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숙은 고양이에 대한 시를 자주 선보여 왔다. 이 시는 “창밖엔 북풍이 윙윙거리”는 겨울 밤, 시인이 ‘보꼬’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와 난롯가에 엎드려 죽은 고양이를 추억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시인과 시인의 가족인 고양이와, 둘 모두의 친구였던 죽은 고양이가 난롯가에 모여 그들이 함께 했던 시간을 이야기하는 이 밤의 장면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이 밤도 가겠지/ 이 밤도 그립겠지”라는 마지막 구절은 지나간 것들을 그리움으로 물들이는 후렴구처럼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