙고 초라해졌다
젊은 남편에 늙은 제비의 아내가 측은하다
마당에서 고기굽고 포도주잔을 부딧쳤다
늘 그렇듯 제비를 만나고 나면 맘이 편치않다
알수없는 그무엇이 심기를 건드린다.
첫댓글 공개적으로 일기쓰는 여자!!
남의 일기는 훔쳐보는게 스릴이 있지. 이렇게 공개하니 스릴은 없어졌지만 리얼은 살아 있네. 쭉 이대로 나날이 새롭고 행복한 생활이 이어지고 언제 만나면 글발뿐만이 아닌 말발로도 살아가는 이야기 많이 들려 주삼.
말발은 기대하지마래이~~
부끄러워가 ~~
이나이에 어울리지 않게시리 .쯥..
말이 많으면 쓰말이 없는데 친구야 글은 어찌그리도 공감이가고 재미있노 나도 한때는 말발이 좀...............작가앞에서 기죽지 말고 사람은 똑같은기여 작가들은 우리들 보다 상상이 풍부한기여 친구처럼...................
기가어디 죽고싶지 않다고 안죽어지나??
자신도 모르게 그리데는걸~~
열심해 글발올리고 말발올려서 많이 훌륭하지는 않지만 자기 인생을 즐길줄알고 남의 인생도 알아주는 좋은 작가로 성장하길 바란다. 제비의 늙은 아내의 모습이 많이 초라해진 모양이네..... 그 제비는 다시 새로운 둥지를 찾아 헤메진 않던냐
응!!제비 아내가 억수로 가여워보이더라.
쪼글쪼글 주름살도 많이늘고 허리도 약간
영거주춤하고!
뭣보다 젊은제비는오만데 돈쓰러댕기고
늙은 그녀는그야말로 뒷방 늙은이가 된듯
나이먹으니 몸이 안따라주고 귀찮아져서
놀러도 가기싫타데..
자우지간 그제비만 좋아진것 같아 속상하다.
혹 모르지 곁눈질은 안하는지!!
지발 지버릇 개줘야될낀데~~
가여운 그녀를 위해서라도..
이거 웬만한 동네축제에 나가면 무조건 대상감인데.. 작가 이야기는 신경숙하고 내가 잠시 착각을했네.. 글공부도 열시미하고 운전도 이제는 혼자서 살살해봐라 금방늘거다... 냉면집사장님할때와는 완전 달라보이는 정옥님.. 멋있어요~~~
응원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