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23073B3E54F2B09137)
구미역 앞에서 해평면으로 가는 181번 좌석버스에 올랐을 때
하늘이 어두컴컴해서 당장이라도 비가 쏟아 질것 만 같았다.
버스는 터미널을 지나 공단을 거쳐 낙동강이 흐르는 숭선대교를 건너
군위군 소보면으로 이어지는 923번 지방도를 타고 마침내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구미시 해평면 소재지에 있는 종점인
해평정류장에 도착했다.
종점에 내린 승객은 나를 포함해 2명이 전부..
여느 시골버스 터미널을 보는 듯 70~80년대 모습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었는데, 특히 주차장위를 덮고 있는 낡은 슬레트 지붕이
더욱 정감이 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09FC3E54F2B09135)
나를 태우고 온 181번 좌석버스는 5분간 정차하다 다시
주차장을 나와 구미역으로 되돌아갔다.
버스가 떠나자 인적도 없는 정류장은 정적만 흐르고, 흐린 날씨에
인근 江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찬바람이 휘몰아친다.
먼지가 소복 히 묻은 출입문을 열고 대합실로 들어서니
어두컴컴하고, 온기하나 없는 차가운 냉골방 같은 공간 안에
오래된 빛바랜 나무벤치와 버스시각표가 전부였고, 매표구는 아예
폐쇄되고 없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EC73E54F2B09231)
연신 나오는 입김을 불며 버스시각표를 살펴보았다.
태어나서 난생 처음 찾아온 해평면이었기에 지금 이 순간
모든 것이 낯설고, 이곳이 정확히 어느 쪽에 위치해있는지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저 단순히 낙동강 건너 있다는 것 외에는..
로선도라는 글씨체에 살짝 이 미소를 짓게 하는 노선 표를 보니
이곳 해평은 충북과 경북북부, 대구로 이어지는 교통요충지였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몇 편의 시외버스가 이곳에
정차하는데, 북대구행도 하루 4회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2C403E54F2B09316)
웅웅~문틈을 비집고 들려오는 바람소리가 전부였던 주차장에
버스 한 대가 들어와 승객 2명을 내리고, 막 터미널에 온
승객 한명을 태우고 바로 왔던 길 을 되돌아간다.
하루 6회 해평-선산을 운행하는 23번 시내버스였는데,
선산을 중심으로 운행하는 노선이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1E3E3E54F2B09423)
구미역에서 내가타고 온 181번 좌석버스보다
20분 뒤에 출발한 하루 19회 운행하는 80번 시내버스가
해평정류장에 들어왔다.
이젠 경북 중북부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1986년 도입된
아시안게임 구 도색 버스였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0ECA3E54F2B0943B)
측면행선안내도 LED 표시창으로 바뀌어서 구 행선판도
보기가 희귀해졌는데, 좌석하고 일반버스 노선은 별반
차이가 없는 듯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41E33E54F2B09501)
80번 버스가 들어오고, 곧바로 뒤를 따라 180번 좌석버스가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한산하던 정류장에 버스 두 대 가 들어오고, 대구행 시외버스를
기다리는 승객 한분이 주차장 앞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으셨다.
설 대목을 앞둔 휴일오후..
주차장 건너편 방앗간에서는 연신 하얀 김이 안개처럼
뿜어져 나오고..
오가는 차들도 뜸한 정류장 주변은 차분한 모습이었다.
시골버스 터미널에서 흔히 보았던 빨간 줄 연두색 직행, 완행버스도
아련한 추억으로 사라져버리고 그 빈자리를 도시 시내버스가
대신하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1D3C3E54F2B09624)
하늘을 보니 점점 짙은 먹구름으로 가득하여, 나도 서둘러
떠나야했다.
일반버스 80번은 16:00에 출발하고, 그 보다 늦게 들어온
180번 좌석버스는 15:43에 출발하는데, 구미역까지 30분 만에
도착하는 빠른 노선이어서 이버스를 타기로했다.
앞서 타고 온 181번은 경유지가 길어서인지 50분 가까이 걸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09274154F2B0970A)
180번 좌석버스에 오른 승객은 나 혼자였다.
이내 버스는 문을 닫고 다음정류장인 산동터미널을 향해
해평면을 떠났다..
(2015년 2월15일 오후 구미시 해평정류장에서..)
첫댓글 로선도... 북한도 아니고 말에요
옛날에는 이북처럼 이(리)이런식으로 사용을 했다고 합니다.
벽에 걸려있는 노선도와 버스시각표는 오래되어서 귀한 자료네요.. 말그대로 주요도시등만 축소해서 동서남북표시도 해놨고.. 파란색선은 낙동강 같아 보이네요..
예 맞습니다. 구미에 편입된 선산군 지역 버스 터미널이 옛 모습이 많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차후에 산동,선산,고아 정류장을 찾아가볼 생각입니다.
한가로운 시골풍경이 그대로 느껴지네요.
대구에서 그 다지 멀지도 않은 곳인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역은
왜 그렇게도 살아갈수록 삭막한 느낌이 들까요???
구미에서 다리하나 건너니 이렇게 딴세상이 펼쳐지는데..대구는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너무 각박해져서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80번 버스는 앞에서 보면 저도색이 영천등지에서 BF가 많아서 BF모델 느낌도 나네요..
그렇네요..80번 버스도 오래된 차량같아요..영천BF 파란줄 버스를 마지막으로 본게 86년 동대구IC(신일여객)입구3거리에서 본 (금호)지명판을 달고 동부정류장으로 가던 지금의 55,555번 노선 버스를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