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을 마치고 아침에 퇴근하는데 전에 다니던 중장비학원 강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나 보다 한살 아래인 강사는 학교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가 퇴직 후,자격증을 따고
강사로 일 하고 있었는데 시골아저씨 같은 외모와 소박한 성격이라 나하고도 참 친하게 지냈었지요.
내가 지게차 면허를 한번에 취득한 것도 그 강사의 도움이 컸었습니다.
학원 종료하고도 나를 따로 불러내서 시험 보기 전날,몇 시간을 더 연습하게 했거든요.
한번 연습하려면 학원에 시간당 8만원이나 내야 했는데 그 강사는 학원 원장이 쉬는
토요일에 나를 불러 한 시간도 넘게 무료로 연습을 하게 했습니다.
일요일에 파주에서 면허 시험이 있었기에 시험 하루 전에 연습을 하고 가면 합결률이 높기 때문이죠.
덕분에 나는 시험에서 무난히 합격을 할 수 있었고,우리반 열명중 단 세명만이 면허를 따게 되었는데
나도 그 중에 포함이 되었습니다 내게는 참 고마운분입니다.
아무런 댓가도 바라지 않고 덕을 베풀어 주었으니까요.
그래서 식사대접이라도 하려했었지만 갑자기 취직이 되는 바람에 다음 기회로 넘겼었는데
두 달이 지나서 그 강사에게 전화가 온 것이죠.
그렇찮아도 시간내서 한번 저녁이라도 대접해야겠다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강사에게서 뜻 밖의 말을 듣게 된 것입니다.
자기는 강사 그만 두고 오피스텔 방재실에서 주임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자기 회사에 취직을 하라는겁니다.
아니?이게 무슨 말입니까?
나는 행여 지게차 자리 나온게 있으니 그 회사에 취직을 하라는 줄 알았는데 오피스텔이라니요?
우리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은 10층 이하의 건물 사무실들만 있는 곳입니다.
우리 동기생이 그런 직장에 취직해서 일하고 있는데 주 5일제에,출근해도 일이 거의 없어서 하루종일 놀다가
퇴근하는 정말 신의 직장임에도 월급은 나 보다 더 많이 받습니다.
그 다음 선호하는 곳이 바로 오피스텔입니다.
오피스텔도 일하기는 정말 편하고 좋습니다.
그런 오피스텔에 학원 강사가 방재주임으로 일하고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그러고보니 그 강사는 많은 자격증들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듣긴 했었지만 설마 오피스텔에서 일 할 수 있는
자격증이 있는 줄은 전혀 생각치 못했지요.
그래서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해서는 절대로 안되는겁니다.
아무리 외모가 시골스럽다 할 지라도 그 사람의 내면은 어떤 것으로 채워져 있을지 모르니까요.
그 강사가 제게 말하는 근무 조건은 공무원과 똑 같은 주 5일제에다 월270의 급여를 제공한다더군요.
갑자기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내가 그토록 원했던 직장이 이렇게나 빨리 올 줄을 몰랐기 때문이죠.
더구나 우리계통과는 전혀 상관 없는 중장비 학원강사에게서 취업제안을 받을 줄이야.
근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나는 단지 2개월 경력 밖에는 없는데 과연 이 경력으로 그런 좋은 직장에 취업이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소장에게 말하면 반드시 취업이 될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한번 와서 면접을 보라는겁니다.
그래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간단히 이력서를 써 갖고 부푼 꿈에 들떠서 강사가 근무하는 오피스텔로 갔었지요.
직업이 사람을 대변한다는 말이 있듯이 학원강사로 일하고 있을때는 햇빛에 그을은 까만 얼굴에
빨간 모자를 쓰고 돋보기 같은 안경을 쓴 초라한 모습의 강사는 영락 없는 공장 인부 같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깔끔한 회사 유니폼을 입고 사무실에 앉아 있는 산뜻한 얼굴의 강사는 전혀 딴 사람처럼 보이더군요.
강사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좀 이야기를 하다가 이력서를 건넸는데 이력서를 훑어보던 강사가 보일러
자격증은 오래 전에 따지 않았냐고 묻더군요.
내가 학원에 다닐때 강사에게 보일러 자격증을 올해에 땄다고 말하곤 했었는데 그 말을 강사는
오래 전에 취득했다고 잘 못 알아 들었던 겁니다.
그렇기에 3년 이상은 충분히 되었을거라 믿고 나를 부른거였습니다.
자격 조건을 보니 보일러 경력 3년 이상이라고 나와 있더군요.
에~구!!~~어쩐지 좋은 직장에 너무나 쉽게 취직이 된다 하였더니.....
그래도 자기가 소장에게 한 번 더 말하겠다고 하던 중,소장이 방재실로 와서 보게 되었는데
첫 인상이 아주 사람 좋게 생긴분이었습니다.
말도 젊잖은데다 성격도 서글서글해 보여서 이런 소장 밑에서 일하면 참 좋았겠지만
이력서를 보던 소장이 참 아쉽게 되었다고 말하더군요.
난 자격 조건이 안되기 때문이죠.
입사 조건이 보일러든,냉동공조든,한 가지라도 3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나는 뱅기 타고 한껏 구름 위까지 날아올랐다가 즉시 활주로에 내려오게 되었군요.ㅎㅎ
강사와 허탈하게 웃으며 헤어졌지만 그래도 내게 또 하나의 인맥이 생긴 것은 큰 소득이었습니다.
우리 계통은 인맥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사람은 어디에서 또 어떤 인연으로 만나게 될지 모르니 선한 인연은 많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첫댓글 아깝네요
정말 놓치기 아까운 일자리였습니다.
아쉬우나더좋은데오기위한것이라 생각하세요 인생사 새옹지마라잔아요~^^
경력이 있어야 좋은 일자리도 나오더군요.
@[양주]피카소 경력이뚝딱 생기는것도 아니고 차근히 준비하셔야죠...
@[익산]희망봉
우리 회사에서 경력 쌓기는 내 체력으론 매우
어렵습니다 일이 너무 힘들거든요.
어제도 천장에서 일하다 허리 다쳐서 거의
기다시피 하며 당직 마치고 퇴근하고 있습니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는데 첫 단추를 잘 못
꿰었네요 다니는데까지 다니다가
도저히 못 견디겠으면 다른 길을 찾아야죠.
@[양주]피카소 네 체력에 맞는일하세요 허리다치면 큰일납니다 건강조심하며, 몸아프면나만 깝깝합니다.
@[익산]희망봉 예전에 cctv커이블 포설하러 천장타는데 나하곤 안맞더라고요 체구도 아되고... 폐쇄공간이 싫어서 내거하느라한거지...돈받고는 못하겠더라고요..하번경헝해본 소회입니다,^^
@[익산]희망봉 그런 천장속을 재수 없으면 무거운 사다리
메고 하루에도 몇번이고 올라가서 먼지 옴팍 뒤집어써가며
기어다녀야하니 얼마나 힘들지 감이 오겠지요?
경력 20년도 넘은 울 사촌 형님 조차 그런 일은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네요
하루하루가 지옥입니다.
@[양주]피카소 형님이판단 잘하세요 저 경험해봐서 상황이해는갑니다
@[익산]희망봉 낼이라도 당장 그만 두고 싶지만 오라는데가 없으니 ㅋ
회사에서 일 못한다고 잘라주면 실업급여 받으면서 전기기능사 자격증 따면 되는데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요.
@[양주]피카소 피카소님은 의지력이 대단 하시니 충분이 극복 할겁니다
아이데리고 시 외곽에 와서 잠시 쉬면서 댓글 달아봅니다 ㅋ ㅋ
@[群山]오뎅과단무지채인수 당장 허리가 아픈데 의지력이 무슨 소용인가요?
저는 디스크 환자라서 힘든 일 절대 하면 안됩니다.
그렇지만 우리회사는 어쩔 수 없이 힘쓰는 일들을 해야하는데
어제 천장 올라가서 일하다가 허리 또 삐끗하는 바람에 걷지도 못하고 있네요.
하이구!~허리야.
@[양주]피카소 택시만 하다가
힘든일
잘 못하죠
저같은 경우는 2014년도 허리 디스크가
일하다가 파열되어서
봉합했는데 그후
힘든일 계속하고 있어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미술학원 끝나고
광화문 광장 놀러왔어요
@우까이 그 나마 젊었을때는 조금은 괜찮습니다.
나이 먹으면 더 힘을 못 쓰겠더군요.
낼이라도 힘 안쓰는 일을 해야하는데 찾아봐야 하나 고민중이네요.
@우까이 광화문광장이 새로 바뀌었다는데 기회되면가보고 싶네요
@[익산]희망봉 별로 볼게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