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전문기자들이 직접 다녀온 둘레길 33
성남시의 남한산성, 가평군의 연인산에 이어 2009년 경기도 세 번째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수리산은 도심 속 ‘녹색섬’이다. 산본신도시를 병풍처럼 감싸 안고 안양과 안산에 걸쳐 있기에 3개 지역 주민들은 수리산의 혜택을 톡톡히 받고 있다. 깊은 계곡에는 산림욕장이 조성돼 있으며 약수터와 다양한 휴식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걷기열풍을 타고 수리산 일대에 군포 수릿길이 만들어져 등산과 걷기, MTB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수리산 봉우리를 담은 갈치호수
군포 수릿길은 크게 수리산둘레길, 수리산임도길, 자연마을길, 도심테마길로 나뉘고, 그 안에서 여러 길이 갈라진다. 그중 추천하고 싶은 코스는 임도길과 자연마을길 일부를 엮은 길이다. 코스는 대야미역~갈치호수~정난종 선생 묘역~덕고개 당숲~납덕골~수리사~임도오거리~철쭉동산~수리산역으로 이어진다. 이 길을 따르면 군포8경에 속하는 당숲, 수리사, 철쭉동산 구경은 물론, 수리산 깊은 품속에 숨은 납덕골 마을과 정난종 선생 문화유적 등을 만날 수 있어 금상첨화다. 역 앞에 세워진 수리산 등산로 안내판에서 갈치호수, 임도오거리 가는 길을 확인했으면 출발이다.
첫 번째 목표지는 왼쪽으로 보이는 둔대초등학교. 도로를 따라 둔대초등학교 정문 앞에 서면, 왼쪽으로 신작로 같은 옛 도로가 보인다. 그 길을 따라 10분쯤 가면 이정표를 만나면서 반월호수와 갈치호수가 갈린다.
오른쪽 갈치호수 방향으로 꺾어지면 곧 큰 도로를 만난다. 터벅터벅 걷다 보면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휙 지나간다. 대야미역을 들머리로 수리산 가는 길은 MTB 마니아들에게 인기 코스다. 분위기 좋은 방죽에서 내려와 다시 도로를 따르면 곧 갈림길. 덕고개는 왼쪽이고, 먼저 오른쪽의 정난종 유적을 먼저 둘러보는 것이 순서다. 호가 허백당인 정난종(1433~1489)은 황해도관찰사로 재직하며 이시애의 난 평정에 공을 세우고 이조판서 등을 역임했다. 성리학에 밝고 무엇보다 서예에 일가를 이루어 초서와 예서를 잘 썼다고 한다. 재실을 지나면 묘역으로 들어선다. 야산 중턱쯤에 조성한 묘역은 봉분이 많아 누가 누군지 헷갈린다. 정난종의 묘지에는 크고 작은 문인상 한 쌍이 서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봉분 앞의 작은 묘비는 1496년에 세워졌으니 제법 역사가 깊다.
봉분 앞에서 뒤를 돌아보니 갈치호수가 아스라이 펼쳐진다. 한눈에도 명당임을 알 수 있는 이곳은 정난종의 형 난손이 미리 보아둔 자리로, 먼저 세상을 뜬 사람이 묻히기로 했다는 일화가 내려온다. 최근에는 정난종의 후손인 동래군파 종손과 일가족이 18대째 내려온 종택과 인근 전답을 공공 문화유산으로 내놓았다고 하니, 참으로 뼈대 있는 선비 가족이다.
300여 년 지켜온 덕고개마을 당숲
덕고개로 가는 길은 휘파람이 절로 난다. 도로는 포장됐지만, 차가 뜸하고 상추, 고추 등이 자라는 주말농장의 풍경이 정겹다. 200m가 안 되는 덕고개는 구렁이 담 넘듯 은근슬쩍 올라붙는다. 덕고개 고갯마루에서는 좌우로 임도가 갈린다. 덕고개에서 100m쯤 내려가면 유독 나무가 좋은 곳이 나오는데, 이곳이 당숲이다.
울창한 숲터널로 들어서자 신성한 분위기가 전해 오고 맑은 기운이 온몸으로 퍼진다. 좀 더 걸어가려 하니 길이 없다. “여기가 끝이에요.” 숲 바닥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던 주민 아저씨가 말을 건넨다. “숲은 50m밖에 안 되지만, 우리 마을에서 300년 넘게 지켜왔어요.” 그의 말에는 자긍심이 묻어 있다. 이곳에서 군웅제라 불리는 마을제사가 300여 년간 이어져 왔다고 한다.
철조망이 둘러쳐진 안쪽에 볏짚으로 둘러놓은 당집이 있다. 당집 옆 나뭇등걸에 한 아저씨가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다. 작은 계곡이 졸졸 흐르는 물길을 한동안 거슬러 오르면 수리사다. 예전에는 대웅전 외에 36동의 건물과 산내에 132개의 암자가 있는 대찰이었으나, 임진왜란 때 전소되었고 곽재우 장군이 말년에 입산해 중창하고 수도한 곳이다. 수리산의 이름이 바로 수리사에서 나온 것이다.
수리사에서 내려와 임도로 들어선다. 수리산 임도처럼 찾는 사람이 많은 곳도 드물다. 숲이 우거지고 걷기 편한 좋은 길이다. 구불구불 서너 번 모퉁이를 돌아서면 정자가 선 임도오거리에 닿는다. 수리산 슬기봉 일대의 모든 임도와 산길이 여기서 만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교차로다.
infomation
●군포 수릿길 가이드 이 길들은 서로 연결되므로 취향에 맞게 코스를 잡는 것이 좋다. 이 글에 소개한 코스는 자연마을길의 당숲길과 임도길을 적절하게 엮었기에 주요 명소를 두루 거친다. 코스는 대야미역~갈치호수~정난종 유적지~덕고개 당숲~납덕골~수리사~임도오거리~철쭉동산~수리산역, 거리는 약 11.4㎞ 4시간 30분쯤 걸린다.
●교통 전철은 4호선 대야미역에서 내린다. 자가용은 영동고속도로 군포 나들목으로 나오면 대야미역이 지척이다. 대야미역에서 매시 정각에 마을버스가 출발한다.
●맛집 대야미역에서 출발했다면 덕고개마을에서 점심을 먹는 것이 좋다. 문화예술체험공간인 산화랑이 운영하는 식당 산화랑(031-437-6050)에선 친환경 농산물로 밥상을 차린다. 산화랑정식 7,000원.
첫댓글![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2.gif)
겨 찾는대로 안내가이드 하셧네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장미님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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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곳이라 함 다녀와야겟어요. 이런곳이 잇는줄 몰랏답니다^*!
조금있다 단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