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x일
어제는 A교사가 늦게 까지 야근을 하더니 오늘은 B교사가 야근을 한다. 그제는 C교사가 야근을 했다. 모두들 같은 날 야근을 하면 좋으련만 번갈아 돌아가면서 야근을 한다.
서로 짜고 당직을 골탕 먹이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닐텐데..
문제는 이런일이 반복적으로 계속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것이 “머피의 법칙”이라는 건가?
이상한 일이다
6월 x일
맨 윗층서부터 1층까지 교실과 복도 순찰을 하면서 교사들이 전원 퇴근한 것을 확인하고 교실과 복도, 화장실을 모두 소등했다. 외부로 부터의 희미한 불빛만 비출뿐.. 암흑천지..
마지막으로 1층으로 내려와 현관을 모두 시건했다.
이제부터는 나만의 시간이다.
당직실로 돌아와서 아직 경비 셋팅하기는 이른 시간이라서 TV 뉴스를 보며 휴식을 취한지 약 1시간이 지났을까..
“똑똑..” 갑자기 누가 당직실 문을 노크를 한다
“깜짝!!!..”
아니.. 전 교실과 복도 불을 다 끄고 현관문도 모두 잠그고 1시간이 지나 이제 잠자리에 들기전 경비셋팅만 남았는데 이 밤중에 도대체 누가 노크를 한단 말인가?
순간 공포가 밀려온다. 다소 쫄은 목소리로 “누가 있어요?”
당직실 앞에 시커먼 그림자가 말 없이 우뚝 서 있다.
“어~~~!?”
어느 여교사가 나가겠다고 현관문을 열어 달라고 한다.
“아니 이럴 수가..”
내가 다 확인을 했는데..
“도대체 어디에 있었느냐”고 물으니 그냥 웃기만 한다..
이게 더 공포스럽다.
선생님들 제발 좀 사람을 놀래키지 마세요.
설마 불꺼진 화장실에서 1시간 동안 볼일 봤던건 아니겠죠?
이상한 일을 떠나.. 아직도 미스테리다
아~ 학교가 넓긴 넓구나.. 내가 확인 못한 곳도 있었으니.. 먼저 경비셋팅을 했다가는 또 난리 날 뻔 했다
6월 x일
순찰을 도는데 “푸드득..” 하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이름모를 큰 새가 들어와 날아 다닌다..
아~ 이거 골치아픈데.. 이놈을 밖으로 내보지 않고 경비 셋팅 했다가는 여기저기 사방 날아 다니면서 센서를 자극하면 계속 경보가 울려 밤새도록 한잠도 못잘텐데..
그러나 내가 고작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창문을 열어 놓고 “훠~이.. 훠~이.. 하면서 문열어 놓은 쪽으로 새를 몰아.. 내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놈의 새는 이창문 저창문에 계속 머리를 ”쿵쿵..“ 들이 받으면서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 다니기만 한다
“이거야 원~”.. 못해 먹겠다
우리는 인기 스포츠 선수가 경기중 신기에 가까운 멋진 모습을 보일 때 “동물적 감각”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놈은 동물이 분명할 진대..
먼지가 뿌옇게 낀 창문과 열어 놓아서 훤하게 빛이 비추는 맑은 창을 구별 못하고 무조건 아무 창문이나 냅다 머리를 들이 박는다.
이상한 일이다
결국 20여분 가까이 씨름을 하다가 겨우 내 보내는데 성공을 하니 안도의 한숨이 쉬어진다
“새 대가리”라는 말이 그냥 생긴 것이 아닌가 보다
내일 당장 행정실에 “잠자리채”라도 사달라고 해야겠다.
첫댓글 1) 사람이 뒤늦게 나가는 경우는 간발의 시간차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2) 새는 쫓아 다니면 사람, 새 모두 힘이드니
문 열어 놓고 당직실에서 쉬고 있으면 알아서 나갑니다.
공감되는 소식 감사합니다.
공룡선생님의 정보가 저에게 경제적인 문제까지 두루 도움되어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22시까지(코로나 이전에는 23시까지) 각 교실에서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하기에 마치는 시종이 울리면 학생들이 하교를 하는데... 그전에 학년별 지도교사가 뒷정리를 하면서 안내방송도 하여 확인을 하면 좋으련만 그렇지를 못합니다. 1층부터 5층까지 본관, 별관의 이상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외부창문열림, 전등, 선풍기 작동 여부(냉방기 메인은 행정실에 설치)를 손전등으로 비추어 확인을 하고 난 후에 세콤을 작동시킵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세콤의 경보음이 울리는데... 나가보면 자습시간에 잠을 자다가 일어난 학생 한 두명 그제야 계단을 내려옵니다. 한두번도 아니고... 참 화나는 일이지요.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22시 1층과 주요 특수실을 제외한 전 실 자동 전원차단되고 아침 7시 전원 들어오게
샛팅되어있어서 21시 40분이면 모두 나갑니다
인터넷 on,off 확인 퇴실여부 확인 ADT (캡스) 셋팅하고 22:00 취침모드 다 나간것 확인했는데 어디서 무엇했나 궁금합니다
더운데 수고하십니다
선배님, 재미있게 풀어서 적어주셨네요. 그림이 그려집니다 하하하~
제가 근무하는 학교도 소소한 일상이 많은데 지나고 보면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지난밤에 수고 많으셨고,
편안한 휴식되세요.
우하~~~~~~~~~~~하 공룡님 제 배꼽 탈영했시유~
이놈이 하필 마루밑에 공이구멍으로 빠졌네유.. 얼릉 찾아 줘유.
동물적 감각, 새대가리 우하하핫
공룡님 어휘력, 유머감각 훌륭하십니다.
정말 세상은 넓고 인재는 많습니다.
가끔 학생들이 화장실에 몰래 숨어 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것도 타 학교 학생들이었습니다.
근무시간이 다분하게 나타나는 일들을 사실대로 표현을 하셨으니... 읽고 또 읽어도 작가님의 소질이 다분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