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다는 것
지공대사가 된지도 어언 7년이 지났다
이후로 지하철은 공짜로 타고 다닌다
코로나 이후로는 외출을 극도로 자제해서
별로 지하철을 타지는 않았다
주로 차를 직접 몰고 다녔다
우리 세는 나이로 73세란 나이가 실감나지 않는다
부모님 들께서 환갑도 못 드시고
또 칠순을 갓 넘기고 돌아가셨다
두 분 보다는 내가 더 오래 살고있는 셈이다
나이들면서 이런저런 변화가 많다
그 중에서 몇 가지가 불현듯 떠올라서
이 글을 쓸 생각을 하였다
1. 먹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쓴다
잘 먹기 위해 신경을 쓰는 게 아니라
먹는 양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입에 좀 맞는 음식이 있어 과식을 하게 되면
금방 탈이 난다
탈이 났다하면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2주 정도 시간이 지나야 원위치가 되는 거 같다
젊어서 점심으로 먹던 잡채밥이 요즘은 두 끼다
잡채밥을 시키면 반으로 갈라서 두 끼에 먹는다
유투버 들이 올리는 먹방을 보면 정말 부럽다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엄청나게 먹는다
나도 한때 저런 시절이 있었나 싶다
예전에 회사에서 받았던 밥그릇 셋트
밥그릇이 요즘 국그릇 만하다
그 걸로 아침과 저녁을 먹었다
접대를 하거나 회식을 하면 더 먹었다
2. 옷 들이 많이 커졌다
한 때 유럽에 본사가 있는 회사엘 다녔다
유럽인 들은 콤비를 주로 입는다
종로3가에 있던 반도패션 매장에 가서 옷을 사입었다
닥스 콤비가 좋은 옷 들이 많았다
바지도 37인치하고도 반이었다
거기 맞는 칫수가 많았다
지금은 3인치쯤 줄였다. 체중도 10kg나 줄였다
미련이 남아 버리지 못한 옷 들이 옷장 가득이다
가끔 걸쳐보면 거적대기를 걸친 듯하다
마치 코트를 입은 거 같다
몸집 큰 친구 준다고 불렀다가 퇴짜를 맞았다
그 친구 몸에도 옷 들이 너무 컸다
이제 대거 정리를 해야할 거 같다
3. 산행지가 바뀌었다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게 1993년이다
내 나이 42세 때다
소개받은 청계산 옛골 코스를 매주 다녔다
주5일 근무라서 토요일마다 청계산엘 갔다
도로포장도 안 된 종점 부근엔 먼지만 날렸다
표지판도 거의 없었다. 마주치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호젓한 산행길이었다
그러다가 2003년 청계산 이수봉 근처에서 마주친
고교동기 산악회 친구들과 바로 합류했다
매주 일요일마다 서울 인근의 산을 순회했다
북한산, 도봉산,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검단산
예봉산, 운길산, 청계산, 관악산, 광교산, 등등
산행코스도 매번 달랐다
매월 한 번씩은 총 고교교우회 합동산행을 갔다
전국의 명산을 누비고 다녔다
새벽밥을 먹고 버스를 타고 전국을 누볐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 산엘 다녔다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 주흘산, 월악산
월출산, 태백산, 소백산, 백덕산, 화악산, 기타 등등
대피소에서 새우잠을 자고 하는 산행도 했다
요즘은 동네에 있는 우면산엘 주로 다닌다
4. 옆에서 노는 친구들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소위 불알친구들과 많이 어울렸다
가족동반으로 전국의 휴양지를 누볐다
특히 여름휴가 때는 어김없이 함께 했다
산으로 바다로 거침없이 내달렸다
때마침 불어닥친 휴양림 열풍으로
전국의 유명하다는 휴양림을 거의 다 섭렵했다
바글바글 발 디딜 틈없는 해수욕장에도 다녔다
유명하다는 전국의 콘도를 다 누비고 다녔다
어디서 그렇게 숙박권이 생기고 회원권이 생겼는지...
회사 직원들과도 가고 대학동기들과도 갔다
모두 가족동반 여행이었다. 온천도 많이 다녔다
요즘은 집에 있는게 제일 편하다고 느낀다
불알친구 들에서 대학동기 들로 바뀌었던 친구들
요즘은 전우회 선후배 들과 여행을 가게 된다
이런저런 명목으로 단합대회도 하고 그런다
전에는 주로 직접 만나서 놀던 친구 들이 멀어지고
인터넷 카페에서 주로 만나는 친구 들이 늘었다
고교동기 산악회, 고교 동기회, 대학 동기회, 대학 동창회,
전우회, 다음카페, 밴드, 기타 등등
5. 의료비가 많이 늘었다
내 의료비는 물론이지만 집사람 병원비가 장난 아니다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다 보니 병원 순례를 한다
심장내과에도 다니고 신경외과에도 다닌다
근골격계 문제로 시술이다 주사치료다 해서 돈이 깨진다
한번에 몇 십만원, 몇 백만원이 기본이다
다행이 의료보험 덕분으로 동네 병원은 거의 거저다
예전엔 병원엘 거의 안 다닌 거 같은데
요즘은 가끔식이라도 동네 병원엘 간다
소화불량이나 피부트러블이 주 증상이다
집에 이런저런 피부과 연고제가 즐비하다
먹다 남은 약봉지도 여러개다
무엇보다도 이빨에 문제가 생긴다
금으로 씌운 이빨이 여러개나 되고
수시로 가서 땜질도 해야 한다
한번 땜질하려면 개당 최소 10만원이다
몇 대 고치고 나면 수십만원이 기본이다
앞으로 더 늘어날거란 생각이 든다
맺는 말
위에 적은 거 외에도 많은 변화가 있지만
지면도 그렇고 이 정도로 마무리 하려고 한다
과연 생노병사란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그래도 TV나 인터넷에 나오는 것처럼
치매나 중풍에 걸리지 않고 버티고 있다는게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니다
동기 들 중에 벌써 여러 명이 세상을 떴다
가까운 후배도 얼마 전에 폐암+코로나로 갔다
요양병원으로 간 친구 들도 여럿이고
암투병을 하고 있는 친구 들도 있다
위를 잘라내고 하루에 조금씩 7끼를 먹는다고 한다
대장암에 이어 폐암으로 전이가 돼서
무지하게 고생을 하고 살아난 친구도 있다
형편이 어려워 동기들이 모금운동도 했다
부디 건강하게 살다가 가는 날까지 큰 탈 없이
버텨낼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해 본다
첫댓글 생로병사~
맞는 말입니다
죽기 전까지 건강을
위해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해야겠지요~~
글 잘 읽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타고난 명대로는 살아야 합니다
가급적 건강하게요
감사합니다
산 다는 게 중년 나이에 부담 없는 시간인데 자고 나면은 어딘가 아프고
자식들 출가시키고 가진 것이 시간밖에 없는데 건강이 발길을 묶어 놓고
사는 것이 모든 게 하나씩 멈추어 갑니다
살아가는 인생론 의 글 앞에 쉬었다 갑니다
맞습니다
젊어서는 시간이 없었고
돈도 좀 부족했지요
이제 시간과 돈이 좀 여유있지만
건강이 안 따라 주네요
생노병사의 질곡에서 벗어날 길이
없어 보입니다. 숙명이겠지요
감사합니다
옛날 생각 하며 이야기 하다보면 웃다가 눈물까지
나오기도 하고요 물건들도
옷이며 장신구 핸드빽 까지 이루 헤아릴수 없지요 버리기도 누굴 주기도
그러나 친구는 역시 옛 친구가 좋드군요
저기 열거하신 산들
몇군데 먼곳 빼곤 저도 다녀본 산이네요
세월의 흐름은 많은걸 변화 시킨답니다
요즘은 주로 옛날 얘기를 많이 합니다
늙었다는 걸 느끼며 서글퍼지지요
저보다 집사람 물건이 더 많습니다
요즘도 계속 뭘 사드라구요
산행 많이 하셨군요
저도 표기하지 않은 산 들
많이 쫓아 다녔습니다
흐른 세월이 참 덧없습니다
갈 날이 멀지 않았다는 걸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지나고나니 깨닫는게 많습니다
젊띠젊은날들이
빛나는보석같은 시간이었다는걸!
이제는 돌아갈수없는 젊은날의 단상들을
회상해봅니다..
빛나는 보석같은 시간이었다는
지아님의 표현이 절묘합니다
젊은 날의 그 날 들이 생각납니다
리와인드가 안 되는 그 날 들입니다
산문같은 제 글에
시같은 지아님의 댓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참으로 고마운줄 모르고 보낸 세월들이 그립습니다
구구절절 공감하며 보았네요
건강 잘 지키면서 힘 안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구구절절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마움은 커녕 오만하게 살았습니다
늘 젊을 것처럼 착각했지요
맞습니다
건강을 최우선으로
남은 세월 편안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함빡미소님 ^^*
허헉헉
글타고 내려오느라고 ㅎㅎㅎ
적당한 운동과
소식이 오래산다하니
건강잘 지키며 즐거운 생각 많이 하세요
너무 장황하게 써서 죄송합니다 ^^*
운동도 무리하면 몸이 못 견디구요
소식도 자연히 그렇게 되드라구요
많이 먹고 싶어도 못 먹습니다
가급적 좋은 생각 많이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도 가끔 짜증나는 일 생기드라구요
감사합니다
나이가 듬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들......
저 역시 그렇게 변해 갑니다
36인치에서 34인치로 바지를 다 줄여야 하는.....
배가 들어가면 더 줄어질지 모르겠어요 ㅎㅎㅎㅎㅎㅎㅎ
선배 님의 글을 읽으며 변화하는 내 모습을 다시 들여다 봅니다
허리사이즈를 줄이셨군요
그게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허리사이즈 줄이는 만큼
각종 건강수치도 내려갑니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기타 등등
너무 많이 줄이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제가 혼났습니다
적당히 서서히 줄이셔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요즘엔 지인들 만나면 아픈이야기로 시작해서 병원이야기로 끝납니다 특히 여자들은 넘어졌다하면 끝나는거예요 내 찐친도 넘어져서 지금 무릎내시경 시술받고 누워 있구요 시누이도 넘어져서 발목에 핀밖구 15일 입원했다 오늘 퇴원했다네요 다들 밥먹구나면 약 한두가지 안먹는 사람이 없어요 전 며칠전에 뇌 mri mra 두개 다 찍었네요 경동맥초음파에 깨끗지가 않다해서리 거금들여 찍었네요 제일 겁나는게 혈액이 안깨끗한거자나요 다들 건강 조심해서 오래도록 카페글 달고 간간이 여행도 하며 재미지게 살면 좋겠네요
그렇드라구요
여자들이 골다공증이 많아서
넘어졌다 하면 바로 골절
혈액순환 장애도 그렇구요
물을 많이 마시는게 좋다구 합니다
약도 너무 많이 먹으면
약이 약을 부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종의 약 부작용이지요
여하튼 나이 들면서
여기저기 고장나고
젊을 때 같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건강관리 잘 해야 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관리 잘하면서 큰탈없이 살다가 가야죠~♡
저의 소망입니다 ^^*
105세 김형석 교수님 들으시면
코웃음 칠 듯 합니다.
살아보니 6,70대가 가장 좋은 때' 라고
하시던데요.
요즘은 미니멀라이프가 대세라네요.
그런 분은 긴 수명을 타고난 분이시지요
주변의 철학교수님들 다 돌아가셨습니다
안병욱, 이어령, 기타 등등
각자 타고나는 명이 있다고 봅니다
아무나 100세를 살 수는 없다고 봅니다
저는 80까지만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면
그 걸로 만족하겠습니다
제 고교동기들 중 이미 60명이 갔습니다
총 528명 졸업했습니다
대학동기 들 중에서는 3명이 갔습니다
총 24명 졸업했습니다
김형석교수님 부인도 돌아가신 줄로 압니다
김형석 교수 제자들도 숱하게 돌아 가셨습니다
살아오신 삶도 알차시고 글도 잘 쓰시는
청솔님~ 존경합니다.
숙독하면서 공감하여 봅니다.
산이며, 닥스 옷가지며,,,ㅎㅎ
닥스스 자켓은 한 번 입지도 않고 옷장에 있지요.
악세사리도 .... 등등
동생 가져가라 했드니 싫다고 하면서
남 주면 욕한다고 주지 말라고 합니다.
저는 이 번 5월 말경 3박 4일 지리산 종주를 하고 나니
정신이 개운합니다.
지난 날에는 2박 3일이면 거뜬히 했는데
나이 드니 대피소 하나 늘여서
연하천. 세석, 장터목에서 쉬며 다녔습니다.
해마다 5월이면 지리산 병이 도져 견길 수가 없어요.
청솔님께서는 아직 청춘이시니
하시고 싶은 일 많이 하셔요.
나이드니 글 쓰기도 쉽지 않아요.
늘 늘 건안하십시요.
아이고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반도패션 닥스가 썩 괜찮았습니다
입지도 않고 보관하셨다니 아깝습니다
아직 3박4일 지리산 중주를 하신다니
가히 노익장이십니다. 부럽습니다
보통 세석에서 천왕봉까지 가는데
장터목을 하나 더 늘리셨네요
그래도 대단하십니다
저는 우면산에서 유유자적합니다
그 것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뜻한 댓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빌겠습니다
@청솔 우면산, 청계산 밟아 본지 오래되었네요.
한 겨울에는 청계산도 좋드라구요.
제가 성대 종주나 화대종주 할 때는
벽소령대피소를 좋아했는데 이제는 그 곳도 못 가고
연하천에서 세석에서 장터목이니 쩝
세석, 장터목은 2시간이면 되는데 4시간 유유자적하였습니다.
연하선경길에서 신선이 되어 노닐다 장터목에 갔습니다.
청솔님께서는 글을 넘 잘 쓰십니다.
글의 내용도 다재 다능하시고,
글의 구조도 완벽하시니 놀랍습니다.
나이 드니 시력관계로 오자, 탈자가 많이 나옵니다.
양해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ㅜ
@아리 청계산이 원래 제 나와바리인데
버스타고 왕복하는게 귀찮아서
우면산으로 갑니다
집에서부터 산책로를 거쳐서 걸으면
사당까지 8.5키로입니다
귀가할 때는 지하철을 이용하지요
맞습니다
세석에서 장터목은 지척이지요
아이고 아닙니다
그저 생각나는대로 적는거지요
글쟁이도 아니고 일기쓰듯이...
늘 예쁘게 봐 주시니
황송할 따름입니다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