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해수욕장과 동해의 미항, 장호항입니다.
맹방해수욕장에서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궁촌, 용화, 장호해변이 나옵니다.
장호항은 경북 영덕의 강구항과 함께 동해안에서 손꼽히는 미항입니다.
요즘은 스킨스쿠버 같은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들이 생겨나고 해양레져산업이
활발해지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저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해수욕장이 용화해수욕장이고
그 뒤로 멀리 보이는 항구가 장호항입니다.
용화해수욕장입니다.
사람들로 가득했던 철지난 바닷가엔 갈매기들 세상이 되었습니다.
용화해수욕장과 북쪽의 궁촌해수욕장 사이에
해안선을 따라 레일바이크를 운행합니다.
하루 다섯번 정도로 편도 2만원정도 이구요.....
돌아올 때는 대기하고 있는 셔틀버스가 처음 승차했던 곳까지 무료운행을 합니다.
바람이 많이 불기도 하였지만 운행시간이 맞지 않아 레일바이크는 패스했구요.....
일요일이어선지 꽤 많은 분들이 보입니다.
용화해수욕장과 이웃한 장호항입니다.
장호항에서 다시 남쪽으로 근덕, 호산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해신당이 나옵니다.
위에 조형물이 무얼 닮았나요?
잘 모르시겠다구요?
있는 사람도 있고, 아무리 찾아 봐도 없는 사람이 있을테고....
없으면 집에 가셔서 한 번 찾아 보세요...ㅋㅋ
해신당 공원에선 저것 보다도 더 리얼한 남근조각상을 많이 볼 수 있답니다.
옛날 이 마을에 혼인을 약속한 사랑하는 처녀 총각 애랑과 덕배가 살았더랍니다.
이름만 들어봐도 처녀는 애랑이겠지요?
어느날 애랑이 미역을 따러 간다고 해서 덕배는 배를 태워 돌섬에 내려주고
자신은 육지에서 밭일을 하고 있었는데....그날따라
풍랑이 심해 파도에 휩쓸려 애랑은 죽게 되고....
그 뒤론 고기도 잡히지 않고,
바다에 나가 사고를 당하고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났답니다.
이 모두가 처녀의 몸으로 억울하게 죽은 애랑때문이라고
흉흉한 소문이 동네에 퍼지기 시작했고
어느날 덕배의 꿈에 애랑이 울면서 나타나고....
덕배는 애랑의 원혼을 달래주기 위하여 향나무를 남근 모양으로 깍아
애랑의 혼령을 위로하는 제사를 지내 주었겠다.
그 뒤로부터 고기도 잘 잡히고 사고도 나지 않았다는....
지금도 해신당에선 일년에 두 번, 남근을 깍아 애랑의 혼령을 달래주기 위한 제사를 지낸다는.....
그런 연유로 해신당 공원에 가면 남근 조형물을
눈에 아른거리도록 질리게 볼 수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날은 시간이 늦어서 입장하지 못하고
공원입구의 모습만 담아 보았습니다.
공원을 둘러 보려면 1시간 정도는 잡아야 되는데
동절기에는 16시까지만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강원도는 18개의 기초자치단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속초, 강릉, 동해, 삼척, 춘천, 원주, 태백 이렇게 7개의 시와
11개의 군(고성, 양양, 철원, 화천, 양구, 인제, 홍천, 횡성, 평창, 영월, 정선)으로
되어 있으며 북쪽에서부터 고성, 속초, 양양, 강릉, 동해, 삼척이
바다와 해안을 접하고 있습니다.
삼척시가 강원도 해안의 제일 남쪽 행정구역으로
해신당에서 남쪽으로 임원항과 호산해수욕장을 지나면 경상북도 울진군의
고포, 나곡, 죽변항으로 이어 집니다.
강원도라는 지명은 강릉과 원주의 앞글자를 따온 것이라고 하구요....
저녁무렵의 임원항 모습입니다.
임원항은 울릉도와 직선거리로 가장 가까운 항구입니다.
그런 이유로 한 때 1980년부터 90년대 초까지 임원-울릉도를 운항하는 정기여객선이
있었으나 육로 교통이 좋지 않고 수요가 적어 운항을 중단하였지요.
날은 저물고, 경북 울진의 죽변항에 도착했습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숙박지를 정하는 것이 곤혹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임원에서 1박을 할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죽변에서 묵기로 하고 내려왔지만
또 한 번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죽변항까지는 걸어서 40분여분, 자동차로는 6-7분 거리에
아침식사까지 제공하는 숙박시설이 있습니다.
모텔이라고 하기도, 펜션이라고 하기도 딱히 그렇지만
신축건물이어서 깔끔하고 아침도 제법 먹을만 한 곳인데
문제는 당장 오늘 저녁이었지요.
저녁에 술 한 잔 하고 자려면 먹을 거리가 많은 죽변항으로 나가야 되는데
차를 가지고 갔다가 대리 운전을 해야 할지? 아니면 숙소에 놔두고 택시를 이용해야 할 지?
숙소 앞에서 먹을만한 곳이 있나 찾아 보다가 그냥 죽변항에서 먹고 자는 것으로 하였지요.
시골엔 서울처럼 택시나 대리기사도 흔치 않고,
바다바람 맞으면 40여분을 행군하는 것도 그렇고....
사실은 죽변항 주변의 숙박시설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서 망설였던 것인데
다행히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모텔을 찾아 냈습니다.
그것도 저녁먹을 수산물센타가 1분도 않되는 거리에....
청결한 숙박시설과 가까운 거리에 좋은 먹을거리가 풍부하면
여행하는 기분이 한 껏 즐거워 지지요.
어제의 생각지 않은 폭식으로 활어회를 먹고 싶은 생각은 사라졌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해산물로 정하고 전복소라와 홍삼, 멍개 몇마리를 골랐습니다.
배를 보이며 잔뜩 움추린 붉은 해삼 보이지요?
동해안에서 주로 잡히고 울릉도 근해에 많이 서식하는데
공급량이 부족해서인지 보통 해삼보다 비싸게 달라고 하구요....
회로 먹을 소라는 흔히 보는 참소라와는 다른 것으로
동해안에선 흔히 전복소라로 부르는 놈입니다.
살이 연한 노란빛을 띠며 식감이 쬰득하고 전복살과 유사해서
저걸 썰어 넣고 전복죽으로 속여 팔기도 한다고 합니다.
순식간에 소주 두 병에 안주접시를 핥듯이 먹어 치웠네요
ㅎㅎ....참, 민망하기도 하군요.
바로 주인 아주머니하고 흥정들어 갑니다.
대게는 어떻게 하냐고.....
큰거 한마리에 3만원 이랍니다.
조금 작은거 하나 더 집더니 먹는 김에 먹으라며,
싸게 주는 거라고 4만원을 내라 합니다.
잠시 실갱이가 오고 간 끝에 그냥 3만원에 먹는 것으로 하고, 아깐 말 않했지만
매운탕도 서비스로 주라고.....ㅎㅎ
결국은 협상은 내가 win 했네요~
옛날에 주로 하던일이 교섭과 협상이었던 것을.....
우리바다에서 잡히는 대게이구요
사이즈는 러시아산 대게처럼 그렇게 크지 않아요
게딱지가 손가락 뺀 손바닦정도 된다고 보면 될겁니다.
요즘 바람이 심해 조업을 며칠째 못하고 있다는데 요거 두마리에 3만원이면 그저 흐믓하지요~
살이 제법 실하게 들었네요.
때깔은 한 20만원짜리 같아 보이구요~ㅎㅎ
어제 저녁에 먹은 매운탕보다 맛이 좀 허접합니다.
어떻게든 기술을 좀 발휘해야 되겠는데....잠시 생각하다가
살을 빼먹은 먹은 대게의 가슴뼈(?) 몇 토막을 넣어 보았지요
근데...기대했던 것보다 국물이 끝내주네요~
이 집엔 면사리는 없다고....
하긴 어제 저녁의 그 식당도 라면사리가 떨어졌다며
금방 슈퍼가더니 일반라면을 사다가 주던데, 여긴 멀뚱멀뚱 바라만 보네요~
밀가루음식 좋지도 않다는데, 그냥 공기밥이나 하나 달라고.....
오늘도 소주 3병으로 마무리 하고.....
조금 부족해서 편의점에서 하이네켄 두병 사고
숙소에서 마시고 나서야 잠이 들었습니다.
동해바다와 접한 경상북도의 북쪽 행정구역은 울진군입니다.
영덕과 함께 대게, 홍게의 산지로 유명하지요.
흔히들 영덕대게, 울진대게라 부르지만 영덕과 울진의 읍소재지는 바다와 접하지 않았구요,
영덕은 강구항, 울진은 죽변항이 어항의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죽변은 경상북도의 작은 항구였지만 원자력발전소가 건설되면서 알려지게 되었고
최근엔 울진군과 인접한 강원도 해안의 제일 남쪽 호산항에 또다른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 졌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지금 모습은 초라해 졌다고 할 수 있지요.
주변의 관광지로는 온천수를 가열하지 않고 직접 제공하는 덕구온천,
왕피천의 은어와 성류굴, 불영계곡과 불영사, 관동팔경에 속하는 망양정과 월송정,
백암산과 백암온천, 통고산자연휴양림, 금강소나무군락, 나곡, 후정해수욕장.....
곳곳에 숨은 비경들이 빼곡하게 자리잡은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덕구온천은 인근의 백암온천과 함께 물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노천온천탕을 운영하고 있어 신선한 해산물도 맛보고 주변 명소를 관광하며
온천욕으로 여행의 피로를 풀기에는 최적의 장소이지요.
내일은 다시 북쪽으로 나곡해수욕장과 고포, 호산을 거쳐
내륙으로 가곡천을 따라 태맥산맥을 넘을 생각입니다.
*^^*
첫댓글 임원항............처음으로 참복의 그 종이짝처럼 하얀살에 완존히 매료되어..........그후로
겨울만되면 복회를 먹으러 동해를 갑니다
올해는 못가서 배달시켜 먹었음다^^
복회를 얇게 뜨는 선수들은 신문위에 올려 놓아도 글자가 보이게 뜬다는..... 고급회라서 아직까지도 비싸다는게 이지만
복회 좋지요
유난히 하늘 빛과 푸른 바다 빛이 여름보다 더 푸르게 느껴지내요 ~~~*
겨울바다가 더 푸른빛을 띠지요
춥고 쓸쓸하지만, 오히려 그런 것들 때문에 겨울바다의 매력에 빠지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겨울바다 이래서 찾는거죠... 색상봐라
넘 멋있어요
가깝게 서해바다를 두고도.......
멀리 동해를 찾는 이유가 드넓게 펼쳐지는 파란 바다와 거센 파도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좋은 여행 수필이군요.
하나씩 하나씩 읽어보고 있습니다.
과찮이십니다
뒤돌아 서면 금방 잊혀지기에 기록으로 남겨도 보고.....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여행기분에 잠겨보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