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토니 메이럼 감독>
그러고보니 제가 아직 버닝을 소개하진 않았더군요^^;
버닝은 그 유명한 3대 공포영화 중 하나죠! (13일의 금요일, 공포의 여대생 기숙사, 버닝) 3대 공포영화는 슬래셔 무비에 길이 남을 걸작들로 수십년동안 수십번도 더 앵콜 상영이 이루어졌던 기념비적 작품들이죠.
그 중에서 버닝은 가장 거대하고 흉폭한 살인마가 등장하는 악명높은 작품이죠.
살인마가 거대한 가위를 살인무기로 사용했다는 독특한 발상 때문에 버닝은 '할로윈'의 대 성공 이 후 봇물처럼 터져 나온 수많은 슬래셔 무비들 중 꽤 성공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전형적인 슬래셔 무비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거기서 조금 더 비약되고 있습니다.
'버닝'의 형이라 할 수 있는 80년 만들어진 '13일의 금요일'의 설정을 그대로 빌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비슷한 플롯을 보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13일의 금요일'보다 더욱 잔혹하고 어두운 분위기로 진행됩니다.
악동들의 장난으로 온 몸이 불에 탄 채로 죽어간 별장 지기 밤보르는 죽기 직전 악동들에게 반드시 살아 돌아와 복수를 하겠노라고 소리칩니다. 그 후 밤보르는 기적적으로 살아나며 몇 년의 시간이 흐른 후 마침내 끔직한 복수를 시작하게 됩니다.
보기만 해도 살이 떨리는 정원손질용 거대가위를 들고 캠프장을 찾은 밤보르는 제이슨이 그랬던 것처럼 놀러온 10대들을 무지막지하게 잘라버립니다. 말그대로 사지절단이죠.
개인적으로 제이슨 친구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못하고 무수한 소문만 접하다가 중학교때 비디오를 통해서 처음 보았는데, 한 마디로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이유인 즉슨 볼 만한 장면들은 모두 다 삭제가 되어서 완전히 껍대기만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위로 사람을 죽이는 장면은 단 한장면도 없었으니 짜증이 날만도 했었습니다. 공포영화를 본 것이 아니라 무슨 10대용 캠핑 드라마를 본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 버닝 무삭제 판이 출시가 되어서 다시 빌려보게 되었는데, 그 때의 느낌은 한 마디로 압권이었습니다. 삭제되었던 필름들이 모두 다 복원되어서 과연 잔혹호러물의 마스터피스라 할 만했습니다.
전체적으로 '13일의 금요일'보다는 템포가 느립니다. 또한 첫 살인 이 후 다음 살인까지의 거리가 너무 길어 자칫 지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초반부에는 '이블데드'에서 빌려온 듯한 1인칭 시점의 흔들리는 카메라 씬이 많이 등장하며 긴장감을 고조 시켜 나갑니다. 하지만 중반 이 후를 기점으로 해서 폭발하듯 쏟아지는 엄청난 살해씬들은 과연 버닝이다,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버닝에서는 감독의 탁월한 공포적인 감각이 몇 몇 장면에서 유감없이 발휘되는데, 초반부에 탈의실 장면은 이 후 '아쿠아리스'에서 패러디 되기도 할 정도로 숨막히는 공포를 전달했으며, 그 유명한 뗏목씬에서 보여준 감독의 엽기발랄한 살해씬은 공포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 시퀀스로 기억될 것입니다.
엽기인 걸님께선 무삭제 판을 보신다고 하셨죠~ 그렇다면 일단은 안심하셔도 될 듯 싶네요.
평소에 슬래셔 무비를 즐기시는 편이라면 '버닝'은 꽤 볼만한 작품이 될 것입니다.(적어도 요즘 터져 나오는 수준낮은 슬래셔 무비들과는 차원이 틀림. 장난스럽지도 않고 무척 진지하면서도 묵직한 전율을 느끼게 함)
하지만 중반 이 후 뗏목씬이 나오기 전까지는 조금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워낙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영화 전반에 걸쳐서 흐르는 메인 테마곡이 워낙 인상적이기 때문에 저같은 경우는 그 곡을 감상하기만 해도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음악 만큼은 정말 '할로윈' '서스페리아'에 버금갈 정도로 수준급이었습니다.
만약 님께서 슬래셔 무비에 별로 익숙치 않으시다면 두가지 반응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나는 굉장히 재미 없을 수 있을 있다는 겁니다. 사람 찔러 죽이고 사지절단 하는 것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말입니다. 또 하나는 굉장히 무서운 영화로 기억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슬래셔 무비에 있어서 '버닝'은 꽤 강도높은 고어씬들로 가득찬 묵직한 영화이므로 슬래셔 무비 입문생들이 보게 된다면 그 잔혹한 살해씬들에 혀를 내두를 지도 모릅니다. 특히 밤에 불끄고 혼자서 감상한다면...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뗏목씬을 제외하고) 갑자기 나타난 밤보르에 의해 숲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한 남자의 씬이었는데, 정말 무서웠던 것은 가위에 목이 찔린 상태로 10미터 정도를 이동하는 장면이 여과없이 보여져 공포영화에 단련된 저로서도 소름이 끼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목에 박힌 가위와 죽어가는 남자의 뒤틀린 듯한 눈동자, 그리고 쏟아져 나오는 대량의 피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역시 무삭제가 좋긴 좋더군요~
끝으로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반드시 무삭제판을 보셔야 한다는 것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