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가보고 싶었지만, 그땐 지방에 있어서 못가다가 이번 기회에 꼭 가봐야 할것 같아 다녀왔습니다.
인터파크에서 1월 초에 예매했는데도 1층은 남은 자리가 거의 없더군요.
어쩔수 없이 2층 A석을 예매했습니다. WWE를 좋아라 하는 그녀와 함께 갔습니다.
가져간 카메라가 그다지 좋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만, 그래도 없는것보다는 나았습니다. 다음에는 꼭 좋은 카메라를 가져가야겠네요.
보니까 설레더군요.
7시 시작이었는데 시간도 남고해서 조금 일찍 갔더랬습니다.
입구에서는 나레이터 모델들을 동원해서 XTM에서 이벤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프 하디, 츄플 에이치와 션 마이클스의 사진을 세워두고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주는 이벤트였습니다. 몇몇 관객들은 제대로 포즈까지 취해주시며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해주셨네요.
입장 직전에 찍은 사진인데, 보시다시피 잘 나오게 찍은 사진이 아닙니다. 제가 정말 놀랬던건, 오늘 보러 온 관중들의 천차만별적인 성별, 나이였습니다. 손자와 손을 꼭 잡고 오신 할머니 분들이 왜이렇게 많으셨는지요. 더더군다나, 이분들 그냥 오신게 아니더랩니다. 놀랍게도 "오늘 트리플 에이치 나온다면서?"라고 손자와 대화를 나누시더랩니다. 아이들도 많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어머님들, 아버님들도 많이 오셨습니다. 외려 제 또래의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더군요. 대부분 가족단위여서 매우 보기 좋았습니다. 기념품 매장에서 디엑스의 티를 살지, 하디즈의 티를 살지 고민하시는 두아이의 아버지를 옆에서 보니, 뭔가 가슴속이 따뜻해졌었습니다.
6시가 조금 넘어서 입장한 뒤, 7시에 쇼가 시작되었습니다. Raw의 GM인 윌리엄 리갈이 경기복을 입고 나오더군요. 최근 릭 플레어와의 대립으로 다시 경기를 한적이 있었죠. 리갈은 오늘의 주요 경기들의 매치업을 알려주었습니다. 웃긴건, 릭 플레어의 Career Threatening Match의 상대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레슬러인 "Me - 자기"와 한다고 하더군요. 물론 엄청난 야유를 받으셨음. 아쉬운건, 츄플 에이치 형님께서 Emergency한 이유로 어쩔수 없이 불참하시고 대신! Y2J님께서 대신! 오셨다는 낭보를 전해주고 내려가십니다.
첫 경기는 제프 하디와 칼리토의 인터컨티넨탈 챔피언십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쇼 오프너 - 쇼를 시작하는 선수 - 로써 제프만한 선수도 드물거라 생각합니다. 최근 더욱 급상승한 인기를 반영하듯 열광적인 환호를 받으며 등장한 제프는 티븨에서 본것과 똑같이 입장 세레모니를 합니다. 그야말로 처음 가본 저로써는 소름이 다 돋았네요.
하지만, 보시다시피 사진의 상태가 최악이었고, 경기에 집중하다보니 이후 거의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두번째 경기는, 놀랍게도 예전 워리어의 음악을 새로 연주한 타이탄트론을 가진 날렵한 사나이, 브라이언 켄드릭이 등장했습니다. 상대는 스니츠키였구요. 요즘 러에서 켄드릭의 역할이 거의 동네북이다보니 일방적으로 당했지만 여전히 놀라운 움직임들을 보여줬었습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사람들의 반응이 그다지 좋진 못했네요.
세번째 경기는 CH 스미스라는, 방송경기에는 자주 안나오는 선수와 찰리 하스와의 마스크 매치(?) 였습니다. 역시 그냥 관객들을 즐겁게 해준 경기.
세번째 경기까지 보는 도중 두번정도, 1층 VIP석의 본부석쪽에서 외국인으로 보이는 누군가가 산발적으로 "케네디이이이~"를 외쳐 모두를 즐겁게 했습니다. 저도 따라 웃었지만, 설마....
네번째 경기의 선수를 소개하는 순간, 장내에 케네디이이이가 울려퍼졌습니다. 믿기 어려울정도의 환호. 과연 미스터 케네디의 현재 역할이 더티 레슬러 기믹이 맞나 싶을정도로 굉장한 환호가 울려퍼졌습니다. 저도 설마 케네디가 올줄은 예상치 못했기에 - 사실은 최근까지 스맥에 있어서 지금도 스맥인줄 착각... 생각해보니 다음 노웨이 아웃에서 릭 플레어와 붙기로 되어 있죠 - 급 반가웠습니다. 케네디의 입장 후 전매특허인 자기 소개를 하기 위해 멋지게 하늘로 손을 올립니다...만, 잠실 실내체육관에는 공중에 매달린 마이크가 없었나 봅니다. 케네디 한참 기다리다 안오자 열받은듯 하늘을 보며 뭐라고 하고는 뒤에 있는 장내 아나운서에게 뭐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다시 마이크 잡는 포즈를 취하자, 뒤에서 아나운서가 뛰어와 손에 꼭 쥐어줍니다. 정말 재미있었던 장면인데, 웃느라 그만 사진을 찍지 못했네요.
아, 그리고 케네디의 상대는 그리운 발 비니스였습니다. 발 비니스도 대체적으로 악역을 전담했었는데, 너무 오랜만에 나와서 반가웠기도 했고 케네디의 상대역할이라 상대적으로 환호를 매우 많이 받았습니다. 발 비니스도 좋았는지 수건을 풀어서 앞의 관객 목에 직접 걸어주고 포옹도 해주더군요.
다섯번째 경기는 WWE 택팀 챔피언쉽. 트레버 머독과 랜스 케이드의 등장, 전형적인 야유세례, 그리고 현 택팀 챔피언인 하드코어 할리와 코디 로즈 - 레전드 더스티 로즈의 아들이죠 - 가 등장했습니다. 전체적으로 티븨처럼 흘러갔으며 대신 마지막에 할리는 머독에게 앨러배마 슬램을 준비하고는 한 5바퀴정도 막 돈뒤에 내려치더군요.
5경기까지 하고 10분간 휴식,
그리고 이벤트에 간만에 등장한 디바 캔디스 미쉘이 티셔츠를 던져 나눠주었습니다 - 지난 월요일 Raw에 캔디스 곧 복귀한다고 나오더군요 - 그리고는, 마지막에는 자신이 입고있던 티셔츠를 벗어서 던져주었습니다. 아주 그냥 앞자리는 난리법석...
그 다음은 미키 제임스와 베스 피닉스의 위민스 타이틀 매치, 언제나 베스의 상대인 미키가 불쌍한 그런 경기.....
겨우 이사진을 찍을수 있을 정신이 되어서, 촬영을 한것중 겨우 건진 사진. 살아있는 레전드 릭 플레어와 윌리엄 리갈의 경기였습니다. 물론 릭은 은퇴하지 않았구요 ^^; 네이쳐 보이의 등장 직전부터 장내는 "Wooooooooooooo!"의 연속이었습니다. 그의 춉이 작렬할때는 여지없이 관객들이 Woooooooooo!로 호응해주었구요. 다시 또 볼수 있을지 모를 레전드의 경기라 꼭 사진을 찍어두고 싶었습니다.
대망의 메인이벤트. 이미 리갈에게 들어서 알고는 있엇지만, 그전까지 사실 저는 이번 투어에서 HBK를 볼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었습니다. 투어 예고편에 HBK의 이름은 없었기 때문이지요. 투어가 계획되어 광고가 이미 나왔던 순간에도 션 마이클스는 부상으로 쉬고 있던 때였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는 오늘 와주었었죠. 거기에 츄플 에이치의 대타로 나온 Y2J와의 태그팀.... 쉽게 보기 어려운 팀에 상대도 쉽게 맺어지기 어려운 우마가와 랜디 오튼이었습니다.
제일 먼저 등장한 것이 Y2J, 제프하디와 맞먹는 수준의 환호를 받으며 등장합니다. 그야말로 오늘 온 슈퍼스타중에서 가히 최고의 매너를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어서 션 마이클스의 "Sexy Boy"가 울려퍼지는 순간 결국 저는 일어서버렸구요. 오늘 받은 환호중에서 HBK에게 보내진 환호가 아마 가장 컸을것입니다. 이어서 등장한 우마가가 매우 불쌍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우마가를 매우 좋아하는지라 계속 박수를 보냈습니다. 우마가만큼 테크닉이 좋은 빅맨도 잘 없을뿐더러 언제나 악역을 묵묵히 맡아주는 모습에 배어있는 희생정신이랄까 그런 모습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오튼의 등장, 오튼 역시 기믹과 무관하게 정말 큰 환호를 받았습니다. 특히나 젊은 여성팬들의 환호가 대단했죠.
(같이 간 친구도 오튼때문에 가서인지 오튼 사진은 무지막지하게 찍었습니다)
마지막 경기에서 결국 오튼은 션 마이클스에게 RKO를 시도하다가 반격당해서 로프 반동 후 스윗 친 뮤직을 맞고 뻗어버렸습니다. WWE측에서야 각본에 충실하려고 이런 경기를 준비했겠지만, 개인적으로 오튼은 따로 싱글 매치에 내보내 이기게 했으면 더 좋았을듯 합니다. 인기도 대단했고 뭔가 챔피언인데 대우는 해줬어야 하는게 아닌가 합니다. 스윗 친 뮤직을 맞고 황급히 경기장을 나가는 모습이 어찌나 안쓰럽던지.....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HBK는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며 먼저 퇴장했습니다. 그런데 제리코는 계속 남아있더니 관중석으로 뛰어들어서는 그 옆의 조명탑에 기어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조명탑 중간에서 관중들의 환호에 답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나가는 길에 있는 모든 관객들에게 일일이 손을 잡아주고 심지어 등장하는 입구 좌우측 멀리까지 나와서 포옹까지 해주었습니다. 역시 관중석에 들어가주었던 제프 하디와 더불어 가장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티켓 가격이 결코 싸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거의 5일을 굶어야 할 판이었습니다), 투자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받았습니다. 다음에는 더욱 분발해서 꼭 VIP석을 노려보고 싶어졌습니다. 비록 열흘을 굶는 한이 있더라도 꼭 앞자리로 내려가보고 싶어졌습니다. 내년에 꼭 다시 왔으면 좋겠네요. 더불어 스맥다운 팀이 와주기를....... 테이커의 등장신을 꼭 직접 보고 싶어졌습니다.
혹시 가보셨던 다른 분들 계시면 꼭 좋은 사진과 동영상 있으시면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기념으로 하디즈의 티셔츠를 사왔는데, 입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되네요. (닳을라......)
첫댓글 와~ 부럽습니다. 언제 꼭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요즘은 레슬링 보기도 힘들어져서...
삼치형은 매형의 상으로 인해서 참석 못했다고 하는데...일본으로 바로 날라갔다고 하더군요... 한국은 쏙 빼먹은 삼치형... 존시나도 마찬가지...
엄허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존 시나도 최근 복귀라 아마도 못올거라 예상했었습니다.
사진보니까 예전에 WWE 우리나라에 처음 투어왔을때 생각나네요..Far East Tour....그때 진짜 재밌었는데 ㅎㅎ 이번에 제리코 온다고 해서 가고 싶었는데 자금의 압박땜에 못갔는데....아쉽네요.....
완전 부럽다.. ㅠ
저도 몇년전에 갔던 기억이 나네요~ 아마 2002 월드컵 전후 였던걸로 기억하는데 타지리 경기하는데 '대~~한민국 ! 짝짝짝짝짝!'이 울려퍼졌지요 ㅋㅋㅋㅋㅋㅋ(정말로 크게!) 몇년전일이라 타지리와 스테이시 키블러의 모습만 제 머리속에 저장되어 있네요 ^^;
아, 기억을 더듬어보니 대한민국이 아니라 저 응원구호를 응용한 '타~지리 썩! 짝짝짝짝짝' 이였던거 같네요 ㅎㅎㅎㅎㅎ 사람들 모두 하나되어 구호를 외치고 타지리는 오버 좀 가미해주면서 당황스럽다는 제스츄어를 했던것도 재밌었고 ㅎㅎ 그 이후로는 가격, 그리고 주위에 WWE팬들이 없어서 못갔던거 같네요.
랜디오튼 쩐다 ..
케네디 나올 때 환호가 대단했나보군요 ㅎㅎ
'WWE를 좋아라 하는 그녀와 함께 갔습니다.' -> 전혀 필요없는 문장이잖아.-_-
zzzzzzzzzzzzzzzzzzzzzzzzzzzz
중요한 문장이에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