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기맥 상의 삼계봉(약 1,000m)에서 남으로 가지를 치는 영월지맥이 태기산(1,259m)에 이르러 백덕지맥을 흘리고, 계속 남서쪽으로 이어지다가 치악산(1,282m) 남대봉에 이른다. 남대봉에서 백운산 줄기를 남서쪽으로 분가시킨 영월지맥은 남동으로 방향을 틀어 감악산~석기암산~용두산~가창간~삼태산~국지산을 거쳐 마지막으로 태화산(太華山·1,027.4m)을 빚은 후 여맥을 남한강에 가라앉힌다.
태화산은 영월군 영월읍과 충북 단양군 영춘면 경계를 이룬다. 서쪽을 제외한 삼면이 남한강으로 에워싸여 주능선에서 조망되는 강 풍광이 남다르게 아름다운 곳이다. 동쪽 산자락 끝머리에는 고씨동굴이 자리하고 있다.
▲ 1025m봉을 지난 전망장소에서 조망되는 각동리와 남한강.
등산로는 영월읍 방면에서는 흥월리 종점인 달곳~광산터 남릉(월간山 98년 10월호에 소개), 달지마을~큰골~북동릉(05년 10월호), 팔괴리~봉정사~절골~태화산성~북동릉(05년 10월호)을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코스와 영춘면 각동리~괴목골~북동릉(98년 10월호), 영춘~화장암~남릉(90년 11월)을 경유하는 코스가 많이 이용된다.
이번호에 소개하는 새 코스는 흥월리 종점 달곳에서 약 1.5km 더 오른 흥교 마을에서 남릉을 경유해 정상~북동릉 885m봉 남동릉을 거쳐 고씨동굴로 하산하는 새 코스다. 새 코스는 최근 영월악우회에서 주요 기점마다 안내표를 설치해 놓았다.
▲ 달곳 종점에서 약 1.5km 더 올라간 흥교 마을에서 올려다본 태화산 남릉. 가장 높게 보이는 곳은 1001m봉.
버스종점 달곳에서 흥교 마을로 가는 길은 포장길이다. 포장길을 따라 30분 오르면 흥교 마을(행정지명 흥월2리) 흥교분교에 닿는다. 흥교분교에 이르기만 해도 벌써 높은 산정에 오른 기분이 난다. 사지원리 협곡이 내려다보이고, 협곡 건너로는 영월지맥 상의 국지산 삼태산 등이 조망되기 때문이다.
흥교분교 앞에서 태화산 남릉을 바라보며 약 40m 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왼쪽(북쪽)으로 약 100m 오르면 초록색 물탱크가 있다. 물탱크에서 오른쪽으로 약 50m 더 오르면 왼쪽 숲속으로 들어서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닿는다.
왼쪽 숲속으로 약 100m 들어서서 건천을 건너 곧이어 세 갈래길에 닿으면 가장 오른쪽 길로 약 5m 들어서서 또 두 갈래 길과 만난다. 왼쪽 무덤 옆으로 난 길로 들어가면 북동쪽 사면길로 이어진다. 사면길로 4~5분 올라 폐쇄된 뱀그물을 지나고 5~6분 더 올라 동에서 서로 이어지는 지능선으로 올라선다.
지능선에서 사면길은 계속 북동으로 이어진다. 오른쪽 잡목숲 능선으로 발길을 옮겨 7~8분 오르면 흐릿한 능선길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능선길로 15분 오르면 돌밭길이 약 5분 정도 이어진 후 20분 가량 더 오르면 일직선으로 자란 소나무 군락지로 들어선다. 곧이어 오래된 움막터를 지나 7~8분 거리인 두번째 소나무 군락지로 들어서서 3~4분 더 오르면 길은 왼쪽으로 휘어져 1001m봉 서쪽 사면 길로 이어진다. 사면길을 따라 10분 가면 능선마루로 올라서게 되는데, 이제부터 서쪽 흰깃재 방면으로 이어지는 영월지맥이다. 오른쪽 길을 따라 3~4분 거리에 이르면 단양군 영춘면과 경계를 이루는 남릉 삼거리 푯말에 닿는다.
삼거리 남쪽으로 약 150m 거리, 1001m봉을 넘는 남릉은 영춘면 상리 화장암(華藏庵) 방면 길이다. 삼거리에서 북쪽 길로 들어서서 10분 오르면 영월군에서 세운 푯말(↑태화산성 2.5km, ↑큰골 2.8km, ↓달곳 3.0km)이 있는 작은 공터에 닿는다. 공터를 뒤로하고 2~3분 더 오르면 정상이다. 삼각점(영월 23)을 가운데 두고 정상비석이 2개 있다. 남쪽에는 단양군, 북쪽에는 영월군에서 세워 놓았다.
북으로는 영월읍과 별마로천문대가 있는 봉화산이 조망되고, 더 멀리로는 치악산도 보인다. 남으로는 소백산 연봉들이 천문대와 함께 하늘금을 이룬다.
▲ 마지막 하산지점인 고씨굴 옆 암벽지대.
정상에서 고씨동굴로 가는 길은 북동릉을 탄다. 북동릉으로 10분 가면 왼쪽 큰골 갈림길 삼거리를 나온다. 3분 거리인 1025m봉을 넘어 5~6분 가면 왼쪽 절터(태흥사터)~절골 갈림길에 닿는다. 절터 갈림길을 지나 13~14분 거리인 헬기장을 지나 10분 오르면 태화산성~절골 방면 갈림길에 닿는다. 태화산성 갈림길을 뒤로하고 7~8분 가면 오른쪽 괴목 갈림길 삼거리다. 이 삼거리에서 계속 왼쪽 북동릉길로 15분 가면 앞을 가로 막는 전망바위 아래에 닿는다. 오른쪽(남동쪽) 급경사 방면에 작은 푯말(고씨굴 방향→)이 있다.
화살표 방면 10m 거리에 삼각형형 바위가 있다. 바위 안부를 넘어가면 북동릉을 벗어나는 급경사 사면길이 지그재그로 이어진다. 10분 가량 내려서면 화전터에 닿는다.
화전터를 뒤로하면 남동쪽 능선길로 이어진다. 이 능선길로 4~5분 가면 나무들을 잘라낸 전망장소에 닿는다. 전망장소에서는 지나온 북동릉만 올려다보인다. 전망장소를 뒤로하고 1분 거리 묵묘를 지나 40분 내려서면 노송 어우러진 급경사 바위로 들어선다.
▲ 885m봉에서 내려다본 고씨굴 방면 남동릉. 이 능선 속에 고씨굴이 있다.
왼쪽 남한강 건너로 진별리에서 고씨동굴로 건너오는 다리가 보인다. 바위지대를 7~8분 내려서면 능선길은 끝나고 왼쪽 급경사로 이어진다. 사면길은 바위를 타고 내리는데 절벽에 가까워 초심자는 위험하다. 바위지대를 7~8분 내려서면 바위가 없는 급경사 사면길로 이어진다. 이 길도 대단한 급경사다. 계속 나무밑둥을 잡으며 15분 가량 내려서면 20m 밧줄이 걸린 급경사바위에 닿는다.
밧줄을 잡고 내려서면 식수대 옆이다. 식수대에서 약 30m 거리가 고씨동굴이다. 고씨동굴로 내려서는 급경사 구간은 영월군에서 철계단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달곳 버스종점을 출발하여 흥교분교~지능선~남릉 1001m봉 삼거리를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북동릉~큰골 갈림길~절골 갈림길~태화산성 갈림길~괴목 갈림길~885m봉~885m봉 남동릉을 경유해 고씨동굴로 내려서는 산행거리는 약 12km로, 6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 교통
서울→영월 동서울터미널(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1일 10회(07:00~22:30) 운행하는 무정차 버스 이용. 요금 10,300원. 2시간 소요. 원주→영월 시외버스종합정류장에서 1일 51회(06:40~20:50) 운행. 요금 6,600원. 1시간50분 소요. 제천→영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일 53회(07:00~21:55) 운행. 요금 3,100원. 50분 소요.
열차편 청량리역에서 1일 8회(08:00, 08:25 새마을 토·일·공, 10:00, 12:00, 14:00, 17:00, 22:00, 23:00) 운행하는 원주역·제천역 경유 강릉행 열차 이용. 요금 청량리역~영월역 새마을호 15,700원, 무궁화호 10,600원. 원주역~영월역 새 6,700원, 무 4,500원.
영월→흥월리 1일 4회(06:30, 09:35, 14:10, 18:00) 운행. 요금 1,300원. 흥월리→영월 1일 4회(07:00, 10:30, 14:40, 18:30) 운행. 고씨동굴→영월 1시간 간격(07:00~20:00) 운행. 요금 900원. 20분 소요.
자가용으로 흥교 마을로 가는 길은 영월읍에서 세경대학~농공단지~울고개~흥월분교~달곳을 거쳐 흰깃재를 넘어가면 된다.
# 식사(지역번호 033)
영월읍내 장급여관인 가든장(373-5794), 동아파크(373-4247), 로얄장(374-8101), 이화장(374-8853), 코리아파크(372-2972), 영월역 앞 그린장(373-9420), 신라장(373-8772) 등 이용. 숙박료 1실 30,000원.
식사는 시외버스터미널 앞 대흥식당(373-1776) 앞 해장국(4,000원)이 괜찮다. 영월역 앞 다슬기마을식당(373-5784)에서 파는 다슬기해장국(5,000원), 다슬기무침(20,000원), 다슬기전골(20,000~30,000원), 다슬기전(10,000원) 등이 인기 있다.
영월의료원 앞 팔팔식당(373-5482)에서 산초두부구이(10,000원), 산초두부찌개·버섯찌개·된장찌개(5,000원)를 판다.
고씨동굴 입구 주차장 옆에 산장가든(372-9290), 구림식당(372-1103), 예촌(372-9784) 등이 있다.
고씨굴(高氏窟)은 진별리에서 서쪽 남한강 건너 태화산 줄기 속으로 뚫린 굴이다. 원래는 노리곡석굴(魯里谷石窟)이라 불리었으나 임진왜란 때 이 마을 의병장 횡성고씨 고종원(高宗遠) 일가가 피난했던 곳이라 하여 고씨동굴로 불려왔다 전해진다. 굴 안에는 고씨 가족들이 밥을 짓기 위해 불을 때어 그을린 흔적과 솥을 걸었던 자리가 남아 있다.
4억~5억 년 전부터 형성된 석회암 동굴로, 여러 개의 호수, 3개 폭포, 4개 광장 등을 이룬 석순과 종유석들이 신비로운 모습들로 펼쳐져 있다. 24종의 미생물도 서식하고 있다.
현재 총연장 6.3km 중 임진왜란 당시 고씨 가족이 숨어 살았다는 곳을 지나 그 안쪽 용이 쉬었다는 와룡소, 엎드려 기어 통과할 수밖에 없는 등용문, 님의 기둥, 욕선대, 500나한 등을 거쳐 천왕전까지 약 800m까지 개방되어 있다. 1985년 국민관광지로 개발되었다(천연기념물 제 219호).
입장료 어른 3,000원(단체 2,400원), 청소년·군인 2,200원(1,900원), 어린이 1,500원(1,200원). (033) 370-2621.
유래 - 흥교 마을
고려 때 대사찰 흥교사 있던 곳
태화산 자락 해발 500m 높이인 흥교 마을은 신라시대 때 대사찰인 흥교사(興敎寺)가 있었던 곳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태화산 서쪽 고려시대의 대사찰이 있었다. 이 절에는 고려 인종(仁宗)의 아들인 충희(沖曦)대사의 비석이 있는데, 보문각학사(寶文閣學士)이며 우사간이었던 최선(崔詵)이 임금의 뜻을 받들어 비문을 썼다. 글씨는 벗겨져서 한 자도 알 수 없으나 승통을 지낸 충희의 제자들 이름들이 기록되어 있었다’라는 기록이 전해진다.
흥교분교(폐교) 운동장에서는 84년 높이 6.5cm인 석가여래입상이 발굴되어 문화재관리국에 보관되어 있다. 지금도 분교 운동장과 마을 집집마다에서는 불교 상징인 연꽃무늬가 새겨진 수막새, 귀면와(鬼面瓦) 등 각종 기와 파편들을 비롯해서 청자조각과 석탑 파편들이 발견된다.
흥교사를 신라 때에는 세달사(世達寺)라 불렀는데, 신라 47대 헌안왕 아들인 궁예가 이곳에서 중이 되었다는 기록도 삼국사기 열전(列傳)에 전한다.
예전 교통의 중심지로 50여 가구가 살았을 시절에는 흥교 마을이 버스종점이었는데, 90년에 인구가 줄면서 달곳 마을로 종점이 옮겨졌다. 98년 흥월분교가 폐교된 이후로는 현재 10여 가구만 살고 있다. 주민들은 고랭지 채소농사를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