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못 나가요! 난 10년 동안 살 수 있습니다!! “
꽤나 신경전을 하다가 나온 임차인의 말 이였다. 그냥 듣고만 있을 순 없었다. 내 나이가 이제 반백이고 임차인의 나이는 나와 7살 차이도 안 난다. 상식선에서 이해 할 수 없는 그 당당함, 그리고 자신의 권리에만 집중되어 있는 어른이면서도 초등학교 입학전 아동 같은 사고.
임대인이 갑질을 한 적도 없으며 애초에 그럴 맘 자체가 없는데도 마치 갑질하는 임대인을 혼내어 주겠다는 잘못된 사명의식 같은 걸 가지는 부류 같기도 하다. 애초에 어디선가 많이 당한듯도 한데, 그 결과치를 나에게 적용 시키는 건 부당한 것이다.
“ 월세가 이미 오래 체납되어 계약은 해지 되었고, 나가주셔야 합니다 “ 라고 말해줬다. “그럼 법대로 하세요” 라는 말에 불이 붙었다. 법은 나도, 너도 다 힘들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한번 더 상황을 이해 시키려 했다.
“ 저도 임대인 입니다 “ 라는 임차인의 말에, 아… 이 사람은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임대인 이면서도 차마 나의 집에서 진상짓을 한다면, 더 이상 말로 안 될 사람인 것이다.
그의 월세 체납은 이제 10개월이 넘어간다. 24개월을 기다려 본 오피스텔 임차인도 있었으나 결국 법으로 하지않고 깨치고 세상을 이해할 때 까지 무한 기다림 끝에 <신발장 홍삼>을 두고 그는 떠나 갔다.
상식이 통하지 않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세대가 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꼭 몇% 되지 않는 자들이 90% 이상의 정상적인 사람을 분노케 만든다. 도로에서, 지하철에서, KTX, 때론 법정에서도 만나고, 아파트 엘리베이터, 놀이공원, 음식점, 한강공원, 헬스장, 등산로 등 어디가나 존재하는데 살아 갈수록 더 더 많이 생겨 나는듯 하다.
앞뒤 사정은 모르겠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린 이제 어느정도 감은 잡는다. 사건의 결과를 보며, 뉴스를 보며, 그 상황이 어땠는지 그리고 우리의 맘이 어디로 안타까워 하며 무거워 지는지를 안다. 사고가 일어날 때 마다 한없이 답답함을 느끼다가 이젠 사람 하나 죽는게 큰 뉴스거리가 안 됨을 알게 된다. 우크라이나의 어린이들이 로켓에 당하여 죽었다 해도 다들 출근을 하고 영화를 보며 좋은 곳의 식당을 찾고 해외여행을 다닌다. 사람 죽는게 예전보다 충격적이지 않다.
선생님의 학생들 등교전 죽음, 신림동의 묻지마 칼부림에 의한 사망, 부끄러움을 모르며 더 당당한 임차인…. 앞으로 다가올 세상이 그리 반갑지 않다. 특히, 나의 인생 보다도 이제 어른으로 살아가야할 자녀들이 있는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
건전한 자신감과 불건전한 교만을 가르는 벽은 아주 얇다 - 무라카미 하루키 -
첫댓글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연습, 스스로 실력으로 정진할 줄 아는 연습, 경제에 무디지 않고 투자할 수 있는 연습
3가지 정도 보고 있습니다~~~^^
이 새벽 온짱님 글을 읽으며 공감되는부분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세상 혼자 사는것도 아니고 누구 위에 군림해서도 안되는데... 조금씩이라도 바뀌어가길.. 타인을 조금만 배려하는 사회가 되길 바래봅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요!
댓글을 다는 순간까지도 끝나지 않은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오늘도 나답게 살면 부처님을 만나 수 있겠지요?!ㅎ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각박한 세상속 따듯함으로 꽃피우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 단련해야겠습니다!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셨군요 ㅠ 말씀하신 일들이 최근에 많아진 건지 그늘 속에 묻혀있던 일까지 노출이 쉬워진건지..그런 생각들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안타깝고 화나는 일들이 많은 요즘..주변에 좋은 분들과 좋은 일로 잠시나마 고민을 내려놓으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화이팅하세요!👏🏻
24개월을 기디려준 원장님도 신발장 홍삼을 두고 떠난 임차인도 부처님이지 않았을까요? 지금 임차인도 원장님을 통해 또 한명의 부처님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인생은 곧 수행이라하였습니다. 하루 하루 수행하는 삶, 그게 부처를 만나는 거겠지요.
24개월, 10개월을 기다려주는 임대인이라니... 본인도 임대인이라면서 상식 밖의 행동을 하니..ㅠ
부처는 곳곳에 있으면서도 아무 곳에도 없는 듯요....오늘도 삶을 생각해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