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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문턱이다. 만추(晩秋) 끝자락의 붉고 노랗게 물든 나뭇잎들이 뚝 뚝 떨어지며 앙상한 속살을 드러낸다. 스치는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이럴 때면 누구나 시인이 되고 쓸쓸해진다. 감성의 연륜은 고목의 나이테처럼 가는 세월 속에 결코 속일 수 없는 것. 차 잔을 들며 듣는 초겨울의 노래가 더욱 따뜻함으로 성큼 다가온다. 감상적 맛을 물씬 풍기는 가요, 최백호의 <내 마음 갈 곳을 잃어>가 한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을 한껏 느끼게 한다.
이 노래는 최백호(57)의 대표곡이랄 정도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최종혁 작곡으로 최백호가 작사하고 그가 직접 불렀다.애조 띤 멜로디와 뭔가를 말하려는 듯 한 노랫말이 마음을 잡아당긴다.
상당수 가요들이 그렇듯 한 가수의 노래를 들으면 그 사람의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를 엿들을 수 있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또 지난날 무슨 사연들이 있었는지를 어렴풋이나마 그려볼 수 있게 한다. 그 속엔 삶이 녹아있고 사랑과 이별, 기쁨과 아픔이 배여있다. 최백호가 부른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도 마찬가지다. 우선 제목부터가 그렇다.
<영일만 친구> <낭만에 대하여> 등을 불러 널리 알려진 최백호는 1950년 4월 23일 부산에서 태어났다. 그는 일찍 아버지를 잃었다.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제2대 국회의원이었던 부친(최원봉)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낸 것이다. 아버지 얼굴도 잘 기억하지 못한 채 어린 시절을 부정(父情)을 그리워하며 쓸쓸히 보냈다. 생활이 서서히 어려웠던 건 말할 것 없다.
부산 태생 … 아버지 일찍 여의어
부잣집 아들로 남부러울 게 없었던 최백호는 갑작스럽게 기우는 가세를 조금도 비관하지 않았다. 정의감이 강해 불의를 보면 참지 못했다. 사리에 어긋나는 일을 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어느 날 횡단보도에 어린이들이 지나가는데 이를 무시하고 달리는 승용차를 보고 끝까지 따라가 따끔하게 주의를 준 일화가 있을 정도다.
이처럼 매사에 당당했던 최백호의 젊음에 또 한 차례 큰 아픔이 왔다. 부산 가야고등학교를 졸업, 한창 혈기왕성할 때인 20살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슬픔과 방황의 시간이 한동안 이어졌다. 둥지 잃은 여린 새끼 새처럼 삶의 날개를 열심히 퍼덕였지만 허사였다. 사회초년생인 최백호에겐 기댈 마음의 언덕이 필요했다. 그래서 벗 삼은 게 노래와 글이었다.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절 자유인으로 음악을 가까이 했다. 노래는 그에겐 곧 생활이 되어버렸다.
최백호의 노래와 화법, 글쓰기는 갈수록 깊이가 있었다. 취입한 노래 가사는 대부분 직접 쓴 것이고 가끔 작곡도 했다. 부르는 노래를 잘 새겨보면 그의 이력을 어렴풋이나마 살필 수 있다.
군 제대 후 부산시내 음악 살롱무대를 돌며 노래활동을 했던 최백호는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로 인기를 모았던 가수 하수영에게 발탁, 1976년 가을 가수로 데뷔했다. 지금으로부터 꼭 31년 전 일이다. 그가 맨 처음 신고한 곡이 바로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다.
이 노래는 사랑하는 연인의 이별을 말하는 듯 하지만 전혀 아니다. 저 세상으로 떠난 어머니를 그린 것이다. 어린 나이 아버지를 잃고 늘 따뜻한 품에 안길 수 있었던 어머니마저 돌아가자 쓸쓸함 마음 어디 둘 곳이 없어 만든 노래다. 스무 살 가을 돌아간 어머니를 그리면서 뒷골목을 거닐다 쓴 눈물의 가사에 자신이 직접 부른 것이다. 일종의 사모곡(思母曲)인 셈이다.
모정 그리며 가사 직접 쓴 ‘데뷔곡’
‘가을엔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낙엽지면 서러움이 더해요~’라고 한 첫 소절부터가 가슴이 아린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계절이 가을이고, 무성한 나뭇잎들이 그늘을 만들어 사람들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처럼 자신을 보호해줬던 어머니의 무수한 음덕이 낙엽처럼 사라지고 나면 서러움이 더해진다는 허전함을 노래한 것이다.
데뷔곡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반응은 의외로 좋았다. 음반판매량이 늘면서 ‘신인 가수 최백호’ 알리기에 충분했다. 정감 있는 목소리가 잔잔하게 깔리면서 노랫말에 은근한 감칠맛이 난다는 평이었다.
애수에 찬 이 노래는 음반이 석 달 만에 6천여 장 팔리면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듬해인 1977년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로 나가는 <입영전야>와 <그쟈>가 담긴 2집 음반까지 잇달아 히트하며 인기가수 대열에 끼었다. 물론 전국적으로 이름도 꽤 알려졌다.
이 후 인기탤런트였던 김자옥(지금은 가수 오승근씨 부인)과 결혼, 세간의 이목을 끌었으나 얼마 못 가서 갈라섰다.
이혼과 방황 등 곡절을 겪은 그는 1984년 재혼, 새 가정을 꾸며 안정을 되찾았다. 아내와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이어 <영일만 친구> <고독>과 제2의 전성기를 열어준 <낭만에 대하여> 등 주옥같은 히트곡들도 발표했다. 통속적인 남녀 사랑타령에서 벗어나 인생을 관조하듯 깊이 있는 인생관을 펼쳐낸 노래들이 대부분이다. 새로 편곡해 다시 음반에 실은 <보고 싶은 얼굴> <열애> 등도 맛과 흐름은 같다.
최백호는 2003년 데뷔 28주년을 맞아 신곡 <청사포>가 담긴 베스트앨범(제목=‘최백호 히스토리’)을 냈다. 2000년 <어느 여배우>를 내놓은 뒤 3년만이었다. 신곡 <청사포>는 그의 고향인 부산 해운대 달맞이고개 아래의 아담한 포구이름으로 ‘푸른 모래의 작은 항구’란 뜻을 갖고 있다. 한 여인의 추억을 회상하는 포크와 트로트가 접목된 분위기 곡으로 먼저 취입한 <낭만에 대하여>와 꽤 닮았다. 세월의 허무함, 인생의 외로움, 덧없음을 그려낸 것이다.
첫사랑, 옛 친구, 군 생활과 관련된 추억의 노래를 주로 했던 최백호의 맛을 안겨준다.
국민고독가수로 불릴만한 국내 최대 낭만파 가수 최백호는 요즘 방송인으로서도 맹활약 해 인기를 모았다. 2006년 4월 24일부터 2007년 3월까지 매일 오후 6시부터 KBS 해피FM(106.1MHz) ‘최백호-김민희의 라디오챔피언‘ 프로그램 진행자로 전파를 탔다. 취미는 축구, 특기는 그림그리기. 가수, 작곡가, 작사가, 방송인, 화가 이외에도 1995년 3월부터 대중가요 노랫말 만들기 모임인 시락회 회원으로도 뛰고 있다.
가을엔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 낙엽지면 서러움이 더 해요 /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요 / 눈길을 걸으며 눈길을 걸으며 옛일을 잊으리라 / 거리엔 어둠이 내리고 안개 속에 가로등 하나 / 비라도 우울히 내려버리면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 가을엔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요 하얀 겨울에 떠나요
마산고·중앙대 신문방송학과·신문방송대학원을 나와 1979년부터 한국경제신문·일요신문, 뉴시스, 시사저널, 일요서울(편집국장) 등에서 언론계 생활을 하는 ‘기자가수’다. 남인수가요제에서 우수상을 받아 한국연예협회 가수분과위원회에 등록(865호)했다. 취입곡으로 <이별 없는 마산항> <마산포 순정> 등이 있다.
이 뉴스클리핑은 http://www.sobiq.com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
첫댓글 언젠가 한번 불러 녹음해 보고싶은 곡,,그러나 아직은 자신이 안서는 곡!!
이곡과 최백호에 관한 사연이 소개된글이 있어 가져와 봅니다. 첨부된 곡은 최백호가 아니라,,
좀 미흡하군요! 그냥 스토리만 읽어주시면^^*
그러게요.. 다른 사람의 목소리군요.
요즘도 밤10시~12시까지 차를 운전하는 시간이면
꼭 sbs라디오에 주파수를 맞추고
최백호 그분의 목소리를 꼭 듣는답니다.
알듯 모를듯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목소리를 참 좋아하지요.
잘 듣고...아니 잘 보고 갑니다^^
최백호의 부친이 국회의원이란것두 이글보구 알았네요.
웬지 최백호의 노래에 번지는 우수와 애수같은거가 다 그런 연유가
있어서 그랬나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음,,,부를려면 한참 연습해야는데,,,
요거이 박자가 좀 까다롭지요~
한 10년전만해도 제가 한국가요 베스트 10에 이곡을 나름대로 집어넣었던
그런 곡이구만요..
나중에 녹음 후보로 넣어보겠음다^
서울장미님,, ㅎㅎ
참 좋은 노래죠....
최백호님은 노래부를때의 모습이...
어찌그리 한결같은지...
실제모습도 똑같더군요^^
전 예전에 그쟈...란 노래에 뻑 갔었다는...
당근~ 형님이 부르시면 잘 어울릴것 같습니다.^^*
그러게 말이유..
최백호에 대한 좀 무모한 편견이 이 사회에는 깔려있음을 압니다.
근데 그의 노래를 들을때마다 뭔가 이건 아닌데,,,란 생각을 늘상 했었지요.
역시그는 그럴만한 그 무엇이 있단걸 이제사 확실히 알게 되누만유..
우리가 가수의 개인히스토리까지 일일히 알기는 좀 어려운 관계인지라..
그래요,,우리 함 이노래 불러봅시다..
아~~미치겠네~아 어쩌란 말이냐 이아픈 마음을 아 어쩌란 말이냐 이아픈 가슴을~~~♪~~~넘 좋아요 위에노래도 좋구요 아래 이분 노래도 좋구요~걍 푹 빠지게 하네요~
아휴,,,그러시구나,,
정말 가을 깊은 겨울 노래,,
음,, 낙엽지면 서름이 더~~~ 해요^^
그런거 맞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