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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호 기자(연합뉴스) '타이탄'은 1981년 나온 '클래쉬 오브 타이탄'을 리메이크한 영화다. 이름 있는 출연진과 3차원(3D) 입체 액션영화라는 점에서 상반기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영화다.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아바타'로 주가를 올린 워싱턴이 주연으로 나섰고, 리암 니슨, 랠프 파인즈 등 연기파 배우들이 조연으로 출연했다.
영화는 지상세계에서 지하세계, 천상세계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스케일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메두사, 거대전갈, 크라켄 등 12종의 다양한 괴물들이 등장해 눈을 즐겁게 한다.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 '아바타' 등 3시간에 육박하는 블록버스터가 대세인 상황에서 1시간46분의 짧은 상영시간 안에 거대한 서사를 압축적으로 담았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배우들의 호연도 영화에 몰입도를 높인다. 고통 속에 명계에서 살아야 하는 하데스를 연기한 파인즈의 연기는 단연 돋보인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으나 신들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아테나의 저주까지 받아 괴물로 변한 메두사의 사연은 분량이 짧다.
고난과 역경을 겪으면서 주인공 페르세우스가 갈수록 강해지기에 무협이나 판타지를 좋아하는 남성 관객들은 재미있게 볼만 하다.
연출은 '인크레더블 헐크'(2008)를 연출한 프랑스 출신의 루이스 리터리어 감독이 맡았다. 영화는 2D로 촬영했으나 3D컨버팅 작업을 거쳤다. 관객들은 이에 따라 2D와 3D 방식의 영화를 둘 다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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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평식 | 찻잔 속 폭풍이잖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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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시 파켓 | 멋진 실패작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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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 피터팬과 웬디, 제주도에서 만나다 | ★★★ |
이영진 기자(씨네21) <폭풍전야>가 동정과 연민의 시선을 일부러 구하는 영화는 아니다. 이따금씩 그들이 ‘위험한’ 보균자라는 사실을 전해주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폭풍전야>는 ‘천형이라고 여기는’ AIDS 감염자들의 안타까운 사랑의 결말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단적으로 후반부에 수인과 미아가 동시에 쓰러지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폭풍전야>는 웃음으로 마무리한다. 또한 수인과 미아는 서로 비밀을 알게 된 뒤에도, 서로에게 갖고 있는 호감을 입으로, 몸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그들의 육체적 사랑은 계속 지연되고, 맨 마지막에야 등장한다.
영화에서 흥미로운 인물은 상병이다. <폭풍전야>는 상병이 미처 성공하지 못했던 마술을 수인과 미아가 대신 끝마치는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전직 마술사였던 상병은 수인에게 “마술을 하려면 속임수와 진짜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앞서 수인에게도 “고난이도 마술을 다 배우고 나면 내가 시시해질 것”이라고 일러준다. 그러니까 수인에게는 미아가 진짜 사랑이어야 한다는 확신이, 미아에게는 수인이 영원히 시시하지 않을 사랑이어야 한다는 확증이 필요하다. 두 사람은 과거를 지우고 웃으며 세상에서 사라질 수 있을까(후반부는 흡사 김기덕의 <빈 집>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폭풍전야>는 판타지의 기운을 빌려 세상과 화해하는 법을 넌지시 제시하는데, <피터팬의 공식>의 마술보다는 좀더 따뜻하다.
이윤구 기자(연합뉴스) 마음의 상처를 입고 외딴 바닷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미아(황우슬혜). 누명을 쓰고 감옥에 있다가 탈출한 수인(김남길)이 카페에 나타나 요리사가 된다. 각자 말 못할 사연을 안은 두 사람은 조금씩 마음을 열며 사랑을 느끼지만, 그들 앞에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폭풍전야'는 '피터팬의 공식'으로 도빌아시아영화제 작품상을 받은 조창호 감독의 신작이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비담 역할로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김남길은 전작과 달리 절제된 내면 연기를 선보이며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미쓰 홍당무'와 '과속 스캔들'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경력을 쌓아온 황우슬혜는 자신의 첫 주연작에서 성숙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대사 처리 등 여러 면에서 정통 멜로 영화의 주연을 소화하기에는 아직 이른 듯한 느낌도 든다.
남혜연 기자(스포츠서울) 두 남녀의 사랑을 영화속에서 표현하는 데는 여러가지 방식이 있다. 애절한 눈빛 하나부터 포옹과 키스 등 가벼운 터치와 강렬한 정사신까지.
오는 1일 개봉하는 영화 '폭풍전야'(조창호 감독)는 "'핫 아이콘' 김남길과 '영화계 기대주' 황우슬혜가 펼치는 격정멜로"라는 홍보문구 한마디만으로도 두 사람의 사랑이 영화속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전개될 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전작 영화 '미인도'와 '후회하지 않아'에서 충격적인 정사신을 보인 김남길은 새 파트너 황우슬혜를 만나 한결 부드러운 멜로를 온 몸으로 표현했고. '과속스캔들' '미쓰 홍당무'에서 상큼한 매력을 보인 황우슬혜는 우울하면서도 애절한 사랑을 표현하며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폭풍전야'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영화는 남녀 주인공의 죽음 직전에 고요하면서도 격정적인 사랑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조창호 감독은 손 끝하나 대지 않고 대사. 눈빛 등 감정선으로만 두 사람의 사랑의 감정을 오롯이 전달하다 말미에 슬픈 정사신으로 영화를 마무리한다. 파도치는 바닷가의 풍경. 그리고 사랑의 시린 상처들을 절제하는 남녀 주인공과 곳곳에 드러나는 회화적 질감은 조 감독이 조연출시절 김기덕 감독과 작품을 함께 했던 흔적을 말해주는 듯 싶다.
김남길과 황우슬혜 두 배우의 호흡은 비교적 자연스럽지만. 조연들의 연기력은 왠지 허전해 아쉬움이 남는다. 중간중간 뚝뚝 끊기는 듯한 자연스럽지 못한 흐름도 작품 감상을 방해해 104분이라는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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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나 | 감동을 주려 애쓰는 작위적 티만 넘쳐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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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엽 | 어정쩡한 하드보일드 성장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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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 저주를 은총으로 착각하지 말지어다 | ★☆ |
장영엽 기자(씨네21) <애즈 갓 커맨즈>는 살바토레의 두 번째 성장영화다. 예상대로 평범한 성장담은 아니다. 주인공 크리스티아노는 비정한 현실 속에 던져진다. 이탈리아 정부는 아랍인, 흑인 등의 이주 노동자를 고용할지언정 10년 동안 뼈빠지게 일한 리노에게는 일자리를 주지 않는다. 소년은 아버지를 외면하는 나라를 향해 무서운 생각을 키운다. ‘아랍인과 집시는 유대인보다 더 나쁘다. 우리는 그들을 공격하고 몰살시켜야 한다.’ 이처럼 나라와 사회에 대한 불신은 소년으로 하여금 가족만이 유일한 안식처라고 믿게 한다. 아버지를 위해 파비아나의 죽음을 침묵하는 크리스티아노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묻는다. 유일하게 남은 것을 지키기 위해 도덕을 저버리는 행동은 부당한가? 이처럼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를 통해 삶의 복잡다단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애즈 갓 커맨즈>의 장점이자 매력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화가 이 복잡한 문제를 풀어내는 방식이 그다지 풍부하지 않다는 것이다. 영화는 종종 극중 인물의 대사를 빌려 인간에게 비정한 운명을 선사하는 신을 질책하는데, 주제를 자꾸 설명하려 한다는 건 신의 무책임함만큼이나 무책임한 연출로 보인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지중해>나 수작 <아임 낫 스케어드>에서 보여줬던 살바토레식 차분한 연출의 미덕이 부족한 작품이다.
김윤구 기자(연합뉴스) 이탈리아 북부의 탄광촌에 사는 리노. 그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외국인 탓으로 돌리며 아들 크리스티아노와 함께 평화로운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 부자는 폭우가 몰아치는 밤 정신이 온전치 않은 친구 콰트로가 저지른 끔찍한 실수에 휘말린다. 연약한 소년으로만 보였던 크리스티아노는 아버지를 구하려고 놀랄 만큼 침착하고 대담하게 일을 수습하고, 부자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사랑과 믿음을 확인한다.
'지중해'로 1992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의 영예를 안은 가브리엘 살바토레 감독의 신작 '애즈 갓 커맨즈(As God Commands)'는 제31회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비평가상을 받은 작품이다. 니콜로 아망티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살바토레 감독은 탄탄한 구성과 긴박감 넘치는 전개를 보여주며 묵직한 울림을 주는 영화를 연출했다.
크리스티아노 역을 맡은 알바로 칼카는 신인 아역 배우답지 않은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고 리노 역의 필리포 티미와 콰트로 역의 엘리오 제르마노의 연기도 뛰어나다.
제 31회 모스크바 영화제 비평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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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나 | 진지하면서 웃기다가 허를 찌르는 캉테 스타일에 축배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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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평식 | 스승과 제자는 없고 선생과 학생만 있으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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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 머리가 터질 것 같아, 그래야 했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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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석 | 교실이란 치열한 계급투쟁의 장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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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 대혼란, 그래서 더 생생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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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 리얼리티 쇼맨십의 작가주의 | ★★★★ |
김성훈 기자(씨네21) <클래스>의 배경인 교실은 그 어느 곳보다 생생하다. 지식을 가르치는 선생님과 조금의 빈틈도 놓치지 않고 딴짓하려는 아이들 사이에서 수시로 긴장감이 형성된다. 그때마다 교사 프랑수아 마랭은 아이들을 강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생각을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방향을 제시한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이상적인 학교의 모습이라고 말하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클래스>는 단지 참다운 교육의 개념을 이야기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25명의 아이들이 서로 다른 출신배경을 가진 만큼, 마랭의 교실은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다. 그런데 이 모습, 어딘가 많이 봤다. 영화는 교실, 수업, 선생님, 아이들을 통해 사회의 단면을 드러낸다. <클래스>가 가진 생생함의 깊이는 여기에 있다.
<클래스>의 미덕은 감독이 성급하게 결론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극이 전개될수록 교실은 더 치열한 양상을 띤다. 아프리카계 술레이만이 무단으로 교실에서 나가는 장면과 실수로 잘못 나온 말 때문에 마랭이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공격당하는 장면이 대표적인 예다. 수업과 학생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고자 했던 그의 진심과 달리 그 순간 선생님과 아이들의 관계는 역전된다. 이를 통해 영화는 ‘올바른 교육이란 무엇인가’가 아닌 ‘교실에서는 이런 풍경도 벌어진다’는 것을 말하려는 듯 보인다. 이 혼란을 인정하자는 것이 영화의 주제라 하겠다. 결론을 내리지 않고 과제를 던진다는 점, 개인이나 그룹을 통해 시스템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클래스>는 감독의 전작인 <인력 자원부> <타임아웃>과 통한다(물론 각각의 작품들이 이야기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2008년 제61회 칸영화제에서 이탈리아의 걸작, 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고모라>와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일 디보>를 제치고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작품이다.
이형석 기자(헤럴드 경제) '클래스'는 아랍계,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많고 중산층에서 하층까지 계급이 다양한 파리 20구역의 한 중학교 교실의 1년을 담은 작품이다. 젊고 열정적인 프랑스어 교사 마랭과 스무 명 남짓한 학생의 갈등과 교감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영화는 가르침을 주는 자와 받는 자 사이의 신경전과 권력관계, 교사와 교사의 갈등, 학생과 학생 간의 대립 등 '교실'에서의 일상적 풍경을 세밀화처럼 그려낸다. 각 인물의 지성과 감성이 부딪치며 이뤄내는 극적이고 지적인 재미도 크지만, 일반 극영화의 해피엔딩을 거부한 치밀하고 예리한 시선은 "뒷덜미를 오싹하게 한다"(가디언)는 평가까지 끌어냈다. 이 작품은 원작 소설가인 교사 출신 작가 프랑스 베고도를 비롯해 학생들까지 전원 비전문 배우들을 기용했다. 이들과 함께한 1년간 워크숍과 촬영을 통해 다큐멘터리 같은 사실감으로 충만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박호열 기자(오마이 뉴스) 다종다양한 학생들이 뒤섞여 있는 < 클래스 > 는 프랑스와 유럽이 안고 있는 고민의 축소판입니다. 유로화라는 단일화폐의 유통이 곧 유럽 헌법의 제정을 보장하며 국경을 허무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사회안전망으로부터 소외된 이주민들의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유럽공동체를 향한 도정은 멀고도 지난한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꼬집고 있습니다. 이는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우리에게도 시사점을 던집니다.
그래서 일까요? 영화는 친구와 스승과 인생을 성찰한 < 죽은 시인의 사회 > 나 해직교사 문제를 다룬 < 닫힌 교문을 열며 > 와 같이 교육 현실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습니다. 대신 프랑스 공교육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까발립니다.
계층에 인종문제까지 겹친 교실에는 교육 불평등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불안정한 교권은 학생들과의 시도 때도 없는 충돌 속에 위험 수위를 넘나듭니다. 입시지옥에 짓눌린 한국 교실의 아이들처럼 프랑스 교실의 아이들도 사방팔방 꽉 막힌 벽이 답답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 클래스 > 의 미덕은 이런 현실을 여과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프랑스 사회가 직면한 문제가 교실 속 교사와 학생들 간의 관계에서 어떻게 비롯되는지를, 마랭과 학생들이 1년간 부딪치며 겪는 갖가지 사건을 통해 사제 간에 가로막힌 벽이 어떻게 하나씩 허물어지는 지를 사실대로 보여주니까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마랭의 교실에서 급기야 사건이 터집니다. 중국 학생 웨이의 부모가 불법체류자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추방위기에 몰립니다. 이어 영화는 다른 각도에서 교실을 응시합니다. 마치 프랑스판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의 엄석대를 연상시키는, 이 학교 최고의 문제아 술레이만입니다. 이 두 사건은 학생들을 지키려는 교사들의 열정과 갈등 그리고 고민을 함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송민섭 기자(세계일보) 극적인 사건이 벌어지지도, 교육 현실을 바꿔보자는 구호가 나오지도 않는다. 그저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자의 발버둥과 서로의 부대낌에만 집중한다.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
그곳 풍경은 생경하면서도 낯익다. 공교육의 한없는 추락은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수업에 도통 관심이 없고 교사들 또한 긍지를 잃은 지 오래다. 여기에 인종과 계층에 따른 교육 불평등의 문제까지 겹친다. 영화는 보는 내내 위태롭다. 학생과 교사의 신경전은 곧잘 위험수위를 넘나든다.
갑갑한 현실과 안타까운 상황이 거듭되지만 울적한 심정만 안고 극장문을 나서진 않는다. 오히려 그 치열한 전장이 진심으로 부러워지기까지 한다. 첨예한 반목과 대립 이면에 흐르는 '너와 나는 동등한 존재'라는 양방향적인 소통 방식과 그 잠재력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서로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과 배려가 있기에 학생은 "'국가론'이 창녀가 읽을 만한 책은 아니죠?"라고 웃어넘기고 교사는 다음 학기 또다시 교단에 오를 힘을 얻는다.
교사 대부분이 계약직 신분이라는 게 뜨악하긴 하지만 영화를 통해 엿보는 프랑스의 학교 운영 시스템은 대체적으로 부럽다. 모든 교사가 학교의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학생 평가 때는 당사자인 학생 대표가 배석하기까지 한다. 주입과 강요보다는 이해와 설득에 집중하는 교수 방식도 인상적이다.
영화의 리얼리티는 원작과 출연진에서 비롯한다. 원작인 소설 '벽 사이에서'를 쓴 교사 출신 작가 프랑수아 베고도가 주인공을 맡았고 출연진 대부분이 실제 학생이자 교사이고 학부모다. 감독은 '인력자원부'(1999) 등 현대 프랑스 사회의 여러 고민과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는 로랑 캉테다.
2008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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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나 | 간단명료하게 정곡을 찌르는 브레이야, 훌륭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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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평식 | 시퍼렇지는 않고 푸르뎅뎅한 수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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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미 | 원래 잔혹한 동화에 자매간 경쟁을 살짝 얹었구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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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엽 | 카트린 브레이야, 동화의 목을 베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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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 불안과 공포는 때로 얼마나 아름다운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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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 연극적이라기보다 차라리 회화적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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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기자(씨네21) <어밴던드>에 등장하는 공간은 낯설다. 메리가 러시아 공항에 도착하는 오프닝 시퀀스가 첫 번째 단서다. 입·출국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공항의 풍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항 안은 숨이 막힐 정도로 고요하고, 메리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은 활기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 이어 등장하는 시내 광장, 메리가 물려받게 될 저택과 그 주변 마을도 마찬가지다. 낯선 건 공간뿐만이 아니다. 그녀가 만나는 러시아인들은 그녀로부터 거리를 두려 한다. 말도 안 통하는데다가 그들에게 외부인 메리는 위협적인 존재일 뿐이다. 어릴 적 미국으로 입양된 메리가 40년 만에 고국을 찾았을 때의 감정이 이런 것일까. <어밴던드>는 그 당혹감이 두려움으로 발전하는 데서 시작한다.
카림 후세인의 소설 <The Bleeding Compass>를 원작으로 하는 <어밴던드>는 혼자 남겨졌을 때의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택에서 오빠 니콜라이와 단둘이 남겨진 메리가 끊임없이 자신들의 환영을 목격하는 것도, 친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무참하게 살해당하는 과거의 기억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도 두려움이 만들어낸 방어기제다. 메리가 과거를 잊으려고 해도 과거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메리가 겪는 섬뜩함을 함께 느껴보라는 듯 감독은 메리의 시점과 관객의 그것을 동일시한다. 시점숏으로 보여지는 장면들은 제법 오싹하다. 그러나 저택이라는 한 공간에서 단 두명의 인물이 긴 극을 끌고 가다보니 힘이 다소 달린다.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상황만 반복한다는 점에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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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 역사적 소명만으론 꽃비를 내리게 할 수 없다 | ★★☆ |
이영진 기자(씨네21) ‘나도 잘 모르겠는데, 하난 확실해. 너 때문에 싸우는 거야.’ <꽃비>의 포스터에는 다소곳하게 책을 읽고 있는 소녀, 그리고 소녀를 동시에 바라보는 두 소년이 등장한다. 어떤 정보도 없다면, <친구> 혹은 <말죽거리 잔혹사>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 <꽃비>의 까까머리 청춘들은 순정을 증명하기 위해 까만 교복을 풀어헤치고, 주먹을 날리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서연을 사이에 둔 도진과 민구의 패싸움은 학원청춘물의 흔한 삼각구도를 빌려 진행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한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꽃비>는 열일곱, 품행제로 청춘들의 치기어린 첫사랑 회고담이 아니다. 영화 속 제주도 방언들이 익숙해질 때까지도 가슴 시리거나 알콩달콩한 로맨스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도진과 민구는 서연을 왜 좋아하는가. 서연은 도진과 민구에게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가. 동일 또한 서연을 마음에 품고 있는 건가. 삼각구도의 기본적인 감정은 확인이 쉽지 않을 정도로 휘발되어 있다. 다만, 반장이 되기 위한 세 남자의 전쟁만이 전경화되어 있다.
<꽃비>는 50여년 전 제주 ‘4·3 항쟁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다, 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정종훈 감독은 자신의 단편 <섬의 노을>(2000)을 원작 삼아 <꽃비>의 얼개를 만들었다. 영화 속 인물들은 남과 북, 미국과 일본이라는 세력에 일대일로 대응한다. 도망치듯 섬에서 빠져나간 형석, 힘을 얻기 위해 비열한 수법도 가리지 않는 도진, 형석을 닮아가는 도진에게 맞서는 민구, 초콜릿과 포르노 잡지를 던져주며 친구들을 포섭하는 동일, 이들에 의해 짓밟히는 서연은 역사를 고스란히 투영한 결과다.
역사를 환기하려는 시도는 용기있다. 그러나 역사를 불러들이는 방식은 좀 촌스럽다. 폭도로 몰린 양민들의 시체 더미 속에서 울고 있는 어린 서연을 통해 영화 속 현재를 1950년대 후반으로 추정할 수 있다. ‘잠들지 않는 남도’의 숨겨진 역사를 드러내기에 <꽃비>의 교실은 현재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또 하나의 과거가 아닐까. 역사를 영화 속 인물에 고스란히 이식한 것도 지나친 단순화다. 장편영화에 첫 출연한 배우들이 대부분이지만, 그중 육동일은 낯익다. <한지붕 세가족>에서 최주봉의 아들, 장만수로 나온 아역배우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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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기독교 다큐멘터리영화 <소명>의 두 번째 이야기로 브라질 오지 원주민들과 생활하는 강명관 선교사 부부의 이야기를 다뤘던 1편에 이어 2편에서는 미얀마와 태국의 국경지대 바다에서 생활하는 바다 집시 ‘모겐족’에게 축구를 가르치는 평신도 선교사 강성민 씨를 만난다. 영화는 축구를 통해 변화되는 아이들과 희망을 찾아가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 강 선교사의 선교사역과 열정, 고백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PS. 이번주는 지난주에 비해 그닥 많은 영화는 없지만, 그래도 챙겨볼 영화가 몇편 있네요. 타이탄을 필두로~ ^^*
개인적으론 <클래식>은 꼭 봐야할 작품. 상받은 영화는 적어도 뭔가는 있걸랑요. ㅋ
첫댓글 클래스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