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U리그에 데뷔하는 많은 새내기들 중에서 단연 기대를 받고 있는 선수가 바로 김영찬(19, 고려대)이다.
김영찬은 현재 U-19 대표팀의 주장이자 수비 리더로 활약하고 있으며, 신갈고 시절부터 초고교급 유망주로 이미 이름을 떨쳤다. 그렇기에 호화멤버를 자랑하는 고려대에서 1학년임에도 주전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그는 지난 2월에 열렸던 춘계대학연맹전에서 결승까지 7경기에 모두 출전했고, 그 중 4경기에는 풀타임 출장하며 고려대 수비의 한 축을 담당했다.
"고교 시절부터 최고의 센터백이었다. 대학무대 적응이 쉽지는 않은데도 잘 적응해나가고 있다. 큰 신장임에도 유연성이 좋고, 공격적으로 연결해나가는 패스가 좋다. 1대1 수비 시에도 적극적인 몸싸움을 펼치며, 상대의 공을 가로채는 상황인식능력도 아주 뛰어나다. 수비수로는 모든 것을 갖췄다." - 고려대 서동원 감독
"수비수임에도 화려한 선수다. 제공권과 1대1 마킹 능력, 패싱력 모두 뛰어나 나무랄 데가 없다. 지금까지 여러 선수를 키워봤지만, 수비수 중에는 이만한 선수가 없었다." - 신갈고 유동관 감독
김영찬을 지도했던, 그리고 현재 지도하는 두 감독의 극찬은 한결같다. 수비수로서 최고의 재능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고려대에서도 입학하자마자 주전을 꿰찰 수 있었고, 그 기대에 보답할 만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고려대가 워낙 멤버가 좋아 1학년 때부터 선발로 뛰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다행히 감독님이 좋게 봐주셨고, 기회도 많이 주셨죠. 기회를 주신 만큼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웃음)"
"확실히 대학축구가 고교축구보다는 모든 면에서 월등해요. 압박의 속도나 파워, 스피드 등에서 달랐어요. 춘계연맹전을 뛰면서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됐는데, 그 경험을 토대로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사실 김영찬이 고려대에 입학하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신갈고 시절에 네덜란드의 흐로닝언이 입단 제의를 해왔고, 현지까지 가서 테스트를 받아 합격했다. 수비수로서는 드문 유럽 진출의 문이 열린 것이다. 그러나 김영찬은 훗날을 기약하며 한국으로 돌아왔다. 유럽행은 좀 더 경험을 쌓은 후에도 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흐로닝언에 가서 테스트를 받고 합격은 했어요. 그런데 그 전에 이미 고려대로 가기로 결정이 된 상태였죠. 의리와 도리가 있는 건데, 합격했다고 약속을 다 팽개치고 갈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에이전트 등과 상의해서 원래대로 고려대에 입학했어요. 아직 어리고, 유럽은 이후에라도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일단 경험을 쌓아 대학 최고의 수비수가 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봐요."
U-19 대표팀의 아시아 정상 탈환도 목표
고려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는 김영찬에게는 또 하나의 과제가 있다. 바로 11월에 열리는 AFC U-19 챔피언십이 바로 그것. 지난해 태국 방콕에서 열렸던 지역예선에서 김영찬은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지역예선에 참가하느라 신갈고가 고등리그 왕중왕전 챔피언에 오르는 것을 함께 하지 못했다. 두 팀에서 모두 주장을 맡고 있었던 그의 입장은 꽤나 난감했다.
"대표팀은 정말 영광스러운 자리잖아요. 더군다나 주장까지 맡았기 때문에 팀을 위해서 어떻게 할지 항상 고민하고, 솔선수범하려고 노력했어요. 올해 열리는 본선에서도 진짜 열심히 해서 U-20 월드컵에 나갈 수 있도록 해야죠."
"그런데 지난해 지역예선 때는 솔직히 조금 아쉽기도 했어요. 신갈고에서의 3년은 저에게 정말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었거든요. 감독님과 코치님이 모두 수비수 출신인데 정말 잘 가르쳐주셨고, 그 덕분에 저도 많이 발전했어요. 그런데 하필 아시아 지역예선과 일정이 겹쳐서 왕중왕전에 뛰지 못했죠. 결국 결승전도 태국에서 친구와 계속 문자를 주고받으며 상황을 들었어요. 신갈고가 우승했다는 메시지를 받고 환호성을 지르고, 대표팀 동료들에게도 자랑하고 다녔어요.(웃음)"
"그런데 조금 지나 생각해보니까 제가 없을 때 우승하니까 조금 씁쓸하기도 하더라고요.(웃음) 주장이었으니까 제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을텐데라는 생각도 들고..(웃음) 어쨌든 너무 좋았어요."
새내기임에도 호화멤버 고려대의 주전으로 도약한 김영찬 ⓒ이상헌
연세대 타도, U리그 무패, U-20 월드컵 출전권 확보를 목표로!
올 시즌 김영찬의 목표는 명확하다. 첫 번째는 연세대에 복수하는 것, 두 번째는 U리그 무패 우승이다. 지난 춘계대학연맹전 결승에서 고려대는 맞수 연세대에 0-2로 패했다. 처음으로 경험한 연세대전에서의 패배는 그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공교롭게 고려대와 연세대는 U리그에서 중부 3권역에 함께 소속되어 있다.
"춘계연맹전에서는 저도 처음이라 경험이 없는 것을 너무 드러냈던 것 같아요. 제 자신이 한심했죠. 이제 겪어봤으니까 잘할 자신 있어요. 지금 팀원 모두가 연세대에 포커스를 맞춰서 훈련하고 있습니다. U리그나 정기전에서는 절대 지지 않을 거예요. 무조건 이겨야죠."
"U리그에서는 최대한 많이 뛰고 싶고, 팀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무패 행진으로 우승하는 것이 우리 팀의 목표거든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김영찬의 세 번째 목표는 AFC U-19 챔피언십을 통과해 내년 FIFA U-20 월드컵에 나가는 것. 수비수로서 보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제 경험을 더 많이 쌓고,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신체조건이 크다 보니 톱 레벨의 빠른 공격수에 대응할 때 조금 어려워한다. 고교 시절에 적수가 없었는데, 성인 레벨에서는 좀 더 빠르고 세밀한 기술을 갖춘 공격수들이 많기 때문에 적응해야 한다." - 고려대 서동원 감독
"상황에 따라 냉정하지 못하고 다소 흥분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부분은 경험을 통해서 좋아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 신갈고 유동관 감독
"저도 감독님들의 말씀에 동감해요. 특히 순간 스피드가 빠르거나 잔발 타입의 공격수를 만났을 때를 대비해야 합니다. 어쨌든 U-20 월드컵에는 꼭 나가고 싶고요. 그 이후에 올림픽대표팀이나 A대표팀까지 올라가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 김영찬이 뽑은 베스트
1. 함께 U리그에 데뷔하는 선수들 중에 라이벌을 꼽는다면.
U-19 대표팀에서도 수비 파트너인 연제민(한남대). 사실 라이벌이라기보다는 친구이자 믿음직한 동료죠. 서로 호흡이 너무 잘 맞아요. 제민이는 파워도 좋고, 스피드도 빨라서 센터백으로서 듬직해요.
2. 함께 U리그에 데뷔하는 선수들 중에 최고의 공격수를 꼽는다면.
역시 U-19 대표팀의 공격수이기도 한 성봉재(동국대). 키가 큰데도 유연하고, 스피드도 빨라요. 드리블도 좋고요. 한 마디로 엄청 잘하는 스트라이커입니다.(웃음)
(기존 대학 선수들 중에서는?) 음..연세대의 황의조 선수. 슈팅도 좋고, 골을 넣는 감각이 뛰어나더군요. 그러나 다음에 대결할 때는 반드시 막아낼 거예요. 지켜봐 주세요.
첫댓글 저도 이 기사를 보았는데 무럭무럭 성장하여 김영찬의 이름을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날을 손꼽아 기디리며 기대합니다.
김영찬 선수는 U-19세 훈련중이라서 국제대학과의 U리그 개막전에 출전하지 못했어요. 참고로 고려3-국제대1로 고려대의 첫 승입니다.
대단한 내공의 소유자입니다. 친구사랑님~~^^
잘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