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5년 2월에 개항하는 일본 주부(中部)국제공항이 새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당초 계획했던 총공사비 7천6백80억엔을 15%나 줄여 6천5백억엔에 공사를 마무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7천6백80억엔으로도 부족할 것"이라고 말해온 국토교통성은 할 말을 잊은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의 대형 국책사업 중 공사비가 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든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날씨가 좋고 기반이 튼튼해 공기가 단축됐다""초저금리로 득을 봤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역시 민간 부문의 '사고의 발상'이 이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
주부공항은 1998년 정부와 민간이 50%씩 출자해 만든 주부(中部)국제항공회사라는 주식회사에 국가가 공항 건설과 운영을 위탁하는 형태다. 사장도 히라노(平野)라는 도요타 자동차 출신의 민간인이 맡았다.
출범 초기부터 "전례가 없는 일은 하지 말자"는 '관료 주주'와 "효율성을 도입하면 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민간 주주'가 맞섰다. 당장 발주 방식을 놓고도 관료들은 '공정성'에 목을 맨 반면 히라노는 '경쟁원리'를 관철했다.
결국 통상적인 입찰이 아닌 공모(公募)를 통해 후보사업자를 뽑은 후, 건설비와 유지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짜내도록 사업자에 요구했다. 각종 비용에 군더더기는 없는지 미국의 컨설팅 전문가를 불러 점검까지 시켰다.
또 당초 학의 날개 모양으로 설계됐던 여객터미널 모양도 바꿨다. "멋도 주로 위에서만 보이는데, 너무 낭비"라며 직선으로 바꾼 것이다. 올 가을 착공하는 주차장도 당초 계획의 절반인 6개동으로 줄였다.
도요타 자동차 생산방식의 기본인 '저스트 인 타임(JIT:필요할 때 필요한 양만 공급하는 방식)정신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공사 초기만 해도 "이러다 괜히 부실공사가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보던 일본 언론들도 생각을 바꿨다.
중앙일보 <작성일: 2003-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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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정보, 상식
- 일본주부공항건설, 민간위탁으로 건설비 대폭 절감효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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