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경기고등학교) 주변을 담은 1930년대 항공사진

▲ 갑신정변의 주역이었던 김옥균의 집터에 세워졌던 관립중학교(1900년 개교)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로 탈바꿈하였다. 여기에 소개한 항공사진은 『동아일보』의 연재물 '신록의 대경성부감기'에 수록된 경성제일고보 주변의 풍경을 담은 것이다. 원래의 사진은 암만봐도 아래위가 뒤바뀐 것 같아서 여기에 보듯이 사진을 돌려봤더니 그 형태가 제대로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는 경복궁 동쪽 궁장 밖에 있던 옛 종친부(규장각, 총독부 학무국 분실 등을 거쳐 이 당시에는 경성의전 부속병원이 자리했던 공간)의 일부가 살짝 보이고, 중간에는 경성제일고보 일대와 화동 동아일보 창간사옥 터도 눈에 띈다. 그런데 사진에 나타난 경성제일고보의 교사배치는 지금 남아 있는 정독도서관과는 사뭇 다르게 되어 있다. 비탈길을 오르는 정문 언저리에 교실건물들이 나란히 포진하고 있고, 운동장은 오히려 지금의 본관건물 주변에 툭 틔 모습을 하고 있다. 운동장이 끝나는 부분과 그 언덕 위는 을사오적의 1인이었던 박제순의 집이었다가 조선총독부에 의해 경성제일고보 구역으로 편입된 자리이다.

▲ 『경기70년사』에 수록된 교사배치도에 보면 1930년대의 것에는 위 항공사진과 동일한 배치구도를 보이는 반면 1940년대의 것은 지금 남아있는 정독도서관 구내의 교사배치와 흡사한 구도를 띄고 있다. 이는 1930년대 후반 본관건물이 신축되면서 기존 교사는 헐어내고 전체 교사의 배치구도를 완전히 바꾸었던 탓이었다. 기존의 교사가 잔뜩 몰려있던 구역은 옛 김옥균의 집터이고, 운동장 중간 쯤은 서재필의 집터이고, 북쪽으로 이어진 본관건물터 및 그 후면은 박제순의 집터가 차례대로 이어져 1만여평에 달하는 교정을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정리 : 이순우, 2011.12.7, http://cafe.daum.net/distorted)
첫댓글 흥미로운 기사네요. 거꾸로 실려 있던 사진을 자세하게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