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6.16. 일요일. 삼이 필요해서 - 아끼면 X된다인가 아니면 物各有主인가?
발목 절뚝이가 되어서 근 2주째 산행을 못하다보니 집에 삼이 떨어졌기에 갈삼주용 삼을 옥상밭에서 조달을 했는데 오늘 아침에 물을 주다보니 삼들이 항의를 한다.
" 山에서 캐다 옮겨심어서 어렵게 살려놓고선 왜 連 3일 달아서 뽑아가느냐? 이제부터는 산에서 가져오면 안되느냐?"라고.
가만히 듣고 보니 일리가 있어서 "그래. 알았다"
하고선 산으로 갔다.
오래 주차되어있는 차량의 밧데리 제너레이션도 할겸해서 강원도 ㅇㅇ골로 고씽했다.
무려 280km를 달려갔드니 어찌나 개발이 이루어졌는지 산은 옛산이나 진입로와 주위풍경은 옛산이 아니다. 가히 桑田碧海다.
진입로를 간신히 찾아서 남겨둔 곳으로 갔드니 많이 바뀌어있었다.
정밀수색했지만 보이지를 않는다.
좌표로 삼았던 팔뚝만한 독활은 그대로 있는데 蔘만 없어졌다.
작년에 미 뻗음이 좋아서 좀 더 있다가 가져가기로 하고 잎장을 잘 정리해두었는데 금년에 누가 가져갔나보다.
東坡蘇軾은 1082년 筆禍事件으로 流配 中에 流配地인 湖北省 黃州 長江에 배를 띄워 赤壁에서 船遊(뱃놀이)하면서 음력 7월에 前赤壁賦를 짓고, 음력 10월에 後赤壁賦를 읊는다. 前篇은 赤壁에서 벌어졌던 三國時代의 故事를 생각하고 덧없는 人生에서 벗어나 自然과의 合一을 노래한 것이고 後篇은 赤壁野遊의 즐거움을 구가한 것이다. 소동파 문학의 대표적인 傑作品으로 衰退해 가던 賦를 부활시킨, 많은 사람들에게 愛誦된 중국의 명문장 가운데 하나인데, 그는 이 적벽부에서
"且夫天地之間 物各有主라
苟非吾之所有 雖一毫而莫取 하고
惟江上之淸風 與山間之明月 은
耳得之而爲聲 目遇之而成色 이니
取之無禁 用之不竭 이라
是造物者之無盡藏也 니라
而吾與者之所共樂 이로구나
(또 대저 천지 사이의 사물에는 제각기 주인이 있으니 진실로 나의 소유가 아니면 비록 한 터럭일지라도 가지지 말 것이나, 오직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간의 밝은 달은 귀로 얻으면 소리가 되고 눈으로 만나면 빛을 이루어서 이를 가져도 금할 이 없고 이를 써도 써도 다함이 없으니 이는 조물주의 다함이 없는 보물이니 나와 그대가 함께 누릴 바로다)"라고 읊으면서 "천지간에 있는 萬物은 각각 주인이 있다"고 했다.
또한, 우리 속담에 "아끼다 똥된다"라는 말이 있다.
내가 살아보니 참으로 맞는 말이다.
이것도 아끼다 똥된건지 아니면 東坡 蘇軾의 赤壁賦에서 처럼 '物各有主'라고 나와 인연이 없었는지 알수는 없지만 쓸데없이 280km를 달려갔으나 헛걸음 했다.
본디, 이곳은 추구장 반크기의 면적에 15 ~25년근이 즐비하게 잘 자라고 있었고 박카스병 굵기의 더덕도 주위에 무더기로 자라고 있었는데 내가 6 ~ 7년간 매해 우리식구들 각1포기씩 줄려고 20포기씩만 뽑아다가 먹었던 숨겨논 삼밭이였다. 하지만, 어느해 가을에 갔드니 한포기도 없이 누가 싹다 가져갔다.
어차피 깊고 깊은 산속에 임자없이 자라던 삼이였는지라
먼저보는게 임자였으니 어쩌라만은 처음에는 '뭣 땜시 그 많은 양을 한꺼번에 다 가져갔는지 좀 황당했었기는 하다.
게다가 발자국을 보니 4명이 들어와서 마구 파헤쳐놓은 후 판 자리를 원상회복시켜놓지를 않아서 그 좋던 삼밭을 졸지에 황폐화시켜놨으니 기가 막혀서 말이 안나왔다.
비록 다 가져가드라도 잘 정리 해두었으면 떨어진 씨가 발아되면서 오래 두고 두고 얻어갈수 있었던 것을...
해서 다시 주위를 자세히 수색해보니 풀속과 숲속에 20여 포기가 숨어 있길래 이번엔 몽땅 다 챙긴 다음
그 안품에 있는 장소를 수색하다보니 다행히도 그 옆골에 숨어있는 밭을 다시 찾아내어서 꼭꼭 숨겨놨었는데 이 또한 2년 후에는 몽땅 다 털리고 간신히 서너포기 발견해서 잘 숨겨두었드니
이 마저도 내것이 아닌가보다.
物各有主라!
내것이 아닌것을!
기왕지사 없어진거 어쩌라.
할수없이 다시 이동하여 있을만한 곳을 수색했드니 다래 덩굴 깊숙히 각구가 반긴다.
각구가 있다는 이야긴 어른들도 있다는 반증이라.
역시 1m 위에 어른이 반긴다. 그래서 일단 빈손은 면했다.
삼밭에 와서 달랑 두뿌리보다니...일당은 커녕 차량 기름값도 안되것다.
시간을 내어서 좀 더 찾으면 가족들이 먹을만큼 얻어오겠지만, 절뚝이가 괜시리 무리하면 본전도 못찾을 듯하고, 게다가 이제는 옛날처럼 그리 무리
하면서까지 아둥바둥 찾을 생각도 없기에 해가 지기 전에 내려온 후 구룡령로를 따라서 돌아오는 길에 내가 좋아하는 막국수 맛집에 들렸다. 이집의 살어름이 둥둥뜬 100%메밀면과 동치미국물은 땀흘린 후는 제격이고 또 시원하니 맛있다.
뿐만 아니라 이 집 감자전은 100%감자로 구워내기에(기실 100% 감자로만 구워내는 집은 전국 어디에도 없음) 가히 전국 최고이다.
수 년전 산행후 돌아오는 길에 이 집에 들렸드니 백종원의 사대천왕에 선정되었다고 자랑스럽게 쓰서 붙여놓았길래, "MSG와 설탕과 소금을 덤북쳐서 맛을 내기에 국민건강을 좀먹고 건보재정을 좀먹는 음식같지도 않는 음식을 만드는 자의 글을 쓰서 붙여놓으면 이 집 이미지를 실추시키니 떼어내라"고 했었는데 오늘보니 떼어내고 없어졌다.
대저, 입 맛은 개취이나 내가 선정한 국내 막국수 맛집은 딱 3군데다. 그나머지는 도찐 개찐으로 별로 가고 싶지도 않고 먹고 싶지도 않으며 내키지 않는다.
내 기준으로는 서울에서 동해로 가는 42번 국도 변에 있으면서 허영만의 식객에도 나와 유명세를 탔었던 방림면에 있는 '방림막국수'가 1등이고, 그 다음으로는 화진포 이승만 별장으로 가기 전에 있는 '백촌막국수(사람에 따라선 화진포막국수가 좋다고도 함. 사실 화진포막국수집 동치미국물은 단연 👍)'이고 마지막으로 구룡령로에 있는 '생곡막국수'이다.
이 세 집 모두 살얼음이 둥둥 뜬 시원한 동치미 국물과 국산메밀 100%로 빚은 부드러운 면과 아삭아삭한 열무김치와 무우김치가 면과 참 잘 어울려서 무더운 여름철에는 단연 최고다.
해서 땀나는 여름철에는 생각나는 집들이다.
1년만에 찾아갔드니 그 사이 값이 많이 올라서 메밀국수는 10000원으로. 감자전은 13000원으로 값이 올랐다.
돌아오는 길에 兩水里에서 부터 만나기 시작한 황홀한 夕陽은 미사리에서는 가히 환상적인데
日出보다는 日沒이 아름답듯이 우리 인간도 이처럼 왔던 곳으로 돌아갈때가 가장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첫댓글 저도 한 6~7년전쯤 묘삼 한 200게쯤
심어놓고 그담해 가보니 살아있든데
그이후에는 가보지 않아서
이제 그곳에 언제 함가봐야 하는데
시원한 가을에나
함가보든지 해야겠네요~
빨리가봐요.
손타면 앤지 어른인지 가리지않고 다 뽑아가요.
부디 잘 살아남아기를!
@심산(深山) 지금은 별 관심없어요~^^
있든지 없든지ㅎ
@성훈짱(김성훈)-(핸) 맞아요.
자꾸 그렇게 변해 가드라구요.
웬만한걸 봐서는 그냥 무덤덤.
누가 능이 이야길 하길래 그냥 웃었지요.
약초라는 환상에서 벗어났다는 증거라...
출석합니다
심보셨으니
그나마 다행이네
건강하세요
보나 안보나 별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보는 순간에는 기분이 쪼매 좋아지긴 했어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