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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늦었지만 2008년도 시험후기를 한번 올려보려 합니다.
삼육대: 서울에 있는 제법 이름 높은, 면접을 많이 보는 약대들은 학벌을 많이 본다는 루머에 전 겁먹고 아예 원서조차 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맨 처음 본 학교가 삼육대였습니다. 대구에서 KTX첫차타고 지하철타고 택시를 갈아타려고 했으나 실패했습니다. 그날 아침 온통 수험생들 땜에 택시잡기가 어려웠죠. 후회했습니다. 그냥 돈 많이 들더라도 서울역에서 택시타고 갈껄... 결국 만원버스로 피곤하게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시간도 아슬아슬하게요.. 1교시 영어문제는 평이했던것 같았습니다. 문제는 카페인이 없으면 제 기능을 할수 없는 나의 뇌였습니다. 쉬는 시간에 커피자판기에서 커피뽑아 마시려 시도했습니다. 도저히 찾을수가 없어 감독관에게 물었습니다. " 커피자판기 없어요?" "여기는 신학관이기 땜에 커피 자판기없어요."
핑계 같아 보이지만 몽롱한 상태에서 시험을 봤습니다. 아마도 커피를 아침에 마셨으면 이 학교 시험에 좀더 좋은 결과가 나타날수가 있지 않을까 위안 삼아 봅니다. 내년에 삼육대 치시면서 저처럼 카페인 중독자분들은 미리 따뜻한 캔커피를 주머니에 준비해 가시는게 제 기량을 다할수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덕성여대: KTX첫차를 탔으면 좋았을텐데 두번째 차를 탔습니다.역시나 아슬아슬하게 도착했습니다. 작년 덕대의 영어문제는 정말 긴 지문이었다던데 이번 시험에는 모두 어디서 한번 구경해본 듯한 독해지문이 나왔습니다. 그나마도 한 지문은 삼육대에서 나온 것과 똑같은 것이였죠..차비포함 20만원짜리 모의고사(삼육대셤)가 효과 있네 생각하며 빙그레 미소지었습니다. 생물은 너무 쉬워 변별력이 없어보였습니다. 문제는 화학이였습니다. 저에게는 미칠듯이 어려웠습니다. 작년에 처본 사람들은 많이 쉬워진거라고 말 했지만요..
삼육대 면접: 사실 전 부산대도 지원했습니다. 날짜가 겹쳐서 마지막 전날 까지도 부산으로 갈까 서울으로 갈까 고민하다가 서울행을 택했습니다.
면접질문1.테이삭스병과 니만픽병이 뭐냐
2.기체의 부피를 늘이려면 어떻게 해야하냐
3.유전자 조작에 대해 어찌 생각하냐?
어리버리하게 대답하고 나왔던것 같습니다.
충북대 수의대: 약대에 뜻이 있는 사람이 왜 수의대에 지원했을까요? 개와 고양이와 아기는 1시간정도 예뻐해줄수 있을 정도의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저였습니다. 제발 어디 한군데라도 붙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수의대를 지원했죠..
수의대 까페에서 충북대 기출 자료를 출력해서 하루동안 열심히 봤죠.. 그러나 시험이라는 것은 냉정한거죠..하루 공부한 사람에게 합격시켜주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약대 수의대 둘중 어디한군데라도 붙어야겠다는 분은 지금부터수의대 까페에 가셔서 차분히 정보 수집하셔야 할겁니다. 충북대 수의대는 정말로 기출 그대로 나옵니다. 진짜로요...바쁘지 않을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더라면 좋은 결과가 나올수도 있을것 같았죠.. 면접본 교수님도 아주 푸근하고 좋은 인상이었습니다. "술은 잘 마시냐? 재학생들은 나이가 어린데 교우관계 잘 지낼수 있겠냐? 경북대수의대와 충북대수의대 둘다 붙으면 우리학교 올꺼냐" 등등 personal하게 질문해 주시고 마지막에는 꼭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미소까지 지어주셔서 정말 고마웠죠.. 글고 비록 내가 동물에 대해 여태 관심은 없었지만 이렇게나 좋은 교수님들 하에서 공부해보고싶다는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삼육대와 덕성여대는 편입생들 대환영 분위기에 우리가 역시 거물급 돈벌이 대상이겠구나 생각이 들고 고사장 찾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는데 충북대는 아니었습니다. 시험치기 한시간 전에 학교에 갔으나 고사장을 찾지 못해 4-50분을 헤맸습니다. 혹시 충북대 가실분은 고사장 미리 알아두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도대체 그날 편입시험이라는 것이 있는지 종이 쪽지에 적은것 하나 없습니다.
경북대 수의대:작년도 전형과 달이 공인 영어점수와 면접만으로 뽑는다 해서 빨리 치고 나와서 담날 대가대시험 공부할 생각이엇습니다. 사실 삼육대면접과 충북대 경북대 대가대 모두 주욱 연달아서 시험이 있어서 힘들었습니다. 이 공부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달가까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기내용 가방을 드륵드륵 끌고 다니는 일은 상당히 서글프고 막판되면 될대로 대라, 제발 빨리 끝나서 뜨끈한 사우나 가고싶다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을 정도로 지치게 되죠....
시험이 없다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갔는 경북대..대학원생인듯한 여학생 둘이 나와 시험지를 나눠줍니다. 그중 한 여학생은 피묻은 실험가운과 막강한 아이라인, 그리고 서클랜즈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또다른 여학생은 궂이 휴대폰 끌 필요있겠냐며 그냥 폰 뚜껑만 열지 말라고 합니다. 공항검색대의 금속탐지기로 검사하는 여타 약대와는 아주 다른 분위기입니다.
문제: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은?
공유결합 이온결합, 배위결합이 뭐냐?
면접:앞의 문제를 다시한번 물어봅니다. 그리고 몇년 공부했냐고 묻더군요..
솔직히 전 공인영어 점수도 나쁘지 않았고 시험지 2장 빼곡하게 적고, 모교이기 때문에 면접에서도 약간의 advantage를 얻을수 있지않을까 해서 당연히 합격할줄 알았습니다. 그건 너무 안일한 생각이었죠..글고 경북대에서도 편입생환영한다는 분위기가 전혀없기 때문에 처음오시는 분은 고사장 찾기가 어려울 겁니다. 개가 울부짖고 있는 소리가 인상적인 동물병원동에서 시험을 봤습니다. 글고 면접보는 교수님들 전혀 friendly하지 않습니다.
대가대: 영어 평이했죠.. 특히나 주관식마저 쉬워서 영어에서 변별력이 크게 나지는 않을듯했습니다. 화학도 심하게 어렵진 않았죠..시간이 부족해서 그렇지.... 계산기도 쓰던거 쓸수있고 토익 900넘으면 1년 등록금 면제인 아주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고 저의 친정근처에 있는 학교라서 꼭 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왠걸!!!! 그날 시험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생물 도대체 이런문제가 나오다니....주관식은 원래 그렇다치더라도, 객관식도 이게 뭐냐... 최소한 성실히 공부한 사람 절망하지는 않게 해줘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공부 제대로 안해서 부족하다는 생각보다는 학교가 의심스러웠습니다. 도대체 이학교는 아무나 들어와도 내가 알 바가 아니다라고 방관하는게 아니냐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죠... 절망에 가까운 맘으로 집에 돌아와서 그날은 잠만 잤습니다.
원광대: 대가대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난것은 아니지만 아직 남은 학교가 4개나 되었죠.. 전 조선대에 가고싶어서 마지막까지 유기화학에 목매달았습니다. KMA차쌤한테 집요하게 질문했습니다. 얼굴에 철판 깔구요..
익산에 도착해서 모텔을 잡았습니다. 같이간 사람들이 말하길 원광대 기숙사 몹시 추워서 도저히 잘 곳이 못된다더군요... 그러나 올해 기숙사는 따뜻하게 난방해줬다는 후문을 들었습니다.
영어: 평이했습니다. 전년도 독해지문은 몹시 길어서 시간이 부족했다고들 했습니다만 이번해에는 짧았죠.. 역시나 봤던 독해지문 또 나옵니다. 편입영어는 정말로 기출문제가 돌고돈다는 말이 맞는것 같습니다.
생물 :평이햇습니다. 전 평소에 기본서 보다는 문제집 중심으로 생물을 공부했기때문에 원광대처럼 적당한 수준..그러니까 너무쉽지도 않고, 황당하지도 않는 문제는 반사적으로 풀수있을적도로 훈련이 되어 있었습니다. 김영 모의고사와 변리사문제집, 기능직 공무원 문제집은 누구나 풀어야할 필독 문제집이고 이글 읽으시는 분들도 당연히 가지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러나!!!정말로 추천하고 싶은 문제집이 있는 데요,Biozoa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고등학생용 생물 경시대회문제집이 있습니다. 올림피아드,경시대회,미트디트,임용기출 문제까지 망라되어있고 엄청난 해설에 압도당하고 무지무지 저자에게 감사한 마음이 저절로 들게되는 아주 고마운 책입니다. 500여 페이지에 값은 27000원입니다. 교보문고 고등학생용 코너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발견했죠..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책꺼풀로 똘똘싸서 혼자서만 풀었던 책입니다. ㅋㅋ
화학: 원래 원광대는 유기화학이 많이 안나오는 학교입니다. 근데 이번 시험에 유기화학이 10문제 이상 나왔습니다. 그것도 제가 풀수있는 쉬운 수준으로요.... 솔직히 유기회학을 재미있어하긴했지만 전남대 조선대 수준으로 나오면 저는 전혀 손을 댈수 없는 수준의 학생입니다. 근데 운좋게도 원광대에서 제가 풀수있는 수준으로 출제되어서 합격할수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글구 유기화학이 많아지면 시간을 벌수 있기때문에 계산문제를 더 침착하게 풀수 있었죠..
경성대:원광대치고나서 부산으로 가는 고속버스를 예매했습니다. 그리고 여유있게 점심을 먹었죠.. 근데 그게 화근이었습니다. 도대체 익산정류장은 왜 그런지...무려 2만원이나 되는 차표이면 당연히 좌석이 있어야 하는게 상식인데, 선착순이었습니다. 4시간 걸리는 것을 서서갈수는 없죠.. 그렇다고 담 버스올때까지 2시간을 기다릴수도 없고,,, 저와 일행은 서대전으로 가는 KTX, 택시타고 대전역으로, 대전역에서 부산까지 가는 KTX, 다시 택시타고 경성대까지.....
정말로 멀고 험난 하게 도착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익산역에서 가만히 2시간 기다리고 있었으면 올수 있었던 시간보다 단지 30분 일찍 도착했습니다. 허탈하죠...지쳐서 기숙사에 도착하자마자 저녁먹고 바로 곯아떨어졌습니다. 새벽 2시에 일어나서 그때부터 생물을 봤습니다. 야속하게도 아침은 밝아오고....
영어:평이했습니다.
생물: 원래 황당한 학교죠..
화학: 받자마자 깜짝놀랐습니다. 온통 계산문제라서요..1분간 멍하게 시험지를 뒤로 넘기니 끝부분에 제가 좋아하는 유기, 저 수준에 꼭 맞는 유기화학이 나오더군요.. 마음을 추스리고 뒤에서부터 풀다보니 그다지 어려운 계산 문제는 아님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2문제는 제가 평소풀어봤을때 10분씩 걸리던 유형이라서 그냥 찍었습니다. 뭐 찍은게 자랑은 아닙니다만 이문제는 내가 쉽게풀수 있는건지, 오래 걸려야지 풀수 있는건지 판단할수있을 정도로 문제에 익숙해지는 것도 나름 합격비결이라고 할수있다면 할수있겠죠..
조선대:작년과 다르게 너무도 삼엄해진 보안에 깜짝놀랐습니다. 생물화학합쳐서 50문제를 60분안에 풀어야해서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합니다. 저에게는 말이죠.
생물:정신없이 풀었습니다. 쉬운지 어려운지도 모를 정도로요..어려워도 두번 생각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화학:마지막 다섯문제 유기화학중 두문제 밖에 못풀겠더군요.. 세개는 그냥 찍었습니다. 근데 한가지 이상한것은 일반화학을 풀때 계속 4번만 답으로 나와서 몹시 찜찜했다는 겁니다. 그래도 헷갈릴만한 문제는 아니어서 그냥 4번으로 표기하니 줄을 세운 겁니다. 마지막 답안지 걷어갈때 주위를 두리번두리번거려보니 제 주위 사람들 아무도 4번으로 줄세우지 않았다는 겁니다. 참담한 심정으로 나와서 일행과 함께 터미널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언니 일반화학에 4번으로 한줄 세우는거 없었어?" 저보다 화학을 잘하는 동생이 그렇게 물어서 몹시 기뻤습니다. " 나도 그렇던데!!!" "야호! 우리둘은 합격이구나!!!!"
비록 조선대에 제가 합격은 못했지만 그닥 나쁜 결과는 아니었으니까 아마도 4번으로 줄세운게 정답이 맞나 봅니다.
이글 읽으시는 분들도 자신의 답에 소신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동덕여대: 정말 동덕여대칠때는 '제발 빨리 끝나서 목욕탕이나 가자'라는 맘 뿐이었습니다. 그러면 안되는데 말이죠..
영어: 평이해보이죠..
화학: 작년에 정말 어려웠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쉽게 풀었습니다.
그러나 시험이라는 것이 내가 쉬우면 남도 쉬운법!!! 결과는 불합격!!!
오늘 너무 길게 적은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열공하시고 합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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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단하십니다. ^^ 수험생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복만 받으실 겁니다.
우와~ 실제 시험보러 갈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좋은 후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감사드려요^^ 공부 하시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계산기 모델도 알려주시고 수기도 너무 도움될 것 같아요^^
재미있는 후기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sonic youth님... 앞서 올려주신 합격수기도 인상적이었는데... 각 대학 시험후기까지...여러모로 도움 될것 같습니다... 감사드리구요... 앞으로도 좋은일만 있으세요...^^
대가대는 토익 900 넘으면 1년 등록금 면제인가요?
생생한 후기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