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관 시인이 본 53선 지식 28차 20, 떠나간 사람들
시여 그대는 노래하라
땅의 숨소리도 하늘의 목소리도
한방울의 물로 우주를 덮어주듯
시여 하늘의 오색 구름을 이끌고
사천왕이 달리던 길을 안내하는 땅
그 땅위에 푸른 옷으로 갈아입고
비온날 무지개 옷을 입고
신라의 구법 승들이 걸었던 길
언제나 고난의 행군이었지만
시여 그날을 기억하게 하자구나
신라 구법승의 길
신라의 구법승들 길을 나선 그 모습
신라 땅에 무엇을 전하려는 것이냐
인도의 그자 취인양 설법을 들으려
허공에 구름가듯 내 몸은은 허공에
새들의 날개깃에 온몸을 안고가듯
하늘에 구름 벗삼아 달마찾아가네
소림사 동굴속에 혜가의 흔적있어
세상일 모두 잊고 선용궁을 찾아가
천상에 미륵여래를 친견하려 떠나네
하늘문
하늘문 열리는 듯 홍인의 설법듣고
깨달음 얻고자함 그누가 말하려나
구름꽃 피는허공에 나비도 춤을 추네
기러기 날개펴듯 날아서 가는 그곳
푸름을 벗삼아도 징겨운 벗이되어
선차의 고향찾아서 길을 떠나는 문
흔들리는 바람 속 누구의 형상인가
정토의 황토밭에 허물 벗은 능 구렁이
하늘문 넘나드는 꿈 꽃을 보고 있구나
태양빛 안고
태양빛 안고사는 박쥐도 아니것만
외기러기 날아간 허공을 바라보니
바다끝 석불 솟았나 내 심정 고요하네
해인삼매 찾으려 바다속 바라보니
도솔천 내원궁에 연꽃으로 장엄하라
옷깃에 여민 정성을 하늘벗 삼았구나
태양이 그림구나 동굴 속에 눈먼 황소
세상길 접어두고 무엇을 찾으려나
선승들 중얼거리는 차 한잔 마시게나
天上雨
법화경 사경공덕 구누가 믿으라
천태산 지의 선사 고려승 대각국사
법화법 전승한 뜻을 내 이제 알겠네
고려의 선법 선양 걸음걸음 옮기듯
걸망을 들처매고 떠나는 구법승들
누구의 이름 찾으려 길을 찾아 나서나
심안아 가득담긴 진리를 찾아나서
천만년 받치고자 하늘비 내리는 법
법석을 마련한 법당 힘차게 울리려네
붉은 목련
붉은 목련 피어있는 오조사 황매산정
설산에 불어오던 찬 바람이 멈추었나
타는 듯 타는 석굴앞 꽃으로 늘어젔네
붉은 옷 갈아입고 무애춤을 추려나
풀피리 불던 목동발걸음 옮기려나
내 심장 뛰는 심정을 누구에게 전하리
황매산 고량에는 바람도 멈추었나
눈빛으로 쏟아진 언덕에 핀 뿕은 목련
붉은 혼 붇들어봐도 눈물이 쏟아지네
신라의 구법승
신라의 구법승들 멈추었던 황매산
오랜 날 그날에는 백제의 영혼들이
선법을 전하려는 승들 거닐던 산등선
봄날에 발걸음도 들판에 꽃이 되어
온종일 걸음 걷던 그날을 생각하니
내 심안 피는 꽃들을 하늘에 던지려네
그날에 신라의 승 누구를 위함이나
구법을 얻지 못한 절망적 언어 속에
금강경 읽는 승려들 눈물겹게 울리네
먼 산이 가까이
먼 산이 가까이에 신음 소리 내리는 뜰
집잃은 산 노루가 발급을 올리더니
법량의 숨소리마저 멈추어 있음이네
고구려 병사들이 산등을 수지할 때
허공에 날고 있는 오리처럼 옮기려나
청산에 울던 쑥국새 피를 토해 적시네
시간의 저쪽에서 꺼진 불빛 멈추었나
눈감고 있으려니 지난날이 그립구나
내 언제 돌무덤처럼 이끼 옷을 입히라
구름 가는 그 곳
구름 가는 그 곳에 누가 살고 있기에
구름은 바람을 타고 쏟살같이 가느냐
서산에 기운 태양을 가슴으로 안아보내
보이는 산등위에 오색구름 일어나고
꽃 바람 일어나는 들판을 가로질러
녹색옷 입고 나서는 하늘신 잊으려내
여래의 설법함에 춤이라도 추려나
실가지 늘어진 강 물결소리 요란하여
불구름 떠나는 그곳 하늘문이 열리네
우한의 들
우한의 들판에는 구름옷 걸치우니
삼장 법사 옷자락 발걸음 옮기는 듯
하이얀 구슬 구르듯 어디에 가려느냐
산등에 하이얀꽃 자리를 펴고 앉아
선승이 차를 올리는 기쁨을 안아주나
수행승 노을터에 누구인들 기억하라
우한에 내리는 빛 산등을 적시는데
눈 속에 온 몸떨구는 꽃 소식을 전하려나
버들잎 날리는 바람 하늘 문이 열리네
2024년 5월 4일
출처: 불교평화연대 원문보기 글쓴이: 진관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