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스럽게 카페에 박정희에 관한 논쟁이 계속되는 것은
아마도...
아니 아직도...
그에 대한 그릇된 신화가 계속되고 있음을 뜻한다.
그 요지는 단순하게도 두가지로 정리될수 있다.
1. 근대화의 아버지다
이 말자체에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근대화의 아버지라는 말자체가 부정할수없는 흡입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그말자체가 가지는 긍정성 또한 무시무시하다 할수있다.
근대화에 대한 부정성을 피력하는 자는 반동이다라는 족쇄를 가짐과 동시에
그렇다면 근대화를 하면 안되고 계속 굶어야한다는 말인가라는 반문이 돌아오게끔 되어있다.
뒤에 따라오는 '아버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버지를 욕하는 것은 금기시되어있다.
그 아버지를 부정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비난이 돌아오게 되어있는 것이다.
그런 전차로 군사정권과 이후 수구세력에 의해 회자되는 이 말은 단순히 프로파겐다를 넘어서
일상속의 집단 무의식이 되어버렸다.
박정희 비판의 반대논거로 늘 수면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우리가 이렇게 먹고 사는게 어딘데'라는 14자로 압축 할수있다.
근대화의 쟁점은 근대화가 옳은가 그른가의 문제가 아니다.
군사정권이 선택할수있는 유일카드는 경제개발 밖에 없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전문성이 결여된(물론 3공화국 이전 위정자들이 잘했다고 볼수는 없으나)
박정희정권은 이미 이전 윤보선/장면 정권이 공들여 준비하여 수립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그대로 시행하는... 말 그대로 '카피'를 단행한것이다.
미국의 경제호황과 맞물려 전문성없이 진행된 경제개발은
솜사탕과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다.
질량의 변화는 없으면서 부풀어 올라 내구성이 더 약해진 솜사탕은
당당하게도 '한강의 기적'이라는 외신의 단순표제를 인용해 확고부동한 지위를 가지게 된다.
마치 이것은 한 인간에게 옷과 집을 제공하고 영혼을 빼앗아가버린 것과 다르지 않다.
2. 박정희는 청렴결백했는가 그렇지 아니한가의 문제
사실 이 논쟁은 얼핏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 할수도 있다.
한 국가의 위정자가 정치만 잘한다면 국민만 잘살게 한다면
황금으로 목욕을 하든 돈으로 벽지를 바르건
상관할바가 아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있다.
그러나
박정희가 어두운 집무실에 앉아
소주한잔을 입에 털어놓고 정면을 강렬히 응시하는 이미지는
유신을 비롯한 부정한 장기집권과 인권탄압의 정당성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무서운 함정인것이다.
등식은 아래와 같다.
박정희는 청렴한 근대화의 아버지이므로 = 장기집권과 권력남용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에 대한 반대 논거는 여러차례 인용된 아래와 같다.
'영구집권을 할것이라 믿어의심하지 않는자가 뭐하러 부정축재를 하겠는가?'
그러나 이런 최소한의 기대조차도 어긋난 것임은
박정희암살시 개인금고등에서 드러난 천문학적인 현금과 미화등을 인용하지 아니하더라도
어디서든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옛날엔 한겨레21이 요즘엔 오마이뉴스가 사료정리를 잘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왜 대중조작은 가능했는가?
그것은 미디어 수단의 단순화와 관련이 있다.
최근 매스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의 새로운 논거는 미디어의 개인전파과정을
인터넷(WWW)시대 이전과 이후로 나누고 있다.
당시 국민들이 볼수있는 미디어는 일간지와 TV뿐이었다.
TV와 신문에서 보여준 박정희의 모습은
농사철에 모내기를 하고 막걸리를 마시며 땀을 닦는 모습과
(전두환 노태우가 카피해서 자주 써먹던)
신축 공장을 마치 군대 사열하듯이 둘러 보는 모습뿐인것이다.
결과적으로 군사정권의 교육을 통한 학습과 미디어를 통한 탄환에 가까운 학습효과는
특히 당시 성장기 어린이는 물론 청소년과 청년들을 공략하기에 충분했고
이미 6.25세대의 중장년층에게는 성서와 같은 역할을 했을 것이 분명하다.
오늘날 심리학에서 연구되고 주장하는바에 의하면
한 인간은 만12세가 지나면 의식과 습관, 자질의 90%가 결정되고
만25세를 넘으면 그 인간의 의식이나 사고체계가 바뀔 가능성은 1%도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는 교육학에서 인재교육의 목적을
100을 가진 인간에게 120을 할수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100을 가진 인간이 30밖에 발휘하지 못할때 100에 가깝게 발휘하도록 돕는것에서 알수있다.
지금 이시간에도 박정희 정권의 진상를 파악하려는 노력은 분주하게 진행되고있다.
그러나 모든 진상이 밝혀지더라고 박정희에 대한 찬양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박정희 세대가 소멸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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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강의 기적"의 공은 지가 다 해쳐먹고, 지금와서 "부실한 뻥튀기 기적"의 고생은 국민이 다 떠안고. 니가 안나섰어도 우리 이만큼 먹고 살았다~ 열라 운좋은 놈.. 죽을때도 깔끔하게.
박정희에 대한 노스탤지어는 "박정희 세대가 소멸"되면 사라지겠지만, 그것이 새롭게 변모된 형태로 신화화할 수 있을겁니다. 그걸 막기 위해서는 어찌됐건 당대에 객관적인 자료, 텍스트, 증언을 공개해 모든 의혹을 밝혀야합니다.
마치 신나치처럼 신박정희주의자가 21세기 후반에 다수출몰할듯...^^ 의혹을 밝혀야하지만 어쨌든 박정희시절 수혜자들이 가만히 앉아서 당하리라고는 생각할수 없습니다... 살아남아야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