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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열시트가 인기다.
현대 팰리세이드, 포드 익스플로러 등 3열 시트를 갖춘 차들이 판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원래 3열시트는 그저 돈 남을 때 집어넣던 옵션, 가위바위보 해서 지는 사람이 타는 타고 싶지 않은 자리 혹은 트렁크 바닥이나 짐칸 옆쪽으로 '젖힘 당하는' 시트계의 육두품 쯤으로 통했다. 그러나 최근 SUV가 유례없는 인기를 누리면서 SUV만이 보여줄 수 있는 3열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높아졌고, 국내에서도 3열이 있는 다양한 SUV가 판매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GLB의 3열시트
일단 3열 시트를 갖춘 차들은 대부분 덩치가 크다.
3열 거주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내공간이 넓어야 한다.
안 그래도 각 안 나오는 3열이라, 사람을 앉힐 거면 확실히 앉힐 수 있거나
아니면 트렁크 공간을 위해서라도 아예 없는 게 낫다.
이 때문에 대부분 3열이 있는 차들은 각 브랜드에서
가장 덩치가 큰 차들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런 뻔한 생각을 깨고 나왔다.
그들은 컴팩트 라인업에 7인승 'GLB'를 투입했다.
이름은 소형찬데 7인승이란다. 도대체 이 차의 정체는 뭘까.
이 차를 생각하는 많은 엄마, 아빠들을 위해 카랩이 스페인에서 타고 온
메르세데스-벤츠 GLB를 2열과 3열 위주로 살펴봤다.
크기와 생김새
3열을 들여다보기 전에 한 발자국 떨어져서
이 차의 기본적인 특징을 살펴보자. GLB의 길이는 4,634mm다.
GLB라는 이름만보면 아주 작은 차 같지만 실제 사이즈는 현대 투싼보다
155mm 길고, 싼타페보다는 140mm 짧다.
소형이라 하기에는 크고 중형이라 하기에는 작은 사이즈다.
벤츠는 실내공간을 최대한 뽑아내기 위해
GLB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길이를 최대한 늘렸고,
높이(1,658mm) 와 최저지상고(200mm) 역시 최대폭에 맞췄다.
특히 휠베이스는 그랜저IG 초기형보다 살짝 짧은 2,829mm나 된다.
여기에 G클래스가 연상되는 각진 스타일을
적용해 버려질 수 있는 공간을 최소화했다.
지붕과 앞유리가 만나는 지점을 비교적 앞으로 잡아당겼고,
트렁크는 거의 수직에 가깝게 세웠다.
이런 스타일링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있었던 GLK를 떠오르게 한다.
스페인에서 만난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이너는
"GLB는 GLS와 G클래스 사이에서 낳은 자식"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GLB의 뒷모습은 GLS를 많이 닮았다.
맨 위 GLK / 왼쪽 아래 GLS / 오른쪽 아래 G클래스
용량
트렁크 공간은 5인승 기준으로 기본 570리터를 확보했고,
4:2:4로 접히는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1,805리터 까지 늘어난다.
7인승은 시트 때문에 기본 트렁크용량이 살짝 줄어들면서
1,680리터까지 확장된다. 3열을 펼치면 기본 트렁크 용량은 160리터 남짓이다.
5인승 트렁크
완전히 평지를 이루는 트렁크 바닥 / 2열은 4:2:4로 접힌다
7인승 - 3열시트 펼친 모습
7인승 - 2열시트까지 모두 접으면 / 1,680리터가 된다
현지 시승에서 28인치 캐리어 두개를 가로로 눕혀 나란히 실으니
약 1cm 가량 공간이 남았다. 트렁크 입구를 완전한
직사각형으로 뽑아낸 덕분에 화물을 싣기 편하다.
이 정도면 다분히 한 체급 위다.
경쟁모델인 BMW X1, 폭스바겐 티구안을 압도하며, 기본 529리터,
확장 시 1,441리터에 길이가 약 150mm나 긴 볼보 크로스컨트리
같은 차보다도 큰 공간을 자랑한다.
아래는 참고 영상.
200mm로 낮은 최저지상고, 경쟁모델보다 큰 키는 실내
공간을 쾌적하게 만들어준다. 1열시트 바닥에서 천정까지
높이는 1,069mm로 키 176cm, 앉은 키 90cm인 기자가 앉았을 때
머리 위로 주먹이 하나 이상 들어가는 공간이 남았다.
이는 967mm인 2열도 마찬가지.
2, 3열에 앉아보니
GLB의 2열은 '독일차도 공간을 참 잘 뽑아내는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2열 공간은 GLB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지붕이 높고 등받이를 10도 뒤로 젖힐 수 있기
때문에 쾌적하고 안락한 자세로 앉을 수 있다.
2열 다리 공간의 최대(왼쪽)와 최소(오른쪽)
10도 조절가능한 2열 등받이
측면에서 본 2열 (등받이 모두 눕힘)
다리 공간은 앞 뒤로 140mm 이동할 수 있는 2열을 맨 뒤로 밀고,
조수석을 기자 몸에 맞춘 후 2열에 바로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을 때,
세운 주먹이 두개 가량 들어갈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GLC 보다 쾌적하다는 생각이다.
2열 독립온도 조절 기능은 없고 USB-C 포트 2개가 2열 송풍구 아래에 있다.
ISOFIX는 2열 2개, 3열 2개다.
3열 역시 머리 공간에 여유가 많이 남는다.
그러나 다리공간은 그렇게 충분하지 않다.
키 176cm인 기자가 그나마 편하게 앉으려면 필히 2열을 앞으로 밀어야 했다.
실제로 메르세데스-벤츠는 키 168cm 이하인 사람만 3열에 앉는 것을 권하고 있다.
공간 문제 뿐 아니라 안전문제까지 있을 터.
3열에 카시트 장착 시
사람이 앉았을 때 / 모델 신장 정보 없음 / 2열을 앞으로 민 상태
발 공간이 넉넉하지는 않다
3열 측면 USB-C포트와 스마트폰을 위한 공간
이지엔트리로 한번에 2열을 앞으로 당길 수 있지만 성인이 타기에는 여전히 쉽지 않다
그래도 구색만 맞추기 위한 3열은 아니었다.
카시트를 장착할 수 있는 ISOFIX는 물론이요. 양 시트 사이에 컵홀더 2개가 있고,
양쪽 벽에는 스마트폰을 둘 수 있는 작은 공간과 USB-C포트가 준비돼 있다.
확실히 카시트에 앉을 만한 어린 자녀를 위한 공간이다.
여기에 원터치로 2열을 앞으로 완전히 잡아 당길 수 있는
이지 엔트리(Easy Entry)로 3열 승하차를 돕는다.
그래도 어른이 타고 내리기는 여전히 어렵다.
그 외 그리고 아쉬운 점
해외에서는 조수석을 접을 수 있는 옵션이 제공되는데
이 경우 5인승은 2.66m, 7인승은 2.67m에 이르는 긴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이 옵션이 국내 사양에 적용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019년 11월 말 스페인 시승 당시,
가격과 옵션 등 그 어느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가격은 당연히 가격표가 5천만 원 언저리에 있는 GLA와 7천만 원부터
시작하는 GLC 사이, 그리고 인기 높은 C클래스(약 5천만원 ~ 6천만원)의
판매를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싸게 나오면 5천만원 후반, 비싸게 나오면 6천만원 중반에 자리를 잡을 터다.
하지만, 스페인에서 시승한 GLB는 2열 에어컨 독립 온도조절 기능과
저렴한 국산차에도 있는 2열 열선이 없었다.
2열 문을 닫았을 때 프리미엄 모델답지 않게 창문틀에 철판이
그대로 노출된 부분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경쟁 모델에서도 2열 열선은 없는 경우가 많지만,
6천만원 중반대의 가격을 책정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
문을 닫았을때 철판이 그대로 노출되는 2열문짝 / 2열에는 열선 및 독립온도조절 기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