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뜨는 헬리콥터
어린 시절 내 살던 곳은 경기도 파주 파평면 눌로리.
임진강 지천 개울에 놀다가
어디선가 들리는 헬리콥터 소리 요란하였다.
고추를 내놓고 뛰놀던 강가 자갈밭에
먼짓바람 일으키며 베레모 쓴 '양키'가 내리면
졸졸졸 따라붙어 초콜렛과 피넛버터를 받아 먹었다.
그 재미로 우리는 강가에 앉아 여름 내내 헬리콥터 소리를 기다렸다.
오늘 밤 로스엔젤레스 하늘 위로 헬리콥터가 뜬다.
![HL003839.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ftfile.hani.co.kr%2Feditor%2Fuploads%2F2009%2F08%2F08%2F52774_41969.jpg)
헐리우드 서산으로 해가 넘어가고
유흥가에 어둠이 깔리면서
우리는 낯설지 않게 헬리콥터를 만난다.
프로펠러의 요란한 소리는 바람을 동반해 동네를 엄습한다.
하루해 일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 즈음에도
그는 나타난다. 외계인처럼 나타난다.
태양과 함께 지내는 로스엔젤레스의 한낮은
대조적으로 평화로워 보였다.
쭉 뻗은 야자수 나무와 선선한 바닷 바람은
산타모니카 해변의 파도와 어우러져 더욱 한가로웠는데...
저녁 노을 바라보며 청춘남녀들은 사랑을 읊고
베니스비치에 울려퍼지는 락밴드에 맞춰
흥겨운 몸짓으로 사랑을 노래하였다.
그러나 밤이 찾아들면
이 땅에 평화가 깨지는 소리
탈선과 폭력이 날뛰는 소리
마약과 검은돈이 부딪치는 현장을 덮치는
경찰 헬리콥터가 우렁찬 프로펠러 소리로 포효한다.
주말을 맞아
행복한 가정에서 한창 웃음꽃 피는 시간
한인타운 주택가 평화로운 행콕팍의 밤거리,
정적이 깨지면서 헬리콥터의 굉음이 귓전을 때린다.
써치라이트의 강한 불빛을 타고
공포와 긴장감이 안개처럼 자욱하게 퍼져나가는데-----
일 순간 들려오는 총성 탕 탕 탕.
세발의 총소리에 묻혀
나는 숨막힐듯 소스라치며 창문의 커튼을 내린다.
아무것도 없는 텅빈 머리를 스쳐지나는
상념의 끝에서
나는
어린시절 강가에서 보았던
그
초콜렛 실은 헬리콥터를 보았다.
첫댓글 오래만에 등장하셨습니다, 자주 등단하여 좋은 글솜씨 전해주시게,그 곳 친구들에게 안부 부탁해..bye
반갑습니다. 항상 노고가 많은 줄로 압니다. 언젠가 큰 상 받으실 겁니다.
준하의 글솜씨가 대단하군요.. 한밤중에 총알이 날라다니는 곳이 미국이냐??? 몸조심하거라 ㅋㅋㅋ 헬리콥타 소리를 듣고 어린시절 추억을 생각하는것보니 시골 농촌 에서 고추내놓고 다니던 한국에서의 어린시절이 그리웠던 모양이지...
서부개척시대에 쓰던 총질이 전통적으로 내려와 굳혀진 것이지. 한중일은 대체로 검의 문화인데 반해 미국인들은 주로 총을 쓰지만 가끔 한인타운에선 아직도 사시미 칼이 등장한다네. 중구 건달들의 쌈박질은 아직도 여전한가.
요즈음 근황 종종 올려라...보고싶구나! 네 wife에게도 안부전하고.....!
알겠네. 언제나 내 꿈은 컨서트에 있다. 영준이를 위한 환상의 무대, 언젠가는 꼭 만들어줘야 될텐데. 7080 통기타 무대 동해바다에서 한번 열자꾸나.... 네 노래가 들린다.
파주의 헬리콥터와 LA의 헬리콥터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게 하는군요.. 갑자기 Made in U.S.A. 쵸콜렛 먹고싶네요...
일주일이면 3-4번 뜨는데 이젠 LA의 또다른 상징물이 되었다. 댓글 고맙네요.
보고싶다...
음악은 잘 받아 듣고 있을 뿐 답장을 제대로 못보내니 항상 미안한 마음이다. 다음 서울 갈 때 북아현동에서 만나자. 그리워하는 마음, 곧 뜨겁게 살아있음이지.
ㅋㅋㅋㅋ....역시....많이 기다렸네.
뉴욕은 잘 돌아가는지. 내 청춘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난 역시 뉴욕으로 돌아갈텐데...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 도매 경기 좀 풀렸나.
와 이제 나타 나셨는지 .....자주 소식을 접하길 바라네 아직도 부부가 얼굴만 바라보고 사는지? 혹 이곳 에와 친구들 얼굴 볼 계획은 .......좋은 소식 기다리며.....
선생 나으리,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덕을 많이 쌓아가는 일인지... 섬마을 선생하곺으니 쬐그만 분교있는 섬 하나 찾아주소. 서울 계획 세워지면 곧 연락하리라.
ㅋㅋㅋ 대단하네,,,그곳엔 보고싶은 이문철이도 함께 있는지? 안부도 전해주고 들어와보라고 해주면,,전화번호도 같이좀?
LA의 이빨, 이문철이지. 잡화 도매점 매니저로 일하고 계시지. 전화 (213)453-7738. 인터넷은 지금 배우는 중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