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질문만 하다가는 한도 끝도 없겠다 싶어서
독한 맘 품고 짬을 내 부전동으로 날아갔습니다.
나 : 야, 부전동 가서 베이스 구경 가자.
지인1 : 영화 본다.
나 : 야, 부전동 가서 베이스 구경하자.
지인2 : 형, 저 오늘 데이트...
나 : 야이 개념없는 XX리리 XX라마 ㅡㅡ
하여튼, 또 몇몇은 군대에 가 있는 관계로 ㅡㅜ
눈물을 머금고 혼자서 부전동으로 향했습니다.
아, 부산엔 부전악기상가 조은악기가 유일한 데임 대리점이더군요.
밴드 그만두고 악기점을 간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네요.
이상하게 아이처럼 떨렸습니다... -_- 아니 사실은 쫄았죠.
서두가 길었네요. 친절하게 조은악기 직원으로 보이시는 분이 반겨주셨습니다.
"데임 재즈 스페셜이랑 빈티지 좀 보러 왔는데요..."
"아.. 그러세요? 근데...... 빈티지는 지금 없네요. 스페셜도 요거 밖에."
하면서 보여주신 애쉬+메이플 NT... ㅠㅠ
아아... 널 실제로 보게 되다니... ㅠㅠ
수려한 나무결과 함께 뽀얀 속내를 드러낸 재즈 스페셜...
-_- 제가 오뚜기 3분 개념 말아먹고 갔다면 아마 들고 날랐을지도 몰라요 ㅋㅋ
농담이고... 흠흠. 가끔 있다는 색상차이나는 3피스는 아닌듯 했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3피스긴 하더군요. 그게 뭐 중요하냐마는. 흠흠...
우선 패시브 모드로 연주하였습니다. 익히 아시는 대로 이때는
HCP 프리앰프는 사용이 불가하구요. 블렌딩 팟(픽업 셀렉터죠)과
톤, 볼륨만 조절 되더군요.
앰프는 하키였는데 아마 10와트짜리.... 였나? 그랬을 거예요.
톤은 극단적으로 돌린 결과 멍멍한 톤 그리고 까랑까랑한 톤으로 나뉘었습니다.
이 둘 사이를 적절히 조절해가니 이쁜 톤이 나오더군요.
항간에는 데임 패시브가 재즈 패시브와 맞먹는 소리를 내준다고 하던데
글쎄요... 그저, 80만원대라는 가격대를 훨씬 뛰어넘는 소리를 내주긴 하지만
역시 펜더 오리지날의 그 느낌을 따라하기란 힘든 일 같습니다.
데임의 매력은 거기 있는 것이 아니죠. 이것은 데임만의 소리입니다.
재즈 베이스를 모델로 하긴 했지만 재즈 베이스의 톤만을 답습한다면
그것은 그저, 잘 만든 카피모델에 불과하겠죠.
제가 쳐보며 느낀 것은 바로 이거였습니다.
데임만의 소리. 만약 재즈 베이스와 똑.같.은 음을 찾으신다면
...데임에서 그 대안을 찾으시면 아니될듯 하옵니다. -_-;;;
애쉬+메이플이 통통 튄다... 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는데
앞서 제 질문에 친절히 응해주신 분들의 말 처럼 그렇게 통통 튀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앨더 모델에 비견한 것일테지요.
직원분도 앨더모델보다는 애쉬+메이플 쪽이 낫다고 하더군요.
오히려 베이스 다우면서 쉽게 묻히지 않는. 그런, 아주... 뭐랄까....?
농구공 같은 소리를 내주었습니다.
탁구공이나 배구공 같지 않은 농구공처럼 묵직하면서 바운드가 있는...
패시브 같은 경우엔 톤조절에 따라 틀리지만 제 생각엔 아마
fourplay의 101 eastbound 같은 톤이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어줍잖게 슬랩을 해보니 제가 썸핑이 안되는 관계로 썸핑음은 생략하더라도
언뜻 들리는 썸핑음은 아주 좋았습니다. 썸핑뮤트를 할때도 저가형 베이스에서
보이는 느슨한 음은 나오지 않구요. 제 실력 이상의 음을 뽑아주는 듯 했습니다.
파핑역시 딴딴. 말 그대로 딴딴. 한 음이 나오더군요. 확실히 손맛에 따라 톤이
좌지우지 될 베이스인 것 같았습니다.
자 이제 액티브 모드로 들어가 HCP 프리앰프를 만져보았습니다.
처음엔 모두 중립에 놓았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패시브와 액티브 전환시엔 확실히 '차이'가 있습니다. 톤 차이는 없지만
볼륨 차이는 있죠... -_- 원래 그런가? 하여튼 높은 볼륨시에는 액티브와
패시브의 볼륨 차이가 확연합니다. 액티브 올렸다가 놀랬죠. 갑자기 커져서.
어쨌든 블렌딩 팟을 리어 쪽으로 조금 놓고 베이스, 트레블을 조금 부스트 시키고
미들을 깎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슬랩'톤이죠.
이럴땐 패시브보다 확실히 좋았습니다. 슬랩톤은 말이죠.
어디까지나 제 개인 취향에 의거한 것이지만 확실히 소리는 딴딴했습니다.
그러면서 까랑까랑 하거나 날리거나,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재즈 베이스를 처음 잡고 EQ에 대한 조예가 없는 저로서도 의외로 손쉽게
맘에 드는 톤 두개는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EQ가 워낙 민감해서 그런지 조금씩만 부스트 시켜도 톤의 변화는 확연해지더군요.
뭐라 사운드적인 특징이라면... 농구공 같은. 이 말이 딱 맞는 것 같네요.
이것이 데임 재즈 베이스 만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애쉬+메이플만 만져봐서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 느낌은 이러했죠.
농구공으로 힙훕을 하든, 기본 드리블을 하든... 어떻게 해도 농구공의 바운드는
변치 않듯이 아무리 톤 조절을 해도 이것만은 잃지 않더군요.
이런 확실한 사운드적인 기준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데임은 확실히 좋은 것 같습니다.
-----------------외관 및 발란스---------------------
허벌나게 무겁다는 말이 있던데, 글쎄요. 제가 예전에 아티산 B4를 사용했을때
그 무게만 했습니다. 허나, 확실히 바디는 크긴 크더군요. 하지만 제가 앉아서 연주
했을때 움푹 패인 허리 부분에 제 가슴이 딱 들어맞아 굉장히 편한 연주를 했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전 반하고 말았죠. 제 취향에 의거한 것이지만.
바디는 3피스였으며 제가 만져본것은 그리 나무결이나 색의 차이가 띄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사진보다는 광택이 좀 있더군요.
넥은 굵다는 말이 많았는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펜더 재즈 75 빈티지를 만져봤는데
그게 넥이 굵어서 한참 고생했었는데 이건 아니더군요. 의외로 쉽게 적응이 되었습니다.
또 재즈 75 빈티지는 넥이 조금 뻑뻑한 감이 있었는데
이건 새베이스라 그런지 아주 잘 미끌리더군요. 기분이 좋았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너무 많은 노브가 달려있고 톤과 볼륨 노브가 한데 붙어있다보니
순간적인 변화를 주기에는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한 듯 보였습니다.
액티브/패시브 전환 스위치도 생각보다 작고 약해보였구요.
---------------하고 싶은 말--------------------------
저도 사실은 펜더 재즈베이스의 톤을 기대하고 갔답니다.
분명 데임 재즈 스페셜은 그 톤을 내주긴 합니다. 하지만 펜더만의
오리지날틱한 톤은 찾을 수 없죠. 그건 당연한겁니다. 이건 데임 베이스이니까요.
앞서 말씀 드렸듯 어떤 상황에서도 기준이 될 수 있는 느낌을 주는 사운드를
가지고 있다는게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건 데임만이 낼 수 있는 사운드인 것 같구요.
자기 정체성 없이 어느 한 베이스의 톤을 답습한다거나
너무 범용적인 것이 아닌 그 사이의 적절한 선을 지키고 있는 베이스 같았습니다.
직원분도 데임에 대해 칭찬하시더군요.
너무 펜더 재즈 사운드만을 바라지 마세요. 그런 시각이라면
데임 재즈는 별 대안이 되지 못할 듯 싶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4번줄 개방현의 장력이라든가 멍멍함은 없었구요.
EQ가 워낙 민감하다보니 조금만 시간을 가지고 조정해주면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 같더군요.
첫술에 배부르겠냐마는 ^^;;
----------------아쉬운 점---------------------
1. 패시브/액티브 전환시 '볼륨'차이가 확실히 있다.
(이건 당연한건지;;; 잘 모르겠네요. 하여튼 제 소견으론 그렇습니다.)
2. 노브가 너무 많은데다 패/액 전환 스위치가 약하고 너무 구석에 있다.
3. 바디가 생각보다 크다. -_-;;; 키 176인 저에게도 조금 어색해 보이는;;;
하여튼 친절하신 조은악기사 직원분들 덕분에 편안하게 시연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별 다른 일이 없다면 여기서 사야겠네요. 자, 그럼... 나머지 돈을 모으러
다시 일을 해야겠지요? 4월안엔 사자! 아자아자!!!
P.S - 조은악기사 직원분이 추천하신 다른 베이스로는 스윙 active가 있었습니다.
"이게 참 좋은 물건인데 예상외로 안나가요... 못생겨서 그런가...?"
P.S 2 - 귀찮은 제 질문에 답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이제 맘을 굳혔어요. ^^
Ash + Maple. 다른 건 안쳐봤지만 너무 느낌이 좋네요.
제가 3피스의 ash+maple NT 재즈스페셜 쓰는 사람입니다.^^ 전 홈 레코딩을 하는데요.. 통통 튈듯한 소리가 다른 악기들과 어우러질떄는 오히려 밀도있게 꽉 채워주는 묵직하고 딴딴한 느낌을 아주 잘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그냥 참고 하십시오. 저 역시 아주 만족하며 쓰고 있습니다.^^
첫댓글 아쉬운점 3개의 답변을 말씀드릴꼐요^^ 1번의 액/패시의 볼륨차이는 서킷속의 액티브게인조절로 맘대로 조절할수 있습니다. 액/패시 볼륨차이를 같게 만들수 있죠^^ 2번의 답변은 데임 토글스위치는 보기보다는 튼실합니다. 포대라 같은 베이스도 데임에서 처럼 토글을 쓰고있죠^^ 토글의 위치도 적응되면 편해요^^
그리고 바디의 크기는 재즈형 베이스라면 어쩔수 없죠^^ 참고로 고르시다보면 2피스 에쉬도 많이 있습니다 잘골라서 사세요^^
감사합니다. ^^
제가 3피스의 ash+maple NT 재즈스페셜 쓰는 사람입니다.^^ 전 홈 레코딩을 하는데요.. 통통 튈듯한 소리가 다른 악기들과 어우러질떄는 오히려 밀도있게 꽉 채워주는 묵직하고 딴딴한 느낌을 아주 잘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그냥 참고 하십시오. 저 역시 아주 만족하며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