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뇌졸중 전문의로 평가받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종성 교수다. 김종성 교수는 뇌졸중 후유증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감각장애와 치명적인 뇌관 부위에 발생한 뇌졸중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그가 전하는 뇌졸중 대처와 예방법을 기억하자.
Part 1 뇌졸중, 겨울에 더 많이 생긴다?
Q 국내외 학술지에 뇌졸중에 대한 연구논문을 많이 발표했는데, 우리나라 뇌졸중 환자만의 특징이 있는가? (월간 헬스조선) 한국인의 특징이라기보다 서양인과 동양인의 차이가 있다. 한국인과 중국인, 일본인 등 동양인은 비슷한 면이 많다. 뇌졸중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동맥경화다. 서양인은 목동맥처럼 목의 아래쪽 혈관에 동맥경화가 오는 경우가 많고, 동양인은 두개강(頭蓋腔, 머리뼈 안)에 있는 동맥에 동맥경화가 오는 경우가 많다. 두 경우를 비교했을 때 어느 한쪽이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것은 아니다.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뇌출혈이 많은 편이다.
Q 대한뇌졸중학회에 따르면 ‘65세 이후에 뇌졸중 발생이 현저히 증가한다’고 한다. 이유는? 김창성(56·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성포동) 뇌졸중은 뇌혈관이 망가져서 생기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수록 고혈압·당뇨병 등 뇌졸중 위험인자가 증가하므로 뇌졸중 발병률 역시 증가한다. 65세보다는 75세가 위험하고, 75세보다는 85세가 뇌졸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Q 추운 겨울에 뇌졸중을 더 조심해야 한다는 사람과 뇌졸중과 계절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무엇이 옳은가? 박정호(44·충북 충주시 가금면 가흥리) 추울 때 뇌졸중이 더 많이 생긴다. 추우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올라가는데, 고혈압은 뇌졸중의 큰 원인이다. 따라서 겨울이나 이른 봄에 뇌졸중 환자가 많아진다. 그러나 겨울이나 이른 봄에만 신경 써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뇌졸중은 사계절 내내 조심해야 한다.
Q 뇌졸중 위험 신호는 어떤 것인가? 김현석(32·서울 서초구 방배2동) 뇌졸중은 뇌혈관질환이므로 혈관을 손상시키는 요인은 모두 위험하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흡연 등 혈관을 손상시키는 요인이 많을수록 특별한 증상은 없어도 뇌졸중이 다가와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Q 뇌졸중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서영희(37·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심장질환 중 부정맥, 나이, 매일 소주 1병 이상을 마시는 것 등이 뇌졸중의 원인이다.
Q 아내는 신경 쓰는 일이 있으면 정수리 쪽을 콕콕 찌르는 두통에 시달린다. 머리에서 열이 나기도 한다. 뇌졸중이 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김정렬(50·부산 북구 화영동) 스트레스가 쌓여 생긴 전형적인 신경성질환이다. 부인에게 잘하면 된다.
Part 2 뇌졸중, 예전만큼 무서운 질병 아니다?
Q 뇌졸중은 혈관이 막혀 생기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져 생기는 뇌출혈이 있다는데 치료방법은 어떻게 다른가? 양승현(37·대구 남구 대명동) 뇌경색은 급성기에는 정맥에 주사를 놓거나 동맥에 시술하는 혈전용해술을 쓴다. 손상이 커서 뇌압이 크거나 경동맥에 이상이 있으면 수술한다. 대부분 약이나 시술로 치료하며, 수술하는 경우는 10% 미만이다. 뇌출혈은 손상이 커서 뇌압이 클 때 수술하는데 10% 미만이다. 뇌출혈 중 지주막하출혈은 수술 또는 시술을 한다. 뇌졸중 전체로 볼 때 수술은 20%를 넘지 않는다.
Q 뇌졸중에 걸렸을 때 완치 가능성은? 박길태(52·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3동) 얼마나 빨리 응급치료를 받았느냐에 따라 평생 마비로 살 것인지, 잘 걸어 다닐 것인지 판가름 난다. 응급치료할 시간을 놓쳤거나 치료가 잘 안 되면 후유증이 남는다. 그럴 경우 재활치료를 하는데, 재활치료한 지 6개월이 지나면 60~70% 환자가 뇌졸중이 오기 전처럼 생활할 수 있다. 뇌졸중은 예전만큼 무서운 병이 아니다. 뇌졸중이 오는 수준이 점차 경미해지고 있다. Q 뇌질환에 걸렸을 때 동반되는 질환은? 이정화(39·서울 마포구 공덕동) 뇌가 손상되면서 감정장애가 올 수 있다. 우울증과 침울해지는 증상 등이다. 뇌졸중이 여러 번 오면 치매로 발전한다.
Q 5년 전 간질수술을 받고 완치됐다. 이로 인해 뇌졸중이 올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문정원(45·인천 부평구 십정동) 간질수술과 뇌졸중은 아무 관련 없다. 반대로 뇌졸중 후 간질이 올 가능성은 10% 정도다.
Q 일반인이 뇌졸중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은 괜찮은가? 조정진(40·대전 서구 둔산3동) 아스피린은 혈전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지만, 일반인은 아스피린을 먹을 필요 없다. 일반인이 아스피린을 계속 먹으면 위장출혈이 생길 수 있다. 고혈압·당뇨병·흡연 등 뇌졸중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아스피린을 먹어도 되고 안 먹어도 된다.
Q 뇌졸중 치료를 받고 퇴원한 아버지가 자신의 상태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을 어려워해 난감하다. 가족이 뇌졸중 환자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 임양순(48·서울 은평구 불광2동) 뇌졸중 치료 후 재활치료는 환자, 보호자, 의사의 긴밀한 도움이 필요하다. 그중 보호자는 환자의 정서적인 측면에 많은 도움을 줘야 한다. 재활치료 중인 환자는 우울하기 쉽다. 간병인 등이 아무리 잘 돌본다 해도 가족 같지 않다. 보호자 역시 많이 힘들겠지만,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Q 뇌졸중에 걸린 지인이 한의원에서 침 등을 맞는 방법으로 치료하고 있다. 치료에 도움이 되는가? 윤영길(58·서울 중랑구 면목동) 뇌졸중의 한의학적 치료에 관해서는 입증되지 않았다. 중국에서 연구를 많이 했지만 믿을 만한 것은 아직 없다. 우리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 중에도 침을 맞고 오는 경우가 있다. 침 맞는 것 자체를 말리지는 않는다. 단, 뇌졸중이 나타났을 때 한의원에서 침을 맞느라 병원을 늦게 찾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Part 3 뇌졸중, 증상과 대처법을 기억하라!
Q 뇌졸중 증상은 무엇인가? 최병호(50·서울 송파구 풍납동) 뇌졸중이 오면 뇌가 하던 일을 더 이상 하지 못하면서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흔한 것은 편측마비다. 한쪽 팔다리에 마비가 나타난다. 양쪽 팔다리가 마비되는 경우는 없다. 마비가 잠깐 나타났다 나아지는 경우에도 병원을 찾는다. 한쪽 눈이 잘 안 보여 컴컴하게 보이는 시야장애, 말을 어눌하게 하거나 남의 말을 잘 못 알아듣는 언어장애, 어지럽거나 비틀거려서 잘 못 걷는 경우가 있다. 도끼로 머리를 찍는 것처럼 무척 아프거나 의식을 잃어버릴 정도의 심한 두통도 있다.
Q 뇌졸중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지혜정(38·충남 천안시 신부동) 뇌졸중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가능하면 큰 병원으로 간다. 대형병원일수록 응급치료 여건이 낫다. 뇌졸중 치료는 얼마나 빨리 응급치료를 받느냐가 관건이다. 뇌혈관이 막히면 처음부터 뇌 전체가 손상되지 않는다. 대개 뇌졸중이 오고 3시간이 지나면 뇌의 절반이 손상되고, 6시간이 지나면 뇌 전체가 손상된다.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서 뇌가 조금이라도 덜 손상됐을 때 치료받는 것이 최선이다.
Q 동생에게 일과성 허혈발작이 나타났다고 한다. 아직 젊은데 이것도 뇌졸중인가? 강철규(41·광주 남구 방림동) 그렇다. 가벼운 뇌졸중이 왔다가 지나간 것이다. 일과성 허혈발작은 뇌졸중과 똑같은 증상을 보이며, 상태는 몇 분 이내에 금방 좋아진다. 많은 사람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데 병원을 꼭 찾는다. 일과성 허혈발작은 반드시 재발하기 때문에 큰 뇌졸중이 오지 않게 예방한다.
Q 뇌졸중 치료 병원을 선택할 때 고려할 점은 무엇인가? 김미호(31·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부가 인증한 뇌졸중 치료 병원이 있다. 뇌졸중 센터나 뇌졸중 특수병동이 있는 경우다. 특히 뇌졸중 특수병동은 급성기에 전문 간호사나 의사가 혈전용해 치료를 바로 할 수 있다.
Q 정기 건강검진으로 뇌졸중을 조기발견할 수 있나? 백철(32·서울 강남구 청담동) 뇌졸중은 조기발견이 가능하니 정기 건강검진을 권한다. 간혹 ‘머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뇌 사진을 찍으려는 환자가 있다. 뇌졸중 위험인자가 많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뇌에 동맥경화가 있을지 모르니 한두 번 뇌 사진을 찍어 볼 수는 있다. 위험인자가 없으면 뇌 사진을 찍을 필요가 없다.
Part 4 뇌졸중, 최선의 예방책은 건강한 삶이다!
Q 교수님 진료를 받으려면 최소 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고 들었다. 환자를 다루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가? 강신일(42·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환자 1명을 보는 시간이 1~2분이다. 친절한 의사가 될 수는 없다. 중요한 것만 말해 주는데 권위가 있으니까 통하는 것 같다. 환자를 보면 ‘예약하고 기다렸다 진료받으러 오기까지 얼마나 고생했을까’ 하는 생각에서 측은지심이 든다. 그런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니 환자가 좋아하는 것 같다.
Q 뇌졸중 명의로서 평소 건강을 위해 실천하는 것은 무엇인가? 조정현(30·서울 강서구 화곡동) 두 가지는 꼭 지킨다. 첫째는 매일 출근 전 1시간씩 수영을 한다. 수영은 스트레스 해소법이자 운동, 체중관리법이다. 하루라도 안 하면 몸이 뻐근하다. 둘째는 즐겁게 일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내게 ‘과로한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즐겁게 일하기 때문에 늘 행복한 사람이라고 느낀다.
Q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뇌졸중 예방법은 무엇인가? 박주영(37·경기도 파주시 금촌동) 음식을 골고루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명랑한 마음으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당뇨병·흡연 등으로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뇌졸중이 나타난다. 고혈압과 당뇨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젊을 때, 즉 20~30대부터 건강관리에 힘써야 한다. 금연은 뇌졸중뿐 아니라 건강한 삶을 위한 기본이다. 그 밖에 싱겁게 천천히 먹는 것도 중요하다.
Q 뇌졸중에 대해 독자들이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월간 헬스조선)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는 평소 뇌졸중 증상을 숙지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이나 주변 사람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적절히 대처해 빨리 치료받을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들여 뇌졸중에 걸리지 말라는 것이다.
Profile 김종성 교수는요… 김종성 교수는 국내에서 연구논문을 가장 많이 쓰는 의사 중 한 명이다. 지금까지 모두 190여 편의 SCI 논문을 발간했다. 지난 2002년에는 대한의사협회가 발표한 ‘노벨의학상에 가장 근접해 있는 한국인’ 중 한 명으로 뽑혔고, 2003년에는 분쉬의학상을 수상했다. 1991년 2월 서울대 의과대학(의학 석사·박사) 1992년 7월~1993년 8월 미국 미시간 헨리포드병원 신경과 연구원 2000년 4월~현재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대한뇌졸중학회 이사, 미국 신경과학회 회원, 미국 뇌졸중학회 회원 2002년 우수 한국인 의과학자 선정(의협) 2003년 제13회 분쉬의학상 수상 (대한이학회&한국베링거인겔하임) 2001년 《뇌졸중 119》(가림출판사), 2005년 《춤추는 뇌》(사이언스북스) 2008년 《뇌혈관 동맥경화》 등 출간
Tip 국내 최고 명의에게 물어보세요! <월간 헬스조선>은 매달 국내 최고 명의를 만나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매월 해당 질환에 관한 궁금증이 있는 독자는 애독자 엽서에 적어 보내거나 건강 포털 헬스조선닷컴(www.healthchosun.com)에 들어가 ‘명의에게 묻는다’ 코너에 질문을 올린다. 그중 함께 나누면 좋을 질문을 뽑아 명의에게 직접 물어보고 <월간 헬스조선> 다음호를 통해 답을 들려준다. 질문에 채택된 독자에게는 소정의 선물을 증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