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회색하늘에 비가 줄줄 내리던 오후<br>
우리는 시부야에 도착했다.<br>
나를 '영계병'에 걸리게 한 자니스주니어들이<br>
자주 출몰한다는(귀신도 아니고... ㅡ_ㅡ;) 이곳.<br>
그 잘생긴 귀신들을 우연히 만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 약간에<br>
여튼 꼭 와보고 싶었던 시부야<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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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자마자 우린 제일 먼저 하치코상을 찾았다.<br>
하치코상... 주인이 죽은줄도 모르고 평생을 기다리다가 죽었다는<br>
상당히 슬픈 이야기의 주인공이지만 우리는 멍청한 개ㅅㄲ라며<br>
보지도 않은 강아지의 뒷담을 까고 있었다. 그런데..<br>
그 개상이 어디있는지 통 알길이 없었다. <br>
지금까정 길을 헤메본적이 없는데.. <br>
명동을 상상하고 딱 고정도려니 했는데<br>
세상에 시부야는 명동의 배는 크고 인간들도 더 많고...<br>
하여튼 여간 복잡한 곳이 아녔다.<br>
그때, 그간 일본사람들한테 뭐 물어보는것에<br>
재미를 붙인 친구의 레이다에 살랑살랑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br>
가와이한 일본걸들이 잡혔고.. <br>
이쁜데다가 친절하기까지 하고 거기다 우리보다 키가 컸던 -_-;;<br>
그 일본걸들은 하치코상까지 우리를 데려다 주었다.<br>
고맙다고 하자 그녀들은 꽃웃음을 날리며 사라졌다. 흠..<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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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코상을 가운데로 그 주변에 <br>
잘생긴 일본남과 요란뻑쩍스페샤루한 일본걸들...<br>
연예인나라에 온듯한 착각이 들정도로 멋을 낸 젊은이들이<br>
저각각 통화를 하고 문자를 날리고 지네들끼리 떠들고 <br>
담배를 피고 가뜩이나 복잡한 거리에서 <br>
더 내눈을 현란하게 만들고 있었다.<br>
범상치 않은것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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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코상 앞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다.<br>
그러나 실제로 본 하치강아지는<br>
매~우 볼품없었따. 시~커먼게 흑염소같았다.<br>
거기다 어떤 살벌하게 생긴 일본뽀이가 그 개의 딱딱한<br>
머리를 쓰다듬으며 계속 그 앞을 지키고 서있는지라.. <br>
좀 비켜달라는 말도 모르고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br>
스포트라이트를 날리고 싶지 않았던 우리는<br>
말없이 개를 뒤로 하고 사라졌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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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갔을때 일본은 대대적인 세일기간이었다.<br>
여름상품들을 정리하고 가을옷들을 선보이는.. <br>
꽤나 파격적으로 세일하는곳도 많았다.<br>
세일기간을 활용해서 일본에 꼭 가보시라고 권하고 싶다<br>
일본에 가면 꼭 사와야지 했던 갭도 역시 세일인지라<br>
2900엔짜리 가방하고 1900엔짜리 티셔츠랑 야구모자 샀다.<br>
이 가방들고 어제 밀리오레갔다가<br>
점원언니가 가방 어디서 샀냐고 이뻐서 죽을라고 했었다<br>
기분디지게 좋았다. 후후후.... 보는눈은.. +_+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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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곳곳에 있는<br>
일본의 지오다노라고 볼수있는 유니크로(uniqlo)는 <br>
정말 싸고 정말 기본적인것들만 판다. <br>
우리나라에 없을것같은 줄무늬 티 두장샀는데 790엔 1800엔인가 했다.<br>
가격이 거의 후아유수준인데 질은 훨 낫다.<br>
장기간 일본여행하다가 옷빨기 귀찮고 입을옷없을때<br>
사기 딱 좋은곳인것 같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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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절대로 옷같은거 많이 사지말아야지 했던<br>
나의 철벽같은 결심은 시부야에서 완죤히 무너져내렸다<br>.
돈이 없거나 도의 경지에 이를정도의 정신력을 가지지 않은 이상은<br>
시부야를 거쳐 갈때엔 어깨가 뽀개지도록 쇼핑백을 이고 다니는 상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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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cafe41.daum.net/_c21_/pds_down_hdn/시부야1.jpg?grpid=C6rf&fldid=1XxT&dataid=165&grpcode=Always00&realfile=%BD%C3%BA%CE%BE%DF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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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느낀것 몇가지.<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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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속옷도 패션'이다.<br>
아무래도 성이 개방된 나라다보니.. 그렇게 화려하고 패셔너블하게.. <br>
암...속옷도 이쁘게 보여야겠지 얘네들은.... 음. ㅡ,.ㅡ<br>
친구한테 선물로 사줄까하다가 다음으로 미뤘다. 지금생각하면 후회된다<br>
사다줄껄. ㅡ_ㅡ<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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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가지 일본은 사소한 것까지 다 상품으로 만들어낸다. 얍삽한..<br>
예를들어...<br>
뭐 우리나라에도 있긴 하지만 목에 거는 종류들.. 핸드폰목걸이라든가..<br>
그런것들이 종류가 꽤 많고 또 무지 이쁘다.<br>
우리와 좀 다르다고 생각되었던것은 워낙에 일본여름이 덥고 습해서인지
생수병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무지 많았다는것.<br>
그래서 생수병 메고 다닐수있는 주머니들을 많이 판다.<br>
가지각색의 모양과 색깔들로 디자인되있는데 우후~<br>
하나 건져서 정말 생수병 꽂아박고 다니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br>
값이 쪼~끔 거시기하지만. 그래서 나는 백엔샵에서 하나 골랐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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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그리고 감동먹은것.<br>
우리나라는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br>
신주쿠얘기할때 일본은 작은걸 사도 쇼핑백에 늘 담아준다고 했었다.<br>
이날처럼 비가 엄청나게 오는날 쇼핑백이 젖어서 어떡하나 걱정했었는데<br>
유니크로나 갭에서 옷을샀을때 그곳에서는 쇼핑백위에다가<br>
비닐을 또 한겹 씌우고 그걸 정성스럽게 테잎으로 붙여서 포장해주었다.<br>
귀찮거나 부담스러울정도로 정성들여서 해주는 포장..<br>
음...좋은점이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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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비얘기가 나와서 얘긴데<br>
일본사람들은 우리나라처럼 접는 우산을 사용하지 않았다.<br>
죄다 길쭉한 우산...그 종류들도 많고 이쁜것들도 많았다.<br>
값도 그리 비싸지 않았는데 하나 사올걸 그랬다. <br>
이 거리에서 삼단우산들고 설치던 인간은 나 하나뿐이었다.<br>
그 인간들 우산한번에 촥 펴고 나갈때<br>
나는 '촥.촥.촥' ㅡ,.ㅡ 괜시리 쪽팔려졌다.<br>
동경시내에서 삼단우산펴고 돌아다니는 사람은 아마 한국사람일것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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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비가 그치고<br>
날이 어두워지고 저녁이 되니 하나둘 네온이 켜지고<br>
휘황찬란한 밤이 시작된다.<br>
과감한 옷차림과 진한 화장 샛노란 머리를 한 여자들이<br>
옆에 과분하다 싶은 남자들을 끼고 돌아댕기고<br>
우리나라에 비해 뭔가 서구적인 냄새가 짙었고 <br>
분위기도 훨씬 자유분방해보였다.<br>
처음 일본에 발을 디뎠을때 느꼈던. 우리나라의 연장선상이라고 느꼈던<br>
허무함 같은것들이 점점 틀린 생각이었단것을 느끼게 된다.<br>
정말 외국에 온 것같은 느낌. 시부야의 인상은 그랬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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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의 밤이 사실상 동경에서의 마지막밤이였기 때문에<br>
매우 아쉬웠다. 원래는 하라주쿠도 갈 예정이었는데<br>
시부야에 볼것만도 엄청난지라 하라주쿠는 생략했다. <br>
아쉬운듯 느린걸음으로 JR역으로 가다가<br>
아까 낮에 하치코상앞에서 사진찍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던 친구가..<br>
내게 카메라를 던지곤 개 앞으로 쪼로록 뛰어가기 시작했다.<br>
그때에도 어떤 남자가(낮에본그놈은아니었다) 개의 머리를 만지고<br>
있었는데.. 친구의 소원을 들어주고자 그 놈이 있건말건 <br>
플래시를 빡 터트렸다.<br>
순간 그 주위에 있던 모든 젊은이들의 시선이<br>
나와 내 친구쪽으로 쏠렸고...<br>
나는 심각한 표정으로 괜시리 두리번거리며 유유히 자리를 벗어났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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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라 플래시 갑자기 터져서 그런것도 있겠지만<br>
사진찍을때마다 일본인간들은 뭔일있나 하고 쳐다본다<br>
시부야거리를 찍을때도 그랬고 오다이바에 파나소닉 앞에서<br>
사진찍었을떄도 그랬다. 그 멀리서 지 친구랑 둘이 비웃던 놈...ㅡ,.ㅡㅗ<br>
지들도 한국와서는 롯데백화점앞에서 사진찍는것들이.... ㅡ,.ㅡㅗㅗ<br>
그깟 흑염소만한 개 ㅅㄲ 상앞에서 사진찍은게 뭐가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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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그 사진은 결과물로 나오지 않았다.<br>
궁금하다... 촛점이 흔들렸다면 큰일인데..<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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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앞에 있던 커다란 빌딩(이름은 모르겠다)이 창문들전체가<br>
스크린처럼 되갖구선 커다란 공룡이 기어나오는 화면이 나온다<br>
아..멋졌다. 이런걸 뭐라고 하는건진 모르겠는데<br>
이게 그 빌딩이다. 스타벅스 있는...<br>
밤이 되면 건물 전체가 스크린이 된다.<br>
<IMG SRC="http://cafe41.daum.net/_c21_/pds_down_hdn/시부야2.jpg?grpid=C6rf&fldid=1XxT&dataid=166&grpcode=Always00&realfile=%BD%C3%BA%CE%BE%DF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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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걸 다 보면서 '역시 선진국이구나'하고 느끼고 있다.<br>
그러나 어쨌든 일본은 선진국이었다.<br>
상당한 아쉬움을 남기고 시부야를 떠났다.<br>
마지막밤이라는게 실감이 안난다. 일본온지 얼마나 됬다고..<br>
아사쿠사가 마지막이라니.<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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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자니스주니어는 한명도 보지 못했다 개뿔. <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