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무
목련화
아버지의 꽃상여가 솔개 모퉁이를 지나 언덕을 오를 때
구슬픈 상두가 소리에
우리들의 피맺힌 울음은 안으로 안으로 타들어 갔다.
언덕길을 차마 오르지 못 하는 아버지의 상여는
다섯 자식이 눈에 밟혀 더디 더디 멈추기를 여러 번
붉은 꽃을 단 길가 자귀나무도 서러워 슬피 울었다
아버지가 그렇게 떠나시고 10여 년,
바닷바람이 몹시 불던 날,
어머니도 꽃상여를 타고 아버지가 가신 그 길을 따라 가셨다.
죄 많은 자식들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하늘이 무너져 천 길 땅 속으로 꺼져가는데
어머니는 하얀 꽃 몇잎을 떨구어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셨다.
여름 한낮,
부채같은 꽃을 달고 붉은 눈망울로
그날의 우리들을 위로하는 자귀나무, 그 나무
첫댓글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군요. 너무 어린 나이가 아니었기를.. 우리 나이에는 살아 계신 부모님이 드무니 지금 부모님을 떠나 보내는 일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지요. 그러나 시에서 보면 아버님은 좀 일찍 가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섯 자식이 눈에 밟혀 더디더디 가시던 그 길을 자귀나무가 함께 서서 아파하고 위로합니다. 막힘없이 이미지를 잘 그려 낼 수 있는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목련화님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떠나가시던 날을 기억하며 쓰셨군요. 자식들을 두고 떠나시는 부모님의 모습,
하얀 꽃잎으로 눈물을 닦아주신 어머니의 사랑을 감동적이게 표현해 주셨네요. 늘 잘 쓰셨었지만 제가 백내장 수술을 하고 쉬는 동안 목련화님의 글 솜씨는 더 좋아지셨네요. 부럽습니다.
에고! 선생님들의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아버지께서는 56세에, 어머니는 72세에 돌아가셨습니다.
가장인 아버지께서 너무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어머니랑 저희들은 각자의 삶을 챙기고 수습하느라 어려운 일이 많았습니다
가슴 속에 묻어둔 부모님의 사랑이 생각 나 적어 본 시입니다.
접시꽃 선생님 어서 예전처럼 좋아지시길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부모님 떠나가시던 날, 그 슬프던 날, 피맺힌 울음 안으로 타들어 가던 날... 어머니께서는 하얀 꽃 잎으로 목련화님의 눈물을 닦아 주셨군요. 자귀나무는 부모님 떠나신 날 함께 울었던 나무이군요. 슬프지만 아름다운 시입니다. 부모님 마음,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들어있는 가슴 뭉클하고 목이 메이는 시입니다. 접시꽃님이 말씀하셨듯이 목련화님은 탄탄한 시인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부럽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