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을 끝내는 가장 완벽한 방법 - 7
***
"그 인간이 진짜 본인 차타고 집까지 같이 가자 그랬다고?"
"이상하지?"
"엄~~청?!"
점심을 먹고 난 후 지하에 있는 개인카페에 다녀오며 소드는 서준과 있었던 일을 아주 조금 줄여서 연수에게 설명을 해주었고
테이크 아웃컵안에 든 커피를 한손에 든채로 핸드폰 화면을 보던 연수가 여자의 말에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는 눈을 마주친다.
"수상하고 이상해...지가 먼저 절대 안된다고 해놓구선 갑자기 변덕을 부린단 말야..."
"혹시...?"
"?"
"너 퇴사하는거 이번에 너무 확고해 보여서 잡으려고?"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는 연수가 말을 하자 나름 그것도 적당한 이유긴 하지만 온전히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듯 해 여자는 고개를 흔든다.
"에이...나름 이제까지 본 반응중엔 가장 긍정적이였어"
"긍정적? 너 그러다 또 발목잡힌다? 확실히 문서에 도장 찍자 그래. 뒷통수 맞지 말고. 초기 시안 다 끝내도 더 해달라고 하면 어쩔라구"
"흠....그럴려면 일단 장을 달아야 돼..."
"달면 되지?
"그 인간이 내가 장 달면? 그냥 달게 할 것 같아? 퇴사 전까지 더 부려먹으려 들겠지"
"하긴...것도 그렇긴 하네"
"그래도 일단 연말 전엔 무조건 퇴사할꺼야"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사무실로 통하는 출입구로 들어가며 소드가 다시 한번 굳은 의지를 보여준다며 주먹을 꽉 쥐자 연수가 피식 웃으며 조금 식은 듯한 커피를 이제서야 한모금 홀짝인다.
"그런데 무슨 계기로 그렇게 굳게 마음 먹은거야? 지금까진 대충 박대표가 딜만 잘 해주면 눌러 앉았잖아"
"....그런게 있어"
절대로 말 못할...그런거.
아직 연수에게도 말을 하지 못한 터라 소드는 괜히 목소리가 작아진다.
"그런거? 나한테도 말 안해줄꺼야?"
"쪽팔려서 그래...나중에 퇴사하면 그때 알려줄께"
"헐...??뭐길래??"
쪽팔린다는 소드의 대답에 연수는 더 궁금해하는 눈치지만 입을 꾹 다문 여자를 보고는 금새 포기하고 다시 말을 이어나간다.
"흠...그것도 아님 박대표...혹시 그 다음에님이 신경쓰여서?"
"다음에?"
연수의 말에 그게 누구냐는 듯한 표정을 짓자 유독 신나보이는 표정으로 그녀가 장난끼있는 표정을 지어보인다.
"그~몇일전에 꿀물~~"
"아...동윤님?"
"그치~그 장동윤님~~"
"고만 좀 놀려라~!"
"에이~~왜?과음하게 만들어서 죄송해요~ 다음엔 조심할께요~~어우~~야~~~"
"야~!느끼하게 안 그랬다??"
연수의 말에 괜히 민망해진 소드가 툭 쏘자 오히려 연수는 더 신나하는 눈치다.
동윤이 무심코 던져두고 간 그 몇 마디 덕택에 몇 일동안 연수에게 놀림을 받은 건 둘째치고 사무실 여직원들에게 어찌나 눈치가 보이던지.
마치 둘이 몰래 빠져나가 썸을 타고 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터라
여직원들은 소드가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갔다는 식으로 푸념 비슷한 비꼼을 몇 마디씩 던지며
내내 찬 눈빛을 흘긴다.
마치 본인들이 찜해놨는데 가로챘다는...?
에이..
몰라 어차피 퇴사할텐데.
그네들의 감정들을 하나씩 대응하기엔 당장 본인의 마음이 더 심난하다.
동윤의 다음에...라는 말은 조금....아니 아주 자주 머리속에 떠오르곤 했지만 말이다.
다음에....?
"느네 아파트 입구에서 그 동윤님이랑 같이 들어가다가 두번이나 마주쳤다며~"
"아....응"
다시 상기시켜 주는 연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만 서준이 그 일에 대해서 신경쓸거라는 상상이 되질 않았다.
에이...설마.그걸루 그 인간이?
" 박대표가?걔 눈꼽만큼도 나 여자로 생각 안할껄?내 주변에 남자들 아무리 얼쩡대도 눈 하나 깜~빡 안 할 인간이야.무슨 신경을 쓴다 그래.우리 사이 알면서 그러냐"
괜히 두 사람은 정말 친구일 뿐이란 뉘앙스로 대답을 하지만 왠지 연수의 말이 솔깃해진다.
"야.그 동안 얼쩡거리던 애들이랑 수준이 다르니 그렇지"
"....?"
"박대표 귀한 외동 아들이라며?그리고 니가 걔랑 맨날 싸운다고는 해도 결국 맨날 붙어서 뒤치닥거리 다해주고 힘든 일 단 받아주고 그랬잖아"
"...그건 그렇지"
"거기다가 자존심 좀 쎄냐.승부욕은 또 얼마나 강해?"
"....음..승부욕 빼면 시체지..."
"그런 인간들은 원래 상대방이 본인 수준에 비해 떨어지면 대응도 안해~근데 상대방이 자기랑 견줄만 하다? 그러면 더 불탄다? 막 경쟁상대~! 이겨야 된다 이러면서?"
"...에이~"
"너는 박대표랑 고등학교때부터 붙어다녔다면서 아직도 그걸 파악을 못하니...쯧쯧...그러니 맨날 그렇게 박대표한테 끌려다니고 당하는거야"
"근데 뭐 그걸 신경쓴다고 우리 관계가 뭐가 달라지나?"
"흠...그러고 보니 그건 그러네...암튼 박대표의 예상치 못한 행동들은 그런 이유들일 것이다~뭐 이런 거지.친구로써라도 뺏기기 싫다? 뭐 이런?? 아..나도 말하면서도 뭔 말이지"
"......."
"암튼~너는 이제 정신 좀 차리고 야무지게 니 것도 좀 챙기고 그래. 솔직히 너 퇴사하면 내가 덤탱이 다 쓸 거 걱정되긴 하는데 친구로썬 니 퇴사 적극 찬성이야~번번히 가로막히긴 했지만 말이다"
"......."
연수의 말에 알았다는 듯 끄덕이며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 소드는 대표실로 곧장 향했다.
어떤 식으로든
서준이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게 썩 나쁘진 않다 생각하며.
"대표님...오늘 리뷰 5시.......? 어디 나가?"
대표실 유리문을 두드림과 동시에 안으로 들어가던 소드는 책상에서 막 일어나 자켓을 팔에 끼우는 서준을 보며 아래위로 훑다 질문을 던진다.
그도 그럴것이 평소에도 옷에 신경을 쓰는 편이긴 오전엔 외부 미팅 다녀온다고 하여 오늘 처음보는 그는 유독 좀 더 멋을 부린 느낌이다.
"리뷰? 아..오늘이였나??어쩌지?? 나 일찍 퇴근해야 할 것 같은데? 급한일이야?"
"오늘 시안 마감 리뷰 하기로 한거 잊고 있었구나?"
대표실 문을 닫으며 안으로 들어가 넥타이까지 단정하게 손을 보는 그에게 시선을 떼지 못한채로 물어보자 그 역시 조금 당황한 내색으로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여자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키도 크지만 운동도 꾸준히 해 몸선이 꽤 아름다운 그에게 남색 수트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며 창밖에서 흘러들어오는 빛을 등진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자
서준이 물러나지 못하겠다는 듯 단호한 한 마디를 던진다.
"미안.월요일날 하자"
"오늘까지 해야된다고 우겨서 몇 일간 나 야근한거 몰랐어?"
평소대로라면 화를 내며 이자식 저자식 소리를 지를 상황임에도 소드는 오히려 피가 차갑게 식으며 가라앉는 기분으로 차분하게 대답을 하자 그가 곤란하다는 듯 이마를 긁적이고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어쨌든 오늘 스케쥴을 물 건너갔다는 신호인 셈이였다.
"진짜 진짜 미안~오늘 약속도 몇 번 늦췄다가 잡은거라 취소할수가 없어"
"소개팅...오늘이야?"
가슴에서 턱 막히며 올라오는 단어를 내뱉으며 괜히 코끝이 찡해졌다.
결국 이런식이다.
"아...응"
대답을 듣자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은 척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잘 다녀오란 말을 하고는 문을 열고 그의 사무실을 빠져나와 자신의 자리쪽으로 걸어가 모니터를 켰다.
시안 리뷰가 없으니 간만에 금요일 칼퇴를 하게되었다며 연수에게 신난다 카톡을 보내고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웹페이지를 열어 쓸데없는 마우스 클릭만 해대었다.
얼른 퇴근시간이 왔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며.
***
금요일날 일찍 퇴근하는것도 나쁘진 않네 생각이 들어 사람들로 가득찬 엘리베이터 끝에서 안쪽으로 몸을 구기곤 멍하니 은빛 광이 나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괜히 울컥하는 건 피곤해서 일꺼라고 여기며 잠시 눈을 감자 피곤이 몰려들어서인지 두통도 조금 생기는 듯.
집에 가서 두통약이나 먹고 밀린 잠이나 자야지...
서준의 차에 타 별 다르게 서로 대화를 하지는 않았지만
운전대를 잡고 있는 그의 손,
회사 일을 물어보며 간간히 피식거리거나 인상을 쓰는 옆모습을 바라보며
연수에게 말을 하지 못했던....그래도 조금은 기대를 했던 그 감정.
진짜 그 어린 남자애가 신경쓰여 질투라도 하나.
또 다시 조금쯤은 기대를 해 보아도 되는건가싶었던 그 시간이 우스워지고 만다.
질투는 무슨...
애초에 서준이 좋아하는 타입은 본인과 너무 다른데다가 그 녀석에겐 평생 친구일 뿐이란 걸 알면서도 도돌이표마냥 다시 처음 자리로 돌아오는 감정에게 많이 지치는 중이다.
그만 해야지...
정말 이젠 끝내야지.
1층에 도착하며 앞쪽에 사람들이 우르르 빠지고 제일 끝으로 여자는 회사건물 로비쪽으로 걸어나섰다.
그리고 그 환한 로비 조명아래 마치 타이밍을 맞춘 듯 한 남자가 서 있는 걸 보니
왜인지 모르게 그에게 걸어가 이젠 제법 친한 사이마냥 인사를 건네자 남자는 세상 환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어? 퇴근하시는 거예요?"
"네~동윤님도?"
"아.저는 약속 있어서요. 경영팀에 친구가 오늘 저녁 같이 먹자고 해서"
"아~역시 불금이라 약속?"
"소드님은?"
"전....집에 들어가야죠"
이상한 기분인 건 그에게 미주알고주알 떠들고 싶어진 것 때문,
술 몇 번 같이 먹었고 비밀 하나 안다고 친한 사이인것도 아닌데 소드는 문득 이 남자에게 본인이 기대를 했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표정을 얼른 고치고 금요일 저녁 즐겁게 보내라고 인사를 하자 마침 그가 말한 경영팀 친구인 듯한 이가 옆으로 와 동윤에게 인사를 한다.
혹시나했지만 이 쪽 친구도 여자.
심지어 지나가는 이들이 한번쯤은 돌아볼 정도로 미인이라 눈이 마주치면서도 속으로 꽤나 놀란 상태였다.
오늘 무슨 날인가?
연수와 대화할때까지만해도 나름 양손에 두 남자를 쥔 여자인 듯 잠시 착각을 했다가
찬물을 뒤집어쓰는 기분이라 소드는 자신을 찬찬히 관찰하는 여자와 옆의 동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출입구로 건물을 빠져나갔다.
최악이지만
집에 가는 길에 맥주라도 사서 들어가야 할 듯하다.
회사 건물에서 지하철까지는 도보 약 십분 정도.
각자 약속이 있는 듯 분주한 사람들 사이를 파고 들며 여자는 집 방향으로 향하는 지하철 입구로 들어가
전철을 타기 위해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이미 한 번 전철이 지나갔는지 덜 북적이는 승장장에서 잠시 서 있다 전철이 오는 순서를 알려주는 천장에 붙은 모니터를 확인하니 아직 몇분은 여유가 있는 듯 해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비어있는 의자가 하나 보여 그쪽으로 가 털썩 주저 앉았다.
평소라면 전철이 오기전까지 핸드폰을 보고있거나 음악을 들었을텐데 오늘은 영 그럴 기분이 되질 않아 멍하니 발끝으로 시선을 향한채였다.
좀 더 어렸을땐 지하철이였어도 눈물 뚝뚝 흘리며 서준이 이 나쁜 자식 한마디 했을텐데
이젠 그럴 기운마저 없는 건지 그저 빨리 집에 들어가 눕고 싶은 생각뿐이였다.
인파가 몰리기 시작하며 승강장 끝 어둠속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게 느껴지는 건 전철이 곧 도착한다는 것.
아니나다를까 벨이 울리며 곧 전철이 도착한다는 안내 멘트가 나온다.
한숨을 길게 쉬며 일어나야지 하던 찰라.
바닥으로 떨군 시선 안으로 가지런히 흰색 운동화가 들어오고 곧이어 머리위로 그늘이 진다.
몇 초간은 전철을 타기위해 줄을 서는 사람중 하나인가 싶어 처음엔 모른척 했지만 아직도 그대로인 흰색 운동화.
아는 사람인가?
오늘은 기분상...그냥 모른척 지나갔으면 좋았을텐데.
소드는 상대가 알지 못할 정도로 작은 한숨을 쉬며
표정을 나름 잘 정리 한 후 인사를 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
"저번에 못 먹은 아이스크림 같이 먹으러 갈래요?"
뜻밖에 그 운동화의 주인은
동윤이였다.
***
다행이였다.
갑자기 눈물을 흘리거나 너무 놀란 표정을 짓지 않아서.
어른스럽게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의자에서 일어나 친구랑 약속 있었던 거 아니냐고 물으니 그 친구가 마침 다른 일이 생겨 약속이 깨어진 거라고 한다.
승강장으로 들어선 전철의 문이 열리고 그가 먼저 걸음을 떼곤 같이 타자며 손짓을 했다.
그의 제안에 늘 순순히 따라가게 되는 이유를 알 순 없었지만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서 그런것이라며 따라나섰고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게 대화를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간단한 안부를 주고 받으며 몇 정거장을 지나 그를 따라 내린 곳은 홍대역.
수많은 사람들 틈을 이리저리 피하며 능숙하게 어지러운 골목끝에 들어간 곳은 작은 카페였다.
마음이 일렁이는 건 정말 오랜만에 이젠 친구라고 불러도 될 것 같은 남자와 인테리어가 유독 예쁜 카페에 마주앉게 되어 그런것이라며 그가 주문을 해준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그릇을 앞에 두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작은 일반 이층 주택을 개조해 만든것인지 노란색 페인트를 바른 벽과 원목으로 꾸며진 실내에 아기자기한 인형들과 손수 만든 듯한 쿠션들이 심상치가 않아 여기저기 둘러본 후 그에게 물어본다.
"여긴 어떻게 아는거예요? 취향이...딱 여자들 취향인데"
"여자인 사람 친구들하고 종종 다녀요.저도 이쁜 맛집 좋아해서"
"여자인 사람 친구?"
"좀 이상하게 들리나요.정말 친군데?"
아이스크림은 여자에게 밀어주고 본인은 카모마일 차를 마시는 그를 보며 조금 놀리고 싶어진 마음에 눈을 가늘게 뜨고 작게 속삭였다.
"그 친구들이 종종 고백도 하고?"
아니나 다를까 그가 조금은 당황한 표정을 짓고는 고개를 숙여 웃음을 보이자 여자는 그것이 또 귀엽다 생각이 들어 무릎위에 올려둔 민트색 쿠션을 꾹꾹 눌렀다.
그는 정곡을 찔린 모양이다.
다행히 퇴근시간때 느꼈던 우울감이 사라지고 여름답지 않게 꽤 서늘하게 부는 바람을 느끼며 작은 전구들이 걸쳐진 건물 외벽으로 시선을 돌리고 오기전부터 그에게 묻고자 했던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왜 나한테 잘해줘요?"
".....제가요?"
"네..."
마침 찻잔을 들려던 그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여자를 쳐다보았고 그제서야 소드도 고개를 돌려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생각보단 꽤 덤덤한 표정의 남자.
하지만 이내 속내를 알 수 없는 듯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대답을 했다.
"딱히...잘해 주는거라고는 생각 안했는데..?"
"술 마시고 혼자 남아있는거 안 버리고 가고...늦으면 데려다주고.....불금인데....이런데 데려와서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오늘 유독 힘들어 보이셔서요...뭐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술도 같이 마셔봤겠다. 비밀도 저에게 알려주셨고...그 정도면...해줄 수 있는 만한거 아닌가요?"
동윤도 여자를 조금은 놀리는 듯 대답을 해고
그에 아이스크림에 스푼을 꽂으며 한 숟가락 뜨던 여자가 그건 아니라는 듯 고개를 가로짓으며 동윤을 바라보았다.
"아니죠.누가 그래요?"
"왜요?여사친들한테도 그 정도는...?"
"에이~ 동윤님이 아직 좋아하는 분이 없어서 그런것 같은데 보통은 본인이 좋아하는 여자한테나 그렇게 신경써주는 거죠"
"........"
"이런식으로 다정하게 구는건"
"아직...제가 좋아하는 여자가 없다고 누가 그래요?"
그의 말에 조금 멍해지는 느낌으로 여자는 앞에 앉아 조금전보다 조금은 진지해진 그를 살펴보았다.
"아....있어요?"
".....네"
"아....사귀는 건 아니구요?"
"네...아직은 저 혼자 좋아하는 거라.."
생각지도 못했던 답변이라 여자는 아이스크림이 들어가던 스푼을 입끝에 물고는 몇초간 아무것도 묻지 못하고 그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고 그에 동윤이 시선을 슬쩍 피하며 웃고 만다.
"그래서 어쩌면 동변상련을 느끼는 걸까요? 제가...?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보니...쉽게 지나치질 못하겠네요"
"아...그 여자분이...안 좋아해요?동윤님을?"
동변상련...
여자는 그의 단어에 왠지 찡함과 동시에 의문이 든다.
"제가 좋아하는 지도 모를껄요...그 여잔"
"왜요?"
"딱히 내색을 하진 않았거든요"
"왜 고백 안했어요? 동윤님 정도면..."
그치...짝사랑을 한다고? 저 남자가?
"소드님 주변에 박대표님보다 더 잘난 남자가 있다고 그 남자한테 마음이 가는 건 아니잖아요"
"아...그건 또 그러네요"
꽤 적극적인 성격일거라고 생각했던 것과 너무 반대가 되는 답변이라 어쩐지 여자는 질문이 많아진다.
짝사랑이라는 대화주제가 나름 반가웠덧 탓이다.
"그래도 용기내서 말해 볼 수도 있지 않나요?"
마치 본인에게 말을 하듯
여자는 속삭여보았다.
한번쯤은 용기내어 뱉어본다면...결과가 어떨까.
"글쎄요...."
"........"
"그 분 상황이 절 받아들이지 못할 것을 저는 이미 알고..."
"..........."
그의 대답에 말없이 남자의 부드러운 눈매로 시선을 향하자 평소보다 좀 더 무거운 표정을 하는 그가 낯설었다.
마냥 밝다고 생각했었는데...
"제가 고백하지 못하는 건 소드님이 대표님께 말하지 못했던 것과 같은 이유 아닐까요?"
"?"
"나 때문에 그 사람이 곤란한 표정을 짓는게 싫으니까...제가 친구라고 생각했던 여자사람들에게 고백받았을때 보여주게되는 난감해하는 표정을 그 사람이 짓게 되는 게 싫어서요"
"........"
"내 마음 알아주면 좋지만...일방적인 고백은 상대방에게 폭력이 될수도 있으니까요"
마음 한가운데 돌이 던져진 듯 여자는 크게 동요가 되어 차마 더 이상 아무런 질문을 하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답변이기도 했지만
오랜시간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의문점을 사라지게 해주는 답변이기도 했다.
서준을 친구로 잃고 싶지 않았던것보다 큰 이유는...
그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미안하다는 대답을 할까봐.
박서준이라는 남자에게 그런 표정을 짓게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 여자 분...정말 많이 좋아하시나봐요"
"......"
"부럽네요.이 정도로 배려받는 마음이라니..."
솔직한 심정이였다.
바로 맞은 편에 앉아있는 다정한 남자의 마음을 온전히 받고 있을 그 여자가 부러워지고 있었다.
문득 이제는 정말 마음을 정리하고 본인도
누군가와 함께 마음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말없이 손안에 들어온 예쁜 아이스크림 그릇을 손끝으로 톡톡 두드려보았다.
오늘...대화하길 잘했다.
"근데...사람맘이 참 간사해요"
".....?"
테이블 위로 팔꿈치를 올리곤 상체를 숙이는 동윤이 느껴져 여자가 고개를 들자 조금전 대화할때보다 가까워진 그와 시선이 부딪히며 허공에게 얽혀 남자의 검은 눈동자가 순간 매우 어둡고 깊어진 것 같아 보였다.
곱상하게 생겼다고는 생각했지만 조명때문인지 얼굴라인을 따라 깊게 그늘이 져서인지 평소 알던 남자가 아닌 듯 해 숨소리조차 낮추고는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막상....눈앞으로 다가오니...욕심이 생겨요"
"......"
"저는...어떡해야 할까요...?"
***
나름 좀 길어서 평소보다 늦었긔~!
서론에서 드뎌 본격적인 스토리가 이제서야 진행되는 것 같긔 ㅋㅋㅋㅋ
그럼 재밌었다면 댓글~!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에서 하루 더한
화요일 굿밤~!!ㅋㅋㅋ
동윤이! 난 무조건 동윤이!!! 더더 욕심 부려조라 ㅜㅜㅜ 선생님 잼난다긔 ㅜㅜㅜㅜ 맨날 나만 설레고 크흡
동윤아~~~~~~욕심내~~~~ 꺅 넘나 재밌긔
정말 좋긔ㅜㅜ 둘다 똑같이 좋긔ㅜㅜ
욕심내주라ㅠㅠㅠㅠ지금정주행했긔ㅠㅠㅠㅠ존잼이긔ㅠㅠㅠㅠㅠㅠ
ㅠㅠ 앜......... 설레긔 설레긔 설레긔... 백번천번 설레긔 어떡하긔 꺅
역시 남자는 용맹함! 크 선생님 감사하긔!
와우.... 동윤쓰 ㅜㅜㅜㅜ 나만 설레고 나만 잠못자긔 크흡 ㅠㅠㅠㅠ
욕심 많이 내라긔!!!!! ㅋㅋㅋㅋㅋㅋㅋ
아 세상에...너무조킈........
와와와 미쳤긔 미치긔ㅜㅜㅜㅜㅜㅜㅡ 선생님 넥스트넥스트 플리즈ㅜㅜㅜㅜ 오늘 잠 다잤긔..ㅜㅜㅜㅜㅜㅜㅜㅜ
와 선생님 최고시긔 ㅠㅠ
악 ㅜㅜㅜㅜ 욕심내주시긔 ㅜㅜㅜㅜㅜ
캬... 미좌미촤😍
숨막히긔ㅜㅜㅜㅜㅜㅜ
그게 바로 소드였냐긔!!! 아오 역시 계략적인 연하직진남 너무 좋다긔 감사하긔ㅠ
아 심장요동치긔
너무너무 재밌어요 ㅠ
전 동윤이요 와 좋긔!
ㅠㅠ너무좋긔진짜
동윤이 나 ㅠㅠㅠㅠ
와 너무 설레긔 ㅠㅠㅠㅠㅠ
선생님 진짜 사랑합니다
ㅜㅜ 연애하는기분이예요ㅜ좋아요
훠우 ㅠㅠㅠㅠㅠㅠ 동윤쓰 최고 ㅠㅠㅠㅠㅠ 직진해주라 ㅠㅠㅠㅠㅠㅠ 너무 좋긔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