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를 위한 지장보살의 가르침
(2) 49재 기간 동안의 행법
불교에서는 죽은 이가 49일 동안 죽음(中蔭)의 세계를 떠돈다고 한다. 이 '중음'은 새 생명을 받기 전의 어둠의 세계라는 뜻이다. 영가는 이 49일 동안 어둠 속에서 어리석은 귀머거리처럼 떠돌다가, 살아 생전의 업력(業力)에 이끌려 새로운 몸을 받는다고 한다.
이를 불교의 여러 경전에서는 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하여, '염라대왕 앞에서 생전의 업에 대한 심판을 받고 태어날 세상을 정하게 된다'고 표현한다.
대부분의 영가들은 중음의 세계를 떠도는 그 49일 동안, 가족이나 친척들이 복을 지어 자신을 구제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한다. 그 기간 안에 가족이나 친척이 영가를 위해 복을 지어주면, 그 복이 영가의 것이 되어 해탈을 얻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여야 영가를 위해 복을 지어줄 수 있을까? ≪지장경≫에서는 그 방법으로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에서 칠일에 이르도록 불보살님께 공양을 올리고 영가를 위해 ≪지장경≫을 읽으면서, 좋은 세상에 태어날 것을 축원해 주는 것이다.
지장보살의 상이나 그림 앞에서 하루에서 칠일에 이르도록 지장보살의 명호를 부르며 예배 공양을 하게 되면, 영가가 해탈을 얻어 인간과 천상에 태어난다고 한다.
이를 오늘날의 49재에 적용시켜 보자.
영가를 잘 천도시키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유족들이 49재 기간 동안 정성을 다하여야 한다. 그 정성의 시작은 무엇인가? 아침저녁으로 영가의 혼백 앞에 상식(上食)을 올리는 일이다.
요즈음은 절에서만 재를 지내고 집에서 상식을 올리지 않는 불자들이 많지만, 이는 잘못된 풍습이다. 이 상식은 꼭 올려야 한다. 돌아가신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을 배고픈 영가로 만들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상식을 올릴 때는 특별한 음식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집안에 먹는 음식 그대로를 상에 차리면 되므로 꼭 상식을 올리기 바란다. 이렇게 아침저녁으로 상식을 올리고 나서, 또 아침에는 ≪지장경≫ 한 편을 정성껏 읽어드리고 저녁에는 30분이나 한 시간 가량 '지장보살'을 염송하면서, '영가가 지장보살의 가피를 입어 좋은 세상으로 나아가지이다.'하는 축원을 해주면 된다.
나아가 절에서 7일마다 한번씩 일곱 번의 재를 올리며 영가를 위해 공덕을 쌓아주면, 어찌 그 영가가 좋은 세상에 태어나지 않겠는가. 실로 효성을 다하고 은혜를 은혜답게 갚을 수 있는 이 49재 기간 동안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를 꼭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