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반 반창회> 4반 애들 모였었다. 반창회.

[장철훈]

4반 반창회가 지난 7일 저녁에 선릉 앞에 있는 신촌 설렁탕 집에서 열렸다.  선릉 소나무 밭에서 불어오는 상큼한 가을 저녁 바람 속에서 그립고 정답고 격의 없는 고띵동창들이 한 무리 모여 저녁을 함께하며 시끌벅쩍 해 댔지.

새로 반장을 맡은 동훈이가 거의 전화통에 매달려 살다시피 하며 4반 출신들 모두에게 최소한 한번 이상의 전화를 해 대며 독려하여 비교적 많은 인원이 참석하였다. 동훈이가 다시 한번 4반 반창회를 부활 시키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잡은 모양이다. Renaissance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앉은 순서로 호명해 보면 이덕희, 박응복, 이종복, 이영호, 이동훈, 김종승, 박인환, 유송룡, 유병호, 함용식, 정병무, 장철훈, 12명이나 모였다. 게다가 반장님 사모님, 병무와 종복이의 Better Halves도 참석하여 총 열다섯 분이 모여 들었으니 선릉 근처가 조용할 리가 없었지.

덕희는 Original 반장이다. 학교 다닐 때 반장 이었지. 덕희는 아직도 현역으로 사업이 활발히 돌아 간다고 한다. ㈜통큰화장품대표로 직원도 수 십 명이나 되고 일은 항상 산더미처럼 밀려오고.  덕희야 부럽다. 그래서인지 풍채도 더욱 튼실해지고 보기가 좋더라. 이럴 줄 알았더라면 나도 학교 다닐 때 반장을 할 걸.

응복이는 항상 단정하고 가지런한 차림새이다. 큰 은행에 오랫동안 근무하여 매너 깨끗하고 사회 저변 현상에 대해 깊고 광범위 하게 아는 것이 참으로 많다. 은행에 관한 일이라면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둘 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이지. 응복아, 우리에게 언제 한번 은행의 속 깊은 생리에 대해 강의를 해 주실려우?

종복이는 요즈음도 대학 강단에서 강의를 하고 있지. 훌륭혀.  의지의 한국인, 대한민국 경찰사의 살아있는 전설, 성동고등학교 16기에 동창회장을 두 번 역임하는 최초의 인물, 그리고 지금도 요번 가을 소풍을 위해 이리 저리 구석구석 알아 보느라고 바쁜 모습. 아, 아름다워라--- 이런 친구를 둔 우리는 행복. 종복 때문에 행복.

영호. 내가 반창회나 동창회에 나가서 영호를 못 보고 온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영호는 모든 동창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멋 진 사나이다. 정유회사에 근무하며 책을 꽤나 읽어 댓는 모양이야. 역사, 과학, 야담 등 재미 있는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지. 우리가 학교 졸업할 즈음 정유회사 급료가 가장 높았지. 선망의 직장이었지. 그래서 인지 삶에 여유가 좌악 흐른다. 근데 그 선녀님처럼 아름다운 사모님은 이번에 안 모시고 나왔네.  안부 좀 전해 주슈.

동훈이는 타고 난 반장이다. Renaissance 시대를 열 것에 대해 추호의 의심도 없다. 요즈음은 야헌이라는 호를 좀 뜸하게 쓰시는 모양. 타고 날 때부터 사람 좋아하는 기질을 자기고 태어나서 은근슬적 깊게 사귀며 사는 친구가 많지. 친구 중매도 서주고 등등하여 뒷 애기가 풍부하다. 이러한 일에 사모님도 한 몫을 하는 편이니----

자, 식탁을 건너가서---

종승이, 최근에 교통사고를 경험했지. 터널을 빠져 나와서 차가 몇 바퀴 회전 했다며?  야, 큰 일 날 번 했다. 함께 그 차에 탄 우리 16기 동창 이름은 여기에 안 밝히기로 한다. 그리고 뭐, 족저막염이라는 핑계로 다른 모임에 보였다 안 보였다 한다며. 그 병은 자꾸 걷고 돌아 다녀야 해. 물론 이는 전문가의 처방이 아니니 단지 참고하도록 ---  그래 언제 다시 맥주한잔 하자. 각오해 새벽 두 시는 돼야 집에 갈 수 있어.

인환이, 사람 좋은 인환이는 항상 웃는 얼굴이다. 반장 업무를 동훈이에게 넘겨 주고도 계속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에 우리 모두가 감탄하고 있다. 여러 사람들 상대로 일하다 보면 가슴에 응어리가 남는 수도 종종 있는 데 인환이는 이러한 점에서 전혀 내색을 아니하고 웃으며, 웃으며, 또 웃으며 일을 처리해 왔지. 인환아,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어. 존경.

송룡이. 반창회에 비교적 오랫 만에 나왔지. 야헌, 동훈의 전화등살에 안 나올 수 있남. 반갑더라. ㈜빅벤 인터내셔날대표로 사업을 잘 하셨다는 소문은 듣고 있었지. 태능근처 공룡동에 살고 있으니 그 근처는 젊은이들이 많이 스쳐 지나가는 곳이지. 육사, 서울여대에 삼육대학. 좋은 곳에서 사시는 거여. 한 때는 젊음을 뿌리고 다니느라 바뻣는데 이제는 젊음의 기라도 좀 받아야 되는 신세가 되었네. 그 동네 젊은 기를 듬뿍 받아다 우리에게 좀 뿌려 줘어---

병호야 미안하다. 박근혜하고 나하고 잘 알고 있지. 병호가 잘 알고 있다고 뭐 받은 거 있냐고 묻을 때 좀 직설적으로 말 한 것같아. “박근혜가 출세한 거 맞냐?”라고 되 물은 것 말이야. 출세라는 정의가 무엇인지 참으로 어려운 이야기를 너무 짧게 말 한 것 같다. 이 세상 여자들에게 다시 태어나서 하루도 다르지 아니하게 일생을 박근혜처럼 똑같이 살고 싶냐고 물었을 때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긍정적으로 답을 할 가?  옆에 있던 병무가 친구들 만나 정치이야기 종교 이야기 하지 말라고 했지. 그의 충고를 따르자. 이렇게 살짝 또 피해가네---

용식이, 용식이는 세월이 뒤로 가냐? 뭐 좋은 거 혼자 먹는 거 아녀? 아니 어찌 된 일인지 만날 때 마다 더 젊어 지냐구? 그 비결을 공개 해 봐. 성남으로 이사가드니 계속 젊어져. 혈색이 훤해지고 마음이 너그러워 보인다 이 말이다. 반장을 역임한 죄?로 여학생들 잘 보살피고 넉넉한 너의 모습에 사람 사는 방법을 다시 한번 고찰 해 볼 필요성을 느끼네. 용식이 말씀처럼 건강이 제일이지.

병무야, 그래도 그렇지 네가 나보다 훨씬 더 잘 나가고 있잖여. 그러니 이럴 때 친구들에게 인심을 파아악 얻어 둬야 돼. 모든 일에 때가 있는 법이다. 인심을 얻어야 할 때 그를 실행에 소홀이 하면 때 지나간 후에 후회한다 이거지. 그러니 인심을 얻어 둘 방법을 내가 소상히 말해 드릴 터이니 인심을 얻도록. 간단명료하다. 돈을 팍팍 쓰는 것이여. 특히 나를 만나거든 현금으로 팍팍 내 주머니에 쑤셔 넣어 주길 바란다. 그래 봤자 다시 다 되 돌아가더라, 이자까지 붙어서---

철훈이가 친구들에게--

你好，同学们！我学习汉语一年半了。学习汉语很有意思。学习是学习。有时候有点儿难，有时候容易。可是学习汉语的时候，我可以见很多年轻的女人的面。这也很高兴。我们班有三十个多学生。 其中大概二十三，四学生是女的。她们大概四十多岁和很漂亮。 如果你们希望有机会跟年轻的女人过时间，你们开始学习汉语。哈哈哈。

해외여행 등 사정상 함께 자리를 하지 못한 친구들이 있고 또는 다음 번에는 꼭 나오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한 친구들이 여럿이나 된다.

모임 후 친구들과 한 무리가 되어 강남 선릉 밤 거리를 왁자지껄 걸어 가며 그 날 저녁의 그 거리의 한 풍경을 우리들은 만들고 있었다. 이렇게 한 시대를 한 순간 순간을 수 놓다가 시라 지는 것이 삶일 수 도 있겠지. 아쉬움을 남기지 아니하며 살아가야 할 터인데---, 남은 시간 만 이라도. 

4반 반창회는 이렇게 진행 되었습니다.

[송관순]

<철훈이가 쓴 글 번역하면>
동문 여러분, 안녕~.
내가 중국어 공부한지도 어언 1년하고도 반년이 되었다네.
중국어 공부는 엄청 재미가 있다네~.
그래도 공부는 공부라 좀 어려울 때도 있고 쉬울 때도 있다네.
헌데 중국어 공부를 할 때 여러 젊은 여인네들을 볼 수가 있어서 이게 여간 즐거운 게 아니라네. ㅎㅎㅎ
우리 반에 30여명 학생이 있는데 그 중 대략 23~24명 정도가 여학생이고 그네들이 대개 40여세이며 아주 예쁘지롱.
만일 여러 친구들 중에 젊은 여인네들이랑 시간을 갖고 싶거들랑 중국어 공부를 시작해보라우~~~ 하하하
(1년반 중국어 공부한 사람치고는 중국어 작문실력이 非常非常 好~)

[장철훈]

你好관순, 您的翻译很正确了。我觉得你也学习汉语呢。你是多长时间学习汉语的？ 近来在韩国学习汉语很流行。 有机会我想用汉语跟你聊天儿。你也厉害。真棒极了。再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