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고향 일가친척 여러분!
한반도 북쪽에는 민족의 영산 백두산과 남쪽에는 한라산, 수도 서울 북쪽에는 북한산과 남쪽에는 남산, 밀양에는 영남루 뒷산, 용전에는 남산이 있으며,이는 우리공동 의 자연유산으로 영원히 지켜야 할 신령스러운 산(靈山) 입니다.
우리선조들로부터 내려오는 삶의 지혜인 풍수지리사상에도 배산임수 좌청룡 우백호가 있으며, 남산은 우백호에 해당됩니다.
서울 중심에 있는 남산과 밀양시 산내면 용전의 남산은 쳐다 만 봐도 언제나 마음의 평안을 주는 언제나 인자하고 친근한 수호신 같은 산입니다.
용전은 산내면의 관문으로 저가 고향을 떠난 온지, 47년 환갑진갑이 지난 금도 고향에 내려가면 객지생활에 지친 심신을 달래주고 언제나 변함없이 따뜻하게 맞아주며, 용전입구 용바위와 물래소를 들어서는 순간 어머님 품속 같은 고향의 명산입니다.
그런데 2012년 4월 꽃피고 새우는 매화꽃이 만발한 봄날, 조상님들 산소를 참배하고 제사를 모시기 위해 고향에 내려 갔는데, 순간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남산 모습을 보고 순간 내 눈을 의심했습니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선조들께서 수백년 애지중지 가꾼 남산의 수십년된 소나무들이 형체도 없이 무참히 베어 사라지고, 뿌리만 흉측하게 남았고, 황소 등 같이 친근하던 남산 허리는 완전히 깔아 뭉개 사라졌고, 큰 바위들이 백골처럼 흉한 모습으로 뒹굴고 신음하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는 순간,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와 같은 한없는 상실감과 마치 내 육신의 일부가 잘려나간 것 같은 아픔을 느꼈으며, 이를 방치한 고향사람들이 한없이 원망스럽고 실망스러웠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고 끓어 오르는 분노를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바로 밀양시장에게 항의하러 갔는데 부재중이라, 허가계와 건설과를 방문하여 거칠게 항의하니,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토지형질변경과 버섯재배사 허가를 내 주었 다고 합디다.
서울의 남산 소나무 한 그루만 베어도 당장 난리가 날 텐데, 어떻게 수십년된 소나무 수십그루를 무참히 베어도, 고향 사람들이 뒷짐지고 지켜만 보고 있었다니, 정말 가슴치며 통곡할 일입니다.
특히 고향을 지키며 고단한 삶을 사는 우리 문중 일가친척들은, 누가, 왜, 누구를 위해, 무엇 때문에 자연훼손을 허가해 주었는지 냉정하게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하며, 저로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려운 밀양시 재정이지만 국민혈세로, 국보급인 영남루 아래 흉물인 밀양문화원을 헐고 영남루 주변을 원상회복시킨 것을 보면서, 밀양시장의 자연환경보호에 대한 깊은 안목에 찬사를 보냈는데, 이번 용전의 남산파괴허가를 보고 너무나 실망했습니다.
이는 개발이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환경파괴행위이며,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망가뜨려, 기후 및 생태계 변화, 홍수 등 자연환경파괴에 대한 보복과 엄청 난 재앙을 불러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용전 남산은 산내면 관문에 위치한 동네공원과 같은 인간친화적이며, 우리 선조들께서 수백년 동안 피땀 흘려 가꾸었으며, 남산 기슭의 수백년된 당나무와 어울어진 소중한 자연유산이며, 지혜로운 우리선조들은 소나무 한 그루도 함부로 자르지 않았으며, 남산 허리가 허하고 보기 흉하다고 나무를 심어 보완하는 등 정성을 다해 가꾸어오며, 신성시한 명산인데, 선조께서 오늘의 이 참상을 보신다면 한없이 통곡하실 것이며, 못난 후손들에 한없이 실망하실 것입니다.
선친의 얘기로는, 남산의 주인은 우리 문중의 선비로 용전땅의 대부분을 소유한 천석꾼 어른 소유였는데, 그 분께서60여년전 도시로 나가신 후 가세 가 기울어 후손들이 대부분의 전답을 팔았으며 저가 어릴적 동네 중앙에 있던 대궐같던 저택과 재실이 물어지고 집터마저 팔리고, 2010년 8월 마지막 남은 선산마저 외지인에게 팔려 버렸습니다.
저가 60평생 고향을 오가며 지켜보았는데, 고향전답의 주인은 바뀌어도 문패만 바낄 뿐 큰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 남산은 주인이 바뀐지 1년의 짧은 세월에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이런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고향 일부 인사도 남산훼손에 앞장서거나 동조하는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은 정말 땅을 치고 통탄할 일입니다.
그러나 고향의 대다수의 생각있고 깨어있는 고향사람들은 물론, 고향을 떠나 타향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고향을 지키려는 순수한 저의 뜻이 옳은 일이라 판단하실 것으로 믿어 의심 않으며, 저의 생각이 옳다면 우리 남산은 반드시 지켜질 것으로 확신하며, 우리 문중 선조들 부터 면면히 내려오는 자랑스런 올곧은 선비정신과 기백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반드시 증명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옳지 않은 일이 일시 승리한 적은 있었지만, 영원히 승리할 수 없으며, 결국 정의가 승리하였으며, 더구나 앞으로의 세상은 힘 있다고 큰 소리치는 소수가 세상을 지배할 수 없는 세상이며, 그들이 지배하도록 방관 하지도 않을 것이며, 특히 산림훼손은 토보존차원에서 장기간에 걸친 환경전문가들의 엄격한 환경영향평가를 거치고, 밀양시민 혹은 적어도 산내면 차원에서 면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장기적으로 삶의 질 차원 서 개발을 논의해야 할 사안입니다.
사랑하는 고향 일가친척 여러분!
경찰 등 여러 명의 희생자를 낸 서울의 용산참사 과정을 10여년 동안 현장 에서 지켜보았 데, 무자비한 개발결과 원주민들은 결국 삶의 터전을 잃고 밀려나는 것을 저는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농촌이 개발되고 잘 살게 되는 일이라면, 저는 두 손 들고 환영하겠지만, 우리 선조들의 얼이 스며있는 수십년된 소나무들을 무참하게 자르고 아름다운 고향 명산를 깔아뭉개고 큰 바위가 백골처럼 흉측한 모습을 드러나게 해서는 정말 안 되는 일입니다.
우리 선조들이 조상대대로 살아왔고 선조들의 숨결이 스며있고 삶의 흔적인 산소들이 지켜보고 있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우리들 자자손손들이 삶의 터전을 이어갈 아름다운 고향산천을 우리는 잠시 빌려 쓰고 떠날 짧은 인생인데, 비록 사유재산이라 하드라도 어느 누구도 자연환경을 파괴할 권리는 없으며, 훼손해서도 안 되고, 훼손하는 일은 우리 후손들 게 큰 죄를 짓는 행위입니 다.
우리인간들의 생각은 서로 다를 수 있으나, 신토불이란 말과 같이 자연과 인간은 불가분의 관계로 더불어 사는 존재로 파괴의 대상이 아니며, 개개인의 이익을 앞세우면 안되고 마을 공동체 전체이익을 우선해야만 마을이 지속 가능합니다.
우리 후손들이 영원히 평화롭게 살아갈 소중한 삶의 터전을 지키기는 일에, 우리 문중 일가 척 여러분 사심을 버리시고 대동단결하여 <남산살리기운동> 에 동참해 주시기를 다시한번 머리 숙여 호소합니다.
산 좋고 물 좋은 아름다운 고향에서 항상 건강하시고, 문중의 평화와 행복이 늘 함께 하시기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서울에서 손제민 배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