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원 참사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명복을 빌면서, 우리의 삶도 지속되어야 하기에 후기를 올립니다.
10월 29일 토요일, 가을의 절정, 만추에 오케스트라가 찾은 곳은 안성 미리내성지에서 석포숲길 일대였습니다. 이곳으로 초대한 몽산님의 공지가 절절합니다.
“계절을 붙잡아 두고 싶어, 가을숲으로 발버둥 치며 갑니다”
몽산님이 ‘발버둥’까지 치면서 이끈 곳은 ‘소슬한 만추 숲길, 미리내성지-석포숲길’이었습니다. 미리내성지는 천주교 신자 아니더라도 그 자체로 무게감과 성령이 넘치는 곳, 석포숲길은 약간 갸웃하게 한 곳이었지만, 가보고 나니 몽산님이 왜 그리 ‘발버둥’을 치셨는지 한 눈에 다 들어옵니다. 몽산님이 ‘발버둥’ 치신 곳, 오케스트라에겐 감동의 길이었습니다.
미리내성지는 말이 필요없는 곳, 한국인 최초 김대건 신부님 순교 이후 그 엄중한 시기 새남터에서 참수형을 당하신 신부님의 유해는 17살의 신도가 수습, 미리내로 옮겨 안장합니다. 미리내는 은하수의 순 우리말, 아름다운 말이지만, 천주교 박해 시기, 지금의 미리내 일대 산재한 신도들이 목숨을 걸고 점점이 불을 밝히며 신앙생활을 유지한, 그래서 은하의 별처럼 빛난 곳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지금은 성지이지만, 당시로서는 가느다란 빛 하나에 의지한채 불안한 삶을 살아야 했던 곳, 그 가느다란 불빛들이 모여 서로 의지하고 굳건한 신앙심으로 성지를 이룬 곳, 한국 천주교 현양의 역사 그 자체라 할 발원지인 곳입니다. 정녕 가까이 가는 것 만으로도 성령충만함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마침 가는 날이 김대건 신부님 유해안장한 전날이라 기념식이 열리는 등 미리내성지가 들썩입니다. 워낙 차분하신 몽산님, 천주교 신자는 아니라면서도 미리내성지에 관해 설명을 잘해주시고, 성지와 이어진 ‘청년 김대건의 길’로 애덕고개를 넘어 바사리고개를 통해 석포숲길까지 이어진 길을 걷는다고 합니다. 표지판 앞에서 몽산님이 설명중에 낙화의 눈길은 내내 은이성지에 꽃혔습니다. 은이성지는 미리내성지 못지않은 천주교 성지, 한국 천주교회 첫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처음 사목한 본당이 있는 곳입니다.
이름 자체로 경건해지는 곳... 미리내성지 입구에서...환상적인 날씨입니다.
낙화는 지난 2018년 4월 15일 일요일 산등성님을 따라 피피사랑님과 함께 영남6길, 용인 은이성지-마애석불길을 걸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은이성지에서 문수산 마애석불길을 걸으면서 눈길은 내내 미리내성지로 향했는데 4년 6개월만에 미리내성지를 걷게 되어 너무 기뻤습니다. 몽산님 덕분에 미리내성지에서 은이성지까지, 한뼘을 남기고 연결된 길, 오랜 숙원을 풀게 된 것이죠. 은이성지까지 연결은 안됐어도, 영적으로는 연결된 곳, 근처까지 갔다는 것 만으로도 성지순례를 이룬 것처럼 뿌듯했습니다.
사실 걸으면서 단원들의 반응이 너무 좋다면서 슬쩍 은이성지에서 미리내성지로 연결해서 걸으실 생각이 없냐고 물으니, 은이성지 입구 모이는 것이 상당히 힘든 곳이라고 하면서도 추진하실 것을 약속하시더군요. 은이성지에서 미리내성지까지는 15km 이내의 길, 몽산님이 진행하신다면 낙화가 첫 번째 댓글 달 것을 약속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미리내성지 일대를 한바퀴 도는 것도 좋은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지임도 전문가이신 몽산님은 나름 큰 그림을 그린 곳이기도 합니다. 미리내성지 안쪽의 길 보다 애덕고개를 넘어 석포숲길 일대를 한바퀴 돌고 다시 미리내성지로 오는 길이 오케스트라를 위해 고심 끝에 완성하신 길이기도 합니다. 전망이 좋고 천국의 입구 같은, 후기작성을 위해 사진을 보니 점심 먹은 곳이 바사리고개인데 너무 멋진 곳이더군요. 이런 멋진 곳에서 점심을 먹고 신입단원 환영대회를 치뤘다는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생기더군요.
바라시고개에서 석포숲길 가는 길, 천국으로 가는 길 만큼 멋진 길, 발버둥 아닌 발걸음이 아예 안떨어지는 곳이었습니다.
석포숲길에서는 어떤 일이....
======> 2부에서 계속
미리내성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입니다.
글 내용은 자세히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네요.
아름다운 우리말 미리내... 그러나 뜻을 알면 숙연해지는 곳이기도...
몽산님은 깃발을 들면 항상 먹을 것을 나눠 주시고... 사재를 그렇게 털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반갑게 손이...
몽산님 요청도 있고, 코로나 이후 카페의 단원 인식용으로 니키타님이 제작한 리본
몽산님이 리본 모델로~~
죄스런 마음만... 죄사함을 받으러 갔건만 너무 좋은 곳이라 기도도 참회도 못하고 와서 죄만 더 늘었네요...
성당이 궁금한 에스더님, 최대한 가까이 가보셨네요.
신입단원 에이미님(왼쪽)과 인도하신 반야님. 두분 찍어드리는데 자꾸 카메라가 에러... 16기가 SD카드 용량이 꽉찼다고, 최근 걷기 나가 사진을 많이 찍고
후기에 바빠 정리안했더니 결국 사달이... 임시방편으로 앞쪽 사진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웠네요.
소연님과 보담님, 기똥찬님. 조각상마다 성경구절이 절절하게...
몽산님 전속 후미담당 물처럼님. 엄청 재미나신 분인데 아직은...
김대건 신부님 묘소.
신부님 유해를 안치했던 곳.
한국 천주교회의 수선탁덕(首先鐸德: 첫번째의 성직자라는 칭호)이라 불리는 김대건 신부님의 성직자로서의 활동은 1년 여의 단기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기간에 한국인 성직자의 자질과 사목능력을 입증하여 조선교구의 부교구장이 되었고, 투철한 신앙과 신념으로 성직자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었죠.
오늘날 한국천주교회는 그를 성직자들의 대주보(大主保)로 삼고 있으며, 1925년 로마교황 비오11세에 의해 복자로 선포되었고, 1984년 요한 바오르 2세 방한시 성인으로 선포되었습니다.
낙화는 김대건 신부님에 대한 그 어떤 상찬보다 26살 나이에 어떻게 저런 경지에 이를 수 있는지...
무엇보다 26살 나이에 순교하신 것이 너무 가슴이 아프더군요.
보라미님 보담님 소연님 라헬님.... 그리고 가야산님이 성인처럼....
에스더님 반야님 에이미님
오케스트라 깃발, 그리고 배낭에 매달고 다니면 좋은 멋진 리본입니다. 코로나 전에는 카페 명찰을 달고 다녀야 했죠.
코로나로 사회적거리두기 할 때 카페 명찰 달고 다니는 것이 멋적고, 무엇보다 닉네임도 자신의 또다른 페르소나인데 닉네임을 드러내고
명찰을 달고 다니는 것이 마땅치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코로나 이후에도 닉네임 없이 카페 리본 하나 매고 다니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걷기 전에 가벼운 몸풀기가 필수입니다. 가장 고난도(?) 동작에서... 이런 어느 한분이 실패~~~
미리내성지-석포숲길을 열정적으로 설명하시는 몽산님
눈길은 내내 미리내성지(오른쪽 끝)-은이성지(왼쪽 끝) 코스만 쫒아갑니다. 언제 걸을런지...
숲길로 들어섭니다. 천국으로 가는 길 처럼...
빛내림이 좋은 곳에서... 라헬님과 물처럼님
숲 오르막에서... 가득님 보담님 보라미님 가야산님
기똥찬님 에스더님 소연님 코이님 라헬님
중후하시면도 재미있는 물처럼님
에스더님과 니키타님
가야산님도 걸을 때는 꼭 영양식을 들고 오셔서 나눠주죠. 이번에도 고급고구마양갱을 가져오셨습니다.
코이님과 소연님. 갑장친구라고 하시네요.
항상 웃음 한가득, 가득님
용인의 대표길은 산너울길이죠. 미리내성지 일대는 산너울2길이네요.
이번 길에 딱 하나 마음에 안드는 구간. 임도를 아파트 진입로 마냥 확대해서 산 허리를 싹뚝... 오랜 세월이 지나야 복원되겠죠.
리본이 매달린 것을 보니 김구 선생이 젊은 시절 마곡사에서 수행하실 때 즐겨쓴 시 구절 ‘답설야중거’가 떠오릅니다.
서산대사의 작품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조선 후기 시인 임연당 이양연(1771~1853)의 시로 알려졌죠.
답설야중거 (踏雪野中去)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제
불수호란행 (不須胡亂行) 발걸음을 함부로 어지러이 걷지 마라
금일아행적 (今日我行跡)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수작후인정 (遂作後人程)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갈림길에 매달은 오케스트라 리본... 길을 걷는 분들에게 좋은 방향표시가 되길, 그리고 나중에 오케스트라가 올 때는 반갑게 맞아주길... 환경친화적인 리본입니다.
친절, 선하신 가야산님
70년대 여학생들의 얼짱각도를 재연한 가득님의 포즈~~ 노란 단풍길이 이쁩니다.
말이 필요없는 '나 기똥찬이야'~
에스더님과 에이미님. 에씨 패밀리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좋은 길, 성령충만한 길, 환한 표정으로 석포숲길로 떠납니다.
[참고] 영남6길, 용인 은이성지-마애석불길에서 위안을 받으며... (2018. 4.15 산등성님 진행, 낙화후기)
https://cafe.daum.net/orchestraro/hM2A/945
미리내성지, 김대건 신부님 행적을 쫒으니 영화 '미션'의 OST,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듣고 싶네요.
https://youtu.be/V-m5u0OFF_E
첫댓글 이태원 참사에 대한 무거움과 애석함의 마음을 담아 명복을 빕니다.
오늘도 낙화님 덕분에 눈뜨자 마자 미리내성지에서 석포숲길을
따라 걷는 듯합니다.
미리내성지 한켠에는 신부님들을 모시고 있어 묵직함이 더한 곳이기도 하죠. 쉬이 걸음을 돌리기 싫다는 핑계로 봄이면 냉이와 쑥 달래까지 훔쳐?오는 날라리 신자 추가입니다^^
낙화님의 안내로 다녀오는 길을 걸으니 저도 욕심이 생깁니다.언덕을 넘으믄 나올거 같은 배티성지까지 이어 걷고 싶다는 엉뚱한 욕심요ㅎ.배티성지는 산속의 아주 작은 경당에서 새벽빛을 맞이하노라면 신비로울 지경이기에 참 좋아라 합니다.
오늘도 잘 정리해주신 후기 덕분에 행복하게 시작해봅니다.감사합니다.
행복했던 추억이 많아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안성,
몽산님 덕분에 7여년 만에 가서도
참으로 아름다운 가을길을 행복하게 걸었는데...
올가을 안성의 추억은
이태원 사태와 함께 행복과 슬픔이 교차된
잊지못할 추억으로 남겨질 날이 되었네요...!
꿈 많고 호기심 가득한 젊은이들의 사고로 무거운 마음 금할 길 없는 주말이었습니다.
아침에 눈 뜨니 낙화님의 후기로 잠시 즐거웠던 시간을 회상해봅니다.
어쩌면 저리도 해박하시고 기억력도 좋으신지.
또 한편의 수필을 읽었습니다.
몽산님 덕분에 요즘 주말마다 신바람납니다.
몽산님, 낙화님, 가야산님, 물처럼님
세심하게 안전을 책임져 주신 덕분에
저희는 마냥 즐겁기만 했네요.
미리내 성지는 불자인 저에게도 영적으로 통하는 무언가가 있는 경건하고
충만한 울림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야님~~의견에 저도 동감
얼마되지는 않았지만..
정말 읽을때마다 역사책을 읽는 듯도 하고 감성적인 에세이를 읽는 듯도 하여 설렘을 가지고 기다려 지는 글 입니다~~~~ㅎ
우리만의 넘나 좋은길을 안내해 주신 몽산님~~~
안전운전 하셔서 넘 편하게 다녀올수 있게 배려해 주신 가야산님~~~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길을 나선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코로나에 정말 인적드문 곳에서 우리만의 시간을 즐긴듯 하여 넘나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또 다가올 담길이 기대 됩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 먼저 이태원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안성 미리내성지ㅡ용인묵리 석포숲길..
낙화님의 해박한 지식과 글솜씨와 사진들
잘 보았습니다.
미리내성지ㅡ애덕고개ㅡ쌍령지맥 분기점까지의 여정을
세밀하게 잘 표현해 주셨습니다.
카톨릭신자는 아니지만 미리내성지는
언제나 경건과 영적 감동을 주는 곳입니다.
특히 미리내청년 이민식 빈센치오의
행적은 가슴뭉클한 감동 주는 이야기입니다.
예술성있게 카페 리본 만든 니키타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카페리본은 진행시 방향유도, 답사시에 길찾기,
타 트레커에게 위안을 주는 등 유용하게 활용될 것입니다.
주말 일찍 트레킹길에 나선 회원들 모두 수고하셨고,
무탈 종료하여 감사드립니다.
고난도 몸풀기 실패한 1인 ..ㅠㅠ
주고 받는 한말씀도 놓치지 않는 낙화님의 세세한 후기 덕분에 지금도 석포단풍숲길을 거니는듯 합니다.
초보는 엄두도 못낼 아름다운길 리드 해주신 몽산님깨 정말 감사 드리고 보이지 않게 애 써주신 모든분께 감사드립니다ㅡ
너무도 아름다운 이 계절에 딱 맞춰 미리내성지와 묵리 석포숲길로 자상하게 이끌어주신 몽산님,,행복과 여러 감동을 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낙화님 후기도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완벽한 하루였다 생각했는데 밤에 끔찍한 참사가 일어났네요..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냅니다..
리본이 우리세대가 애정하는 예쁜 보라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