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머리털이 빠지는 게 아니라 가늘어져 생긴다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하는 건강 Tip]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탈모를 글자 그대로 해석해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탈모 중 가장 흔한 안드로겐 탈모는 머리카락이 빠지는 게 아니라 가늘어지게 특징이다.
따라서 치료법은 털을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얇아진 모발을 다시 굵게 만들어 풍성해 보이게 하는 것이다.
-탈모는 어떤 질환인가.
“탈모 원인은 다양하지만 탈모의 90% 이상은 남성호르몬 영향으로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안드로겐 탈모증’이다.
안드로겐 중 하나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를 만나 디하드로테스토스테론(DHT)
라는 탈모 유발 호르몬으로 변해 모낭을 공격하며 생기는 질환이다.
남성에게만 생긴다는 통념과 달리 여성에게도 종종 나타난다.
남성은 뒷머리를 제외한 헤어라인과 정수리가 모두 영향을 받는데 반해
여성은 헤어라인은 유지되지만 정수리 쪽에서만 탈모가 진행된다.”
-탈모 치료는 언제 시작해야 하나.
“새로운 모발을 만들어내는 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최대한 머리카락이 많을 때 솜털 같은 머리카락이라도 모근이 튼튼할 때 치료를 시작하는 게 효과적이다.
이전보다 스타일링이 잘 안 되는 것 같거나 펌이 빨리 풀리는 증상으로
모발이 가늘어지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지만 가장 정확한 방법은
후두부 모발 굵기와 정수리 모발 굵기를 양손 손가락을 넣어 직접 비교해보는 것이다.”
-공인된 탈모 치료법은.
“먹는 약· 바르는 약· 수술· 레이저 치료 등 4가지를 들 수 있다. 네 갈래로 나뉜다.
이 가운데 먹는 약이 가장 보편적인 치료법인데 피나스테라이드 성분 약과 두타스테라이드 성분 약이 있다.
둘다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바뀌는 것을 억제해 탈모 진행을 막는 방식이다.
복용을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진행되므로 탈모를 치료하고자 할 동안에는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바르는 약으로는 미녹시딜·알파트라디올·피나스테라이드가 있다.
미녹시딜은 남성은 하루 두 번, 여성은 하루 한 번 적정량을 탈모 부위에 바르면
해당 부위 털이 굵어져 탈모를 개선하는 효과를 보인다.
알파트라디올은 두피에서 여성호르몬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데
두피의 탈모호르몬을 억제해 탈모를 개선하는 약이다.
바르는 피나스테라이드는 최근 허가받은 약으로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부작용이 거의 없고 먹는 피나스테라이드만큼 효과적이다.
저출력 레이저 치료도 효과가 입증됐다.
마지막으로는 가장 적극적인 치료법인 모발 이식 수술이 있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