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지리산 화대종주 (화엄사~반야봉~천왕봉~대원사, 46.2Km), 6월 2일~3일
지리산화대종주!
누군가 진정한 지리산종주는 ‘화대종주’라 한다. ........
설악산 갈까 생각으로 인터넷을 뒤적거린다.
우연이 또 지리산종주 진정함은 ‘화대종주’라 문귀를 읽게 된다.
지난 11월 솔로지리산종주(성삼재~천왕봉~법계사)를 했다.
인터넷도 이상하다.
그래 가자!
하루전 6월1일 오후 벽소령대피소 예약을
한다.
계란을 삶고 밥을 담고 과일및 간식등 주섬주섬 챙긴다.
밤 10시30분에 집을 나선다.
서대전역 00:42분 출발 구례역 03:02분
도착한다.
기차에서 잠을 잘려고 애쓰지만 객차내 환한 불빛과 소음으로 결국 한잠도
못잔다.
뜬 눈으로 구례구역에 도착한다.
역앞엔 서너대의 택시와 버스 한대가 있다.
택시 기사는 혼자 왔냐며 붙잡고 성삼재까지 요금을 말한다.
운전기사에게 화엄사 가냐고 물어보고 버스에 오른다.
버스에 올라서니 이미 20~25명의 등산복 차림의 남녀들이 앉아
있다.
그들은 멋있고 컬러플한 셔츠, 바지에 자켓을 입고 선크라스까지 끼고
있다.
카고바지, 긴팔셔츠, 자전거용 바람박이 조끼에 검정색
케쥬얼베낭 양쪽엔
검정색과 빨간색 비닐봉지에 싸인 얼음물병이 각 양쪽 포켓에 보인 내 모습과 비교된다.
그들은 이른 새벽 화엄사 절에 공양하러 가는 사람으로 생각했기에 처다 본지
모른다.
모습이 어늘하고 어색하며 촌스러워 보였을 것이다.
5분후 구례공용버스터미널 도착한다.
그 버스가 30여분 정차 후 3:50분 화엄사로
출발한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자 대합실 편의점에 들러 캔커피 2개를 집어든다.
어느 것이 더 맛있냐고 묻는다.
비싼것이 맛 있다고 한다.
괜히 물어봤다.
5분후 화엄사 도착한다.
....
이렇게 가까운 줄 알앗으면 30여분 기다리는 동안 걸어 올껠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화엄사 길을 찾지 못해 잠시 이리저리 헤멘다.
빈택시 한대가 식당앞에 멈춘다.
손으로 저쪽을 가리킨다 고맙다 인사말 끝나기전 2km는 가야 한단다.
택시기사는 늦은 시각까지 일 마치고 잠을 청하기 위해 집에 돌아온것 같다.
아~! 생각치도 못했던 거리를 더 걸어야 한다 생각하니 슬쩍 짜증이 난다.
깜깜하다!.
주의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헤드랜턴 꺼내기가 귀찮다. 2키로 소리에... 그냥 걷는다.
달빛에 반사된 도로 하얀선과 손에 쥔 김밥싼 쿠킹호일만 보인다.
고요하다!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 바람에 흔들이는 나뭇잎, 김밥 단무지
씹는 소리뿐이다.
가끔 동물걸음에 잔가지 부러지는 소리에 놀래곤한다.
갈림길이다.
오른쪽 다리가 보인다. 직진, 우회전 잠시 생각 살펴본다.
그냥 직진을 간다.
다시 갈림길이 나온다 또 망설인다.
젠장 푯말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고 무슨 국립공원이래… 혼자 궁시렁거린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1B1445575F69D308)
화엄사다.
절앞에 현수막이 여러장 보인다. 글자색이 바랬고 천은 찢어져 있다.
바닥엔 많은 대자보가 붙여져 있다.
종이가 젖고 낡아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
오래된것 같다.
4사람이 맨땅에 얇은 은박지 한장 깔고 잠을 자고 있다.
장기 농성중이다.
노고단 오르는 길을 찾아야 한다.
고딩, 대학때 화엄사 옆으로 올랐던 기억이 있다.
왼쪽 콘크리트로 경사로가 있다.
시간이 흘러 오르기 좋게 포장을 했구나 생각한다.
한참을 올랐는데 절 탑을 짓는 공사장이 나타난다.
머리에 열기가 오른다.
오른쪽 아래 화엄사 경내가 보인다.
무작정 내려간다.
100일 기도방에서 사람이 나온다.
절밖 왼쪽에 나무다리가 있고 그 다리를 건너면 노고단길이 나온다 한다.
대웅전이 보인다.
대웅전문을 활짝 열어 젖히고 새벽예불 목탁소리가 마음을 가라 앉힌다.
돌 계단에 앉아 잠시 대웅전을 바라보며 목탁소리에 눈을 감는다.
5분여쯤 지났다.
밖에는 돌다리가 보이고 나무다리는 보이지않는다.
또 헤멘다.
농성중인 한사람이 깨어 앉아있다.
노고단길 알려 주는데 도저히 무슨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다시 묻는다.
잠이 덜 깬건지 술이 덜 깬건지 흥얼흥얼서리며 손으로 가리킨다.
돌다리를 건넌다. 또 입구를 찾는다.
겨우 노고단 오르는 폿말을 찾았다. 05시05분이다.
Thank God I found it!
잠시 걷다 또 갈림길을 만난다.
오른쪽? 직진? 복불복 통밥상 계곡을 따른다. 직진한다.
노고단길 양쪽 키보다 높은 조릿대가 줄서 있다.
은은한 바람소리가 가슴으로 이렇게 와 닿는다.
가슴밭으로 흐르는 바람소리처럼 이 걸음이 행복하다.
한국최대 문수보살 있다는 연기암에 잠시 들른다.
하늘은 점점 밝아지고 청량한 새들의 인사와 차갑게 닿는 바람은 내 걸음을 가법게 한다.
노고단 오르는 계단에서 한무리의 학생들은 만난다.
짝을지어 여학생손을 꼭 잡고 내려온다. 인사를 건네며 묻는다.
보성에서 온 중학생들이며 여학생을 보호하기 위에 손잡고 내려온다고......
귀엽다. 이쁘다. 똥강아지들.....
노고단대피소에 07시50분에 도착한다.
간단히 삶은 계란과 물 한모금으로 휴식을 취하고 반야봉에 들러 사진 한장찍고 계속 걷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38A541575F6A4026)
초록색이 너무 아름답다.
아무말 하지 않고 그냥 손을 뻗어 잡고 싶다.
깊은 계곡이 행복해 보인다.
계속 걷는다.
잠시 생각 잔머리를 굴러 본다.
세석대피소예약을 잘못하여 벽소령으로 햇다고 우겨볼까?
몇번 생각하다 아니다 그냥 예약한곳에 자기로 한다. 더 가면 뭐하냐...
연하천대피소다.
오른쪽 아래 멍석위에는 한무리의 아저씨 아줌마들이 술병과 함께 널불어져 자고 있다.
오이와 사과한쪽을 먹고 등산화를 벗고 테크에 벌러덩 드러누워 하늘을 쳐다본다.
구름이 되고 싶다.
시원한 바람을 싣고 삶에 지친이들에게 위안의 시원한 바람을 전해주는 구름이 되고 싶다.
30분후 떠난다.
오후4시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한다.
체크인하고 베낭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5시에 라면을 끊여 수육을 넣어 일본식라면을 만든다.
여기저기선 삼겹살 굽는다.
난 밥 라면 김치 멸치볶음이 저녁 메뉴다.
정리하고 손발을 씻고 7시에 잠자리에 든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36BF3E575F6B4529)
새벽3시 일어나 이를 닦고 일을 마치고 03시40분에 출발한다.
헤드렌턴을 준비했으나 끄고 그냥 걸어 본다.
아직 하늘은 어둡다.
간밤에 조금 비가 내린 듯 길과 나무잎이 젖어 있다.
몸으로 느끼며 이 향기있는 길을 걷고 싶다.
양팔을 벌린다.
가겹게 오는 바람소리 춤추는 나뭇잎소리 주위는 아무런 말없이 나를 감탄케한다.
아~! 좋다. 이 느낌!
아~! 좋다. 이 행복!
![](https://t1.daumcdn.net/cfile/cafe/26421B41575F6B9926)
세석대피소에 도착 누룽지로 아침을 먹고 커피 한잔에 먼 산을 바라본다.
저쪽 구석 테이블엔 할아버지5명이 아침부터 소주를 마신다.
간단히 세수도 하고 1시간후 천왕봉으로 떠난다.
우와~
좋다.
아름답다.
찬란하다.
경쾌하다.
멋있다.
연신 감탄사를 외친다.
드디어 아침 9시 58분 천왕봉 푯말 비석을 터치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0BEB46575F6BEF14)
![](https://t1.daumcdn.net/cfile/cafe/223E363E575F6C2A28)
사진 두어방 찍고 계란 사과 오이 넛츠를 먹고 25분후 대원사로 떠난다.
주의 꽃잎을 하나씩 맛을 본다.
달콤한맛, 씁쓸한맛, 쌉쌀한맛 꽃잎
맛이 좋다.
진달래 꽃은 먹어도 되지만 철쭉 꽃잎은 먹지 말라는 폿말을 어제 봤다.
그런데 철쭉 꽃잎도 맛있다.
지난 5월 덕유산 종주(백련사~육십령)때도 철쭉꽃잎을 많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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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밭목대피소까지 한사람과도 인사를 나누지 못햇다.
잠시 사과를 먹고 대원사로 향한다.
이 길은 무슨 길인가?
있다 사라지고 나뭇가지로 사라지고 나타나 잡풀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 또 계곡으로
사라진다.
수수께끼 같은 숨박꼭질 하는 길이다.
어찌 화엄사 대원사 가는길은 이리 어럽고 힘든 길이라 할까?
과보에 따라 양쪽 절로 가는 길이 달라 지는가?
아무말하지 않고 그냥 손에서 느끼는 마음으로 걷다 마주친 사람을 보고 놀란다.
재미있고 흥미있는 길이다.
이런 멋진길을 만나면 사랑하는 사람과 다리가 아플때까지 함께 걷고 싶다.
계곡은 조용하다.
물이 맑다.
깨끗하다.
알탕 유혹이 머리를 감돈다.
국립공원내 계곡물 접근금지 글을 떠올린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724D43575F6CBF31)
대원사다.
오후3시20분이다.
경내를 둘러본다.
정결하고 이쁘게 정리된 절이다.
비구니 교육하는 절이라 한다.
스님 한분이 예불을 한다.
마치 화대종주 애썻다는것 같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5A6A40575F6CFE13)
버스 정류소에 도착한다.
막걸리 한병을 주문한다.
아줌마가 세수대야 비누 수건을 건네준다.
파전 하나를 시킨다.
산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이라 한다.
물이 차갑다.
아줌마가 말하지도 않은 버스표까지 주며 재촉을 한다 빨리 막걸리와 안주 먹으라고.....
버스가 왔다.
‘안주는 남겨도 술은 절대 남겨선 안된다’는 명언이 있다.
막걸리 나머지를 병채로 원샷한다.
버스에 오른다. 운전기사가 이 광경을 봤는지 웃는다.
친구가 화대종주를 마친 지금 어떤 기분이 드냐고 묻는다.
'여자와 격렬하게(열정적으로) 사랑을 나눈 뒤 깊게 빠는 담배 한모금의 평화'라 카톡했다.
오후 4시 40분 진주로 떠난다.
첫댓글 지리산화대종주 축하드려요!!암튼 혼자 대단 하십니다""
혼자 걸어 보세요.
눈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많은걸 느끼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바쁘진 않았습니다.
그냥 제 페이스대로 편안하게 명상하는 식으로 호습하며 걸었습니다.
1박2일 짐 생각해보니 먹는것외엔 별로 없어서 30리터 베낭으로 다녀왔습니다.
너무 행복했습니다.
가을엔 대원사~화엄사 로.......
아름다운 풍경 초록의 힐링 숲길 ~~
혼자보기 아쉽죠...
나를 혹사시키면서 힐링 받을 때가 있거든요
태극종주에 대한 꿈을 언젠가 해야겠어요
아무런 말도 없는 아무도 없는 새벽 산길은 많은 느낌을 줍니다.
지리산 초록빛깔 너무 좋아합니다.
아름답습니다.
마지막 귀절이 모든 것을 말해주네요! ㅎㅎ
나홀로 하이킹이 주는 흥분 기쁨 호흡 평안 등 .......너무 좋습니다.
나홀로 화대종주.....한겨울에 종주해서 한여름 초록물결 지리산종주 하고프다~~
추카추카!!
가셔요 회장님 샤프니 샤픈샤픈. 화대 종주 ^^
갑시다.
10미터 앞서 걸으면 나홀로 하이킹 하는것 아닌가요?.....ㅎㅎ
화대종주 축하합니다.
머리카락이 쭈삣쭈빗서서 절대 혼자는 못가는 1인입니다.ㅎ
나홀로 산행이 주는 마음을 느껴보세요.
감사합니다.
구름이 되고 싶다.
저것이 아직 내가 담배를 피는 이유일까.
격렬한 사랑을 한 적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잘 읽고 보고 듣고 느꼈네요.
다시 읽어보니 단어 선택이 잘못 된것 같네요......열정적으로....ㅎㅎㅎ
감사합니다.
동영상... 대나무잎에서 가늘게 떨어지는 물줄기가 이쁩니다.
이쁜 짝꿍만나 함께 한번 더 다녀오시길~~
누군가 바위에 흘러 내리는 물줄기를 마음으로 돌려 놓았어요.
가슴밭의 시원한 물줄기을 위해서.....ㅎㅎ
생각이라할까? 배려라할까? 가슴이라할까?.....
홀로 산행도 멋지네요~새내기 산행초보자인 저는 해봐야할것들이 너무 많네요~ 요즘은 용기를 끌어내는 과정도 오래걸리고 끌어올린 용기 다잡는 에너지도 방전인데~ 산꾼이 아닌 일반인의 담백한 산행기 같아서 와 닿네요~ 계획대로 움직이는 오래된 이 습관에서 좀 벗어날때도 됐는데 늘 발동이 늦게 걸려서~ 여름휴가때 나도 한번 계획을 세워봐야겠습니다.
한토에서 진행된 백두대간 지리산 구간길(6구간)~ 3구간 빼고는 5구간을 가긴 갔는데~어디를 갔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힘든 기억만 남았었는데 이렇게 느끼면서 걸어가보고 싶네요
자주 산행기 올려주세요. 간결하고 담백한 글이 참 좋습니다
용기를 끌어내는 과정도 오래걸리고 끌어올린 용기 다잡는 에너지도 방전인데......생각이 많아서 그런것이죠.
싑게 할 수 있는 작은것을 찾아 보세요.
계획없이 마음이 끌릴 때 그냥 떠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