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인천지역에서 중등교사 임용고시에 합격한 OOO이라고 합니다. 운이 좋게도 초수에 합격해 정말 하루하루 감사하고 있습니다. 점수는 그리 높지 않아서(사실 다른 분들이 몇 점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 제가 합격 수기를 적고 공유하는 것이 쑥스럽기도 합니다. 처음 임용고시를 준비하시는 선생님들이 “이런 사례로 있구나” 하시면서 읽어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시험 준비과정을 작성하기에 앞서, 임용고시를 준비하시는 선생님들의 연령대와 신분이 매우 다양해서 저의 당시 조건을 먼저 말씀드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대학교 4학년 재학 중이었고, 1학기에 10학점, 2학기에 2학점을 들었습니다. 따라서 2학기는 사실상 시험 준비 부담이 없었습니다. 혹시나 궁금해하실 점수와 2023학년도 임용시험은 아래와 같은 일정으로 진행되어 밑에 글을 읽으시며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1. 1차 시험 준비과정
① 1차 공부 준비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강의+교재+개론서+교과서를 준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저는 대학교 재학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인강 연간 패키지를 구매하면서 교재도 함께 주문했습니다. 인강과 교재는 학원에서 제공해주지만, 함께 읽을 개론서나 교과서는 별도로 준비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교과서는 사이트에서 구매하려면 연초가 아니면 쉽게 구매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교과서의 경우 지인들을 통해 구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함께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대학 동기나 선배가 있다면, 혹은 가끔 김구전공역사 카페를 통해서 교과서를 얻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이때 다양한 출판사가 있으면 좋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한 출판사 것만 열심히 읽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역사 1, 2, 한국사, 세계사, 동아시아사 한 권씩만 얻어서 정독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한 권 읽을 시간도 부족했습니다.)
문제는 개론서입니다. 인강에서 프린트물로 제공해주시는 내용이 있지만, 교재 내용이 개론서를 종합한 것이라 원본인 개론서를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개론서의 종류가 너무 많고 가격 부담도 되는지라 고민이 크실 겁니다. 선배마다 “그건 사, 아니야 그건 안 사도 됨 ㅎㅎ”이라는 사바사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점 참고하시기 바라며, 저는 아래와 같이 구매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한국사는 솔직히 안 사도 될 것 같습니다. 안 읽었습니다. ) 이렇게 21년 12월 말쯤 공부 준비를 마치고, 22년 1월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다음으로 월별 공부 과정과 들었던 생각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② 1차 시험 공부
1) 1-2월
시험을 처음 준비하는 1-2월은 아직 방학이었기 때문에 저만의 생활 패턴을 만들기 수월했습니다. 학교 도서관 알바가 있어서 시간이 다소 유동적으로 운영되었지만, 우선 시간 측면에서 기상, 점심, 저녁, 마치는 시간을 정해놨습니다. 우선 기상은 6시 30분으로 하고 7시부터는 인강을 시청했습니다. 대략 1.2배속으로 인강 4개 정도를 조금씩 쉬면서 들으면 10시나 11시 정도로 하루치를 다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점심과 저녁은 각각 1시간씩으로 설정했습니다. 당시는 자취한 만큼 집에서 해 먹었는데, 설거지까지 포함해서 1시간으로 정했습니다. 하루 공부 마감 시간은 운동하는 경우 10시, 그렇지 않은 경우는 11시로 정해 11시에는 씻고 12시 30분쯤 취침했습니다. 초반부터 타이머로 하루 공부한 시간을 측정하시는 분도 계시고 어플로 공부 시간을 기록하는 분도 계셨는데, 1-2월부터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그날그날 살아가는 마음으로 패턴에 익숙해지려고 한 것 같습니다.
공부 시간에는 사실 처음 많은 계획을 세웠었습니다. 인강에서 나간 내용 복습+해당 내용의 개론서 읽기+프린트물 읽기+교과서 읽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오전에 인강 듣고 하루 나간 교재를 한 번씩이라고 외워가며 복습하니, 많은 날이 교재와 프린트 복습으로도 벅차고 밀리기도 했습니다. 밀린 복습은 주말 오전이나 오후 중으로 훑어보는 식으로 보충했습니다. 1-2주를 해보니 제가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양을 어느 정도 파악해서 주말마다 다음주 공부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 교과서를 틈틈이 읽거나 하는 식으로 본인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노력하자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1, 2월달에는 교과서 읽기가 실패하고 교재와 프린트 복습에만 집중했습니다. 교육학도 마찬가지여서 주 6일 동안 인강, 복습을 반복하고 토요일 11시부터 일요일은 무조건 쉬었습니다.
한편, 인강을 들으며 고민했던 점은, “교수님들이 필기해주시는 것과 말씀해주시는 것을 어떤 필기도구로 어느 곳에 필기할까?”였습니다. 별도의 노트에 필기할지, 개론서에 필기할지 등등. 저는 아무래도 교재가 여러 개론서를 모아 정리해 놓은 것인 만큼, 교재에 필기했습니다. 그리고 인강은 속도가 빨라서 처음에는 수정할 수 있는 샤프로 필기했습니다. 이후 샤프 대신 볼펜으로 필기를 정리해가면서 복습했습니다. 하지만 교재에 볼펜으로 필기를 정리하면서, 다른 친구들의 경우 개론서에 연필-펜(인강에서 강조하신 것을 월별로 색깔 구분)-형광펜으로 필기하길래 “아, 이미 나는 펜으로 많이 그어놨는데” 하면서 공부 방식을 바꿔야 하는가 하는 내적 갈등을 겪었습니다. 아마 많은 선생님이 1, 2월에 본인 공부 방식에 대해 “이게 맞나, 나도 저렇게 바꿔볼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실 겁니다. “이게 맞나”라는 고민은 시험 하루 전까지 계속하실 고민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대신 본인의 공부 방식에 확신을 가지고 밀고 나가는 자신감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래서 필기를 저만의 색깔 구분으로 교재에 필기, 정리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보면 지저분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만 원칙을 정해놓으면 저한테는 원하는 것을 한 번에 찾기 쉬운 내용이 되기 때문입니다.
위 그림을 보시면 수업 중에 별표를 많이 해주시는 항목의 경우, 표시해두었다가 복습하면서 형광펜으로 그었습니다. 그 외 역사적 사건의 경우 주황색, 용어나 기구는 파란색, 인물은 분홍색 등으로 표시했습니다. 여기에 플래그로 각 단원이나 혹은 중요한 주제를 표시해두면 주제 찾는 고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한편, 프린트를 pdf로 변환해서 쓰시는 분들도 많은데(돌아보니 이 방법이 좋았을 것 같네요. ), 저는 패드로 보면 눈이 아파서 일일이 출력했습니다. 출력하면 필요할 때마다 보기 편하도록 정리해야 합니다. 이때 타공기와 루즈링을 활용해서 프린트를 정리했습니다.
1, 2월 한 사이클을 돌리고 나서 3월 개강 직전 느낀 점은 “와 이게 맞나, 클났네, 나 두 달 동안 뭐 했지”였습니다. 수능 때 한국사(필수), 동아시아사, 세계사를 했음에도 한국사, 동양사, 세계사는 현대사를 할 때쯤이면 이미 근대까지의 내용은 까먹고, 역교론은 “아 ㅋㅋㅋㅋㅋ”하며 헛웃음만 나오며 많이 침울해졌습니다. 교육학도 한숨만 나왔죠(권지수 교수님 교육학 들었는데, 처음엔 주수선자학수피수파가 뭐여? 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나름 두 달 공부했는데 머리에는 들어온 게 없으니 침울한 상태로 3, 4월 강의로 넘어갔습니다.
2) 3-6월
3, 4월과 5, 6월은 기출문제 풀이 반이었습니다. 전근대와 근현대 파트로 나눠서 기출문제를 풀이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방식은 예습으로 문제를 풀어보고, 강의를 통해 확인하고, 복습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학기 중이라 수업을 들으며 예습까지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바로 강의를 듣고 프린트에 답과 필기를 적었습니다. 이 시점부터 기출 프린트나 기출문제집으로만 강의를 진행하시기 때문에, 필기 내용을 개론서나 교재에 옮겨 정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저는 교재에 정리하기로 해서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 교재에 보라색 볼펜으로 예를 들어 “2018a8(지)”으로 표시하고 필기를 정리했습니다. 18년 시험의 a형 8번에서 지문으로 나왔다는 저의 약속입니다. 3~6월 필기 내용도 교재에 있는 경우도 많지만 없는 경우도 많아, 메모장 등으로 해당 부분에 함께 필기해두시면 나중에 복습 기간에 매우 편했습니다.
기출문제 풀이 기간은 막상 1, 2월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를 풀려고 해도 거의 풀리지 않았습니다. 저 같은 초수생분들은 이 때 문제가 안 풀리면 대부분 침울에 하시고 의욕이 떨어지실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게다가 3~6월 4달 동안 한 사이클을 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심적으로 “벌써 6월인데 이제 두 바퀴도 제대로 못 돌렸네, 큰일 났다.”라는 생각으로 침울해졌습니다. 제가 학과 선배에게 이러한 고민을 털어두었을 물어보았을 때 “어차피 3~6월 공부는 7, 8월 공부를 준비하는 거다.”라며 위로해주었습니다. 지금 와서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6월쯤 가면 같은 고민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점점 초조해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나중에 공부할 자료를 만들어가신다고 생각하시면 좀 더 마음 편하게 지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복습도 시간 나는 만큼 필기 정리만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역사교육론은 진짜 들어도 들어도 어렵고, 교재에 정리하기도 애매했습니다. 사실 개론서 내용의 예시를 봐가며 이해하는 사항이라서 교재만 보고는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머리가 나쁜 건지, 어려운 건지, 교육학처럼 구조도를 머릿속에서 그려야 하는데 저는 못 그렸습니다. 이는 1월부터 김태규 교수님이 강조하시는 내용입니다(죄송합니다, 김쌤. ). 따라서 6월이 끝난 시점에도 역사교육론은 “진짜 큰일났다. 시험에서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라도 다 맞아야 한다.”라는 무모한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3) 7-8월
이 시기는 개론서 문제 풀이반이었습니다. 다행히 수업 자체에 많은 읽기 자료가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7, 8월이라는 시기는 본격적으로 중반을 넘어가는 시기면서, 덥기도 하고 사람이 늘어지는 시간입니다. 점점 티오에 대한 고민과 함께 현재 자신이 시험에 못 붙을지 모른다는 불안, 농담반, 진담반으로 친구와 내년 인강비는 어떻게 마련하냐는 농담까지 하는 등 현타가 많이 왔습니다. 고등학교 친구들은 놀러 가자며 연락하고, 공부하느라 못 간다고 하면 야유를 보내는 등 심적으로 너무나 고통스러운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너무 스트레스가 심하면 1, 2일(원래 쉬는 일요일 빼고) 쉬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사실 반년 간 같은 생활을 해오면서 하루하루가 지겹고 눈뜨면 공부하기 싫어서 엎드려 있는 날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 날은 좋아하시는 음식 시원한 곳에서 드시면서 친구도 만나고 기분전환 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친구와 오전에 인강만 들어놓고 바로 1박 2일 부산 놀러 갔습니다.
가능하면 이 시기는 쾌적한 도서관에서 공부하시거나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왔다 갔다 하면 땀나고 진이 빠집니다. 이때부터는 기존 만들어온 필기를 보충하고 내용에 살을 붙여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개론서나 교과서를 복습하면서 읽기 힘든데, 이를 바탕으로 한 문제를 다루면서 조금 자연스럽게? 채워지기도 하고 스스로 문제의식 (이대로면 망한다. )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러 자료를 좀 더 정독하면서 교재나 개론서에 이런 내용이 있었네, 신기하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4) 9-11월
모의고사 및 마무리 시기입니다. 본격적으로 모의고사를 보면서 지금까지 만들었던 자료를 여러 차례 반복하고 외웠습니다. 하지만 모의고사 범위를 한 번에 짧은 기간 동안 모든 과목을 훑어보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9-10월 동안 한 바퀴 돌리도록 노력하자는 마음으로, 분량을 정해 외우고 모의고사는 연습하는 느낌으로 봤습니다. 전체시간에서 10분 빠르게 시간을 설정하고, 교육학처럼 답을 길게 써보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모의고사 시간이 부족해서 마지막 문제는 읽지도 못하고 아무 단어나 써서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모의고사의 경우 교수님들께서 ‘저희가 까먹었을 법한 내용+중요한 내용’을 위주로 내주시는 것 같아서 모의고사 문제는 교재에 노란색 펜으로 표시했습니다. 만약 기존에 별표 친 것과 노란 펜이 겹치면 그냥 형광펜으로 긋는 등 기존처럼 교재에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는 공부 스케줄에도 변동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기존 전공 강의가 4일+교육학 2일로 진행됐는데, 전공 강의가 2일+모의고사 해설 1일로 줄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복습할 수 있도록 학교 수업이 있는 화요일 낮에만 쉬고, 나머지 시간은 공부하는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초반에 계획이 잘 지켜지긴 했지만, 점점 시험이 다가온다는 불안감과 저의 부족함으로 계획을 못 지키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저는 슬럼프가 이때 온 것 같습니다. 임용이라는 긴 마라톤을 달리는 와중에 마지막 몇km를 남긴 상태에서 쉬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잠도 설치고, 늦게 일어나 하루치를 다 못해 혼자 좌절하는 악순환이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시험 며칠 전 친구와 서로 문제 내고 풀어보는 스터디를 해서 극복한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공부의 경우, 선택과 집중을 했습니다. 교육학은 솔직히 주요 단원 빼고 철학, 상담 등은 버렸습니다. 전공은 느낌이 점점 변했습니다. 사실 상반기에는 한국사가 제일 익숙한 내용이니 동양사, 서양사보다 좋았고 쉽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사가 압도적으로 많은 느낌이 들었고, 동양사가 제일 만만해졌습니다. 서양사의 경우 별표 여러 개 중심으로 추려서 중요 내용만 외웠습니다. 하지만 1-2월과 마찬가지로 역교론은 한숨만 나왔습니다. 제가 구조도를 못 그렸다는 말씀을 드린 것처럼, 이 시기에는 사실상 역교론은 포기하다시피 했습니다. 교재도 안 보고, 이때는 학원 프린트만 달달 외웠습니다(다행히 프린트가 개론서 요약이라 이거라도 외우자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
③ 1차 시험
1차 시험 하루 전, 최종으로 어떤 내용을 훑어보고자 했지만 눈에 전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냥 카카오톡만 보면서 “내일 뭐 나올까?” 하는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실상 공부는 2일 전 끝난다고 봐야겠습니다. 드디어 1차 시험 날, 대략 8시 20분까지라고 한다면 7시 30분에는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 뭘 보는 것도 좋지만, 저는 화장실 다녀오고 긴장을 풀기 위해 일찍 갔습니다. 시험이 오전부터 쭉 봐서 2시 조금 넘어서 끝나기 때문에 에너지바 같은 간식을 챙겨 가시기 바랍니다.
시험장에 갔더니 많은 분이 선생님을 위한 시리즈, 혹은 다른 학원 교재 , 2016학년도 수능 특강 등을 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친구와 함께 만들었던 문제를 출력해서 가져갔는데, 사실 머리가 멍해져서 뭘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되고 시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시험실에는 시계가 없으니, 시간 관리를 위해 꼭꼭 아날로그 손목시계를 가져가기를 바랍니다. 저는 중고등학교 시절 칠판에 시계 올려주는 것처럼 시계가 있을 줄 알고 안 가져갔습니다. 이러면 진짜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니, 미리 준비하세요! 다행히 감독분께서 종료 몇 분 전에 종이 한 번 친다고 알려주셨습니다.
교육학의 경우 문제를 보았을 때 한 번에 딱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못 쓰는 문단은 일단 몇 줄 비워두고 쓸 수 있는 것 먼저 작성했습니다. 모의고사 출 때 10분 일찍 푸는 연습을 해서 다행히 예비종이 필 때 거의 작성을 완료했습니다. 잘 모르겠는 주제는 무엇이라도 최대한 채워서 작성했습니다. 교육학이 종료되고 쉬는 시간 동안 사탕이나 비타민 먹으면서 복도에서 친구와 대화했습니다. 대화하다 보니 긴장도 덜 되고 기분 환기도 되었습니다. 전공 또한 시계 없이 진행했기 때문에 시간 내에 모든 문제를 푸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3초 동안 보고 떠오르지 않는 경우 넘기고, 풀 수 있는 것을 우선 풀었습니다. 문제 풀다가 혹시나 해서 쓴 답을 다시 읽어보고 어색하면 두 줄 긋다 보니 답안지가 지저분해졌습니다. 그래도 칸 안에서만 쓰면 잘 봐주시는 것 같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집에 오니 한 4시쯤 된 것 같습니다. 친구들끼리 카톡으로 답 맞춰 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고 3일 동안은 푹 쉬었습니다.
3일간 맛있는 것도 먹고 놀러 가기도 하고 오랜만의 휴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1차 시험 이후 많은 생각이 드실 겁니다. 내가 쓴 답이 맞는지, 1차 합격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불안감만 밀려왔습니다. 1차 결과를 모르는 상태에서 12월 29일(1차 발표날)까지 약 한 달 동안 면접과 수업 시연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채점하면 마음이 많이 동요될까 일부러 가채점도 안 하고 “에이 붙었겠지”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12월에 바빠지실 예정이니 이때 꼭 쉬시길 바랍니다. 다만, 2차 준비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1차 시험 끝나자마자, 혹은 이전부터 미리 스터디 짜고 스터디룸 예약까지 마치는 분도 있었습니다. 저는 초수라서 이런 생각 못하고 “일단 쉬고 보자!”라는 생각으로 진짜 쉬기만 했습니다. 이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2차 시험 준비과정
① 2차 12월 스터디
2차는 수업 시연과 면접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 지역마다 달랐습니다. 저는 뭐가 되었든 인천으로 시험을 보자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인천에 지원했습니다. 근데 친구와 함께 김구 카페에 스터디를 구하려고 해도, 초수 두 명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지는지, 스터디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지인들이 대부분 서울을 응시해서, 인천 응시자 스터디를 구하기 위해 친구와 노량진 박문각으로 직접 갔습니다. 학원에서 스터디 못 구하신 선생님들을 위해 현장에서 직접 매칭하는 기회를 제공해주셨습니다. 그래서 학원에서 스터디를 구했습니다. 스터디원 중 한 분이 미리 스터디룸을 예약해두신 상태라서 노량진 스터디룸에서 수업 시연과 면접 스터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스터디의 경우 수업 시연/면접 따로 구하는 분도 있지만, 저희는 하나의 스터디에서 평일 5일 중 3일은 시연, 2일은 면접을 하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인천은 비지도안이라 수업 시연 구상 20분, 시연 20분/ 면접 구상 10분, 면접 10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먼저 수업 시연의 경우 처음부터 20분 안에 구상하고 시연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교과서 내용 숙지도 안 되었을뿐더러(이래서 1차 기간에 그렇게 교과서 읽는 것을 강조하셨나 봅니다.), 조건을 어떻게 충족할지 감이 안 왔습니다. 유튜브 영상 등을 보면서도 “아 이거 그래서 어떻게 하는데 ㅋㅋ” 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래서 수업 시연 교재에 있는 문제를 하나씩 뽑아서 다음 스터디 때 시연하고 피드백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처음 문제를 보며 준비할 때는 하루 종일 걸리기도 했습니다. 준비하면서 “이런 걸 어떻게 20분 만에 생각하고 시연하지?”라는 걱정이 앞섰고, 시연 준비 시간이 길어 교과서 읽는 시간도 부족했습니다. 12월 말쯤이 되자 교재에 있는 문제는 거의 다 해서, 카페에 올려주시는 문제를 가지고 연습했습니다. 1차 발표가 가까워지는 시점에는 문제는 보지 않고 문제에 해당하는 교과서만 읽어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스터디룸에서 20분 구상하고 시연을 바로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20분 초과는 물론이요, 조건 미준수까지 대환장 파티였습니다. 12월에 학원에서 스터디 조마다 한 명씩 시연하고 피드백하는 기회를 주시는데, 저희 스터디에서는 제가 뽑혀서 시연을 준비했습니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스터디원들에게 여러 번 피드백을 받으면서, 25분짜리 시연이 18분까지로 줄어들고 여러 발문도 다듬을 수 있었습니다. 준비하고 김태규 교수님께 피드백 받으면서 추가로 부족한 점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때 느낀 것은 여러 주제를 해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두세 번 보완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천은 면접이 평가원 지역이라서 유형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학원에서 2차 대비 강의로 면접레시피특강을 통해 공부 방향을 알려주셨습니다. 평가원은 교직관, 학생관 등을 설정하고, 기존 평가원 지역 기출문제를 푸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그래서 서로 교직관, 학생관 등을 교재에 따라서 작성하고 공유했습니다. 기출문제는 푸는 것을 연습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연습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고 전날 답변을 준비하고 말하기로 진행했습니다. 이때 갤럭시의 경우 녹음기에 텍스트 변환 기능을 사용하시면 본인이 뭐라고 말했는지 텍스트로 기록되기 때문에 이후 답을 고쳐서 다시 연습할 때 유용합니다. 면접레시피에 많은 주제가 있어서 이것도 공유하면 좋았지만, 저희 스터디는 기출문제를 다루다보니 발표날이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여러 주제 공부는 12월 해도 좋지만 이때 못하셔도 큰 부담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초조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자체 출제 지역은 잘 모르겠네요.). 12월 스터디를 하면서 많은 것을 하지는 못했지만, 연습의 틀은 확고하게 잡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12월 초, 2차 시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저와 비교했을 때는 확실히 성장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② 2차 1월 스터디
12월 29일, 컷 +5점 이상으로 합해서 정말 기뻤습니다. 주변에 연락을 돌리고 12월 스터디원 중에 함께 합격하신 분과 총 2명이서 1월 스터디를 조직했습니다. 인천지역에서 다른 분들을 더 구하고자 했지만 구하지 못했습니다. 1월 스터디는 보다 실전처럼 연습하는 방향을 설정해서 발표 다음날 만나서 스터디 계획을 세웠습니다. 실제와 같은 연습을 하려면 실제와 같은 환경이 필요한데, 칠판이 있는 스터디룸은 노량진 외에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스터디원분과 제가 인천에 거주하고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중학교 3년 때의 은사님께서 알고 지내던 선생님께 연락을 해주셔서 1월부터 중학교 교실을 빌려 일주일간 약 3시간씩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은사님이 사회과 부장 선생님들을 연결시켜주셔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발문에 대한 고민, 수업 같은 수업을 하라고 해주셔서 좀 더 방향성을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학원 교수님들, 중학교 3학년 은사님, 사회과 부장 선생님께서 해주시는 피드백은 모두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한 가지 공통된 것은, 가능한 많은 분에게 피드백을 받고, 특히 부모님께 수업했을 때 이해하시면 합격이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중학교 사용 이후 고등학교 교실도 빌려서 시험 2일 전까지 학교에서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수업 시연은 주제를 서로 골라와서 20분 구상, 20분 시연하는 노력을 해서 점차 부족하긴 해도 20분 내 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었습니다. 면접은 면접 레시피를 참고해서 문제를 만들고 서로 실제 시험처럼 인사하고 답변하도록 연습했습니다. 구영모 교수님이 연습문제 올려주시고 영상을 찍어 보내면 모의로 채점해주시기도 했는데, 이것 또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1월 스터디는 12월 스터디를 기반으로 실전연습하는 기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게을러서 그런지 교과서를 한 번씩이라고 봤어야 했는데, 결국 한 권도 제대로 못 봤습니다. 대신 무모하게 선택과 집중하면서 “최근 한국사, 동아시아사, 역사1, 세계사 나왔으니, 이제 역사2 나오겠다.”라는 망상을 하고 조선 후기 신분제 변화나 홍경래의 난 등만 최종적으로 훑어보고 시험장으로 갔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렇게 무모한 생각하지 마시고 꼭꼭 지금부터 교과서 한 권씩만 읽으면서 내용을 익혀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③ 2차 시험
시험장은 인천고잔고등학교였습니다. 다행히 집 앞에서 시험장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어, 정장을 입고 6시에 나와 7시 30분쯤 시험장에 도착했습니다. 2023학년도 인천은 19명을 뽑았기 때문에, 1차에서 30명이 합격했습니다. 고사장 또한 29 대기실과 30 대기실 두 개로 15명씩 나누어 시험이 진행되었습니다. 처음 대기실에 지정된 좌석에 착석하니 수험번호와 이름이 적힌 종이가 붙어 있어 “오 그냥 이 순서대로 하는 건가?”라는 헛된 희망을 품었습니다. 30 대기실 23번이라서 딱 중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뽑기를 해서 6번째로 시연하게 됐습니다. 대략 7, 8번까지 하고 다음 순번은 식사 후 오후에 진행되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감독관 말로는 마지막 15번째 순번이 4, 5시에 끝난다고 하니, 올해 티오는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오전 순번 뽑으시기를 기도합니다!
순서를 뽑고 뭔가를 본다고 해도 사실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1번이 구상실로 떠나면 2번이 대기 좌석에 앉고, 2번이 출발하면 3번이 대기 좌석에 앉는 식으로 진행되었고 저도 대기 좌석에 앉았다가 구상실로 출발했습니다. 이때 개인 필기구 하나 지참이 가능한데, 삼색 펜도 가능했습니다. 다른 분들이 복기해주셨을 기출문제를 보면 이전 기출문제와 많이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기존 기출문제는 많은 조건이 있어서 시간 내 이것들을 충족시키기 어려웠는데, 이번 기출문제는 오히려 조건이 없었습니다. 크게 제시된 키워드를 활용하여 문답식 수업, 사료 탐구, 학생 질문에 대한 답변만 있었습니다. 구상실에서 문제를 뒤집고 5초 동안 당황했습니다. 주제가 성리학적 이념 확산에 따른 여성 지위 변화가 나와서, “아 이 부분 안 봤는데 ” 했습니다. 심지어 구상실에는 초시계가 없었습니다. 1차와 마찬가지로 시계를 안 가져갔는데, 2차는 큰 초시계가 있어서 시간을 볼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구상실에서 감독관님 혼자 시계 보시면서 “지금부터 시작합니다.”를 외치셔서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들은 혹시 모르니 손목 시게는 필참하시기 바랍니다. 구상을 마치고, 시연실로 이동하니, 40, 50대로 보이는 시험관 다섯 분이 계셨습니다. 왼쪽에는 말로만 들은 큰 전자 초시계가 있었습니다. 저는 시연할 때 하나의 수업이 되도록 전시 확인-학습 목표 확인-본시-정리의 순서를 정했습니다. 문제지에 주어진 부분만 해도 되지만 여러 선생님 피드백을 받으면서 완결성있게 하자는 마음으로 시연했습니다. 수업 내용을 다 말하고 최종 정리까지 다 했는데도, 문제가 조건이 얼마 없어 18분쯤 하고 마쳤습니다. 시연을 마치고 시간이 남으면 시간 측정하시는 분께서 “더 하실 거냐, 마칠 거냐?”라고 물어보셨고, 마치겠다고 하고 인사하며 나왔습니다. 시연 때 조건 준수는 필수지만 그 외 사항은 만나는 분들마다 이야기가 다릅니다. 하지만 공통점은 자신감 있게, 자연스럽게 하면 평균은 가는 것 같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첫날 시연을 보니 사실 면접은 긴장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 빨리 봐버리고 나가고 싶어”라는 마음이 앞섰습니다. 평가원 지역은 구상 시간에 구상형 1~3번을 주고 즉답형의 지문만 제시해줍니다. 면접 때도 구상실에는 시계가 없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평가원 문항이라 기출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어떻게든 다 말하고 나왔습니다. 앞으로 시연과 면접을 보면서 앞에서 채점하시는 분들에게 위축되실 수도 있습니다. 뭔 말도 안 했는데, 종이에 열심히 필기하시는 분도 계시고, 잘못한 것처럼, 째려보는 분도 있었습니다. 1년이 걸렸다는 생각으로 이겨 내시기 바랍니다. 파이팅!
3. 이모저모
1) 인강 수업 듣는 노하우
교육학까지 포함하면 매주 6일 인강 듣는 것이 힘들 겁니다. 직강의 경우 힘들지만, 많이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인강생은 쉽게 긴장이 풀리고 “다시 돌려 들으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집중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강은 시간도 줄일 수 있고, 배속도 가능한 만큼 이를 잘 활용하면 공부 효율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인강은 다시 돌려듣지 않으면서 필기도 할 수 있는 정도는 1.2배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다만, 한국사와 동양사 사료 해석 때는 1배속으로 해야 해석하면서 기억도 잘 남고 필기도 깔끔하게 할 수 있습니다. 초반에는 샤프로 필기하시고 이후 펜으로 정리하면 복습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필기 고치는 데 시간이 점점 많이 소요되는 시점에 가면 볼펜으로 바로 정리하고 나중에 화이트로 살짝살짝 수정해주시면 시간도 줄일 수 있습니다. 학원에서 직강 듣는 분들처럼 인강 듣는 시간을 정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서 수면 시간도 조절할 수 있구요! 때때로 친구와의 약속, 가족 행사 등등 갑작스러운 일정이 생기는 일이 못해도 5번 이상은 있을 겁니다. 이때는 인강을 하루치 3-4개 중 1-2개라도 듣고 나가시는 것이 심적으로도, 시간을 아끼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복습은 나중에 하자”는 생각으로 일단 안 밀리고 들어주세요! 이렇게 계획대로 되면 좋지만, 그래도 하루 이틀 밀리는 분들은 함께 공부하는 친구 혹은 카페에서 사람을 구해서 복습이나 인출 스터디 하기로 약속 잡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서로에게 미안해서라도 그날 그날 인강을 안 밀리로 들을 수 있을 겁니다.
2) 과목별 공부 방법
역사교육론은 시험 당일까지 너무 무섭고, 두렵고, 아무리 생각해도 막막한 과목이었습니다. 역사교육과지만, 대학교에서 역사교육론을 깊게 공부한 경험이 적고 내용 자체도 문장 단위라서 암기나 이해도 쉽지 않았습니다. 개론서만 읽는다면 “그렇구나”라는 내용이지만, 그 내용을 막상 외우고 문제 풀이에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23학년도는 진짜 운 좋게 역교론 문제를 풀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는 저처럼 불안하게 운에 의존하지 않도록 여러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1-2월, 이 글을 읽는 분들은 1-3월 강의를 들으시면서 역교론은 감이 잡히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도 물어보면 모두 그러니, 전혀 불안해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10월달에 누가 역교론 문제 물어보면 대부분 확신하고 푸는 경우는 적을 겁니다. 공부의 경우, 역교론은 교재보다는 개론서를 먼저 정독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모든 공부를 교재 위주로 정리하고 단권화하려고 하다 보니, 배경지식이 있는 한동서와 역교론을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역교론은 단권화도 힘들고, 교재는 외워야 하는 사항을 압축적으로 모아둔 것이니만큼, 예시나 설명이 많은 개론서를 읽으며 이해하시는 게 장기적으로 좋다고 봅니다. 그리고 기출문제집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 어려운 개념들을 기출에서는 짧게 정리해서 제시하기 때문에, 외우기 좋습니다. 10월달에 기출문제+기출문제 해설집+교재+개론서를 각각 펴 놓고 같은 부분을 비교하고 표시해가며 보면 이해가 훨씬 잘 되고 암기도 잘 됐습니다. 10월달에 저걸 시작하니, 시간이 촉박해 결국 학원에서 9-11월달에 강의해주셨던 프린트만 달달 외웠습니다. 10월달에 한 공부방식을 조금 더 일찍 시작했다면 초조함도 적고 안정감 있게 시험 볼 수 있었겠다는 후회가 있습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 해야하는 만큼, 역교론은 구조도 외우기-개론서-기출-교재 순으로 장기적으로 공부하시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김태규 교수님 말을 그냥 따르면 되는 거였기도 합니다..) 역교론, 서양사 기출문제집을 활용하실 때는 문제 옆에 교재나 개론서 페이지를 함께 표시해두시면 나중에 찾기 수월합니다. 기출 문제 옆에 예를들어, ‘교 p12, 이 p12, 1/2-1 p12’로 적어둘 수 있습니다.(교재 12페이지, 역사교육 이해 12페이지, 1-2월 1주차 프린트의 12페이지)
한국사는 체감상 처음에는 양이 적지만 뒤로 갈수록 양적인 압박감이 큽니다. 푸른역사 시리즈도 구입해서 읽었지만 막상 따로 시간을 내지는 못했고, 수업 중에 함께 읽어주시는 부분만 읽었습니다. 교과서도 점점 시간이 없어서 읽지 못하고 제공되는 프린트를 주로 읽었습니다. 공부하면서, 선생님을 위한 한국사 교재에 많은 내용이 있어서 새로 무엇인가 적으려고 해도 이미 한 곳에 정리되어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말하면 선생님을 위한 한국사만 달달 외우면서 수업 필기 함께 보면 한국사 부분은 걱정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양사를 저는 수능에서 세계사와 동아시아사를 응시해서 기본 배경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용 흐름을 따라가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문장으로 답을 쓰기 위해서는 서양사 개론이나 서양사 강좌를 교재와 함께 보는 게 필요했습니다. 교재가 여러 개론서를 하나로 합친 것이라 암기할 때는 교재로 암기했지만, 개론서를 읽고 교재를 보면 문장으로 이어서 외우는 연습이 한층 수월하게 됐습니다. 동양사는 생각보다 내용 부담이 적고, 신해혁명 이후 중국 현대 부분이 아니라면 공부하기 좋았습니다. 개론서 중 동양사개론은 점점 안 보고 한국인을 위한 중국사를 교재와 함께 보면서 외울만한 부분을 교재에 정리했습니다. 만약 사전 지식이 없으신 분의 경우 개론서나 수능 인강을 함께 보시면 인강 내용을 따라가는 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3) 슬럼프 극복 과정
공부하시면서 많은 분들이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함과 답답함을 느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친구들과 만나는 것도 참고 스탠드 조명 아래서 매일 고생하시는 선생님들께 먼저 응원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최소 약 1년 간 장거리 레이스를 달리는 과정에서 매번 지치실 겁니다. 작년 강의를 들을 때 김태규 교수님은 1년에 10일 정도 본인이 따로 쉴 수 있는 날을 두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공부가 너무 안 될 때 가끔 놀러가거나 하루 더 쉬는 등 본인에게 충전의 시간을 주는 방법을 취할 수 있습니다. 한편, 저 같은 경우 스스로에 대한 당위성 엄격한 편입니다. 그래서 무리한 계획을 세워두고 이를 못 지킨 것을 자책하고 스트레스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때문에, 초반 시행착오를 겪으며 유동적으로 계획을 수정하는 노력을 하신다면 저처럼 스트레스받는 일을 줄 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의지가 약해지는 시기가 7, 8월 시기와 10월 같습니다. 7, 8월은 길게 달려온 것 같으면서도 아직 100일 이상 남은 시험 기간에 대한 답답함이 밀려왔고, 10월은 한 달 남짓한 시험 기간 내에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후회와 두려움이 느껴졌습니다. 슬럼프기마다 책상에 앉기 싫어 10시까지 잠만 자기도 하고, 늦게 일어나서 하루 일정이 밀리는 것을 자책하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심란함을 주변 사람들에게 온전히 말하기도 그렇고 혼자 끙끙 앓고 지나가야만 했습니다. 주변에 함께 공부하는 친구가 있다면 이럴 때일수록 사람 만나고 기분전환 하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일주일 중 하루 쉬는 날로 정했다면, 쉬는 날을 당겨와서 아예 놀아버리며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쉬는 게 아니라 2보 전진을 위한 잠시 충전하는, 본인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시고 마음 편히 가지시기 바랍니다. 혹은 한밤이나 아침 일찍 공원 산책하면서 멍때리면 기분이 상쾌해지니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본인에게 한 주 한 주 공부를 마칠 때마다 본인에게 상을 주면 심적으로 위로됩니다. 한 창 자취할 때는 도서관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토요일 밤 11시였는데, 한 주 공부를 마치는 차원에서 새벽에 치킨과 떡볶이, 맥주 사서 먹었습니다. 이런 보상을 생각하면서 공부하면 동기부여도 되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4) 드리고 싶은 말
저는 임용고시를 처음 준비했지만, 과분하게도 초수에 합격했습니다. 물론 기분이 날아갈 듯이 좋았고 앞으로 교사 생활에 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저보다 훨씬 노력하신 분들도 많고 당연히 저보다 능력이 출중하신 분들이 많은데 제가 합격한 것이 죄송하기도 했습니다. 임용고시에 응시하는 많은 선생님들의 노력의 양을 서로 비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제가 합격한 것은 운 말고는 따로 설명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읽으신 분 중 혹 재수하신 선생님이 계신다면 올해는 꼭 합격하실 수 있을 거라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꼭 내년 동료 선생님으로서 현장에서 뵈면 좋겠습니다. 아니, 꼭 뵐 겁니다. 그러니 힘내기 바랍니다.
초수생 분들의 경우 아직 시험 제도 자체도 낯설고 여기에서 오는 공포감이나 막연함이 클 것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초조하고, 본인이 하고 있는 방식에 의문도 생길 겁니다. 항상 “이게 맞나, 나 올해 처음인데 붙을 수 있을까? 못 붙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휩싸이기도 할 겁니다. 그러나 저처럼 임용 2차 방식을 전혀 몰랐거나, 1, 2차 시험 모두 시계도 안 가져간 저도 합격했으니 여러분들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습니다. 지금 선생님들의 올해 임용 공부를 마라톤으로 비유한다면 전체 거리 중 초반 1/4을 막 도착해갈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반 열심히 달려도 중간에 선다면 완주할 수 없듯이, 안 서고 걷기라도 한다면 완주할 수 있는 경기입니다. 마라톤 어느 구간에서 누가 뛰고 누가 걷고는 개인 페이스에 따라서 다 다른 만큼, 옆 사람 뛴다고 해서 본인이 뛸 필요는 없으며, 남들 다 걸을 때 본인이 뛰는 것이 유별난 것이 아닙니다. 1-3월 기본 이론반을 수강하면서 내용 기억 안 나도 괜찮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걷고 있고 임용이라는 힘든 레이스에 참여한다는 굳은 결심을 해내신 분들입니다.
하반기나 분기마다 모의고사를 보게 될 겁니다.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차원인데, 모의고사 점수에 의미부여 안 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모의고사 볼 때 항상 중위권 정도만 나왔습니다. 시험 난이도에 따라 평균에서 왔다 갔다 했지만 이게 실제 시험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니, 시간 내에 생각해서 풀어보는 연습이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이 말은 김태규 교수님과 구영모 교수님 두 분이 모두 계속 말씀해주실 겁니다. 대신 모의고사는 해설 강의 듣고 꼭 교재나 개론서에 표시해두시면 좋겠습니다. 모의고사를 어떤 식으로 출제하시는지 살펴볼 수 있고, 틀렸다면 본인이 그 부분을 왜 소홀하게 했는지 곱씹어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많이 틀리면 스스로 화나고 의욕도 떨어지지만, 실제 시험 전에 미리 발견 한 것이 저는 더 좋았습니다. 추가로, 모의고사를 볼 때는 교육학과 전공 모두 a4가 아닌 실제 시험지 크기로 인쇄해서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직강의 경우 그렇게 프린트되는 것으로 알 있는데, 인강생 분들은 쉽지 않습니다. 저도 a4 크기의 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막상 시험 현장에 가보니 답안지 칸 크기가 달라, 교육학의 경우 a4에 1.3페이지 분량 나오던 글이 1페이지에 다 써졌습니다. 이런 것 때문에 당황하실 수 있으니 가능하면 연습할 때 실전처럼 하시기 바랍니다.
인천은 올해 19명이 합격했고 2월 16일에 발령까지 났습니다. 기존 정보로는 섬 발령 대기자 1명이 있어 올해 섬 갈 걱정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발령이 난 것을 보니, 19명 중에 세 분이 배를 타고 가는 섬에 발령 나셨습니다. 그리고 신규 교원 연수 중 섬 발령은 성적순이라고 하셔서, 순위 발표가 없는 인천은 누가 섬에 몇 명이나 갈지 모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인천을 지원하실 때는 이를 참고하여 지원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점점 날씨가 따뜻해지고 3월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환절기에 건강 관리 신경 써 주시고 하루하루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내년에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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