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166. 낛시
나는 이제껏 낛시를 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낙시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도 모르고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낛시의 손맛이란 것도 모른다.
그런 내가 바다에서 낙시질을 해서 열대어처럼 예쁘게 생긴 물고기 네 마리를 순식간에 잡아 올렸다.
그날 나는 너무 신기하고 신이 나서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질러댔다.
우리 집에 한국에서 손님이 오면 언제나 열심히 관광지를 안내하는데 그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중에 마따붕까이가 있다.
그런데 이제까지는 우리 자신이 잘 몰라서 색다른 이벤트도 없이 그저 수수하게 놀다가 오곤 했었다.
마따붕까이에 도착하면 우선 뗏목 배를 빌려 타게 되고 그 배 안에 있는 작은 방에서 수영복을 갈아 입고 얕은 바닷물에 들어가 놀았다.
기껏해야 구명조끼에 스노클링 장비를 대여해서 그들이 데려다 주는 곳에서 바닷 속을 들여다 보는 것이 고작인데 산호도 없고 물고기들만 구경했을 뿐이다.
아주 싼 값에 낙지를 한 접시 사고, 집에서부터 준비해 간 돼지고기를 그들이 숯불에 구워 주면 그게 그리도 맛이 있고 즐거운 점심이었다.
때문에 그 곳에 가려면 준비해야 할 게 너무 많았다
우선 밥을 싸 가야 하고 돼지고기를 몇 kg씩 사야 하고, 상추에, 초고추장에, 마늘, 쌈장, 김치, 물, 수박 등 아이박스에다 바리바리 싣고 떠났다.
숯불에 구워주는 바베큐는 정말 일품이고 특히 바다 가운데 뗏목을 띄우고 앉아 있는 건 신선 같이 멋있고 낭만적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마따붕까이에서 또 다른 이벤트를 알게 되었다. 바다 낛시를 하게 된 것이다.
패캐지로 한 사람 당 1500 페소씩을 내면 바베큐와 꼬치구이 등 푸짐한 점심에다 랍스타, 게, 왕새우 등 엄청난 sea food도 곁들여 진다. 게다가 바다낛시, 바나나보트, 스노클링을 모두 할 수 있다. 집에서부터 바리바리 싸들고 갈 짐도 필요 없다.
마침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다. 우리 일행이 이번에는 그걸 택했다.
특히 바다 낛시는 길게 늘러진 줄의 끝에 그들이 연신 작은 새우 미끼를 끼워주는데 바다에 담그고 앉아 있자니 과연 톡톡 건드리는 손맛이 느껴진다.
생전 처음 해 보는 낛시에서 나는 연이어 네 마리나 잡았다. 비록 작은 열대어지만 어찌나 놀랍고 어찌나 신기하던지 어린애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
이미 배도 부르고 물고기가 너무 예뻐서 잡은 것들은 모두 바다에 놓아 주었다.
첫댓글 언젠가 필리핀에서
바다 낚시를 해 본적이 있는데
한 마리도 잡지 못해서
낚시에는 영 취미를 못 붙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