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신년음악회- 동강 접산에서 왈츠 선율에 취하다. #그대와의 30여년만의 동행, 무언가 특별한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다행히 가슴 가득 뜨거운 태양을 안겨 주었다. 얼굴을 보여준게 10여분, 찰라에 구름 뒤로 숨어버렸다. 일출 출사를 많이도 다녔지만 흔치 않은 사진이다. (2016.1월.2일 오전 7시38분 삼척시 근덕면 덕산항에서)
#햇살 쏟아지는 신새벽에 아침, 구부러진 길을 돌아온 고단한 인생길에서 안주할 수 있는 그대 곁이 있음이 얼마나 다행인가. 지키지도 못할 신년벽두 계획과 다짐들을 다시 두어 약속을 하는 것은 넘어지면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나의 위로이다. (1월1일 오전 7시40분, 동강 접산에서)
#서리꽃이 아름답게 핀 접산 정상에서 맞는 신년의 아침, 가만히 꼬물 꼬물, 살아 숨쉬는 생명들의 신년음악회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는다. 캬라얀이 바쁜 관계로 나무가지 하나꺽어 내가 지휘하는 요한 스트라우스의 왈츠 <로렐라니-라인의 노래>, <라데스키 행진곡> 멀리서 겨울 자작나무들이 독일 병정처럼 걸어나오고 있었다.
#산 정상 돌지 않는 풍차가 쓸쓸해 보인다. 언제나 어디서나 어디에서건 길은 끝나지 않는다. 그 길 위를 오늘도 나는 나그네 되어 혼자서 걸어간다.언제 끝날지 모르는 나의 문학여행.
#동강이 내뿜는 숨의 결, 강과 산과 그리고 그 안에 숲, 그리고 나목들의 합창, 대지 위에서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
# 서리꽃을 카메라에 담느라 무아지경이다. 신새벽의 천작.
#사람사는 세상 이런 저런 구성원들이 있어 사회라는 하나의 틀을 이루고 그안에 내가 산다. 산도 키가 큰나무 작은나무들이 어울려 함께 살아 가기에 숲이되고 숲이 군을 이루어 산이된다.
#몽실몽실, 작은 관목들이 일가를 이룬 그산 언저리 통글 통글 높은 키의 피아노선율이 울릴 것 같다.
신년 아침 식사를 영월 마차리에 사시는 금자씨네 친정어머니 댁으로 가 만두국을 먹었다. 딸보다도 우리 아들, 사위 왔다고 더 좋아 하시는 어머니, 우르르 몰려갔으니 팔순 노모가 힘이 드셨을 텐데, 언제 이렇게 많은 만두를 빚어 놓으셨는지. 참 잘 왔다고 눈가에 함박꽃이 피셨다. 우리시대 어머니 들은 그랬다.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 애쓰시는 모습에서 못 살던 시절, 7~80년대 우리들의 어머니상을 보며 눈시울이 붉어왔다. 이렇게 고마운 분들이 아직 계시기에 세상은 살만하지 않은가? (사진, 박복련 어머니. 78세)
#일행 모두 만두국을 두 그릇씩 먹었다. 어머니 만두 솜씨는 "한국인의 밥상에도 소개된 터" 얼마나 감사한가.
#아침을 먹고 동강에 고니식구들이 일곱마리나 왔다고 해서 찾아 나섰는데 종일 찾아 다녀도 찾지 못했다. 동강에 지류 산들은 석회암의 암산이기에 할미꽃, 돌단풍 등 야생화와 회양목이 바위에 자생한다.
#20여년 전 쯤, 한창 사진에 심취해 있을 때, 핫셀 카메라로 뽐을 잡던 시절, 이곳 절경을 찍어 공모전에 상을 탔던 기억. 선돌은 세월을 거슬러 나이를 먹지 않고 예나 지금이나 그 곳에 그대로 있었다.
#한 사나흘 발이 묶이도록, 눈이라도 펑펑 내렸으면 하는, 철없는 생각을 한다. 청춘의 아름다운 고립을 꿈꾸며.(만항재에서)
#누구나 다들 그렇게 살겠지만, 부모님 병 수발에 애들 키우고 사느라 인생의 여백이 없었다. 동해 바다를 구경하고 오는길에 만항재에 들렸다.제대로된 상고대(서리꽃)가 카메라를 즐겁게 했다.
#올 봄, 복수초 피면 같이 오리다. 철떡같은 약속을 한다. 잘 지켜질가? (만항재에서)
#만항재에서 바라본 순한 산의 능선들. 찬바람을 잘도 견디며 멋진 풍경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누군가 행운이라고 했다. 이렇게 멋진 서리꽃을 볼 수 있는게. 이 하얀꽃도 요즘은 날씨 관계로 잘 피지 않는 단다. #만항재 정상이 보이는 길에서 버스가 힘겹게 세상 마을로 내려가고 있다.
#알려지지 않은 작은 항구에서 단출하게 한 밤을 보냈다.
#1월1일 이 곳에서 근덕면 해맞이 행사를 했단다. 그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은까? (덕산항에서)
#1월1일 삼척항으로 달려가 저녁으로 대게를 먹었다. (대게홍게집,033-574-6227)
#삼척항에서 곰치국으로 속을 풀었다. 예전에 만원정도 받았던 기억. 지금은 1,5000원을 받는다. 비싸다는 생각.(곰치국전문점 033-574-1536)
◇ 잠잘 곳. 영월은 갬핑 야영자의 천국으로 텐트하나면 어디나 숙소다. 영월읍 시내 테마모텔 033-373-1227. 동아파크장 033-373-4247
○ 기 차 : 청량리역→제천역 →영월역 (접산입구까지 버스 or 택시이용)
여행 문학 백암 박용신의 "풀잎편지" (Photo Healing Essay) 취재여행 2015.12.31_2016.1.2 기사등재. 2016.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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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풀잎편지 (Photo Healing Essay) 원문보기 글쓴이: 白岩
첫댓글 신년에 뜻깊은 여행을 하셨군요.
아름다운 영상과 맛갈스럽고 꼼꼼한 기행의 글이
마음의 발걸음을 당깁니다.
감사합니다.
신년 모두의 가슴으로
태양이 같이하기를
하여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선생님,겨울의 정취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새해도 건강히 작품 활동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