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는 말과 행동이 돌발적으로 격렬하게 표현되는 본능적인 감정이다.
이러한 분노는 표현하는 방식에 따라 드러내거나 혹은 마음속에 품고 있는 방식으로 표현되는데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병적으로 표출되는 것을 분노조절장애라고 한다.
◇분노 조절은 왜 생길까?
분노조절장애는 스트레스 상황에 장기간 노출되거나
화가 과도하게 쌓인 것이 잠재돼 있다가 감정을 자극하는 상황이 올 때
감정을 폭발시키는 특징을 보인다.
마음속에 억누르던 화가 어느 순간 폭발해 병적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특히 성장 과정에서 정신적 외상이 있을 경우 분노조절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분노조절장애에는 크게 충동적인 분노 폭발형과 습관적 분노 폭발형 두 가지로 나뉜다.
충동적인 분노 폭발형은 흔히 말하는 다혈질 스타일로,
도저히 화를 참을 수 없어 분노가 폭발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습관적 분노 폭발형은 목소리 크면 이긴다는 스타일로,
분노 표출이 효과적이었던 경험을 통해 시간이 갈수록 분노 표출 빈도가 높아지는 경우다.
특히 정신과 정문의들은 성장과정에서
정신적 외상을 경험한 경우 분노 조절에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한다.
◇ ‘분노 신호’를 확인해보자
분노를 다스릴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일치했다.
김선미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선 자신이 화가 났다는 사실을 빨리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알아야 폭발적인 행동으로 표현하기 전에 재빨리 대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가 강조하는 포인트는 ‘분노 신호’다.
화를 내는 사람들은 얼굴이 갑자기 붉어지거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경험을 많이 한다.
또 배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 느낌이 들고 목소리가 떨리게 된다.
이런 분노 신호가 생길 때 재빨리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려야 합니다.
김 교수는 “분노가 느껴지는 상황을 잠시 피하거나
머릿속으로 숫자 10까지 세는 ‘타임 아웃’이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분노 폭발은 자극 뒤 30초 안에 일어난다. 그래서 그 전에 빠르게 감정을 제어하는 방법입니다.
그는 “평소에 운동이나 취미 생활로 화를 다른 에너지로
소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했습니다.
화병(火病) 전문가인 김종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3초, 15초, 15분을 기억하라’고 권했습니다.
김 교수는 “분노가 일어나고 정점에 도달하는 시간은 불과 15초이고 짜증이 증폭될지,
가라앉을지 결정되는 시간은 3초"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3초에 도달하기 전 문제를 깨닫고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거나
회피하면 심각한 상황에 이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15분이 지나면 분노 호르몬과 같은 신체 반응도 완전히 사라져 분노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김 교수는 긍정 심리학자 데이비드 폴레이의 저서
‘3초간’에 수록된 3단계의 ‘3초 법칙’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는 “1단계에서는 지금 내가 내뱉고 싶은 말이 원래 집중해야 하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2단계는 미소를 짓고, 3단계에서는 다른 일로 주의를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른 분노 조절 방법은?
병원에서 간헐성 폭발장애를 치료할 때는 감정기복이나
충동을 조절해주는 약물 치료와 감정조절을 훈련하는 치료를 한다.
감정조절 훈련은 면담을 통해 자신의 분노를 알아차리고
행동이 아니라 언어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 밖에도 소리 내서 울어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신경전달물질인 ‘카테콜아민’의 분비가 늘어나는데,
눈물은 카테콜아민을 배출시켜 마음에 안정을 가져다준다.
울고 싶은데 눈물이 나지 않는다면 슬픈 영화를 보고 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분노의 감정이 생겼을 때, 감정을 글로 옮기면
객관적으로 감정을 볼 수 있어 통제력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글로 자신의 감정을 배출하면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 해소와 우울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경우에는
전문가를 찾아가 상담치료나 인지치료를 받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