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27일 (금)
아침에 일어나 노랑바지 아줌마의 옆집 아줌마(?)가 끓여주시는 굴라쉬와 밥을 먹었다.
굴라쉬는 우리나라 육개장맛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옆집 아줌마의 솜씨가 영~ 안 좋은건지 내 입맛이 까칠한건지...정말 느끼하고 맛.이.없.었.다!!
게다가 밥은 왜 이 모양인지...차라리 죽으로 달라규!! ㅠ.ㅠ
유럽에서 모든 음식을 맛나게 먹은 나이지만, 이 아침만은 절대 안 땡기는지라 반공기 겨우 깨작거리면서 먹었는데 임양은 맛나다고 밥을 두그릇이나 해치운다. 대단한 것!!
숙소를 나서면서 아줌마한테 인사를 하려고 했지만, 다른 손님 픽업 나가셨는지 보이질 않고해서 그냥 숙소에 있는 사람들한테만 인사를 하고 나왔다.
지하철을 타고 기차역에 도착!! 마침 들어와있던 차에올라 자리를 잡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밖에 왠 애들이 그렇게 많은지...소풍이라도 다녀오나보다...
뚜두두두~ 레이더 작동!! 그 아이들을 바라보던 나에게 미소년 한명이 꽂혔으니...이름하여 헝가리의 미래...*-.-*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임양역시 그 수많은 아이들 속에서 헝가리의 미래를 딱 알아봤으니...역시 우린 친구인거야?
한박자 느린 쏭양은 매번 그렇듯 헝가리의 미래를 보지 못하고, 때마침 기차가 출발하는 바람에 끝내 헝가리의 미래를 보지 못했다는...켜켜
우야뜬 임양와 나는 그 미소년에 대해 입이 닳도록 칭찬하면서, 헝가리의 미래는 밝다고 외쳐댔다!! (그래서 헝가리의 미래임..ㅎㅎ)
그리하여 헝가리의 미래는 유럽에서 본 꽃미남 순위에 당당히 2위로 링크되었다! (1위는 프랑스의 안시에서 파리로 갈때 봤던 앙드레! =ㅁ=)
한번 와봤던 코스라고 빈으로 가는 기차시간은 상당히 짧게 느껴졌다. 빈중앙역에 내려 어제 잡아놨던 숙소에 짐을 풀고 빈 관광을 위해서 밖으로 나왔다.
가져간 정보에 의하면 그 근처에 맛나게 하는 치킨 슈니첼집이 있다고 하여, 열심히 찾았다. 드뎌 찾은 그 곳!!
쭈삣쭈삣 가게안으로 들어가니 슈니첼을 튀기고 있던 아저씨가 한조각을 꺼내 큼지막하게 썰어 우리한테 건넨다.
오우~ 너무 맛난걸!!
자리잡고 그 맛난 치킨 슈니첼을 주문했는데, 크기와 가격 또한 감동~ ㅠ.ㅠ
맛나게 먹고 씩씩하게 빈 중앙역 지하철로가서 24시간 패스를 끊었다. 우리가 갈 첫번째 장소는 쇤부른 궁전... 사람들이 많이 내리길래 따라갔더니 건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 역에 내리면 사람들이 알아서 길을 안내해준다...=ㅁ=
정원으로 가서 우선 눈으로 쭉 살펴본뒤 옆으로 난 길을 걸어갔다. 장미원이 있는데 아직 장미가 피지 않아서 아쉽~ 활짝 피었다면 정말 예뻤을텐데...
날씨도 오지게 더운데 왜 장미는 안핀거샤!! (오스트리아에 있을땐 유난히 더웠다.)
장미원을 지나 언덕이 있는 글로리에떼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너무 덥다. 그래도 빨리 올라가려고 건물앞에 지그재그로 나있는길을 따라 올라갔는데 보는것과는 달리 상당히 가파르다. 헥헥...
겨우겨우 올라가서 쇤부른 궁전을 한번 내려다 보고 양옆으로 나있는 산길을 따라 내려갔다.
산길로 내려오는 길을 나무와 그늘이 많아서 상쾌하다. 게다가 귀여븐 청솔모들까지 우릴 반겨(?)준다.
사람들이 먹이를 손에 놓고 가만히 있으면 청솔모들이 다가와서 그 먹이를 집어 먹는데, 절대 그 먹이를 가지고 도망을 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먹는다. 귀엽다...+ㅁ+
장난끼가 발동한 임양이 손을 쥐고 가만히 앉아있으니, 그 안에 먹이가 있는걸로 오해한 청솔모 한마리가 임양한테 다가온다.
임양이 짠~ 하고 손을 폈는데 아무것도 없으니 당황한 청솔모가 임양의 손을 한참동안을 쳐다보며 머리를 갸웃갸웃거리더니 쏜살같이 도망가버린다...후훗 귀여운 것!!
다시 산길을 걸어 아래까지 내려와서 지도를 보고 한바퀴 돌려고 하는데 너무 덥고 지친다.
혹자는 베르사유보다 이곳에 더 멋지다고 하는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베르사유가 훨씬~ 더 멋진다. (아마 더위탓도 있을꺼3!)
▲ 성에서 글로리에떼를 바라 본 모습
▲ 신기하게 생긴 가로수
▲ 뒷모양은 더 신기..ㅎㅎ
▲ 피다만 장미...그나마 이게 가장 많이 핀 곳! ㅠ.ㅠ
▲ 넘 더워서 걍 근처까지만 갔다.
▲ 올라왔으니 성도 한번 봐주고~
▲ 내려오는 길에 있던 분수대...
고풍스러워 보이면서도 꼭 폐허같다!!
▲ 내려올때는 상쾌한 길로...
▲ 무언가를 까먹고 있는 청솔모!
도망도 가지 않는다.
걍 대충둘러보고 밖으로 나와 빈의 명동거리라고 할 수 있는 케른트너거리로 갔다. 오~ 확쉬리 번화가답게 사람도 많고 상점도 많다.
▲ 중심가답게 사람한번 오지게 많다.
옷가게인 H&M에 들러 살짝 쇼핑을 해주고, 성슈테판성당을 거쳐 구왕궁쪽으로 걸어갔는데 복잡한 거리가 한가해지기 시작하면서 여기저기서 노래하는 소리와 악기 연주하는 소리가 들린다.
▲ 성 슈테판 성당.
동유럽권의 성당의 지붕은 특이하게 알록달록한 문양이 많이 들어가있다.
▲ 성당내부...다 그렇지 머...ㅡㅡa
(이미 성당에 대한 흥미도는 상당히 떨어진 상태)
구왕궁으로 들어가는 곳은 위가 막혀있어 말을하면 목소리가 울렸는데, 그것을 이용해서 연주를 하는 듯!!
생각지도 않은 음악소리가 구왕궁의 분위기와 어울어지면서 너무 아름답게 느껴진다. 행복해~
특히 임양은 첼로를 연주하는 소리에 반해서 갈 생각을 안하고 계속 연주를 듣고 있었다. (하루죙일 청솔모와 첼로얘기만 했음)
구왕궁 주변의 벤치에 앉아 주위를 둘려보니 너무 한가롭고 좋다. 도심한가운데 이렇게 넓은 잔디밭이 있다는것도 부럽고~
▲ 구왕궁으로 들어가는 필로티 스딸의 입구!
▲ 벤취에 앉아서 바라 본 모습.
행복하게들 사는구나~
아직 둘러봐야할 곳이 많기 때문에 자연사박물관 근처에 있는 아이스크림집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길을 재촉했다.
트램을 타고 클램트의 키스가 있는 벨베데레 궁으로 갔지만, 너무 늦게 갔기 때문에 내부에는 못들어가고 정원만 구경했다. 아쉬워라~ ㅠ.ㅠ
▲ 오스트리아의 영토모양이 있던 벨베데레 궁
▲ 궁에서 정원을 바라 본 모습
▲ 깜찍하게도 꾸며놨다. ^^
벨베데레 궁에서 나오니 분수대가 있는 쉼터가 보인다.
그곳에 잠시 쉬려고 앉아 있는데, 분수대에서 물줄기가 솟아나오면서 형형색색깔의 빛으로 물든다.
날씨는 점점 어두워지면서 불빛의 색깔은 더 진해지고, 이 빛의 기둥이 가로등 불빛과 어울어져 빈의 거리를 너무 아름답게 보인다.
(신기하게도 도로위 전선가운데 전등이 매달려있는데, 이게 상당히 낭만적 분위기를 연출하다!!)
▲ 넋놓고 그냥 바라봤던 분수대.
(색깔은 다양했지만 이미지를 바뀌게 하는법을 몰라 한장만 올림...=ㅁ=)
공원 야외에서 여는 맛난 맥주집도 가야하고, 클림트의 키스도 봐야하고, 오페라도 봐야하고 등등등...하루 더 있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남긴채 계획대로 내일 빈을 떠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야경을 보기위해서 시청사 쪽으로 갔는데 야경을 기대했던것 보다 볼게없어 사진한장 찍고 철수!!
▲ 시청사 야경
시간도 너무 많이 늦었고, 너무 어두워졌기 때문에 숙소로 돌아왔는데 왠일로 사람들이 잠을 자고 있다.
(알고보니 대부분 새벽에 떠나는 저가항공을 이용하는 사람들인 듯. 아침에 일어나보니 대부분의 침대가 비어있다.)
우리도 내일 아침 8시 30분 기차를 타야하니 자자!!
내일은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소도시 할슈타트로 가는날이다!! 느무느무 기대된다~ ^^
■ 지출내역
1. 숙소비 : 16.0 (12인실)
2. 점심 : 5.4
3. 24시간패스 : 5.0
4. 랩스커트 : 14.9
5. 아이스크림 : 2.3
6. 장보기 : 1.65 (4.95/3명)
∴ 45.25 (약 59,500원)
첫댓글 이런... 글씨가 깨져보이네요.
헛...이젠 괜찮죠? ^^;
빈.. 정말 좋았어요 벨베데레에서 본 클림트의 '키스'는 환상이었구요-- 힘들게 찿아간 보람이 있었지요 시청사앞에서 펼쳐진 한여름밤의 필름페스티벌도 오래 기억에 남을거 같아요 낭만의 도시... 맞아요..!!
대도시라고 생각해서 그랬는지 별로 기대는 안했었는데, 너무나 좋더라구요~ 하루 더 있을껄...ㅠ.ㅠ
깔끔.차분한 여행기 잘 읽었어요. 사진도 넘 좋구요
ㅎㅎ...감사합니다. 사진은 많이 찍다보니 가끔 건질게 나오더군요!! ^^;
ㅋㅋ 정말 가로수 웃기네요.
뭔가...의미가 있는것 같은데 그 의미는 알수 없다는....^^;
잘 봤습니다. 오스트리아 빈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인데... 기회되면 꼭 가봐야 겠습니다.
예상외로 좋았던 곳이 오스트리아, 그중에서 빈이라지요!! 꼭 한번 가보세요~
빈..멋지죠? 전.. 너무 좋았던 곳 중 하나예요... 사진들을 보니 기억이 나네요.. 갔다온지 이제 겨우 2주도 안됐는데.. 또 가고싶다는 생각이.. 특히나 마주하고있던 자연사,미술사 박물관.. 시간이 없어 찬찬히 보지 못한게.. 너무 아쉽더라구요..
그죠? 너무 좋았죠? 전 시간이 없어서 박물관들은 가보질 못했지만, 구왕궁에서 잠시 쉬었다 가는것도 너무 좋더라구요~ 아웅...그리버라~
막상 가선 못 느꼈었는데- 사진으로 보니 너무 재밌네요~ 전 오스트리아에서 30년만의 최악의 날씨를 경험하고 왔었능데- 맑은 날씨~ 너무 좋네요~ ㅜ ㅁ ㅜ
헛...전 오스트리아에선 신기하게도 좋은 날씨의 나날이었는데...(좋지못해 더웠다는!!) 우야뜬 안타깝네요~ ㅠ.ㅠ
분수가 멋있어요.. 키스그림.. 멋지던걸요.. 그 그림 사진 못찍게 해서 제 친구는 살짝 찍어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