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수어로 배워봅니다.
먼저 아기돼지 삼형제의 이야기에 필요한 어휘들을 한국어로 고르면
주희 선생님이 한단어 한단어 수어로 보여줍니다.
수어는 손동작을 가장 많이 신경써야할 것 같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더 많아요.
수형(손의 모양)이 틀려도 의미는 잘 전달되는데, 비수지(표정)나 공간사용이 틀리면 대화가 안되는 것이 수어지요.
그래서 단어 하나하나를 다 배우고 기억해도,
그 단어를 어떻게 조합하고 어느 공간에 배치하는지를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이야기를 만드는 시간을 먼저 가집니다.
수어문법을 전혀 모르는데... 수어 단어만 배워서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 수 있나요?
맞아요. 그래서 농인이 사용하는 수어를 많이 보고, 농인과 대화하면서
수어문법을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는 방법이 중요하다고 여러번 강조를 합니다.
수어문법은 아직 글로 정리된 바도 없고, 사실 글로 정리할 수 없는 시각언어의 특성이 있기때문에,
우리가 공부하듯 직접 수어를 사용하고, 농인과 관계를 맺으며 농문화 안에서 배우는 수어가 참 살아있을 수 있어요.
엉터리라도 일단 직접 수어로 이야기를 해본 후에
주희 선생님의 수어 이야기를 보면 그때 더
'아! 저렇게 표현하는 거구나' '아! 내가 아까 했던건 수지한국어였구나' 알아지게 됩니다.
첫째 돼지, 둘째 돼지, 셋째 돼지.
를 낱말 그대로 수어로 나열해주지 않고 형제를 소개하는 손모양에 첫째 까닥, 둘째 까닥, 셋째 까닥으로 대신할 수 있었고.
지푸라기로 집을 지어요.
나뭇가지로 집을 지어요.
벽돌로 집을 지어요.
우리말에는 '집을 지어요'가 반복되지만 수어는 어떠한 재료로 집이 만들어지는지 '집'과 '짓다'의 수어가 다 다르게 표현된다는 것을 알았죠.
세 마리의 돼지와 한마리 늑대 이야기를 하려면
공간을 넷으로 나눠주어야 하고,
각자 다른 형제 집으로 도망가서 숨을 떄도 이 공간성을 그대로 활용한다는 점을 기억하며 수어 이야기해보았어요.
모두 자연스럽게 공간을 나누고 돼지 삼형제의 성격에 맞는 표정들을 짓는 것을 보면서
수어를 배우기에 충분한 재능들을 가졌구나~ 뿌듯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한달에 한번 만나는 소보사와의 만남.
이번달에는 하늘이 너무너무 이뻤던 날. 너른숲에서 만났어요.
모둠을 나누어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다시 농인 형,누나에게 배우고 모둠별로 발표도 해보았어요.
물론 소보사의 아기돼지 삼형제도 보았고요.
하고 싶은 놀이도 참 많았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아쉬운 마음이었지요.
아기돼지 삼형제 수어이야기 수업을 마무리는 모둠별 역할극이었는데,
다들 어머어마한 반전 이야기를 창작해서 보여주었답니다.
착한 늑대 건축자와 욕심많은 돼지 삼형제.
우리가 알고 있던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가 사실 욕심쟁이 돼지 삼형제의 음모였다니!!!!
재미있고 기발한. 때로는 섬뜩한.
이야기 수어 배움. 잘 마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