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 등록 후 사용하지 않으면 등록이 취소될 수도 있다?

[행정사]

오늘 아침 의뢰인으로부터, “변호사님, 저희 회사의 등록상표를 3년 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등록을 취소한다고 합니다. 이럴 수도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 의뢰인의 회사는 수 년 전에 상표 출원하여 등록을 받은 다음 실제로는 그 상표를 다소 변형하여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상표 등록을 해놓고 실제 사용하지 않는 상표를 이른바 ‘저장상표’라고 하는데, 「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3호에 따르면, 상표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특허청에 등록된 상표라 할지라도 3년 이내의 기간 동안 사용하지 않은 경우 누구나 등록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상표권자가 그 사용을 증명하지 못하면 해당 상표의 등록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특허심판원에 따르면, 2015년 1,903건이던 등록상표에 대한 취소심판청구가 2016년 2,122건, 2017년에는 2,124건, 2018년 2,523건, 2019년 2,574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장상표에 대한 등록취소가 증가하는 이유는 특허청이 타인의 상표선택권과 영업활동을 제한하는 저장상표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2016년 9월 1일 시행된 개정 「상표법」에서 기존에는 이해관계인만이 청구할 수 있도록 제한했던 취소심판을 누구나 청구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럼 등록상표가 저장상표로 판단되어 등록이 취소되는 구체적인 유형을 살펴보면,

첫 번째, 상표권자가 해당 상표를 3년 이내에 사용하였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 
두 번째, 등록상표를 과도하게 변경해 사용한 경우,
세 번째, 등록상표를 사용하기로 지정한 상품이 아닌 다른 상품에 사용한 경우, 예를 들면 ‘신발’을 지정상품으로 하여 등록받은 상표를 ‘의류’ 등과 같이 ‘신발’이 아닌 상품에 사용한 경우 입니다. 

특히 두 번째 경우가 주로 문제되는데, 이하에서 실제 사례를 예로 들어 세분화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유형1] 등록상표에 다른 문자나 도형 부분이 결합하여 상표로 사용한 경우 (특허법원 2018허3147 판결)[유형1] 등록상표에 다른 문자나 도형 부분이 결합하여 상표로 사용한 경우(특허법원 2018허3147 판결)

등록상표	실사용 상표

[유형2] 영문자와 도형이 결합된 등록상표에서 영문자만 사용한 경우 (특허법원 2015허79 판결)[유형2] 영문자와 도형이 결합된 등록상표에서 영문자만 사용한 경우(특허법원 2015허79 판결)

등록상표	실사용 상표

[유형3] 상단에 영문자, 하단에 그 한글음역이 결합된 등록상표에서 영문자만 사용한 경우 (대법원 2012후2463 판결)[유형3] 상단에 영문자, 하단에 그 한글음역이 결합된 등록상표에서 영문자만 사용한 경우(대법원 2012후2463 판결)

등록상표	실사용 상표

불사용을 이유로 한 상표등록취소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보았을 때, ‘등록상표를 사용’한다고 함은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사용한 경우를 말하고 유사상표를 사용한 경우는 포함되지 아니하는데, 여기서 ‘동일한 상표’에는 등록상표 그 자체뿐만 아니라 거래통념상 등록상표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형태의 상표도 포함됩니다.

그렇다면 상기한 [유형1] 내지 [유형3]에서 어느 것이 등록상표의 사용에 해당하고 어느 것은 등록상표의 사용에 해당하지 않을까요? 어느 것의 등록을 취소하고 어느 것의 등록을 유지해야 할까요?

우리 법원은 [유형1]과 [유형3]은 등록상표가 상표로서의 동일성과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어 등록상표의 사용이라고 하였고, [유형2]는 상표의 중요한 부분인 도형 부분이 사용되지 않았으므로 등록상표의 사용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특허심판원의 관계자는 이러한 불사용취소심판에 대응하기 위해서, “상표의 사용 증거를 수시로 수집해 두는 것이 좋고, 등록상표를 과도하게 변형해 사용하기 보다는 세련되게 수정한 상표를 새로 등록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새로운 상품을 취급하게 될 때에는 지정상품을 추가등록을 하는 등 자신의 영업 상황에 맞추어 등록상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하였습니다.

상표 등록 이후 그 상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등록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상표 등록은 끝이 아니고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